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럭셔리 리조트 ‘마리나베이’

 
만약 직장인인 당신이 3, 4일 정도 휴가를 냈다면 어디서 무엇을 하고 싶을까. 거실 창밖으로 푸른 바다가 보이는 호텔에서의 숙박, 세계적인 브로드웨이 뮤지컬 관람, 명품 매장에서의 쇼핑, 지적이고 신기한 유물 전시회, 그리고 유람선을 타고 즐기는 야경까지.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에선 이 모든 것을 한곳에서 즐길 수 있다. 작년 6월 문을 연 마리나베이는 ‘복합리조트’란 명성에 걸맞게 관광객들의 다양한 욕구를 채워준다.

싱가포르 창이공항에서 차로 20분을 달리면 멀리 마리나베이가 보인다. 기둥을 형상화한 높이 200m 호텔 건물 3동 위에 커다란 배 한 척을 얹어놓은 듯한 디자인은 이미 싱가포르의 랜드마크로 자리 잡았다. 이곳에서는 올 9월에 끝난 드라마 ‘스파이명월’의 해외 촬영이 이루어지기도 했다. 길이 340m, 폭 38m 규모의 공중정원 ‘스카이파크’에는 식당 초콜릿바 수영장 등이 있다. 이곳에 가면 마치 수직으로 물이 떨어지는 절벽 위에서 사람들이 수영을 하는 듯한 광경을 볼 수 있다. 오전 6시부터 오후 11시까지 마리나베이 주변의 경관과 야경을 200m 높이에서 즐기며 수영할 수 있다.

호텔 옆의 아트사이언스뮤지엄에서는 타이타닉 100주년 유물전이 열리고 있다. 1912년에 침몰한 타이타닉호를 기리기 위해 배의 부품과 관련 사진 등을 전시하고 있다. 타이타닉호의 선체 설계부터 건조 장면까지 당시의 모습을 흑백사진으로 볼 수 있다. 입장권은 타이타닉호의 승선권을 그대로 재현했는데 당시 실제 승선했던 사람의 이름이 써 있다. 전시장을 돌아보다 한쪽 벽에 빽빽이 기록된 생존자와 사망자 명단에서 내 승선권의 이름을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영화 타이타닉에서 잭(리어나도 디캐프리오)과 로즈(케이트 윈즐릿)가 첫날 저녁식사 전에 만난 곳으로 유명한 중앙계단도 그대로 재현해 놓았다.

 

야간 유람선을 타면 마리나베이샌즈의 야경 조명 쇼를 즐길 수 있다.

이곳에서는 프랑스 명품시계 ‘카르티에’ 타임아트전도 열리고 있다. 카르티에 시계는 최근 SLS그룹 이국철 회장이 이상득 의원 보좌관에게 로비 선물로 준 것으로도 유명세를 탔다. 카르티에는 그동안 전 세계로 팔려나간 자사 시계 중 몇 개를 경매나 매매를 통해 다시 사들여 이 전시회를 열었다. 이 중엔 ‘미스터리 시계’란 이름의 신기한 시계도 있다. 시침과 분침이 내부 장치와 전혀 연결돼 있지 않아 마치 허공에 떠 있는 듯해 보는 이의 호기심을 자아낸다. 사실은 두 개의 원형 투명 크리스털에 시곗바늘이 붙어 있고, 좌우의 기둥 속 태엽이 이 크리스털 전체를 회전시키기 때문에 바늘이 허공에서 돌아가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다.

마리나베이 극장에서는 브로드웨이 뮤지컬 ‘위키드(Wicked)’ 공연이 한창이다. 프랭크 봄의 ‘오즈의 마법사’에 나오는 서쪽나라의 마녀 ‘엘파바’가 주인공이다. 원작 동화에서 엘파바는 사악한 마녀지만, 위키드에서는 그녀의 비극적인 탄생과 하나뿐인 친구의 이야기가 중심을 이룬다. 시선을 압도하는 무대와 배우들의 아름다운 노래에 관객들은 기립박수를 보냈다.

호텔 지하 1∼3층에선 SPA브랜드부터 프라다 등 명품까지 다양한 가격대의 쇼핑을 즐길 수 있다. 최근 명동에도 매장을 연 싱가포르 브랜드 ‘찰스 앤드 키스’는 젊은 여성들에게 인기다. 대부분의 가방과 구두가 100싱가포르달러(약 8만8000원) 아래로 저렴한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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