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있는 신혼여행지로 어김없이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발리. 대부분의 사람들은 발리 하면 멋진 바다와 아름다운 리조트만을 떠올리지만 매년 어김없이 나를 발리로 이끄는 것은 아름다운 바다도 럭셔리한 리조트도 아닌 조용하고 작은 마을이다.

예술인의 마을로 불리는 우붓은 발리 중부에 위치해 있는데 울창한 밀림과 평화로운 라이스 필드가 어우러진 조용하고 평화로운 마을로 공항에서 차로 약 1시간 정도 떨어진 거리에 자리하고 있다.

언제나 활기가 넘치는 우붓 시장.

우붓 거리의 세리모니 행렬.

원래 약초와 허브 산지로 유명했던 우붓이 예술가의 마을로 거듭나게 된 것은 19세기 후반, 발리 남부의 가장 강력한 영주였던 기안야르(Gianyar)의 영토로 부속되면서부터였다. 기안야르는 예술 방면에 지지를 아끼지 않았고 이후 전 세계의 예술가들이 우붓에 정착하여 발리의 독특한 음악과 춤, 종교에 매료되어 작품활동을 시작하면서 우붓은 그야말로 발리 문화의 중심지로 자리 잡게 되었고 현재는 전 세계 여행자들이 끊임없이 찾게 되는 매력적인 여행지로 점점 변모해가고 있다.

우붓의 관광은 주로 우붓의 중심을 이루는 두 개의 거리에서부터 시작된다. 하나는 몽키 포레스트 사원이 위치한 우붓의 번화가 몽키 포레스트 로드이고 또 하나는 몽키 포레스트 로드와 나란하게 뻗어 있는 뒤쪽의 하노만 로드다.

합쳐봐야 몇 킬로미터도 되지 않는 이 길을 한 번이라도 천천히 걸어본다면 누구라도 우붓의 매력에 빠지지 않을 수 없다. 우붓의 이 작은 거리에서 난 내가 원하는 모든 것을 찾을 수 있다. 누군가의 거친 손으로 슥슥 그려졌을 멋진 그림들과 섬세하기 짝이 없는 작품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때로는 액세서리로 때로는 가방이나 옷의 프린트로 때로는 기념품의 모습을 하고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눈에 들어온다. 미술관에 전시된 머나먼 예술품들과는 별개로 더 많은 감흥이 느껴지는 우붓은 거리 자체가 예술이다.

우붓의 몽키 포레스트 로드.

하노만 로드.

많은 여행자들이 우붓을 찾는 또 하나의 이유로 멋진 숙소와 먹을거리를 빼놓을 수 없다. 풀빌라문화를 선두하는 발리답게 우붓에서도 멋진 풀빌라들이 셀 수 없이 많다. 이들이 많은 이들에게 공감을 얻고 많은 사랑을 받는 이유는 단지 시설이나 서비스만으로는 한정할 수 없다. 울창한 숲과 푸르게 펼쳐진 논 등 주변의 자연환경을 해치지 않으면서 매력을 십분 활용한 우붓의 빌라들 또한 예술에 가깝다.

우붓에서 만날 수 있는 또 하나의 예술은 바로 먹을거리. 언제나 관광객들로 북적거리는 발리 남부의 인기 지역들과는 달리 우붓에는 유난히 오랜 시간 같은 자리를 지키며 사랑을 받아온 레스토랑이 많다. 그 옛날 농부들에게 블랙 라이스 푸딩을 팔기 시작해 지금은 어엿한 우붓의 대표 레스토랑이된 카페 와얀부터 달콤한 립 하나로 모든 여행자들의 필수 코스가 되어버린 누리스 와룽, 대통령이 방문해 맛볼 정도로 인정받는 유명 오리집 베벡 벵일, 그리고 허름함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발 디딜 틈도 없이 손님들로 북적이는 바비굴링집 이부오카가 그 대표적인 예라 할 수 있다. 역사가 살아있는 오래된 레스토랑부터 단돈 2~3,000천 원이면 한끼를 해결할 수 있는 로컬 레스토랑, 나비처럼 갖춰 입고 분위기 있게 파인 다이닝을 즐길 수 있는 감각적인 레스토랑까지 이 모든 곳을 다 가보려면 한 달도 모자란 느낌이다.

바삭하고 고소한 돼지껍데기와 촉촉한 살코기가 잔뜩 얹어진 이부오카의 바비굴링.

분위기 만점,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

불행인지 다행인지 이렇듯 매력적인 우붓을 찾는 한국인 여행객들은 아직 바다를 접한 다른 인기 도시들에 비해 많지 않다. 우붓 예찬론자인 나는 한편으론 이 아름다운 마을의 매력을 많은 사람들이 알아주길 바라면서도 한편으로는 여전히 이곳이 숨겨진 2인자로 조용하고 평화롭게 남아주길 바라는 마음이 든다.


가는 길

인천공항에서 발리의 덴파사 공항까지는 대한항공, 가루다 항공을 직항으로 이용할 수 있으며 약 7시간이 걸린다. 덴파사 공항에 도착해 공항 택시 혹은 개인 차량을 이용해 약 1시간 정도면 우붓에 도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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