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마음을 움직인 효심, 왓 롱 쿤 사원
치앙라이 시내에서 뚝뚝(택시개념의 이동수단)을 타고 남쪽으로 13km가량 내려가 왓 롱 쿤 사원(Wat Rong Khun)을 만난다. 태국의 유명한 화가이자 건축가인 찰름차이 코싯피팟(Chalermchai Kositpipat)이 1997년부터 짓고 있는 이 사원은 아직도 공사가 진행 중이다. 뚝뚝에서 내리자마자 화려한 사원 건물들의 위용에 넋을 잃게 된다. 카메라 셔터를 눌러 보지만, 앞에 펼쳐진 눈부신 아름다움은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황홀하다. 사원 전체가 흰 색으로 지어져 있기 때문에 백색사원(White Temple)이라고도 불리는 이곳이 건설되게 된 계기도 독특하다.
어느 날 화가 찰름차이의 꿈속에 어머니가 나타나 지옥에서 고통을 겪고 있으니, 사찰을 지어 자신의 죄를 씻어달라고 부탁했다는 것이다. 꿈을 꾸고 난 후 사찰 장소를 물색하던 그는 이곳 치앙라이에 사원을 짓겠다는 건의를 정부에 했고, 결국 받아들여져 이 사원이 건축되기에 이른다. 그 후로 유명관광지가 된 이곳은 태국의 각계각층의 기부를 받아 더욱 커다랗게 조성되게 된다. 한 사람의 효심이 태국 국민 전체의 불심을 움직인 것이다. 이 날 운 좋게 찰름차이를 만날 수 있었는데, 어디서도 볼 수 없는 순수한 미소를 선사해 주었다.
치앙라이는 1262년 멩라이 왕이 란나 왕국의 중심으로 세울 정도로 역사가 오래된 도시이며, 박물관이나 사원, 저녁시장 등 볼거리가 많다. 하지만 치앙라이 여행의 묘미를 느껴보고자 한다면,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감상할 수 있는 여행이 되길 권한다.
자연 속 자연으로 들어가 만났던 아카족의 소박한 생활, 고산족들을 위해 헌신한 왕비의 온화한 모습, 효심으로 국민의 마음을 움직인 한 화가. 이 모두가 자연을 향유하며, 자연스럽게 이루어진 것이기 때문이다. 루소가 말한 “자연으로 돌아가라”는 말이 여행자들의 가슴 속 깊이 새겨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가는 길 현재 우리나라의 직항편은 없으며, 보통 방콕이나 치앙마이를 경유한다. 인천-방콕 구간을 대한항공, 아시아나 항공, 타이항공에서 운행하며, 비행시간은 약 6시간 걸린다. 방콕-치앙라이 구간은 버스로는 12시간 걸리며, 타이항공편으로는 1시간 20분 가량 걸린다. 시차는 서울보다 2시간 느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