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양 한가운데흩뿌려진 115개의 섬_세이셸

세이셸 라 디그(La Digue)섬의 남서쪽 해변인 앙세 소스 다종(Anse Source D‘Argent)에 석양이 내리고 있다. 화강암으로 이뤄진 세이셸 해변은 회색빛 기암괴석과 그 틈에서 푸르게 우거진 야자수가 조화를 이룬다. / 인오션 M&C 제공

아프리카의 동쪽, 인도양 한가운데 흩뿌려진 115개의 섬이다. 산호가 부서져 만들어진 하얀 모래가 빛나는 아름다운 해안, 기묘하게 생긴 화강암 덩어리, 야자수가 어우러져 영국 방송사 BBC가 선정한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곳 50선'에 올랐다. 해안선을 따라 포시즌(Four Seasons), 마야(Maya), 힐튼(Hilton) 등 200여개의 호화 리조트가 즐비하다. 영국 윌리엄 왕세손 부부가 허니문을 보냈으며, 미국 오바마 대통령 가족이 휴가를 보내기도 했다. 이곳은 세이셸 공화국이다.

한국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생소한 나라 세이셸을 글과 사진으로만 접했다면 지상 낙원으로 생각할 만하다. 하지만 그곳에서의 생활이 꼭 그렇진 않다. 1976년까지 차례로 프랑스와 영국의 지배를 받았던 세이셸은 독립한 지 36년 된 인구 9만의 섬나라다. 국토 면적은 한반도의 약 500분의 1에 불과하다. 대중교통은 수십분마다 한 대씩 등장하는 버스와 늙은 황소가 끄는 우마차 정도다. 유럽·중동 부호들의 별장과 부자들이 모여 사는 럭셔리한 주택가도 있지만, 평범한 사람들은 작고 허름한 주택에서 삶을 이어간다. 그럼에도 세이셸을 다녀간 사람들이 이곳을 '에덴동산의 재림'이라 말하는 것은 자연경관 때문이다. 해발 920m에 달하는 화강암 산이 섬 한가운데 우뚝 솟아있고 섬 전역에 야자수를 비롯한 열대 기후의 나무들이 촘촘히 들어서 있다. 4층 이상의 건물을 짓지 못하도록 해 어디서든 에메랄드 빛 바다가 눈에 들어온다.

◇작지만 아름다운, 라 디그

세이셸은 크게 마헤(Mahe), 프랄린(Praslin), 라 디그(La Digue)의 세 섬으로 구성돼 있다. 세이셸의 주도(主島)인 마헤에는 세이셸 국립 공항, 세이셸 국립대학 등 주요 기관이 모여 있다. 마헤의 북동쪽에 있는 빅토리아 항구에서 배를 타면 프랄린까지 약 1시간, 프랄린에서 라 디그까지는 약 20분이면 도착한다. 뱃삯은 마헤에서 라 디그까지 왕복 70유로(약 10만3000원)로 배의 종류나 상황에 따라 가격은 다소 유동적이다.

하루에 프랄린과 라 디그를 모두 만나기 위해 오전 7시 마헤의 항구에서 배를 탔다. 2월 말부터 3월 초까지의 세이셸은 바다에서 육지로 불어오는 계절풍의 영향으로 비가 내리고 파도가 거셌다. 사진 속에서 봤던 작열하는 태양과 아름다운 바다는 온데간데없었다.

라 디그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바로 자전거다. 섬 길이가 고작 5㎞에 불과한 작은 섬 라 디그에는 자동차가 10대도 안 된다. 그래서 주민뿐 아니라 관광객들도 주로 자전거를 이용한다. 커다란 황소가 끄는 우마차도 있지만, 지금은 항구 앞 큰 나무 밑에 세워놓거나 관광용으로만 이용한다.

섬 서쪽의 항구에서 차를 타고 약 15분을 달려 남동쪽 해변 그랑 앙세(Grand Anse)에 도착했다. 해변 양쪽으로 찰흙 덩어리를 몇 번 주물러 박아놓은 것 같은 기묘한 모양의 화강암 덩어리가 인상적이었다. 라 디그의 화강암 해변은 영화 '캐스트 어웨이'에 등장해 이름을 알렸다.

라 디그의 북쪽 해안은 특히 절경이다. 이 중 앙스 세베레(Anse Severe) 해변을 거닐다 보면 분홍색 모래가 펼쳐져 있는 '핑크 비치'를 만날 수 있다. 붉은빛을 내는 산호가 파도에 부서지면서 모래와 섞여 반짝이는 연분홍빛을 발한다.

라 디그 섬의 명물인 우(牛)마차와 자전거를 타고 있는 관광객 / 심현정 기자
◇코코 드 메르의 섬, 프랄린

프랄린에서 절대로 놓치지 말아야 할 한 가지는 바로 '발레 드 메(Vallee De Mai) 국립공원'이다. '5월의 계곡'이라는 뜻처럼, 발레 드 메는 우거진 열대 우림 사이로 비치는 햇살이 인상적이다. 유네스코(UNESCO)가 지정한 '세계 자연 유산'으로 지정된 이곳에선 '코코 드 메르(Coco De Mer)'를 볼 수 있다. 코코 드 메르는 오직 세이셸에만 존재하는 코코넛 나무의 일종으로 암·수가 구별되어 있으며 각각 24m, 30m로 엄청나게 크다. 수명이 200~400년으로, 수나무의 수분과 암나무가 맺는 열매가 각각 남녀의 신체 한 부분과 비슷하게 생겼다. 코코 드 메르의 열매는 그 무게가 25㎏ 달할 정도로 무겁지만, 안타깝게도 먹을 수는 없다.

프랄린 역시 해변을 놓칠 수 없다. 북서쪽에는 아담하면서도 깨끗한 앙세 라지오(Anse Lazio) 해변이 있다. 이곳에서는 1000년을 넘게 산다는 땅거북을 볼 수 있다.

최근 늘어나고 있는 한국 신혼여행객들에게 인기 높은 마헤섬 에필리아 리조트 전경. 객실(주니어스위트룸) 바로 앞에 수영장과 해변이 있다./인오션M&C 제공.
◇세이셸의 일상을 만나다, 마헤

마헤는 세이셸에서 가장 큰 섬이지만, 제주도 면적의 4분의 1에 불과하다. 세이셸 국립 공항에서 리조트가 밀집되어 있는 뷰 발롱(Beau Vallon) 해변이 위치한 섬 북쪽까지는 차로 40여분이 걸린다. 뷰 발롱은 마헤에서 가장 길고 탁 트인 해변으로, 관광객들은 스노클링과 해수욕을 즐긴다고 한다.

세이셸의 수도인 빅토리아 역시 마헤에 있다. '초미니 수도'로 불리는 빅토리아는 전체를 돌아보는 데 한 시간도 걸리지 않을 만큼 작다. 세이셸 발견 당시 아랍인이 정착했고 프랑스와 영국의 지배를 차례로 받아 다양한 문화가 한데 섞여 있다. 언어도 영어와 불어 그리고 불어의 방언 격인 크레올(Creol)어가 함께 쓰인다. 가톨릭과 성공회 성당, 개신교 교회, 이슬람과 힌두교 사원 등이 수십 미터를 사이에 두고 모여 있는 것도 볼거리다. 독특한 문화만큼 음식도 특이하다. '크레올 푸드'라 불리는 세이셸 음식은 다양한 향신료를 이용한 신선한 해산물 요리와 망고·파파야 등 열대 과일을 이용한 샐러드가 입맛을 당긴다. 

여·행·수·첩

세이셸 공화국은 일반적으로 카타르 도하나 두바이를 거쳐 간다. 화폐는 세이셸 루피(SCR)이며, 달러당 13SCR. 유로와 달러도 사용할 수 있다. 대중교통이 거의 없어 공항이나 리조트에서 차를 렌트하는 것이 좋다. 인터넷을 사용하려면 인터넷 카드를 구입해야 한다. 시간당 8달러. 한국에서는 인오션M&C(02-737-2436,www.inoceantour.co.kr) 등 세이셸 전문여행사나 대형 관광사를 통해 문의하면 된다. 세이셸 관광청 겸 한국명예영사관 www.visitseychelles.co.kr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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