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쿠바는 묘한 공통점을 지니고 있는데, 그것은 이 지구상에서 야구에 목숨 거는 몇 안 되는 나라라는 사실이다. 지난 WBC와 올림픽을 통해 한국팀이 세계적인 위용을 과시했지만, 과거 아마추어 야구에서 쿠바는 대마왕과 같은 압도적인 존재감을 과시해왔다.
19세기 후반부터 시작된 쿠바 야구는 이제 국민 스포츠라는 말로도 부족할 만큼의 위치에 올라서 있다. 동네 공터에서 공을 던지고 나무 방망이를 휘두르는 소년들은 국가대표 야구 선수가 되는 것이 가장 큰 꿈인데, 그 꿈을 이룬 순간 중대한 기로에 선다. MLB의 계약서에 도장을 찍느냐, 마느냐? 아바나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갑부가 될 것인가, 혁명 쿠바를 지키는 영웅으로 남아 있을 것인가? 수많은 쿠바인들이 보트에 매달려 필사의 탈출을 벌일 때, 그들은 야구공을 타고 자유를 향해 날아가는 것이기도 하다.
아바나의 라티노아메리카노 스타디움(Estadio Latinoamericano)은 카리브해에서 가장 유명한 야구 경기장이다. 55,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관중석, 명예의 전당을 비롯한 역사적 유물, 카페와 편의 시설들이 갖추어져 있다. 일주일에 다섯 번 펼쳐지는 야구 경기는 쿠바인의 열정을 스타디움에서 확인할 수 있는 기회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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