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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타리카 : 에코투어의 성지…푸른 유토피아 코스타리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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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유토피아 코스타리카  코스타리카는 에코 투어의 성지로 불린다. 무엇보다 생태계의 다양성 때문이다. 식물의 종류를 모두 합치면 아프리카 대륙보다 많고, 단위면적당 종류만 해도 브라질의 20배에 달한다. 조류는 800종류를 넘어선다. 국토의 25%가 국립공원 및 자연보호 구역으로 지정돼 있을 정도로 ‘보존’에도 남다른 정성을 기울인다. 이 아름다운 자연의 땅은 세계적으로 이름난 커피 산지이기도 하다.

나비, 장자의 꿈 코스타리카에는 무려 2000종 이상의 나비가 살고 있다. 북아메리카 대륙 전체의 나비들을 일일이 호명해도 이 숫자에는 미치지 못한다. 국가 차원에서 나비를 육성하고 보호하기 때문에 나비를 함부로 잡을 수도 없다. 그야말로 나비의 이상향이다. 코스타리카는 나비를 수출하기도 한다. 미국과 유럽의 유수한 동물원과 박물관들은 이 나라의 나비 고치를 구입해서 성충으로 키운다. 크고 작은 나비 농장과 정원들은 코스타리카의 주요 관광지가 된다. ‘평화’라는 뜻을 지닌 라파스 폭포 공원에 들러 선명한 색깔을 지닌 나비들의 날갯짓과 고치를 거쳐 성충으로 변하는 나비의 일대기를 들여다본다. 모포나비는 햇빛에 푸른빛 날개를 반사시키며 유영을 거듭했고, 내 시선도 그 날개 위에 얹혀 함께 허공을 떠돌았다. 나비의 미세한 몸짓에 온 신경을 집중하고 있으려니 장자가 꿈에서 나비가 됐다는 호접몽이 불현듯 떠올랐다.

만질 수 없는 자연의 위엄  얼마 전 아이슬란드의 화산 폭발로 항공 대란이 발생했다. 발음도 어려운 아이슬란드의 그 화산은 189년 만에 마그마와 화산재를 뿜어냈다. 사람들은 발이 묶였고, 출국 혹은 귀국할 수 없는 사람들은 영화 <터미널>의 빅터 나보스키처럼 공항에서 숙식을 해결하는 곤욕을 치렀다.

코스타리카의 아레날(Arenal) 화산은 그 보다 더 긴 시간인 400년 동안 침묵하다 1968년 돌연 대폭발을 일으켰다. 인근의 3개 마을이 용암으로 뒤덮여 가뭇없이 사라졌고, 87명의 주민들이 유명을 달리했다.

몇 해 전에는 관광객을 태운 헬리콥터가 아레날 화산 위에서 추락하는 불의의 사고도 발생했다. 사람들은 이제 화산에 접근할 수 없고, 상공에 헬기를 띄울 수도 없다. 서리서리 올라가는 화산 연기를 먼발치에서 바라보며 그저 경이로운 자연을 어루더듬을 뿐이다. 수도인 산호세(San Jose)에서 가장 가까운 포아스(Poas) 화산 국립공원의 형편은 훨씬 나은 편이다. 폭 1.5km, 깊이 300m로 세계에서 가장 큰 분화구를 가까이에서 굽어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방심은 금물이다. 변덕스런 날씨가 조화를 부리면 삽시간에 운무의 바다가 펼쳐져 모든 풍경이 증발되기 때문이다. 무딘 언어로는 결코 개입할 수 없는 태곳적 신비는 아무 때나 허락되는 것이 아니다.

화산이 빚어낸 커피  노르웨이의 피오르드는 상처도 아름다움이 되는 전화위복의 미학을 보여준다. 엄청난 규모의 빙하가 무자비하게 후벼 놓은 자리가 유수한 자연환경으로 피어나 보는 이의 마음을 송두리째 훔치고 있기 때문이다. 코스타리카의 화산에도 어슷비슷한 원리가 적용된다. 화산이 잠에서 깨어나는 순간, 그 가공할 위력 앞에 인간은 속수무책이지만 활동을 멈췄거나 격렬함을 속으로만 품고 있는 화산은 세상에서 가장 영험한 풍경으로 사람들의 시선을 휘어잡는다.

코스타리카의 화산은 커피라는 뜻밖의 선물도 마련해 주었다. 전 세계 바리스타들의 격찬을 이끌어낸 코스타리카의 커피는 화산 활동으로 형성된 비옥한 토양이 아니라면 탄생할 수 없었다. “사람은 죽어서 천국에 가길 원하지만 커피를 사랑하는 사람들은 코스타리카로 가길 원한다”는 말이 회자될 수 있었던 데는 화산의 의도하지 않은 역할이 컸다. 지금 내 작업실 테이블 위에서도 부드러운 신맛이 일품인 코스타리카 커피가 은은한 향을 풍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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