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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이탈리아 피에몬테 : 이탈리아 와인의 왕과 여왕이 태어난 곳 피에몬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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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이 있는 와인' 바롤로와 바르바레스코
피오 체사레 와이너리가 5대 137년의 전통으로 빚어
화이트 와인 브롤리아는 강철 통으로 숙성
담백한 포도맛 그대로

피오 체사레는 피에몬테 지역에 토지 70㏊를 갖고 있다. 경사져 배수가 쉽고 석회질이 많아 미네랄이 풍부하다./CSR와인 제공

파올로 스카비노는 포도 껍질을 제거하는 과정이 특이하다. 보통 가로형 통을 사용하지만, 세로형 통을 사용해 침용이 천천히 일어나게 한다. 맛이 부드럽고 섬세하다./CSR와인 제공

남북으로 쭉 뻗은 이탈리아에는 오르락내리락이 반복되는 구릉지대가 많다. 그중에서도 북서쪽에 있는 피에몬테는 알프스와 아펜니노산맥에 둘러싸인 곳으로 여름엔 뜨겁고 건조한 지중해 기후여서 포도 재배에 적합하다. 이 지역에서 와인은 삶의 일부이자 종교다. 와인을 빼놓고는 식사를 할 수도 없고 대화를 이어갈 수도 없다. 피에몬테는 이탈리아 와인의 왕이라는 바롤로와 여왕 바르바레스코를 생산하고 가비와 같은 화이트 와인의 본고장이기도 하다. 이탈리아는 와인에 생산 지역 이름을 붙이는데 바롤로와 바르바레스코, 가비 모두 지역명이다.

이탈리아 와인이 인기를 끈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 1960년대 이후다. 와인은 로마시대에 부흥했지만 이탈리아는 적통의 이미지를 갖지 못했다. 일찌감치 품종 개량 등을 통해 고급화에 나선 프랑스와 달리 이탈리아는 와인을 생활의 일부로만 대했다. 이탈리아 와인은 그저 그렇다는 평가가 있었던 때도 있다.

편견을 뒤엎은 것은 피에몬테 와이너리. 레노토 라티, 안젤로 가야 등이 225ℓ짜리 오크통을 들여와 포도의 줄기와, 껍질, 씨에 분포된 타닌을 조절하고 발효 시 온도를 조절하는 기법 등으로 양조 방식을 바꾸기 시작했다. 여기에 전통주의자 갈래인 피오 체사레와 현대적 와인을 생산하는 파올로 스카비노 등의 성공이 이어지며 이탈리아 와인은 큰 인기를 누리게 됐다.

피오 체사레 소유의 7개 포도원에서 자란 네비올로로 만들어진 대표 바롤로 와인./ CSR와인 제공

137년의 전통, 피오 체사레

피에몬테를 대표하는 와이너리인 피오 체사레는 1881년 설립해 5대째 이어지는 바롤로 명가다. 70㏊(약 21만평) 면적에서 바롤로와 바르바레스코 등을 생산한다. 끝없이 펼쳐진 구릉의 안개 사이로 와인을 만드는 네비올로 포도종이 심어져 있다. 네비올로는 5년 이상은 숙성해야 맛을 낸다. 보통 1㏊에 8000그루가량의 나무를 심는데 이들은 수확 등을 수작업으로 진행한다. 토양이 습하지 않고 경사도 가팔라서 배수도 잘되는 것이 특징이며 유기농 재배를 고집한다.

와이너리에는 1700년대 말에 지어진 오래된 와인 셀러와 기원전 50년에 세워진 주춧돌이 남아있다. 할아버지 세대가 만든 와인 맛을 이어가겠다는 신념이 엿보이는 공간이다. 피오 체사레가 강조하는 것은 '테루아'다. 토양의 질, 배수, 햇빛 등 포도를 재배하는 데 영향을 주는 요소에 각별한 신경을 쓴다. 토지를 새로 살 때는 미네랄 성분을 높이는 석회질 성분이 많은 곳을 찾기 위해 5~6번씩 답사를 간다. 피오 보파(64) 대표는 "남들이 나무통 용량 등을 얘기할 때 토양과 와인의 영혼을 생각한다"고 했다.

파올로 스카비노의 와인들. 와인 평론가 사이에서 이들의 바롤로는 ‘죽기 전에 반드시 마셔봐야 할 와인’으로 꼽힌다./CSR와인 제공

모더니즘 와인, 파올로 스카비노

1980년대 들어 새로운 양조 기술이 도입된 후 현대적인 바롤로를 생산하는 이가 늘었다. 파올로 스카비노가 선두 주자다. 1921년 피에몬테에서 로렌초·파올로 스카비노 부자가 함께 와이너리를 설립한 후 온도가 조절되는 발효조를 지역에 처음으로 도입한 것도 이들이다.

이곳은 발효 전 껍질을 제거하는 침용 과정이 특이하다. 보통 과즙 등이 잘 섞이게 하기 위해 가로형 통을 사용하는데, 파올로 스카비노는 세로형을 사용한다. 자연히 껍질이 위로 뜨게 돼 섞이는 과정이 천천히 일어나 부드럽고 섬세한 맛으로 이어진다. 와인 평론가 휴 존슨은 '죽기 전에 반드시 마셔봐야 할 와인'으로 이들의 바롤로를 꼽기도 했다.


최상급 화이트 와인, 브롤리아


1972년 브루노 브롤리아에 의해 설립돼 3대째 이어져 오고 있는 와이너리다. 껍질이 두껍고 과즙이 많은 코르테제를 재배해 화이트 와인을 만든다. 코르테제는 가비 지역의 토착 포도 품종. 좋은 레드 와인보다 좋은 화이트 와인을 마주하는 것이 어려운 점을 생각할 때, 브롤리아의 와인은 좋은 해답 중 하나다.

양조장에는 발효에 사용되는 스틸(강철) 탱크가 빼곡히 들어서 있다. 발효는 오크통뿐 아니라 스틸이나 콘크리트에서도 한다. 오크는 복합적인 맛을 내게 하지만, 스틸이나 콘크리트는 포도의 맛이 더욱 담백하게 느껴지도록 하며 숙성도 빠르다. 스틸에서 발효했음에도 미네랄이 풍부하고 조화감 있는 끝맛을 느끼게 한다. 브루노 브롤리아의 이름을 딴 동명의 와인은 60~65년 된 오래된 코르테제를 재배해 만든 와인으로, 15개월 동안 스틸통에서만 숙성했다. 대표적 화이트 와인인 라 메이라나는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즉위 25주년 기념행사와 2009년 G8 회담 때 공식 와인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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