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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일본

일본 가고시마 : 지척에서 화산 폭발해도 싱글벙글? 안전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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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땅끝마을 가고시마

가고시마에 있는 일본의 국가 명승지 선암원에서 바라본 사쿠라지마 화산.
가고시마에 있는 일본의 국가 명승지 선암원에서 바라본 사쿠라지마 화산.
갑자기 행인들이 한 곳을 가리키며 사진기를 들었다. 바다 건너 멀지 않은 산 위에서 커다란 흰 연기가 솟아오르고 있었다. 말로만 듣던 '화산 폭발'이었다. 일본의 '땅끝마을' 가고시마(鹿兒島, 규슈 남단)에 있는 사쿠라지마(櫻島) 화산이 분출한 것이다. 그런데 다들 싱글벙글한다. 실제로 겁나기는커녕 진기하고 재밌는 현상을 봤다는 느낌이었다.

가고시마 도심에서 4㎞가량 떨어진 곳이지만 화산 폭발의 영향은 없었다. 그 뒤로 계속 분화(噴火)가 이어지면서 밤에 봤다면 불꽃놀이 같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위험하냐고? '절대, 절대, 절대 아니다'. 바로 그 산밑에 1500가구 5000여명의 주민이 살고 있고 산 중턱에 전망대가 2곳이나 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크고 작은 분화가 1년에 1000번가량 일어난다니 이들에게 분화는 '사건'이 아니라 '생활'의 일부인 셈이다.

일본은 어디 가도 화산, 온천, 눈(雪), 일본정식(화식·和食)이 있다. 가고시마도 마찬가지다. 이곳의 특별한 점은 그 천편일률성에서 살짝 벗어나 있다는 것이다. 먼저 그냥 화산이 아니라 활화산(그것도 바로 가까이서 볼 수 있는)이다. 일본 내 80여개의 화산 중 7개가 이곳에 몰려 있다. 그냥 온천이 아니라 바닷가 모래찜질이 가능한 온천(모래 밑에서 열기가 올라와 원적외선을 받을 수 있는 점이 물 온천과 다르다)이다. 음식도 빼놓을 수 없다. 흑돈(黑豚) 샤부샤부와 돼지족발찜은 일본 내에서도 알아준다. 소고기 역시 우리에게 친숙한 고베 와규의 원조 격이다. 여기서 6개월 키운 소를 고베로 보내기 때문이다.

일본의 인재를 다수 배출한 '정기(精氣)' 서린 곳이기도 하다. 메이지유신 3걸(傑)인 사이고 다카모리, 오쿠보 도시미치, 기도 다카요시가 모두 이곳 출신이다. 한때 일본의 엄마들이 자식에게 정기를 받게 하려고 이곳으로 원정출산을 올 정도였다고 한다. 정유재란(1598년) 때 조선에서 끌려온 17개 성씨의 도공 43명이 후손을 남겨 도자기 마을을 형성한 것도 '문화관광'이 가능한 대목이다. 15대까지 이어진 심수관(沈壽官) 집안의 도자기 전시관도 이곳에 있다. 이도 저도 싫으면 제주올레를 본뜬 규슈 올레코스나 기리시마에서 화산 부근의 칼데라 호수를 따라 걷는 트레킹을 다녀와도 좋을 일이다.


인천공항에서 가고시마까지 대한항공 직항편이 있다. 12월 중순 이후부터 주 3회에서 매일 운항으로 바뀌어 한층 좌석에 여유가 생긴다. 가고시마는 남단이어서 우리나라보다 기온이 다소 높은 편이다. 한겨울에도 눈이 거의 안 내려 골프나 트레킹에 지장이 없다. 세양여행사(02-717-9009)나 www.jroute.or.kr에서 여행상품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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