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엔 3000m의 고산이 있고, 사계절 따뜻한 물을 쏟아내는 노천온천이 있다. 일본인들의 향수를 자극하는 에도시대의 거리 풍경도 여전하다.‘작은 교토’로 불리며 일본인들의 ‘마음의 고향’으로 통하는 나가노현의 히다 다카야마는 3.11 대지진 이후에도 여전히 눈과 마음으로 통하는 절경을 간직하고 있다.

에도시대 교토의 옛 모습을 그대로, 다카야마 전통 거리

해발 650m에 살포시 내려앉은 기후현의 산촌 마을 ‘히다 다카야마(飛騨 高山. 飛騨는 다카야마의 옛 이름)’는 일본인에게 ‘마음의 고향’으로 불린다. ‘일본의 지붕’ 북알프스가 그들의 삶의 터전을 보듬고 있고, 향수(鄕愁)처럼 느끼는 에도시대 일본의 고즈넉한 옛 풍경이 오롯이 남아 있는 덕분이다. 지리적으로 일본 혼슈(本州)의 거의 중앙에 위치하고, 400여 년 전 만들어진 옛 마을의 풍광이 잘 남아 있다고 해서 ‘작은 교토(小京都)’라고도 부른다.

1 에도시대의 교토의 거리 모습을 잘 간직한 다카야마 전통 거리
다카야마 시내에 위치한 전통 거리(古ぃ町竝)는 일본을 상징하는 교토 문화와 에도시대의 문화가 한데 어우러진 곳이다. 조카마치(成下町)와 우에마치(上町), 시타마치(下町)의 3개 거리를 아우르는 이 전통 거리는 전통 건조물 보존지구로 지정, 관리하는 덕분에 지금도 에도시대 거리의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이곳엔 각종 전통 식당과 상점 등이 어우러져 있는데, 다카야마의 관광시설은 거의 이 전통 거리 주변에 모여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이한 것은 대문 처마 밑에 걸린 둥근 공 모양의 풀 덩어리다. 이것은 일본 양조장의 간판이라고도 할 수 있는 ‘스기타마(杉玉)’이다.

2 사루보보는 기후현 히다 지방에서 액막이 부적으로 만들던 인형이다 3 전통거리에서 인력거를 타는 현지인 4 양조장에 술을 새로 담그면 결던 스기타마
일본의 양조장에서는 새로운 술을 빚기 시작하면 삼나무 잎으로 만든 스기타마를 매달 았는데, 처음 스기타마를 걸 때는 초록색이지만 시간이 갈수록 잎은 갈색으로 바뀌게 된다. 이는 바꿔 말해 ‘새로 빚은 술이 맛깔스럽게 익어간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양조장을 지나다 이 스기타마만 보고도 술이 얼마나 익었나를 알 수 있었다.지금은 양조장뿐만 아니라 식당이나 술집에도 이 스기타마를 매달아놓는데, 이것은 ‘사카바야시(酒林)’라 부른다. 길을 따라 양옆으로 시내가 졸졸 흐르고 전통 건물의 긴 처마가 작은 그늘을 만드는 풍광을 따라 걷다 보면 과거로의 타임머신을 탄 기분마저 든다. 전통 거리는 옛 거리와 현대의 거리를 연결하며 과거와 현재를 함께 여행하는 통로를 만들어준다.

전통 거리는 그리 길지 않아 천천히 걸어 한 시간 정도면 시내 전체를 모두 돌아볼 수 있다. 다카야마를 가장 유명하게 만든 것은 매년 봄과 가을에 펼쳐지는 축제인 ‘다카야마 마쓰리’. 1586년부터 열리기 시작해 일본의 3대 축제(교토의 기온 마쓰리, 지치부의 밤 마쓰리)로도 꼽히는 이 축제는 화려한 모양새의 꼭두각시 인형과 깃발, 꽃 장식 등으로 꾸민 수레가 거리를 지나며 화려함의 극치를 자랑한다. 4월 14일부터 이틀간 열리는 축제를 ‘산노우마쓰리(山玉祭)’라 부르고, 10월 9일부터 열리는 축제를 ‘하치만마쓰리(八幡祭)’라 부르는데 매년 축제가 시작되면 전통 거리는 축제를 구경하려는 사람들로 발 디딜 틈도 없이 인산인해를 이룬다.

5 전망대에서 바라본 시라카와 촌. 산 아래 살포시 내려앉은 모습이 아늑하다
북알프스와 어우러진 온천과 옛 마을, 오쿠히다 다카야마 시내에서 조금 떨어진 오쿠히다는 일본 북알프스가 광활하게 펼쳐지는 곳이다. 겨울철 북알프스는 스키와 트레킹을 즐기려는 사람들로 붐빈다. 아름다운 자연 풍광을 벗 삼아 겨울을 즐기려는 꿈은 일본 현지인에게도 ‘일생일대의 희망사항’으로 꼽힌다. 여기에 오쿠히다를 더욱 빛나게 하는 것은 바로 온천이다. 오쿠히다는 일본의 3대 온천중 하나인 게로의 시작점으로, 일본에서 가장 많은 노천온천을 자랑한다.

오쿠히다 온천마을은 다카야마에 있는 다섯 곳의 온천을 아울러 부르는 것인데 히라유, 후쿠지, 신히라유, 도치오, 신호다카 온천이 바로 그것이다. 마을 전체에서 나오는 온천수는 일본에서 내로라하는 벳부와 유후인 온천에 버금간다.

6 눈이 지붕에 쌓이는 것을 막기 위해 뾰족하게 지붕을 얹은 가쇼즈쿠리는 유네스코세계문화유산으로 선정되었다 7 히라유 폭포는 온천수가 섞여 있어 족욕을 즐기기에 좋다
북알프스와 어우러진 온천과 옛 마을, 오쿠히다

다카야마 시내에서 조금 떨어진 오쿠히다는 일본 북알프스가 광활하게 펼쳐지는 곳이
다. 겨울철 북알프스는 스키와 트레킹을 즐기려는 사람들로 붐빈다. 아름다운 자연 풍광을 벗 삼아 겨울을 즐기려는 꿈은 일본 현지인에게도 ‘일생일대의 희망사항’으로 꼽힌다. 여기에 오쿠히다를 더욱 빛나게 하는 것은 바로 온천이다. 오쿠히다는 일본의 3대 온천중 하나인 게로의 시작점으로, 일본에서 가장 많은 노천온천을 자랑한다.

오쿠히다 온천마을은 다카야마에 있는 다섯 곳의 온천을 아울러 부르는 것인데 히라유, 후쿠지, 신히라유, 도치오, 신호다카 온천이 바로 그것이다. 마을 전체에서 나오는 온천수는 일본에서 내로라하는 벳부와 유후인 온천에 버금간다.

8 아침이면 물안개가 피어오르는 오쿠히다 온천 마을의 모습 9 일본 3대 와규로 꼽히는 히다규와 특산물이 정갈하게 놓인 다카야마의 상차림 10 오쿠히다의 노천온천에서는 북알프스를 바라보며 온천을 즐길 수 있다
줄지어 자리한 료칸 호텔엔 어김없이 노천온천이 마련되어 있다. 워낙 노천온천이 많은 곳이라 어느 곳에선 무료나 약간의 돈을 내면 제대로 된 노천온천을 즐길 수도 있다. 온천에서만 하루를 보내기 지루하다면 차로 2시간 30분 정도 거리에 있는 시라카와 촌(白川村))도 구경해보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이 마을은 억새로 엮은 초가지붕을 얹은 갓쇼즈쿠리(合掌造り)가 매우 아름다운 곳이다. 갓쇼즈쿠리는 ‘손으로 합장한듯한 모양의 지붕’을 뜻하는데, 이 뾰족한 지붕은 눈이 많은 지역에서 지붕에 눈이 쌓여 집이 무너지는 걸 대비한 것이다. 시라카와 촌에서 가장 큰 갓쇼즈쿠리 집인 와다가(和田家)는 이 지역 명문 가문의 집인데, 지금은 박물관을 겸한 전시관으로 이용되고 있다. 와다가의 갓쇼즈쿠리는 지붕 안에 넓은 공간이 있는데, 이것은 에도시대 중기 양잠업이 유행하자 이 공간에 양잠에 필요한 선반을 설치하기 위해 만든 것이었다.

시라카와 촌에는 아직도 사람이 살고 있어 옛 가옥과 현대의 삶이 공존하는 이색적인 풍경을 마주하게된다. 마을 안을 둘러봤으면 전망대로 가보자. 표주박처럼 고산에 둘러싸여 있는 옛 산촌 마을의 풍광이 한눈에 들어와 감탄을 연발하게 한다.

일본 북알프스는 3000m급 봉우리가 산수화처럼 펼쳐져 있어 경외심마저 일으킨다. 야리카다케, 노리꾸라다케, 가사다케 등 서로 높이의 우열을 겨루는 23개의 봉우리는 인간을 한없이 작게 만든다.

하지만 북알프스를 정복하진 않아도 둘러볼 방법은 있다. 신호타카 온천이 있는 가마타가와 마을에서 케이블카를 타면 2156m의 니시호타가 입구까지 올라갈 수 있다. 최고 3190m에 이르는 오쿠호타카다케에 비하면 아직도 훨씬 못 미치지만 낮게 깔린 구름을 뚫고 하늘로 오르는 기분은 근두운을 타고 승천하는 기분, 그 이상이다. 이 케이블카가 바로 일본 최초의 2층 곤돌라인 신호타가 로프웨이다. 이 로프웨이를 타고 정상에 오르면 여기서부터 북알프스 트레킹을 즐길 수 있다.

로프웨이 근처의 ‘히라유폭포’도 장관이다. 물안개를 피우며 장쾌하게 수직으로 떨어지는 폭포수엔 온천수가 섞여 있어 어디서건 족욕을 즐길 수 있다. 아예 주차장 근처에 노천 족욕탕을 무료로 마련해 두었으니 꼭 이용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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