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디바 초콜릿 공장을 가다

브뤼셀 고디바 공장에선 초콜릿을 만드는 공정의 상당 부분이 수작업으로 이뤄지고 있었다. 초콜릿 위에 장식을 올리는 모습.
브뤼셀 고디바 공장에선 초콜릿을 만드는 공정의 상당 부분이 수작업으로 이뤄지고 있었다. 초콜릿 위에 장식을 올리는 모습. / 고디바 제공
브뤼셀은 '달콤한 도시'다. 그랑플라스 광장 주변에는 건물마다 초콜릿 가게가 있다. 프리미엄 초콜릿 브랜드 고디바 공장도 브뤼셀에 있다. 달콤한 현장에 찾아갔다.

고디바 초콜릿 공장에 들어서면서 팀 버튼 감독의 영화 '찰리와 초콜릿 공장'이 떠올랐다. 영화처럼 초콜릿이 강물처럼 흐르거나 천장에 주렁주렁 매달려 있지 않을까. 실제 초콜릿 공장은 상상과는 달랐다. 하얀 벽 앞에서 직원들이 위생 모자를 쓰고 일하고 있었다.

한발 들여놓는 순간 진한 초콜릿 냄새가 코에 확 다가온다. 창립 90주년 기념으로 각국 기자들을 초청해 특별 공개했다. 1926년 유명 쇼콜라티에였던 피에르 드랍스의 브뤼셀 자택 지하실에서 시작된 고디바는 현재 100여개국 650여개 매장으로 영역을 넓혔다. 국내에선 2012년 정식 매장이 개설됐다. 전 세계에서 판매되는 초콜릿을 브뤼셀과 미국 펜실베이니아 공장 두 곳에서 생산한다.

고디바 초콜릿은 비싸다. 한 조각에 4000원 넘는 것도 있다. 공장을 들여다보니 그 이유를 좀 알 것 같았다. 헤이즐넛 반죽이 길이 80m의 엔로빙(enrobing·특정 재료를 중심에 두고 초콜릿으로 겉면을 감싸는 기법) 라인을 따라가면서 한입 크기로 커팅되고 그 위에 초콜릿을 입혀 굳히는 작업은 기계로 이뤄졌다. 하지만 초콜릿을 기계에 올리거나 내리는 작업, 초콜릿 위에 장식을 올리는 작업 등은 장갑 낀 직원들이 하나하나 손으로 직접 했다. 고디바 셰프 장 아포스톨루씨는 "초콜릿은 매우 정교하고 예민하게 다뤄야 하는 예술과 같다. 전통적인 수작업 방식을 고수한다"고 했다.

초콜릿은 16세기 카카오 생산지인 중앙아메리카를 정복한 스페인을 통해 유럽으로 전파됐다. 스페인 지배를 받던 벨기에도 17세기 무렵 초콜릿을 받아들였다. 1900년대 초 크림이나 말린 과일, 헤이즐넛 등을 속에 넣은 한입 크기 초콜릿 '프랄린'이 벨기에에서 처음 개발됐다. 주말마다 프랄린을 사기 위해 벨기에로 몰려드는 독일인들을 수송하는 기차가 '프랄린 익스프레스'로 불릴 만큼 폭발적 인기를 끌었다고 한다.

고디바 글로벌 총괄 셰프인 티에리 뮈레씨는 이날 볶은 헤이즐넛에 설탕 코팅하는 과정을 시연했다. 설탕을 팬에 넣고 끓이다가 온도가 110도 됐을 때 헤이즐넛을 넣고 잘 섞는다. 이것을 잘게 갈아 초콜릿 속에 들어가는 반죽을 만든다. 잘 팔리는 초콜릿 종류는 지역별 차이도 크다고 한다. "한국은 단맛이 덜한 다크 초콜릿, 일본은 단맛이 덜한 밀크 초콜릿, 미국은 달콤한 밀크 초콜릿을 선호한다"며 "각자 지역을 나눠 맡은 셰프 5명이 생강 비스킷(유럽), 쓰촨 후추(중국), 말차(일본) 등을 활용해 각 지역 입맛에 맞는 초콜릿을 개발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초콜릿을 제대로 맛보려면 맛과 향은 물론 모양과 감촉, 베어 물 때 나는 소리까지 오감(五感)을 모두 활용하라고 했다. 바닐라, 다크 코코아, 캐러멜과 흙냄새까지 하나의 초콜릿 안에 복잡하게 섞여 있는 맛을 마치 와인을 음미하듯 탐색하는 것이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