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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프랑스

프랑스 파리 : 자선매장, 이곳이 '가장 파리답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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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합편집매장 '메르시'

자선매장은 왠지 철 지나 케케묵은 물건들만 가득할 것 같다. '메르시'는 다르다. 유명 디자이너의 옷과 예술작품을 만날 수 있는 고급 콘셉트 숍 같다. 상품 배치와 공간 디자인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최근 파리에서 가장 세련된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 중 하나가 자선매장 '메르시(Merci·프랑스어로 '감사합니다'라는 뜻)'다. 아동복 회사 '봉 푸앙'의 창업자인 마리 프랑스(Marie-France), 베르나르 코헨(Bernard Cohen)이 패션·인테리어·예술계 인맥과 의기투합해 만든 복합편집매장이다.

지난 30여년에 걸쳐 아동복 업계에서 탄탄히 자리를 잡은 마리 프랑스·베르나르 코헨 부부는 '봉 푸앙' 브랜드를 매각하기에 앞서 8년 동안 자선매장 '메르시'를 구상했다. 흔히 '자선 가게'라고 하면 케케묵은 곰팡냄새가 나는 낡은 물건들을 떠올리기 쉽지만, 메르시는 마치 명품 매장 같다.

메르시는 파리 북(北) 마레 지역에 있다. 마레는 '파리의 소호'라고도 불리는, 유행을 창출하는 발전소 같은 동네. 옛날에는 비싼 집값을 감당하지 못하는 가난한 예술가들이 모여들었지만, 1960년대 중반 이후 자연스레 갤러리가 늘면서 재개발됐고, 지금은 '가장 파리답다'는 평을 듣고 있다.

클래식한 피아트 500 구형 모델이 있는 메르시 입구를 지나 부티크 안으로 발을 들여 놓으면 18세기 공장을 프렌치 스타일로 재구성한 공간이 보인다. 높은 천장에 있는 설치 작품들이 시야에 들어온다. 1층에는 예술적인 작품들로 들어차 있고, 2층에선 조명과 가구, 생활용품과 패션 아이템들을 팔고 있다.

빨간 자동차는 건물 앞에 세워져 있는 피아트 500 구형 모델.

1950년대 가구 디자이너인 아르느 자콥슨이 디자인한 의자가 있는가 하면, 요즘 젊은이들에게 인기가 있는 아크네의 독특한 청바지도 있다. 매장과 연결된 카페 한쪽 벽면을 가득 차지하고 있는 벽장형 서재에는 책이 빼곡히 들어서 있는데, 모두 기증받은 책이다.

메르시에는 아동복, 인테리어 소품, 다양한 패션 아이템 등이 있지만 유명 브랜드 제품도 많다. 폴 스미스, 스텔라 매카트니, 제롬 트뤼프스, 이자벨 마랑, 이브생 로랑, 바바라 뷔이 같은 유명 디자이너들이 옷을 만들다 남은 자투리 천으로 세상에 단 한 벌뿐인 옷을 만들어 기부하는 식이다.

그렇다면 이 매장 수익은 어디에 쓰일까? 모든 수익은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의 여성과 어린이를 위해 쓰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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