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엠립<캄보디아>=연합뉴스) 임동근 기자 = 앙코르와트 바깥 연못에서 바라본 사원의 모습. dklim@yna.co.kr

↑ (시엠립<캄보디아>=연합뉴스) 임동근 기자 = 앙코르와트 가장 바깥쪽 회랑에서 만난 승려와 가파른 계단을 통해 사원 중심부를 오르내리는 관광객들. dklim@yna.co.kr

↑ (시엠립<캄보디아>=연합뉴스) 임동근 기자 = 앙코르와트를 찾은 여행자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dklim@yna.co.kr

↑ (시엠립<캄보디아>=연합뉴스) 임동근 기자 = 앙코르톰에서 바이욘 사원의 부조를 감상하고 있는 관광객. dklim@yna.co.kr

↑ (시엠립<캄보디아>=연합뉴스) 임동근 기자 = 스펑나무의거대한 뿌리가 건물을 감싸고 있다. dklim@yna.co.kr

(시엠립<캄보디아>=연합뉴스) 임동근 기자 = 앙코르 유적지는 9~12세기 인도차이나 지역을 지배했던 크메르인의 흔적이다. 현재의 캄보디아를 비롯해 태국, 베트남, 라오스를 호령했던 제국이 돌연 사라지고 사람들이 떠난 수도는 400년간 짙은 정글 속에 깊이 잠들어 있었다. 그리고 1861년 앙리 무오라는 프랑스 탐험가에 의해 발견돼 다시 깨어났다.

◇앙코르와트, 삶과 역사 간직된 마력의 유적

앙코르 유적지는 대부분 시엠립 타운의 북쪽에 있다. '앙코르'(Angkor)는 크메르어로 '수도', '성도'(聖都)라는 뜻이다. '수도의 사원'인 앙코르와트(Angkor Wat)와 '큰 도시'인 앙코르톰(Angkor Thom) 그리고 주변의 사원으로 구성돼 있다.

이 중 최고봉은 단연 앙코르와트다. 수르야바르만(Surya- varman) 2세가 1119~1150년에 약 2만5천 명을 동원해 힌두교의 비슈누(Vishnu) 신에게 바치기 위해 지었다고 전하는데, 사원에는 크메르인의 삶과 종교가 빼곡하게 부조로 남아 있다.

사원은 전생과 현생, 내생을 의미하는 3층 대칭 구조로, 원뿔형 탑 5개가 솟아 있다. 중앙 사원을 감싸고 있는 회랑에는 당시 크메르인의 신앙과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부조가 입체적으로 새겨져 있다. 사원 곳곳에서 발견되는 2천여 개에 달하는 압사라(Apsara) 여신의 춤을 추는 듯한 부조는 동작과 표정이 모두 달라 입이 떡 벌어지게 한다. 바늘 하나 들어갈 틈 없이 지은 정교한 건축 기술과 예술성에 탄성이 저절로 터져 나온다.

사원의 중앙은 힌두교 신들이 산다는 곳이다. 가파른 계단을 올라야 하지만 그럴 만한 가치가 있다. 웅장한 사원의 전체적인 모습이 발아래로 내려다보이기 때문이다.

◇앙코르톰, 화려한 부조로 장식된 왕국의 수도

앙코르와트 북쪽의 앙코르톰은 크메르 왕국의 수도로, 면적으로만 보자면 앙코르와트의 5배에 이른다. 건축물과 부조가 아름답지만 앙코르와트에 비해 명성이 떨어지는 이유는 유적이 많이 허물어졌기 때문이다. 국교를 힌두교에서 불교로 바꾼 자야바르만(Jayavarman) 7세가 힌두교 사원에서 돌을 가져와 지은 탓이라고 한다.

앙코르톰의 유적은 여기저기 흩어져 있다. 그래서 발품을 많이 팔아야 한다. 연민, 자비, 정의, 평등을 각각 상징하는 사면불상의 입구를 지나 가장 먼저 둘러볼 곳은 바이욘(Bayon) 사원이다. '앙코르의 미소'라고 불리는 바이욘 사원에도 역시 거대한 얼굴석상들이 솟아올라 있다. 원래 얼굴석상은 54개가 있었으나 지금은 37개만 남아 있다. 이 석상은 스스로가 관세음보살의 화신이라고 생각했던 자야바르만 7세의 얼굴이다. 빛의 방향과 밝기에 따라 시시각각 표정이 바뀌어 신비감을 더한다.

바이욘 사원은 부조도 훌륭하다. 참(Cham) 족과의 전쟁과 신화를 비롯해 시장, 닭싸움, 환자를 옮기는 모습, 악어에게 엉덩이를 물린 남자, 아기의 탄생 등 당시의 일상생활 풍경을 세밀하게 담고 있다.

바이욘 사원 북쪽의 바푸온(Baphuon) 사원은 앙코르톰이 건축되기 이전부터 있었던 힌두 사원이다. 중앙 사원까지 연결된 200m 길이의 참배 도로는 힌두교 신화 속 지상과 천상을 연결하는 무지개다리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사원 꼭대기에서 내려다보는 풍경이 아름답다. 또 사원 뒤편 벽면에는 거대한 와불(臥佛)이 있으니 꼭 찾아보도록 하자.

◇타 프롬, 거대한 뿌리가 감싼 경이로운 사원

앙코르톰에서 동쪽으로 약 1㎞ 떨어진 타 프롬(Ta Prohm)은 자야바르만 7세가 그의 어머니를 위해 만든 큰 규모의 사원이다. 수백 년간 방치되며 스펑나무(Spung Tree)의 뿌리가 사원을 감싸고 이끼 낀 돌 사이를 파고든 경이로운 모습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앤젤리나 졸리가 출연한 영화 '툼레이더'가 촬영된 장소로도 유명하다.

하늘을 찌를 듯 거대한 스펑나무는 벽과 지붕을 온통 휘감고 있다. 수백 년간 정글 속에 버려졌을 때 날아든 씨앗이 지붕과 벽면의 틈에 박혀 자라나 사원을 허문 것이다. 그러나 사원을 파괴한 이 나무는 역설적이게도 지금 건물을 지탱하는 구실을 하고 있다고 한다. 뿌리가 감싼 벽면 사이사이에서는 아름다운 부조를 발견할 수 있다.

타 프롬에는 신비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공간도 있다. 탑처럼 생긴 건축물에 들어가 벽면에 등을 기대고 서서 가슴을 치면 그 소리가 메아리를 치듯 내부로 울려 퍼진다. 탑의 천장이 뚫려 있고, 벽에 문이 나 있어 더 신기하게 느껴진다. 이곳에서 가슴을 치면 맺힌 한이 풀어진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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