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 암보셀리 국립공원에서 바라본 킬리만자로의 모습.
케냐 암보셀리 국립공원에서 바라본 킬리만자로의 모습.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정상 부분의 만년설이 해가 갈수 록 줄어들고 있다. /이선민 선임기자
암보셀리 국립공원의 성가를 더 높여주는 것은 아프리카의 최고봉(最高峰) 킬리만자로가 바로 옆에 있다는 점이다. 킬리만자로 자체는 탄자니아에 속하고 등산로도 그쪽에 있지만 전경(全景)을 감상하기에는 암보셀리가 더 좋다고 한다. 평지에 불쑥 솟아있는 높이 5895m의 세계에서 가장 크고 높은 휴화산(休火山)은 강한 인상을 남긴다. 하지만 암보셀리 지역이 해발 약 1000m 고원이라는 점을 고려해도 지척에 보이는 저 산이 그렇게 높다는 사실은 좀처럼 실감 나지 않는다.

킬리만자로와 암보셀리가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것은 미국 소설가 헤밍웨이가 1936년 대표작의 하나인 단편소설 '킬리만자로의 눈(雪)'을 발표하면서였다. 사냥과 낚시를 아주 좋아했던 헤밍웨이는 1933년 여름 10주 동안 케냐와 탄자니아 일대를 여행했을 때 킬리만자로에 푹 빠져서 사냥을 즐겼고, 그때의 경험을 작품에 담았다. 헤밍웨이가 '킬리만자로의 눈'을 집필한 곳이 암보셀리였다고 한다. '킬리만자로의 눈'은 1952년 영화로도 만들어져 이곳을 더욱 유명하게 만들었다.

킬리만자로(Kilimanjaro)는 현지어로 '빛나는 산' '하얀 산'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하지만 헤밍웨이가 '온 세상처럼 넓고, 크고, 높고, 햇빛을 받아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하얗게 빛나는 킬리만자로의 평평한 꼭대기'라고 묘사했던 킬리만자로의 설산(雪山)은 이제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해마다 줄어들고 있다. 2009년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연구진은 1912년 이래 킬리만자로에서 만년설이85% 녹아내렸고 2000년 이후 4분의 1이 사라졌다고 발표했다. 그래서일까. 암보셀리 국립공원을 찾은 날은 아프리카에 비가 많이 내리는 대우기(大雨期)의 끝이었는데도 킬리만자로 정상에 쌓인 눈은 가는 띠 모양밖에 안 돼 조마조마한 마음이 들었다.
김성윤 기자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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