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자, 요새 전체를 휘감는 성벽, 웅장한 모습의 성채, 소방서, 보루 등 당시의 군사시설물과 함께, 요새 안에 살았던 이들을 위한 주거건물, 공공건물들이 거의 그대로 남아 있어 러시아가 얼마나 큰 공을 들여 서유럽의 침공에 대항하고자 했는지를 엿볼 수 있다. 1940년 소련 붉은군대가 다우가우필스를 점령했을 때, 상트 페테르부르크 예카테리나 궁전에 있던 호박실을 약탈한 독일군이 급하게 퇴각을 하면서 요새 어딘가에 그 보석들을 숨겨놓았다는 재미있는 전설도 남아 있다.
현재 요새는 다우가우필스 최고의 자랑거리로서 관광객들을 유치하기 위해 많은 홍보활동을 벌이고 있지만, 아직 대부분 지역이 방치되어 있거나 개발 중이다. 특히 소련 시절 밀려드는 노동자들을 수용하기 위한 목적으로 내부에 아파트까지 건설되어 일반 시민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다. 한때는 위용을 자랑했으나 주인이 사라진 텅 빈 요새 한가운데 서면 사라진 도시 안에서 길을 잃은 느낌마저 든다.
다우가우필스 시내 관광안내소에 미리 신청하면 가이드의 자세한 안내를 받아 관광할 수 있고, 요새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는 것으로도 재밋거리를 찾아볼 수 있다. 2005년부터 대단위 복원공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공사가 끝나면 라트비아 최대의 볼거리로 발전할 가능성이 충분히 보이는 지역이다. 시내에서 대략 3km 정도 떨어져 있으며 전차나 버스를 타면 금방 도착한다.
19세기 후반의 운치있는 건물들이 가득한 다우가우필스 시가지
다우가우필스에는 특별히 구시가지라고 부를 만한 지역이 따로 없지만, 요새에서 시내로 들어오는 시에톡스냐(Cietokša) 거리와 다우가우필스 중앙역 앞에서 이어지는 보행자 전용도로인 리가 거리(Rigas iela), 사울레스 거리(Saules iela) 등을 중심으로 한 시가지에서는 19세기 후반기에 건설된 운치 있는 건물들을 많이 만날 수 있다.
리가 거리 한가운데 광장에 자리 잡은 통일의 집(Vienibas nams)은 라트비아 공화국 1대 대통령 카를리스 울마니스가 1934년 이 도시를 방문했을 때 시민들의 요청에 화답하여 건설해 준 건물로 유명하다. 겉으로는 단순해 보이지만 기능주의와 네오-고전주의를 혼합한 양식의 이 건물에는 현재 대규모 공연장, 문화센터, 시립도서관, 관광안내소 등이 입주해 있다.
다우가우필스를 방문하는 이들이 놓치지 말아야 하는 곳은 다우가우필스 역사예술박물관이다. 1883년 아르누보 양식으로 건설된 건물에 1938년 입주한 이 박물관은, 라트갈레 전체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아름다운 박물관으로 손꼽힌다. 다우가우필스 도시의 역사와 함께 중세, 근대 시절 이 도시에 살았던 시민들의 생활상, 도시가 낳은 대표적인 예술가인 레오니드 바울린스(Leonids Baulin), 다우가우필스에서 태어나 미국으로 건너가 추상화가로 활동한 마크 로스코의 작품 등이 전시되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