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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 인도의 두 얼굴, 아우랑가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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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의 두 얼굴, 아우랑가바드

 

"안녕하세요, 어디 가세요?"

  뒤를 돌아보니 오토릭샤꾼이다. 유창한 한국말로 길을 안다며 10Rs를 부른다. 인도에 도착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이게 비싼건지 싼건지 감이 없다. 1km남짓 이동하여 어느 호텔 여행사 앞에 내려준다. "노 트래블 에이전시, 고 투 더 투어리스트 인포메이션 센터" 릭샤꾼은 머라머라 하며 간판을 가리킨다. 아, 여행사 밑에 외국인 투어리스트 센터라고 쓰여있다. 이게 오해인건지, 간판도 사기인건지 역시 감이 없다. 작은 돈이 없어 50Rs를 내밀었더니 아니나 다를까 잔돈이 없단다. 탈탈 털어 8Rs를 보여주니 오, 이거면 됐다 하며 좋아라 가져간다. 혼자 오해했다 풀렸다의 반복이다. 거짓말과 참말을 구별할 수 없다.

2010인도_047
::: 인도에는 버릴 물건만 가지고 가라 하여, 10만원짜리 명함 사이즈의 디카 하나만 들고 갔더랬어요.
 
 
2010인도_048
:::대문 사진은 이렇게 꼬마애들이 그려요. 지웠다 또 그리고 해요.
 
 
 
 

  엘로라사원과 아잔타석굴을 다 보려면 이틀을 잡아야 한다기에 그나마 미술시간에 배운 아잔타석굴로 가기로 한다. 가이드 1명과 일행 2명이 한 밴에 탔다. 그들은 인도 남부에서 관광 온 현지인 부부였는데 유창한 영어로 한국에 대해 이것 저것 물어보더니 '오, 불쌍한 것. 거지꼴로 혼자 여행하는구나. 힘내.' 하며 점심에 간식에 음료도 사준다. 이 부부는 꽤나 부자였는지 가이드가 밀어 넣은 보석가게에서 말도 안되는 장신구를 수천루피어치 쇼핑했다. 주인장은 이리 와보라더니 감자 같이 생긴 돌을 망치로 뽁 쪼개고는 그 안에 든 크리스탈을 보여준다. 우와, 아름답다. 연신 다른 돌을 뽁 뽁 잘도 쪼갠다. '1천루피에 다 가져. 너에게만 스페셜 프라이스(찡긋)' 풋, 그걸 내가 살 리 없잖아. 어느새 신문지로 곱게 싸 실로 포장까지 해놓았다. 아무도 강매하지 않았는데 스스로 며칠치 숙박비인 600루피를 지불하고 돌맹이 세개를 얻었다.(이 돌맹이는 여행 내내 친구들에게 웃음거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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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굴암이 수백개
 
  
2010인도_066
:::으으 값비싼 돌멩이 3개
 
 

 

 

'인도에 가면 석굴암이 수백개 있대.' 그 석굴암 시리즈가 바로 아잔타 석굴이다. 저 말에는 한 치도 과장이 없다. 분하지만 석굴암의 완패이다. 아까 그 보석가게 주인장이 카주라호까지는 어떻게 갈 거냐 묻는다. 투어 밴은 아우랑가바드로 돌아갔고 나는 혼자서 이동을 해야 한다. '잘 몰라. 버스 타고 가려고.' 주인장은 버스 스탠드에 나와 함께 주저 앉았다. 버스가 도착할 때마다 저거 아냐, 또 아냐 한다. '장사하러 안가?' '어 괜찮아. 우린 프렌드잖아.' 1시간여 기다렸나 해가 뉘엇뉘엇 넘어갈 때쯤 왔다! 저걸 타라 한다. 버스를 세우고 현지인들 틈에 나를 끼워 넣더니 빨리 자리를 잡으라 밀어 넣어 준다. 고맙다 말도 못한 채 버스는 출발해 버렸다. 600루피 어치의 친절인가, 어리둥절하다. 

2010인도_067
:::아우랑가바드에서 카주라호로 가는 로컬버스는 닭, 염소, 사람이 한데 섞여 짐칸이고 사람칸이고 없어요.
 
  

2010인도_071

:::3A칸, 저 바깥보다 차라리 기차안이 더 깨끗하고 편안해요. 아프리카 타자라기차도 똑같은데 인도 기차가 훨씬 좋아요.

 

 

 

   버스는 부사발역에 도착해 역시 대여섯시간을 대기한 뒤에 밤 기차를 탈 수 있었다. 이제 대기실에 짐을 놓고 충전을 하고 화장실에서 세안도 한다. 역전에서 음식을 사고 기차에 타면 깨끗한 린넨에 눕는 것이 척척이다. 1층 침대를 쓰는 소년은 블랙베리로 여자친구와 영어로 통화중이다. 돌아누운 허리춤에 ck 속옷이 삐져나와있다. 다른 청년에게 여기가 어디쯤인지 묻자 아이폰을 열어 구글맵을 보여준다. 인터넷이 안되는데 어떻게 이게 떠? 한달마다 돈을 내고 데이터를 쓰는 거야. 열심히 설명해주지만  IT강국에서 왔다는 나는 하나도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첫 아이폰이 한국에 들어온 2010년의 이야기이다. 

2010인도_072

:::왜 현지 여자들은 길에 보이지 않을까 했는데 어렵게 만난 그녀들은 외국인 여자들에게 호의적이지 않았어요. 두려움과 부러움, 질투와 멸시, 여러 가지 감정이 느껴졌어요.

 

 

2010인도_075

:::한 겨울의 인도는 영상 5도 이상이지만 얼어죽는 사람들이 많다고 하죠.
 
 
 
 

  다음날 오후 카주라호로 들어가는 로컬버스 안,  한국인이 더러 보이지만 서로 아는 체 하지 않는다. 버스는 여행자들로 가득 차 배낭 반 사람 반이다. 중간에 세운 정류장에서 현지인 무리가 잔뜩 탄다. 어디에 묵냐, 예약은 했냐, 너도 나도 명함을 들이대는 통에 정신이 쏙 빠졌다. 마지막 정류장에 서자 누군가 내 가방을 휙 낚아채 길을 터주며 따라오란다. 키가 크고 까만 그는 인도인치고 얼굴이 꽤 잘 생겼다. 유창한 한국말에 매너가 좋아 왠지 믿음이 갔다. 한국인에게 유명한 호스텔이라며 넓은 정원과 맛난 식사가 있는 자기네 호스텔로 가잔다. 무엇에 홀렸는지 두 말 않고 따라갔다. 

2010인도_275

:::돌맹이를 뽀갠 것이 가장 오른 쪽 거에요. 흔하디 흔한 간디 역시 400루피 줬습니다. 본래 얼마쯤 하려나요.
 
 
 
INFORMATION
 
교통  뭄바이-아우랑가바드 기차 밤 출발~ 새벽 도착 약 8시간 소요 2백~8백 루피/ 연착 3~10시간은 흔함/ 버스 10시간이상/ 밤에는 버스를 길에 세워놓고 가지 않음, 실제로 만 2일 꼬박 걸림/ 강도 주의/ 사설버스 주의
아우랑가바드- 아잔타 버스 3시간 80루피/ 엘로라 1시간 20루피
아잔타투어 마하라쉬트라 관광청  오픈시간 9~10시 이후/3백루피
엘로라 아우랑가바드 투어  2백루피
숙박 관광지라 숙소는 많음/ 역에 내리면 삐끼많음/ 일반 주택가이며 영어를 잘 하는 사람들이 더러 있음/ 직접 숙소를 소개해주기도 함/ 온수 에어컨 더블룸 3백루피선 깨끗함
엘로라 카일라쉬 사원 불교 석굴 사원군 / 투어 가이드의 설명을 들으며 쭉 따라 감/ 등산하듯 오르내림이 많아 더위 먹을 수 있음/ 레스토랑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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