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그루지야에서 반정부 시위가 한달째 지속되고 있다. 지난해 서방의 지원을 기대하고 시작한 러시아와의 전쟁에서 패한 후 경제상황마저 나빠지면서 국민들의 불만이 폭발한 것. 이처럼 주변국과의 분쟁과 내전으로 여행자들의 발길이 뜸했던 미지의 나라 그루지야를 EBS '세계테마기행'에서 찾았다. 평범한 일상을 독특한 이야기로 끌어내 주목받았던 영화 <미쓰 홍당무>의 이경미 감독이 큐레이터로, 정국불안이 고조되기 이전의 그루지야 구석구석을 포착해냈다.


동쪽으로 카스피해, 서쪽으로 흑해를 끼고 있는 카프카스 지역은 예로부터 유럽과 아시아를 연결하는 중요한 통로로 번영을 누렸다. 그리스 신화의 신들이 살았던 곳으로 자주 등장한 이곳은 아직 세상에 잘 알려지지 않은 신비한 여행지로 가득하다.


그루지야의 수도 트빌리시에서 카프카스산맥을 향해 북쪽으로 달리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산악도로를 만난다. 실크로드의 일부이기도 한 '그루지야 군사도로'다. 1799년 러시아가 군용물자 수송을 위해 만들었던 이 도로는 카프카스산맥의 만년설과 아찔한 절벽이 독특한 풍광을 만들어낸다. 도로를 따라 더 오르면 해발 2,200m의 산꼭대기에 세워진 '츠민다 사메바 교회'를 볼 수 있다. 카프카스 지역 사람들이 성스럽게 여기는 카즈베크 산(5,047m)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곳으로 그루지야 사람들은 이 교회가 기적이 일어나는 곳이라고 믿는다.




그루지야는 일본, 불가리아, 파키스탄과 함께 장수의 나라로 꼽히기도 한다. 유쾌하고 건강하게 살아가는 그루지야 사람들의 장수 비밀은 다름 아닌 와인. 전 세계인들이 사랑하는 음료인 와인이 기원전 약 8000년에 이곳 카프카스 지방에서 만들어져 전 세계로 퍼져 나갔다는 사실은 그리 잘 알려져 있지 않다. 그루지야 와인은 프랑스나 이탈리아 등 여타 유럽지역 와인에 비해 인지도가 떨어지지만, 이미 와인 애호가들 사이에서는 최고로 인정받는다. 그만큼 그루지야 사람들은 건강한 땅에서 일궈낸 와인을 '성스러운 액체'라 부르며 중요한 음식으로 여긴다.


그루지야하면 또 빼놓을 수 없는 것이 호수 같은 바다 '흑해'다. 터키, 러시아, 불가리아, 우크라이나 등 여러 개의 나라가 둘러싸고 있는 흑해 연안은 아름답기로 정평이 나있다. 그중에서도 그루지야 아자르 자치공화국 수도인 '바투미'는 흑해의 아름다움을 가장 잘 보여주는 휴양지다. 흑해의 5대 미항 중 하나인 바투미는 그리스 신화 <이아손의 황금양털> 이야기가 유래한 곳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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