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자모에 앉아 다양한 ‘자유’를 선택하다
드라마 촬영지로도 알려진 ‘만자모’에 도착하면, 무엇보다 시원한 바람과 함께 푸르다 못해 신비하기까지 한 천연색의 바다가 시야에 들어온다. ‘만 명이 앉을 수 있는 잔디밭’이라는 이름처럼 침식된 단애절벽 위에 푸른 잔디밭이 드넓게 펼쳐져 있다. 특히 침식에 의해 만들어진 코끼리 코 모양의 바위가 인상적이다. 잘 정비된 산책길을 걷다 보면, 따스한 햇볕이 내리쬐며, 흡사 이곳이 천국의 길이 아닐까 하는 착각마저 든다.
서두에도 말했듯이 오키나와의 가장 큰 매력은 바로 ‘자유’를 만끽할 수 있다는 데 있다. 만자모의 푸르른 잔디밭에 앉으니, 솔솔 부는 바람소리가 나를 어디론가 끌고 갈 것만 같다. 이것이 누구나 꿈꾸는 ‘자유’의 순간이 아닐까. 잔디밭에 드러누워 하늘을 바라보니, 새하얀 구름만이 끝없이 흘러간다.
오키나와는 본도만 있는 것이 아니라, 주변에 수많은 섬들이 있다. 그 섬들은 각각 다양한 ‘자유’를 내재하고 있다. 이제는 선택의 시간만이 남았다.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푸른 자연의 섬, ‘쿠메지마’(지마는 섬이라는 뜻)에서 아름다운 모래사장을 거닐어 볼까, ‘이에지마’에서 스킨 스쿠버를 즐겨 볼까, 아니면 ‘미야코지마’에서 산호초와 모래에 따라 달라지는 바다의 푸른 색깔을 바라보며 명상에 잠겨볼까…….
생각에 잠겨 있다 보니 어느새 노을이 지기 시작한다. 사실 어디를 선택하더라도 상관없다는 생각에 자연스레 미소가 흐른다. 선택하는 것 또한 자유기 때문이다. 오키나와에서는 언제든 또 어디를 향하더라도, 푸르른 바다와 드넓은 하늘이 여행자를 반갑게 맞이해줄 테니까. 오키나와에는 오랫동안 이어져 온 역사와 평화를 기원하는 마음, 그리고 ‘자유’가 있었다.
여행정보
세계유산에 등록된 류큐왕국의 문화 - 슈리 성터, 시키나엔, 세이화우타키를 비롯해 총 9군데가 2002년 12월 유네스코에서 지정한 세계유산에 등록되었다. 여기에는 슈리 성터의 일부인 스누햔 우타키 성문, 류큐 왕가의 묘릉인 다마우둔, 그리고 성터인 나카구스쿠, 가쓰렌, 자키미, 나키진 등이 있다.
가는 길 아시아나 항공이 월요일과 목요일을 제외한 매일 오전 9시 20분에 인천-오키나와 편을 운항하고 있다. 인천공항에서 오키나와 나하 공항까지 약 2시간 15분이 소요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