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땅끝마을 가고시마

가고시마에 있는 일본의 국가 명승지 선암원에서 바라본 사쿠라지마 화산.
가고시마에 있는 일본의 국가 명승지 선암원에서 바라본 사쿠라지마 화산.
갑자기 행인들이 한 곳을 가리키며 사진기를 들었다. 바다 건너 멀지 않은 산 위에서 커다란 흰 연기가 솟아오르고 있었다. 말로만 듣던 '화산 폭발'이었다. 일본의 '땅끝마을' 가고시마(鹿兒島, 규슈 남단)에 있는 사쿠라지마(櫻島) 화산이 분출한 것이다. 그런데 다들 싱글벙글한다. 실제로 겁나기는커녕 진기하고 재밌는 현상을 봤다는 느낌이었다.

가고시마 도심에서 4㎞가량 떨어진 곳이지만 화산 폭발의 영향은 없었다. 그 뒤로 계속 분화(噴火)가 이어지면서 밤에 봤다면 불꽃놀이 같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위험하냐고? '절대, 절대, 절대 아니다'. 바로 그 산밑에 1500가구 5000여명의 주민이 살고 있고 산 중턱에 전망대가 2곳이나 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크고 작은 분화가 1년에 1000번가량 일어난다니 이들에게 분화는 '사건'이 아니라 '생활'의 일부인 셈이다.

일본은 어디 가도 화산, 온천, 눈(雪), 일본정식(화식·和食)이 있다. 가고시마도 마찬가지다. 이곳의 특별한 점은 그 천편일률성에서 살짝 벗어나 있다는 것이다. 먼저 그냥 화산이 아니라 활화산(그것도 바로 가까이서 볼 수 있는)이다. 일본 내 80여개의 화산 중 7개가 이곳에 몰려 있다. 그냥 온천이 아니라 바닷가 모래찜질이 가능한 온천(모래 밑에서 열기가 올라와 원적외선을 받을 수 있는 점이 물 온천과 다르다)이다. 음식도 빼놓을 수 없다. 흑돈(黑豚) 샤부샤부와 돼지족발찜은 일본 내에서도 알아준다. 소고기 역시 우리에게 친숙한 고베 와규의 원조 격이다. 여기서 6개월 키운 소를 고베로 보내기 때문이다.

일본의 인재를 다수 배출한 '정기(精氣)' 서린 곳이기도 하다. 메이지유신 3걸(傑)인 사이고 다카모리, 오쿠보 도시미치, 기도 다카요시가 모두 이곳 출신이다. 한때 일본의 엄마들이 자식에게 정기를 받게 하려고 이곳으로 원정출산을 올 정도였다고 한다. 정유재란(1598년) 때 조선에서 끌려온 17개 성씨의 도공 43명이 후손을 남겨 도자기 마을을 형성한 것도 '문화관광'이 가능한 대목이다. 15대까지 이어진 심수관(沈壽官) 집안의 도자기 전시관도 이곳에 있다. 이도 저도 싫으면 제주올레를 본뜬 규슈 올레코스나 기리시마에서 화산 부근의 칼데라 호수를 따라 걷는 트레킹을 다녀와도 좋을 일이다.


인천공항에서 가고시마까지 대한항공 직항편이 있다. 12월 중순 이후부터 주 3회에서 매일 운항으로 바뀌어 한층 좌석에 여유가 생긴다. 가고시마는 남단이어서 우리나라보다 기온이 다소 높은 편이다. 한겨울에도 눈이 거의 안 내려 골프나 트레킹에 지장이 없다. 세양여행사(02-717-9009)나 www.jroute.or.kr에서 여행상품 정보를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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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本 규슈

[그래픽] 일본 규슈

인천공항에서 1시간 20분. 제주도 조금 지났는가 싶더니 일본 규슈(九州)의 가장 큰 도시 후쿠오카(福岡)에 내렸다. 한두 시간 지방 여행 가는 기분으로 길을 나서 온천 여행을 즐길 수 있는 곳이 규슈다. '불의 나라'라고 불릴 정도로 온천이 많다. 연평균 기온이 16도 정도이며, 한겨울에도 영하로 내려가는 경우가 드물어 겨울 온천 여행객들이 몰리는 곳이다.

◇규스이케이 협곡과 '꿈의 현수교'

후쿠오카에서 렌트카를 이용해 온천 도시 유후인으로 길을 나선다. 규슈 동부 쪽으로 갈수록 평야가 산지로 서서히 바뀌더니 산과 계곡이 어우러지는 아름다운 드라이브 코스가 나타났다. 하얀 벽면에 검은 기와를 얻은 일본식 집들이 모여 있는 소읍(小邑)이나 일본 전통 복장을 한 허수아비가 논을 지키는 풍경도 간간이 눈에 띈다. 오이타(大分) 자동차도로를 타고 가다 고코노에 톨게이트로 빠져나와 국도로 접어드니 규스이케이 협곡이 나온다. 이 협곡은 규슈 지역에서도 깎아지른 절벽과 단풍이 아름다운 곳으로 이름 나 있다.

협곡에서 20여분 정도 산길을 더 달리자 '꿈의 현수교'라고 불리는 '유메오쓰리바시'가 나온다. 나루코강의 깎아지른 계곡 상공 173m 높이에 길이 390m로 2006년 놓인 다리다. 폭 1.5m로 두 명이 겨우 지나다닐 수 있는 보행자 전용 현수교다. 15분 정도면 왕복할 수 있지만, 다리 중간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다리가 후들거려 제대로 걷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 마치 하늘에 붕 떠서 내려다보는 기분이다. 마침 늦단풍이 사방을 천연색으로 물들이는 가운데 저 멀리 족히 100m는 훌쩍 넘을 폭포 2개가 수직 직하하는 모습이 장관이다.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단풍이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온천 테마 마을, 유후인과 우레시노

규슈 사가현 우레시노에 있는 야외 온천. 숲이 우거진 계곡에 료칸을 짓고 온천탕을 만들어 계곡을 보며 온천을 즐길 수 있다.
규슈 사가현 우레시노에 있는 야외 온천. 숲이 우거진 계곡에 료칸을 짓고 온천탕을 만들어 계곡을 보며 온천을 즐길 수 있다. / 한준호 영상미디어 기자
'유메오쓰리바시'에서 일본의 대자연을 보았다면, 인근 온천마을 유후인에선 일본의 속살을 느낄 수 있었다. 료칸에서 온천물에 몸을 풀었으면 다다미방에서 전통 요리 가이세끼(會席)를 먹어볼 일이다. 맑은 국물, 사시미, 구이요리, 조림요리, 튀김 등 10여 가지의 코스가 나온다. 음식 맛도 맛이지만 예술 작품 만들 듯 아기자기하게 꾸민 모양새가 인상적이다. 입술에 감기는 사케를 곁들이면 좋다. 음식을 먹는다기보다 일본의 전통을 맛보는 기분이다.

유후인은 마을 전체가 관광 상품이다. 나지막한 가옥이 늘어선 거리 곳곳에 잡화점과 기념품점, 갤러리 등이 늘어서 있다. 유후인 민예촌에서는 메이지 시대 때 가옥과 생활상을 복원한 모습과 규슈 전통 공예 작품을 구경할 수 있다. 긴린코 호수는 밑바닥에서 차가운 물과 온천수가 동시에 솟는데, 새벽녘에는 수면 위로 물안개가 자옥하게 피어오르는 장면을 연출한다.

규슈 북서부 사가현에 있는 우레시노 온천도 후쿠오카에서 2시간 정도면 갈 수 있다. 나트륨 성분이 많아 온천 후 피부가 매끈해져 특히 여성들에게 인기다. 우레시노 온천 마을 인근 계곡에 자리한 료칸에서 야외 온천을 즐겼다. 대나무숲이 우거진 계곡에 료칸을 짓고 온천탕을 만들어 물 흐르는 소리를 들으며 온천을 즐길 수 있도록 만들었다. 아무 데나 파면 온천수가 나온다는 이곳에는 온천수를 이용해 만든 두부가 별미다. 후쿠오카와 유후인을 오갈 때 '유후인노모리'라는 관광열차를 타면 색다른 추억을 만들 수 있다. 객차 바닥과 짐받이, 탁자를 나무로 만들었다. 열차 안에서 유후인 특산물로 만든 도시락을 까먹는 재미도 빼놓을 수 없다.

◇후쿠오카 포장마차촌

후쿠오카 도심에 불을 밝힌 포장마차촌.
후쿠오카 도심에 불을 밝힌 포장마차촌. / 한준호 영상미디어 기자

규슈 여행의 출발지인 후쿠오카에는 포장마차 거리가 명물이다. 밤이 되면 도심 강변 100여m 구간에 일본식 등을 밝힌 포장마차들이 불을 밝힌다. 각종 생선 튀김, 어묵은 물론, 라멘을 철판에 볶는 야키라멘, 계란말이 속에 명란젓이 들어 있는 '명란젓 계란말이' 등을 맛볼 수 있다. 퇴근한 직장인과 연인, 외국 관광객들이 뒤섞여 무릎을 맞대고 연신 젓가락을 놀리는 풍경이 정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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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R규슈 레일패스

규슈 지역을 여행하는 외국인 여행객들을 위한 철도 자유이용 패스다. 일본의 잘 갖춰진 철도망을 적절히 활용할 수 있다. 규슈 전 지역에서 사용 가능한 티켓과, 규슈 북부 지역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패스가 있다. 북규슈패스는 3일(7000엔)과 5일(9000엔) 패스가 있다. www.jrkyushu.co.jp/korea

렌터카 이용법

자유롭게 여행 동선을 짜고 대중교통이 닿기 어려운 곳도 방문할 수 있는 게 장점. 요즘은 렌터카에 한국어 안내가 나오는 내비게이션이 기본 탑재된 경우가 많다. 내비게이션에 목적지 전화번호만 입력하면 안내가 나오기 때문에 일본어를 몰라도 사용할 수 있다. 소형 차량은 하루 8000~1만엔. 예약은 한국 여행사나 www.toyotarent.co.kr, www.nipponrentacar.co.jp 등 일본 여행 전문 사이트를 통해 할 수 있다.

자전거로 후쿠오카 돌아보기

후쿠오카 번화가인 나카스에 있는 ‘후쿠차리’에서 자전거를 대여해 시내 트레킹을 즐길 수 있다. 092-292-8889

우레시노 온천

사가현 한국어 홈페이지(www.asobo-saga.jp/lang/korean) 참고.

규슈지역 온천여행 상품

내일투어 ‘규슈/유후인 가에데노쇼우자 노천객실 금까기’. 48만9000원부터. (02)6262-5050 ○여행박사 ‘우레시노+후쿠오카, 그녀들만의 女幸(여행) 그녀들이 좋아하는 온천+쇼핑’ 22만9000원부터. 070-7017-9758 ○온라인투어 ‘가을맞이 온천여행. 북규슈/벳푸/아소/유후인 3일’ 21만9000원부터. (02)3705-8120 ○웹투어 ‘료칸체험 매일 출발 유후인온천/후쿠오카 4일’ 27만9000원부터. (02)2222-2551 ○인터파크 투어 ‘유후인 여명. 먹고~자고~쉬고~ 온천 자유여행 3일’ 26만5000원부터. (02)3479-6452

후쿠오카에서 유후인으로 가는 길에 있는 ‘유메 오쓰리바시’.
후쿠오카에서 유후인으로 가는 길에 있는 ‘유메 오쓰리바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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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중부 지방의 오쿠히다 온천
일본 중부 지방의 오쿠히다 온천./하나투어 제공

함박눈을 맞으며 뜨끈한 온천욕을 하고픈 때다. 전국에 3000여 온천이 있는 일본의 여행 성수기가 1~2월인 것은 그런 이유도 있다. 이 가운데 60곳가량이 국내 여행 상품으로 나와 있다. 최근 하나투어는 일본 여행 전문가 107명에게 설문을 돌려, '내 생애 최고의 일본 온천 톱 12'를 꼽았다. 온천 수질과 개성, 자연 휴양, 숙소(호텔과 료칸) 4가지 항목으로 평가한 결과, 규슈 구로카와 온천이 1위에 올랐다. 하코네 온천과 일본 3대 명탕(名湯)으로 알려진 고베 아리마 온천이 그 뒤를 이었다.

규슈는 온화한 기후와 온천 관광으로 잘 알려진 지역이다. 온천 도시 벳부를 중심으로 구로카와, 유후인, 우레시노, 이브스키 등 규슈 전역에 걸쳐 유명 온천이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다.

1위를 차지한 구로카와 온천은 '데가타'라는 공동입욕권 제도를 도입해 일본에서도 매년 상위에 오르는 온천 마을이다. 입욕권 한 장으로 다양한 온천 시설 중 3곳까지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전경이 탁 트인 노천온천이 있는 '산아이고원호텔'과 객실마다 온천탕을 갖춘 고급 료칸 '하나무라'를 추천한다.

규슈 못지않게 온천이 많은 홋카이도는 청정 자연과 음식으로도 유명하다. 대게와 털게, 가리비 등의 수산물이 입을 즐겁게 해 식도락 여행을 즐길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홋카이도 3대 온천으로 꼽히며 오랫동안 인기를 누려온 노보리베쓰, 도야와 더불어 최근엔 도카치가와 온천이 각광을 받고 있다.

도쿄에서 1시간 정도 떨어진 하코네는 자연 휴양 여행에 제격이다. 화산활동으로 생성된 오와쿠다니 지옥 계곡과 아시호수 유람선에서 바라보는 후지산 전경이 일품이다. 하코네 자연 속에 있는 고급 료칸 '덴세이엔'은 최고층에 마련된 대형 노천온천이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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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럭셔리료칸의 대명사격인 호시노리조트의 '아소 카이'는 온천 료칸 휴식의 묘미를 맛볼 수 있는 곳이다. 마침 지난 2월 중순 쿠로가와 산간지대에는 폭설이 내려 카이아소 료칸이 온통 설국으로 변신했다. 하얀 눈을 이고 있는 삼나무-굴참나무숲 속 객실 테라스 노천탕 또한 일품이다. 한기를 이기며 뜨끈한 노천탕에 몸을 담그자면 과연 휴식의 진수를 실감하게 된다.
<규슈로 떠나는 명품 료칸기행 2선> 

절기가 봄을 재촉하는 우수(雨水·19일)라지만 아직 한기가 차갑다. 특히 이무렵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리니 여전히 따뜻한 곳이 그리워지는 때다. 겨울과 봄의 간절기, 활기를 되찾게 해주는 여행 테마로는 온천욕이 무난하다. 거기에 몸과 마음이 편안해지고, 미식과 럭셔리 환대체험 까지 경험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일터. 일본 규슈의 전통 온천마을 쿠로가와-유후인으로 발길을 옮기자면 이 같은 원기충전의 웰빙 여정이 가능하다. 

카이아소 리셉션 빌딩
규슈지방 전통 온천지대의 대명사격인 쿠로가와는 일본의 대자연과 전통문화, 미식에 이르기까지 총체적 매력을 맛볼 수 있는 보기 드문 여행지다. 특히 일본인들의 로망 '카이 아소' 료칸은 일상과 단절된 고원 산림지대에 자리해 조용한 침잠의 시간을 보내기에 적당하다. 하얀 눈을 이고 있는 적막한 삼나무-굴참나무 숲 속의 개인 노천탕에 몸을 담그고 있자면 과연 온천 료칸 휴식의 묘미를 실감케 된다. 유후인 국립공원 숲속의 신개념 료칸 '쿠오리테이'는 또 어떠한가. 아소산이 바라보이는 운치 있는 풍광 속에서 자리한 멋진 공간에서 편안하고 세련된 일본 료칸의 진수를 체험할 수 있다. 

카이아소
◆일본을 대표하는 명품 료칸 쿠로가와 '카이아소'

일본 구마모토현에 자리한 전통 온천마을 쿠로가와는 '화산과 온천의 나라' 일본의 매력을 제대로 즐길 수 있는 곳이다. 해발 700m 구주 고원지대에 자리한 이곳은 과연 규슈지역 최고의 온천지대라는 말이 실감날 만큼 다양한 테마의 온천이 자리하고 있다. 그중 해발 1000m의 세노모토 고원에 위치한 호시노리조트의 '아소 카이'는 휴식의 묘미를 맛볼 수 있는 일본 럭셔리료칸의 대명사격이다. 

지난 2월 중순 마침 쿠로가와 산간지대에는 폭설이 내려 카이아소 료칸이 온통 설국으로 변신했다. 눈에 덮인 카이아소는 일상과 단절된 선계의 공간 그 자체였다. 

카이아소는 일본을 대표하는 료칸 & 리조트 그룹인 '호시노 리조트'의 프리미엄 온천 료칸이다. 숲속에 자리한 테라스와 객실 전용 노천온천에서 사계절 그 모습을 달리하는 아소의 대자연을 감상하며 품격 있는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카이아소 노천탕
아소 국립공원 내에 위치한 료칸 카이아소는 약 2만6446㎡(8000 평)의 너른 부지내에 12동의 별채 객실, 다이닝, 테라스, 스파 시설 등을 갖추고 있다. 때문에 그만큼 넉넉하고 프라이빗한 공간 속에서 망중한을 즐길 수가 있다. 

호시노리조트의 '카이(界)'는 작지만 최상의 서비스와 시설을 갖춘 온천 료칸을 지향한다. 카이브랜드의 큐슈 첫 번째이자 유일의 브랜치인 카이 아소 역시 이 같은 콘셉트를 담아내고 있다. 

카이 아소는 일본 유수의 인테리어 디자이너 사토 이치로 씨가 '목재와 석재의 따뜻함'을 테마로 디자인 했다. 분위기 있는 재즈선율이 흐르는 라이브러리 라운지에서는 벽난로 앞에 앉아 음악과 독서의 여유를, 테라스 라운지에서는 매일 저녁 따끈한 군고구마를 구워낸다. 

카이세키요리
운젠다케의 '한즈이료'와 더불어 규슈 최고의 명문 료칸으로 꼽히는 '카이아소'는 세련되고 극진한 환대를 실감케하는 곳이다. 이곳은 여느 전통 료칸과는 달리 고급 리조트호텔과 료칸의 장점을 살려 놓은 곳이다. 손님맞이 방식도 특급 호텔 이상이다. 현대식 벽난로 앞에서 맛깔스런 간식과 따뜻한 말차를 마시며 료칸 전반에 대해 설명을 듣는다. 이후 스태프의 안내로 료칸 시설과 정원, 객실 구경에 나선다. 호텔문화에 익숙한 외국인들로서는 훨씬 물흐르듯한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는 셈이다. 

가이세키 회요리
▶럭셔리 공간 '객실& 노천탕'

카이아소의 모든 객실은 단독 별채로 이뤄져있다. 차분하면서도 세련된 화모던의 인테리어가 특징. 객실 내에는 자쿠지를 겸한 실내탕과 테라스, 전용 노천온천을 갖추고 있어 완벽한 프라이빗 공간이 펼쳐진다. 따라서 일단 별채에 들어서면 철저한 독립공간으로 자유로움 속에 휴식을 취할 수가 있다. 특히 청정 숲속에 안온하게 파묻힌 료칸은 큼직한 객실 노천온천이 명물로, 눈 내린 숲속에서 즐기는 노천 욕이 일품이다. 눈 덮인 삼나무숲, 굴참나무 숲의 차갑고 청명한 기운과 뜨끈한 온천수의 조화가 노천 욕의 묘미를 더해준다. 노천탕 앞에 파노라마처럼 펼쳐진 아소다케의 설경도 압권이다. 가을이면 고운 단풍이, 여름엔 녹음이 진경이다. 

수질도 온천욕을 즐기기에 적당하다. 부지내 2개의 원천으로부터 끌어 올려진 온천수는 섭씨 41~42도의 무색투명의 단순천(ph7.6)으로 신경통, 근육통, 관절통, 오십견 등에 효험이 있다는 게 총지배인 이토 상의 설명이다. 

정갈한 아침 식사. 비단두부찜과 생선구이가 추가 된다.
▶카이아소의 자랑 '음식' 

료칸 기행의 묘미는 음식에도 있다. 이른바 가이세키요리. 에도시대부터 시작된 일본의 정식 요리인 혼젠요리를 간단하게 변형한 것이다. 계절 식을 기본으로, 같은 재료, 같은 요리법, 같은 맛이 중복되지 않도록 한다. 또 음식의 맛, 색깔, 모양을 고려하고, 그릇의 모양과 재질도 함께 감안해 준비한다. 

카이아소 역시 음식이 큰 자랑거리다. 료칸의 자존심을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음을 실감케 하는 음식들은 얼핏 이탈리아, 프랑스의 미슐랭 스타급 레스토랑에 견주어 손색이 없다. 료칸이 위치한 규슈 지방은 일본 내에서도 식재료가 풍부한 곳이다. 이 같은 점을 적극 활용, 규슈의 향토요리와 일본 문화를 조화시킨 새로운 창작 가이세키요리를 선보이고 있다. 저녁식사는 코스 요리로 최상급의 와규(和牛)와 신선한 해물요리 등을 제공하고, 아침식사는 깔끔하면서도 정갈한 일식 정식을 맛볼 수 있다.

디저트
우선 맛깔스럽고 풍성한 가이세키요리는 샴페인 등 식전주로 시작한다. 전체 요리로 아소지역의 말고기회(바사시), 코티지치즈, 게살과 국화잎의 키누타마키(생선 등을 얇은 식재료로 말아낸 요리)가 나온다. 푸아그라와 곶감, 쑥갓 된장과 핫보우소스를 곁들인 연두부, 소송채와 구운 표고버섯 무침, 오리훈제와 사과 꼬치, 아몬드를 묻혀 튀긴 연어전병, 토란줄기의 가다랑어포 무침, 돈부리와 날치 알을 곁들인 가지스프 등 맛나고 진귀한 요리들이 줄을 잇는다. 이후 국요리가 나온다. 무로 만든 떡튀김과 꽃게조각, 완두를 올린 호박스프 등이 그것인데 쫄깃한 떡튀김의 식감이 일품이다. 고등어, 골뱅이, 생새우 등의 카이아소 생선회, 그리고 다진 새우 신비키 튀김, 제철야채튀김 등의 튀김류, 부드러운 달걀에 다양한 재료를 넣어 찐 오보로찜, 두부껍질 백합뿌리찜 등의 찜류, 일품요리로 와규- 능성어 샤브샤브, 흰쌀밥에 개운한 미소된장국 식사 등 10가지의 진귀한 별미가 줄을 잇는다. 이후 밤아이스크림과 무스 사과풍미 등 5가지(택일)의 후식이 순서를 기다린다. 

눈에 덮인 별채
그야말로 성찬이다. 생소한 진미가 마치 하나의 작품처럼 아기자기한 그릇에 담겨져 나온다. 고급 료칸에서의 식사는 좀 더 느긋하게 맛보는 게 필요하다. 갈수록 진미가 더해지기 때문이다. 

예약한 시간에 먹게 되는 아침 식사도 정갈하지만 풍성하다. 부드러운 비단두부찜, 모로미다시마, 가마아게 멸치, 오징어젓갈, 온천계란, 조림요리, 야채샐러드, 오늘의 건어물(마른 생선구이), 쌀밥에 보리된장국, 야채절임, 과일, 그리고 황금색 젓소우유(5가지의 음료 중 하나를 고른다) 등 한상 가득이다. 

눈 내리는 쿠로가와 마을 풍경.
한편 카이아소 다이닝에는 료칸 품격에 걸맞게 소믈리에가 상주해 있어 다양한 와인과 큐슈 각 지역의 사케, 소주 등도 맛볼 수 있다.

▶쿠로가와 온천 마을 한바퀴

구마모토현 해발 700m 깊은 산 속에 자리한 온천마을로, 고풍스러운 일본 전통 온천마을의 풍취가 느껴지는 곳이다. 마을 전체가 온천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작은 마을 내에 30여 개의 온천이 성업 중이다. 때 묻지 않은 자연 속에서 조용히 전통 온천을 즐길 수가 있어 일본인들 사이 인기가 높다. 

카마난바 소바
쿠로가와 온천마을은 다양한 온천을 접할 수 있는 온천 순례 관광이 일반화 돼 있다. 뉴토데가타(1200엔) 라는 온천 순례 패스를 마을 중심에 위치한 가제노야(쿠로가와온센여관조합 사무실)에서 구입하면 쿠로가와 온천 료칸 중 3곳의 온천을 골라서 이용할 수 있다. 

미용에 좋아 '미인온천'으로 이름나며 여성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는 이코이 료칸, 온천수질이 좋기로 유명한 쿠로가와소, 강가 근처에 자리해 그림 같은 풍경을 자랑하는 야마미즈키, 그리고 온천뿐 아니라 실내온천풀이 마련돼 가족여행객에게 인기 있는 오쿠노유 등 쿠로가와 온천 마을 곳곳에 자리한 료칸들을 이 온천 패스로 돌아볼 수 있다.

쿠로가와 마을 냇가에 설치된 대나무 조형물이 이색 풍광을 자아낸다.
쿠로가와 마을을 둘러보는 데에는 반나절이 채 걸리지 않는다. 한적한 골목길을 훑다 보면 운치 있는 료칸과 소박하지만 아기자기한 상점을 곳곳에서 만날 수 있어 쿠로가와의 매력에 푹 젖어 들게 된다. 특히 짙은 숲에서 뿜어져 나오는 맑은 공기가 힐링 산책을 담보해준다. 마을 산책 중 제과점에서 맛보는 슈크림 빵도 별미다. 또 소바로 유명한 식당 모쿠베에 들러 따끈한 '카모난바 소바(750엔)'로 맛난 점심을 해결할 수 있다. 관광안내소의 타니히카루씨가 유창한 한국어로 친절한 안내를 해준다. 

관광안내소의 타니히카루씨
◆유후인 국립공원에 자리한 럭셔리 료칸 '쿠오리테이'

신개념의 '쿠오리테이 료칸'은 구주연산 산기슭, 구마모토의 아소와 유후인의 유후다케를 잇는 고원에 자리하고 있다. 특히 청정 대자연에 위치해 일상탈출의 묘미에 푹 젖어 들 수 있는 곳이다.

구주 연산의 산기슭, 해발 1000m의 고원 중심에서 솟아나는 온천인 쵸자바루(長者原) 온천은 수량이 풍부하고, 수질도 빼어나다는 평이다. 

'쿠오리테이'는 아소 국립공원 내에 9개의 별채 객실과 대욕장, 5개의 가족탕, 레스토랑 등의 시설을 갖추고 지난 2011년 문을 열었다. 여유 있는 공간과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인테리어가 특징으로, 유후인의 유명 료칸 '니혼노아시타바'의 오카미상이 프로듀스했다.

쿠오리테이 료칸 객실의 노천온천
쿠오리테이의 객실과 대욕장 등의 모든 온천탕은 카케나가시, 즉 이용한 원천을 그대로 흘려보내는 방식으로 공급되고 있어 항상 신선한 온천욕을 즐길 수 있다. 또 이곳의 온천수는 일본 내에서도 드문 탄산수소염 성분으로, 피부미용과 만성피부염에 탁월한 효험을 지닌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남녀별 넓은 대욕장과 노천온천, 각각 다른 분위기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5개의 가족탕이 있어 숙박 기간 동안 다양한 온천을 즐길 수 있다.

별채 스타일의 9개 객실 동은 2개의 객실이 1동으로 되어 있는 이른바 땅콩 주택형태로, 양실 스타일이 4동, 화양실 스타일 4동, 1개의 특별실을 갖추고 있다. 특별실은 최대 5명까지 숙박이 가능한 풀빌라 스타일이다. 각 별채 객실은 모던하고 깔끔한 인테리어가 특징으로, 리빙룸 공간의 큰 창과 오픈테라스를 통해 아소의 대자연을 조망할 수 있다. 실내탕뿐만 아니라 커다란 사이즈의 전용 노천온천도 갖추고 있다. 또한 최신의 리조트 료칸 답게 전 객실에서는 무료로 Wi-fi 이용이 가능하다.

쿠오리테이 전망대에서 바라본 주변 고원의 풍광
쿠오리테이는 음식도 수준급이다. 일본 국내의 식재료를 충분히 활용한 일식을 기본으로, 여기에 서양과 아시아의 풍미를 가미한 다채로운 요리를 선보이고 있다. 따라서 일본인뿐만 아니라 외국인 체류객도 만족할 만한 음식을 내놓고 있다. 석식과 조식 모두 넓은 창을 통해 아소 고원이 내려다보이는 다이닝에서 식사를 한다.

▶유후인 온천마을 한바퀴

◇온천 호수 긴린코 =유후인을 대표하는 관광명소다. 호수에서 잉어가 뛰어오를 때 그 비늘이 금색으로 보인다고 해서 이 같은 이름을 얻었다. 차갑고 따뜻한 온천수가 흐르는 자그마한 호수로, 겨울에도 수온이 높아 이른 아침에는 자욱한 물안개가 피어올라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호수 가장자리 나무데크는 사진 촬영 포인트가 된다. 호수와 유후다케를 배경으로 포즈를 취할 수 있다. 호수 주변에는 소바집과 멋진 카페도 즐비하다. 

쿠오리테이 카이세키요리
◇유노츠보 거리

유후인역 인근에 자리한 대표적 관광거리이다. 일본 전통분위기를 살려 마치 동화속 마을처럼 예쁘게 꾸며 두었다. 기념품 가게, 과자-케이크 등 미식거리 숍과 카페들이 줄지어 늘어서 있다. 메이지 시대 양식의 가옥이며, 저마다 특색 있는 가게가 풍성한 눈요깃감이다. 테디베어 가게, 잼 공방, 토토로부터 헬로 키티까지 각종 캐릭터를 만날 수 있는 상점, 아름다운 그림을 전시한 미술관, 전통 있는 작은 카페 등 곳곳에 시간이 멈춰 있는 듯한 풍경이 펼쳐진다. 마치 '전통 마을'처럼 꾸민 '새로운 마을'인 셈이다. 마을 전체를 걸어서 꼼꼼하게 돌아본다 해도 반나절이 채 걸리지 않는다. 

유노츠보 거리를 메우는 인파의 대부분은 일본사람들이다. 현지인들에게 인기 있는 여행지, 사랑받는 관광코스가 외국인들에게도 명품 여행지가 될 수 있음을 제대로 보여주는 경우다.

쿠오리테이료칸 객실 별채
◇미식 천국 '유후인' 

유후인 거리를 느릿하게 걷다보면 곳곳에 미식 맛집이 자리하고 있어 행복한 고민에 빠지게 된다. 한결같이 구미가 당기는 것들이다. 그 중 롤케이크 전문점 '유후후'에서는 부드러운 롤 케이크뿐만 아니라 커피와 샌드위치, 신선한 우유와 계란으로 만든 푸딩도 맛 볼 수 있다. 유노츠보 거리 의 금상고로케도 유명 맛집이다. 갓 튀겨 바삭한 튀김옷 안에 고구마, 감자 등 부드럽고 달콤고소한 소가 입 안에서 살살 녹는다. 또 후쇼안(不生庵)은 유후인 3대료칸 중 하나인 무라타에서 운영하는 소바집으로 직접 뽑는 면으로 유명하다. 쿠로부타 소바(容�干族벧) 1470엔.

쿠로부타소바
◆여행메모

▶가는 길

◇항공=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제주항공 등이 '인천~후쿠오카'를 수시로 운항한다. 소요시간 1시간 20분. 

◇료칸 카이아소=숙박객을 위해 쿠로가와까지 송영서비스를 해준다. 

◇쿠로가와 온천=후쿠오카 공항에서 하카타 시내로 이동, 하카타 버스터미널에서 쿠로가와 온천행 고속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편도 약 3시간 정도 소요되며 하루 세편 운행한다.

◇료칸 쿠오리테이=유후인과 쿠로가와의 중간에 위치하고 있으며, 숙박객을 위해 JR 유후인역 까지 무료 송영차량을 운행하고 있다. 유후인에서 료칸까지는 차량으로 약 40여 분 소요되며, 최대 6명까지 함께 탑승할 수 있다. 또한 체크아웃 후에는 유후인 또는 쿠로가와 지역으로 송영 차량 신청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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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규슈 올레'로 떠나는 여행

규슈 올레 야메 코스는 광활한 녹차밭을 가로질러 걷는 길이다. 중앙대다원이라 불리는 62만㎡ 차밭에 온통 초록의 물결이 펼쳐진다.
규슈 올레 야메 코스는 광활한 녹차밭을 가로질러 걷는 길이다. 중앙대다원이라 불리는 62만㎡ 차밭에 온통 초록의 물결이 펼쳐진다. / 야메(규슈)=이한수 기자
'팔녀(八女)'라고 쓰고 '야메'라고 읽는다. 일본 규슈 후쿠오카(福岡) 남동쪽, 자동차로 1시간 떨어진 인구 7만명 소도시 야메(八女). 일본을 대표하는 차(茶) 생산지다. 지난 6일 이곳에 '규슈 올레' 새 코스가 오픈했다. 온천으로 유명한 벳푸(別府) 코스와 함께 개장했다. 2012년 시작한 규슈 올레는 야메와 벳푸 두 코스가 추가 오픈해 14개 코스로 늘었다. 올레는 제주도에서 시작한 '걷는 길'의 대명사. 규슈관광추진기구는 제주올레(이사장 서명숙)에 로열티를 지불하고 '올레'라는 이름을 사용하고 있다.

야메 코스는 광활한 차밭과 5~6세기 고분군(古墳群)을 걷는 9.2㎞ 길이다. 평탄한 길이어서 트레킹 초보자도 3~4시간이면 완주한다. 출발점인 야마노이(山の井) 공원에서 500~600m 걸으면 옛 무덤이 나타난다. 서기 500년대 만들어진 고분 300개 중 조성 시기가 가장 늦은 것으로 추정되는 도난잔(童男山) 고분이다. 길이 18m에 이르는 석실(石室) 일부를 직접 들어가 볼 수 있다.

1시간 정도(야메시에서 준 팸플릿에 따르면 3.4㎞ 지점) 걸었을까. '녹색 바다'가 탄성을 자아낸다. 중앙대다원(中央大茶園)으로 불리는 차밭이다. 총면적 62만㎡. 시선을 돌리는 곳마다 온통 초록색 물결이 안구(眼球)에 넘실댄다. 지역민이 공동으로 운영하는 야메차(茶)는 일본 정부가 최우수 농산물에 주는 '덴노(天皇·일왕)상'을 받았다.

조금 지칠 무렵(7.3㎞ 지점) 마을길을 따라 걷다 보면 옛날식(式) 사이다 '라무네'(110엔)를 파는 가게가 있다. 라무네는 '레모네이드'가 바뀐 이름. 병 입구를 막고 있는 둥근 구슬을 아래로 밀어뜨려 마시는 독특한 음료다. 시원한 탄산음료가 목을 타고 넘어가면서 땀이 식는다.

벳푸 코스. 눈 덮인 유후다케가 후지산처럼 보인다.
벳푸 코스. 눈 덮인 유후다케가 후지산처럼 보인다.
벳푸 코스는 해발 500~600m 산길을 걷는 11㎞ 길이다. 야메 코스보다 난도(難度)가 조금 높다. 길을 걸으면서 몸이 더워져 여러 차례 외투를 벗었다. 대나무·삼나무·향나무 숲이 번갈아 나타나 지루할 틈이 없다. 눈을 들어 멀리 보면 눈 덮인 유후다케(由布岳·1583m)가 후지산처럼 시원하다. 낙엽이 쌓인 푹신한 산길을 밟을 때마다 다리 근육을 타고 오르는 땅의 기운이 홍진(紅塵)에 지친 뇌에 기분 좋은 울림을 준다.

벳푸는 한국인에게 유명한 온천 관광지다. 벳푸 방문 외국인 관광객 중 한국인이 60%를 차지한다. 이곳 온천을 여러 번 다녀온 사람이라도 벳푸의 속살은 보지 못했다. 길을 걸으면 "아, 이런 곳이 있었구나" 감탄하게 된다. 코스를 완주하고 지친 몸을 뜨거운 물에 담그면 예전 경험했던 어떤 온천욕보다 큰 행복감이 밀려온다.

혼자라도 걱정 없다. 푸른색과 붉은색 리본이 곳곳에 달려 있어 갈 길을 알려준다. 제주올레와 똑같은 표지다. 이 길이 맞나 싶을 때쯤 여지없이 나타나 당신이 걸어온 길이 틀리지 않았노라고, 험하고 멀지라도 내가 가는 길이 바른 길이라고 일러준다. 길을 걸으면서 튼튼해진 종아리만큼 내 정신의 힘줄도 더 단단해졌으리라는 믿음이 차오른다.

야메 코스 / 벳푸 코스
인포메이션
여행정보

후쿠오카공항
 도착. JR하카타(博多)역에서 하이누즈카(羽犬冢)역으로 이동해 호리가와(堀川) 버스 타고 가미야마우치(上山內) 정류장에서 내리면 도보 2분 거리에 야메 코스 시작점인 야마노이 공원. 벳푸역에서 벳푸 코스 출발점인 시다카코(志高湖)로 가는 가메노이 버스 이용. 숙박 야메 그린호텔(0943-22-2156), 플라자호텔 아베뉴(0943-25-6100). 벳푸 가메노이호텔(0977-22-3301), 하나비시호텔(0977-22-1211) 등. 규슈관광추진기구(092-751-2947, www.welcomekyushu.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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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규슈 미야자키현

섬 전체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아오시마섬은 도깨비 빨래판과 어우러져 독특한 자연경관을 뽐낸다.
섬 전체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아오시마섬은 도깨비 빨래판과 어우러져 독특한 자연경관을 뽐낸다.
일본 규슈(九州) 남동부 지역에 있는 미야자키(宮崎)현은 일본의 건국신화가 시작된 곳으로 일본 고유의 전통 문화와 역사, 때 묻지 않은 자연의 멋이 살아 숨 쉰다. 녹음이 우거진 산맥과 끝없이 펼쳐진 태평양의 쪽빛 바다는 일본 그 이상의 정취를 뽐낸다.

화산이 만든 아름다운 자연, 日 최초의 국립공원 '에비노고원'

기리시마야쿠국립공원(霧島屋久国立公園)은 지난 1934년 일본 최초로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곳이다. 특히 해발 1200m에 위치한 에비노고원(えびの高原)은 다양한 원시림이 형성돼 있어 계절마다 독특한 풍광을 만날 수 있다. 크게 북쪽의 시라토리야마(白鳥山), 북동쪽의 고시키다케(甑岳), 남쪽의 에비노다케(えびの岳), 동쪽의 가라쿠니다케(韓國岳)로 나뉜다. 특히 이곳의 최고봉인 가라쿠니다케(해발 1700m)는 과거 '정상에 오르면 한국이 보였다'고 해 붙여진 이름이다.

고원 입구에서 가라쿠니다케까지는 약 3㎞ 남짓한 거리다. 산을 오르다보면 걸어왔던 등산로를 한눈에 볼 수 있다. 크고 작은 화산 분화구와 10여개의 푸른 칼데라호수는 한 폭의 그림을 그려낸다. 살아있는 화산 덕분에 이곳 주변으로는 온천이 발달해 있다. 만성 소화기 질환과 신경통, 관절통, 피부병 등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미야자키 규
미야자키 규
경계를 알 수 없는 '푸른 바다와 하늘' 남국의 정취 가득한 미야자키

산행과 온천이 끝난 뒤 그들은 미야자키 드라이브 여행을 떠났다. 약 400㎞에 달하는 미야자키의 해안선은 드라이브나 자전거 코스로 손색없다. 니치난 해안(日南海岸)을 쭉 따라가면 섬 전체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아오시마(靑島)가 나온다. 이암과 사암이 겹쳐진 형태인 호리키리(堀切)라는 독특한 침식 해안이 펼쳐져 있다. 울퉁불퉁한 바위가 우리에게 익숙한 빨래판 모양이어서 일본에서도 오니노센타쿠이타(鬼の洗濯板) 즉 '도깨비 빨래판'이라 부르고 있다.

전망대에서 본 모습은 절경을 뽐낸다. 해안선을 따라 길게 뻗은 바위와 하늘 높게 솟은 야자수 등이 남국의 정취를 물씬 풍긴다. 밀물과 썰물 시간대를 맞춰 방문하면 사진을 찍는 실력이 없더라도 카메라 셔터만 누르면 작품이 된다.

해안 드라이브여행의 마지막은 크로스노우미(クルスの海)다. 미야자키 해안 북쪽으로 과거 화산 폭발로 용암이 굳어 형성된 주상절리 해안이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십자가 모양의 바다로 유명하다. 이곳을 방문하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전설이 내려오는데, 전망대에서 바라본 바다 모양이 '실현되다'는 의미의 한자 '叶'와 닮았기 때문이다. 취재협조 : 일본관광청, 일본정부관광국(JNTO), 미야자키현

여행정보

여행수첩

미야자키는 연중 따스한 기후와 풍부한 토양을 품어 산해진미(山海珍味)의 고장이라고 불린다. 미야자키 규(宮崎牛)는 일본 3대 와규(和牛)로 2007년 10월 일본에서 열린 ‘와규 올림픽’에서 최고점을 얻었다. 향토 음식으로는 치킨 남방(チキン南蛮)이 있다. 기름에 튀긴 닭고기를 식초에 적신 뒤 타르타르소스에 얹어 먹는다.

인천에서 미야자키 간의 직항은 수·금·일요일 주 3회 운항 중이다. 미야자키현 관광정보(http://www.kanko-miyazaki.jp). 일본 정부 관광국(http://www.welcometojapan.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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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을 제대로 맛본다 '규슈 시마바라반도 기행'


규슈 서부 시마바라반도는 일본의 대자연과 전통문화, 미식에 이르기까지 총체적 매력을 맛볼 수 있는 보기 드문 여행지다. 특히 일본 최초의 국립공원인 운젠산을 중심으로 다양한 웰빙여정을 꾸릴 수 있어 사철 내방객이 줄을 잇는다. 1300년 전통의 규슈지역 최고의 온천지대에, 세계에서 가장 긴 해변 족욕탕, 일본 10대 료칸으로 꼽힌다는 '료테이 한즈이료'의 럭셔리 환대체험은 과연 일본 전통문화기행의 묘미를 실감케 한다. 그 뿐인가. 20여년 전 대폭발을 일으킨 운젠다케 화산의 상흔과 극복의 노정은 자연의 위력과 인간의 강고한 생명력을 다시 한 번 되뇌이게 한다.

산 위에서 신선의 여유를 누리고, 산 아래에서 인간의 의지를 배울 수 있는 곳, 일본을 제대로 즐길 수 있다는 시마바라반도 운젠(雲仙) 일원을 찾았다.

◇규슈 시마바라반도는 '화산과 온천의 나라' 일본에서도 가장 일본다운 매력을 맛볼 수 있는 여행지로 통한다. 사진은 온천 증기가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는 '운젠 지고쿠'.

◆일본 온천의 매력을 즐긴다 '규슈 시마바라반도 온천기행'

일본 규슈 중서부 나가사키현에 자리한 시마바라반도는 '화산과 온천의 나라' 일본의 매력을 제대로 즐길 수 있는 곳이다. 특히 개항지 나가사키의 배후로, 운젠, 시마바라, 오바마 등의 소도시는 일찌기 서양인들의 휴양지로 내력 있는 관광도시의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20년 전 분화한 운젠다케(주봉 후겐다케)를 중심으로 1300년 전통의 유황온천이 곳곳에 산재해 있는가 하면, 일본 최초의 골프장인 '운젠골프링크'(9홀·1913년)도 이곳에 자리하고 있다. 특히 지구의 역사를 배우고 체험할 수 있는 '지오파크'에 일본 최초의 국립공원(1934)으로 지정된 운젠국립공원도 함께하고 있어, 휴양-학습기행 등 온가족을 흡족하게 해줄 여행 소재가 한가득이다.

▶1300년 전통의 온천지대 '운젠온천'

시마바라반도의 대표적 온천지대다. 해발 700m 고원지대에 자리한 이곳은 과연 규슈지역 최고의 온천지대라는 말이 실감날 만큼 도시 초입부터 온통 유황냄새가 코를 찌른다. 또 곳곳에 뿜어져 나오는 온천증기가 하늘을 뒤덮어 장관을 이룬다.

운젠온천은 비교적 근래에 개발된 벳부, 구로가와 온천지대와는 달리, 1300년의 장구한 내력을 지녔다. 때문에 자연과 사람 모두에게서 거부감 없는 은은한 매력이 풍겨난다. 그때문일까. 오랜세월 속에 체화된 주민들의 환대정신은 운젠 온천의 가장 큰 경쟁력이기도 하다.


만묘지에 여행객들이 참배하고 있다.

운젠 온천의 시발은 701년 운젠의 절 만묘지(滿明寺)에서다. 고승 교우키가 처음 온천수를 발견해 승려와 마을 남성들이 온천욕을 즐겼다. 마침 만묘지가 자리한 운젠산은 여성 입산금지의 영산으로 남성 전용 온천으로 활용됐던 터였다. 세월이 흘러 운젠지역도 개화의 바람이 불었고, 1653년 온천마을로 본격 개발되며 여성 입장이 능케 됐다. 운젠 온천의 성지격인 만묘지는 온천여행객들의 단골 방문코스다. 불상 앞에는 세월의 변화인지, 문화의 차이인지 신도들이 캔커피, 캔맥주 등도 공양으로 올려둬 빙그레 웃음을 자아낸다.

▶운젠 온천의 명물 '지고쿠온센'

운젠온천지역의 명물은 단연 '지고쿠 온센(지옥온천) 순례'다. 뿌연 온천 증기가 오리무중, 앞을 가리고 지표가 가마솥의 팥죽처럼 팔닥팔닥 끌어 오르는 온천지대에서는 금새라도 시뻘건 마그마가 터져 나올듯하다. 마치 지옥을 연상케 하는 공간을 둘러본다 해서 2km에 이르는 '지옥순례길'을 만들어 놓았다.


도쿄에서 왔다는 한 쌍의 연인이 지옥 순례길을 둘러보고 있다.

운젠지고쿠는 실제 이름처럼 생지옥의 아픈 역사도 간직하고 있다. 350년 전 천주교 신자 30여명이 뜨거운 온천 늪에서 고문 속에 순교를 당했다.

'지옥 산책로'를 따라 여러 지옥들을 둘러본다. 작은 지옥들마다 나름의 이름과 그 유래가 자세히 설명되어 있다. '다이쿄칸 지고쿠(大叫喚地獄)'은 운젠지옥 중에서도 가장 압력이 높고 수증기 끓는 소리가 큰 곳이다. 어두운 밤이면 부글거리는 소리가 마치 땅 아래 죽은자들이 뜨거움을 못견뎌 내지르는 절규처럼 들린다고 해서 이름 붙여졌다.

이곳에는 또 인간의 몹쓸 생각이 8만여 가지에 이른다 해서 '하치만지고쿠', 에도시대 부정을 저지른 여인을 나쁜 여자의 대명사격으로 부르는 '오이또지고쿠', 온천수 샘솟는 소리가 지저귀는 새소리같다해서 '스즈메 지코쿠' 등 7개의 지옥명칭을 지니고 있다. 만묘지 스님들이 신도들에게 "나쁜 짓을 하면 지옥에 간다"며 훈계하기 위해 붙인 이름들이다.

운젠지고쿠의 용출 온천수 온도는 섭씨 70~100도. 하루 400여t의 온천수가 샘솟는다. 여기서 솟는 온천수는 파이프를 통해 운젠온천마을의 20개 료칸(여관)-호텔에 공급된다. 운젠 온천수의 가장 큰 자랑은 수질. 강산성 유황온천수로 살균효과 등이 뛰어나 피부병치료와 미용에 효험이 있다고 한다. 운젠 온천마을에는 500~1000엔짜리 대중 온천탕도 즐비하다. 또 100년 전통의 신유 공동온천은 100엔에 온천욕을 즐길 수 있다.

운젠 온천마을에는 다양한 문화 인프라도 갖추고 있다. 그중 비드로미술관에서는 마침 개관 10주년 특별전으로 '세계 유리 오일램프전'이 열리고 있었다. 18~19세기 유럽의 보헤미아, 베네치아 등 유리공예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작품들이 가득했다.


유센베이 제조 모습. 일반인도 무료 체험이 가능하다.

운젠의 빼놓을 수 없는 주전부리로는 '유센베이'를 꼽을 수 있다. 60년 전통의 센베이과자집 '도토미야'에서 온천수를 이용해 굽는 센베이과자로, 기름을 두르지 않고 구워 바삭하면서도 달지 않은 게 특징이다. 과자만들기 무료체험도 할 수 있다.

▶'바닷가 족욕'의 천국 '오바마' 를 아세요?


오바마의 해상 노천욕.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다. 하지만 일본에서의 오바마(小浜)는 시마바라반도의 작은 온천도시로 통한다. 물론 이곳 사람들도 오바마 대통령 캐리커쳐를 걸어놓고 이른바 '오바마 마케팅'도 벌이는 중이다. 오바마는 바닷가 '노천 족욕탕'으로 유명하다. 길이가 무려 105m. 연중 주민과 관광객이 몰려 들어 푸른 바다를 벗삼아 뜨끈한 노천 족욕을 즐긴다.


오바마의 견공 전용 족탕. 자주 들른 녀석들은 눈을 지그시 감고 제법 온천욕을 즐길 줄 안다.

오바마의 개팔자도 상팔자다. 애완견 전용 노천온천욕탕이 있어 개들도 주인과 함께 하품을 쩎쩍하며 스트레스를 풀어 댄다. 아예 방파제 바깥쪽에 설치한 해상 노천탕도 인기다. 그야말로 발밑까지 철썩이는 파도를 느끼며 뜨끈한 노천욕(1시간 300엔)을 즐길 수 있다. 무료로 족탕을 즐기며 고구마-달걀-버섯 등을 온천수에 익혀 먹는 재미도 쏠쏠하다.


◆대자연의 위력을 실감케 하는 '운젠다케 재해기념관'

올 겨울 한파는 따뜻한 규슈도 예외가 아니었다. 때문에 운젠산을 조망하기 위해 로프웨이 탑승장(묘겐다께)까지 가는 산길도 얼어봍었다. 멀리 운젠산에 핀 설화를 감상하는 데 만족해야 했다. 대신 1991년 대폭발 참사의 모습을 고스란히 재현해 놓은 시마바라 소재 '운젠다케 재해 기념관'을 찾았다. 이곳은 20년전 운젠산 폭발당시의 상황은 물론, 화산 활동의 원리, 일본 열도 화산에 관한 모든 것을 생생하게 파악할 수 있는 환경테마파크다.

시마바라반도 곳곳에 온천이 즐비한 것은 다름아닌 반도 중심에 솟은 운젠다케 덕분이다. 일본 열도에는 현재 86개의 활화산이 있는데 이 중 13개가 규슈 지역에 분포해 있다. 최근 분화를 시작한 신모에다케는 시마바라반도와 100km 정도 떨어진 규슈지역의 활화산 중 하나다.


흰눈을 이고 있는 운젠다케. 20년 전 대폭발을 한 화산이다.

운젠산의 주봉 후겐다케는 엄청난 분화의 위력을 토해낸 전력이 있다. 1792년의 대규모 분화와 대지진에 따른 쓰나미로 1만5000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지난 1991년 분화도 엄청난 피해를 가져왔다. 쏟아진 토석류로 시마바라시 남쪽 마을을 덮쳐 취재진과 화산학자 등 43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때 분화로 후겐다케 옆에는 높이가 124m에 이르는 헤이세이신산(1483m)이 새로 만들어졌다.

기념관 인근에는 당시 재해 현장이 잘 보존돼 있다. '토석류 피해가옥 보존공원'에는 당시 매몰된 가옥의 참상이 생생하게 남아 있다. 분화 후 13년 만에 발굴된 ENG카메라에서 나온 동영상 필름이 복구돼 당시 상황도 엿볼 수 있다.


토석류에 의한 가옥매몰 현장.
6년동안의 화산활동을 마친 운젠다케는 언제 그런 일이 있었냐 싶을 만큼 겨울이면 멋진 설화가 피어오르고, 가을이면 알록달록 단풍, 봄에는 철쭉이 흐드러지게 피어올라 내방객을 맞는다.


시마바라성

시마바라반도는 문화-역사 기행지로도 적당하다, 일본 100대 성의 하나인 시마바라성에는 각종 사료와 우리의 '동학운동' 쯤에 해당하는 '시마바라난'에 대한 자료가 보존돼 있다. 성 바깥에는 무사들이 거주하던 일종의 군인아파트격인 '부케야시키'가 보존돼 있다.

◆일본 10대 전통 료칸 '료테이 한즈이료(旅亭 半水盧)'

운젠 최고의 숙박지 '료테이 한즈이료'는 단순히 운젠 뿐만 아니라 '일본 10대 전통 료칸'의 하나로 꼽히는 고급 료칸이다. 때문에 일본사람들이 일생에 단 한 번이라도 찾아보고 싶어하는, 로망에 다름없는 곳이다.


일본 열도 10대 료칸 중 하나로 꼽히는 '료테이 한즈이료'는 과연 '극진한 환대'가 무엇인지를 실감케하는 곳이다.
밖에서 보면 평범한 옛담장이 이어져 있는데, 막상 담장 너머에는 완벽한 파라다이스가 펼쳐져 있다. 입구는 마치 대 저택을 연상케 한다. 경사진 곳에 자연의 풍광과 지형을 살려 14동의 별채 객실을 배치했다. 복층형식의 객실은 공동 정원에서 드나들고 아래층 마당에는 프라이빗 정원이 펼쳐져 있다. 객실은 철저히 분리돼 있지만 지하통로로 막힘없이 연결돼 노천탕으로 향할 수 있다. 개인의 사생활보장과 편리를 동시에 추구해놓은 셈이다. 다다미가 깔린 복층 객실도 화실-양실로 나뉘어 이용에 불편함이 없도록 해두었다. 료칸의 로텐부로(露天風呂) 유황온천수도 옥빛이 선명하다.


한즈이료 료칸의 객실. 조용한 침잠의 시간을 보내기에 그만이다.

한즈이료는 일본 최고의 건축가가 설계해 전통가옥의 풍모와 기능성을 함께 살리고 있다. 특히 조경도 압권인데, 18년 전통이라는 짧은 연륜에 어울리지 않게 고풍스런 정원의 자연미가 돋보인다. 그도 그럴것이 처음 조경을 근자에 리모델링했는데, 그 비용만도 2000억원에 이른다.

이처럼 일본 최고의 호화 료칸의 주인은 다름아닌 재일동포 2세인 가네우미 류카이(金海龍海· 60) 유코그룹 회장. 재일동포가 일본 최상급 전통료칸을 운영하는 것은 극히 드문 경우다. 유코그룹이 료테이 한즈이료를 인수한 것은 지난 해 8월. 가네우미 회장의 효심 때문이었다.


일본 최고 호화 료칸의 오너인 재일동포 2세, 가네우미 류카이(金海龍海· 60) 유코그룹 회장.
가네우미 회장은 "10년 전 선친의 칠순 행사를 이 집에서 치렀는데, 그때 선친께서 이 곳의 분위기를 좋아하셔서 훗날 인수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가네우미 회장은 "한국인이 일본 최고급 료칸으로 일본 전통문화를 세일즈한다"는 자부심으로 료테이 한즈이료를 운영하고 있다고 했다.


한즈이료의 노천탕

한즈이료의 최대 자랑은 '최상의 서비스 정신'. '마음으로 고객을 맞는다'는 모토 아래, 진정 마음에서 우러난 환대를 펼친다. 마치 물 흐르 듯하는 '1손님 1종업원'의 섬세한 서비스가 특징이다.

료칸 기행의 묘미는 음식에도 있다. 이른바 가이세키요리. 에도시대부터 시작된 일본의 정식 요리인 혼젠요리를 간단하게 변형한 것이다. 계절식을 기본으로, 같은 재료, 같은 요리법, 같은 맛이 중복되지 않도록 한다. 또 음식의 맛, 색깔, 모양을 고려하고, 그릇의 모양과 재질도 함께 감안해 준비한다.

이름에 '료테이(旅亭)'가 따라 붙는 한즈이료는 이 같은 원칙에 충실한 료칸이다. 그만큼 '음식으로 승부를 본다'는 의미를 담고 있어 최상의 가이세키요리를 선보이고 있다.

요리사가 주방장을 포함해 8명. 계절에 따라 제철 미식거리로 매달 메뉴를 바꾸며 고객의 입맛을 맞추고 있다. 주방장 사사끼 씨는 "일본열도 10대료칸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정성을 다하고 있다. 도미에 소금을 두껍게 발라 구워내 나무 망치로 소금을 깨고 먹는 '시오가마'가 제일 자신 있는 요리"라고 말했다.


한즈이료의 가이세키요리. 12종류의 음식이 나오는 코스 중 하나다.

12가지 코스가 이어지는 가이세키요리는 현란함 그 자체다. 식전주로 한주이로에서 직접 담근 배꽃잎주를 시작으로 죽순, 전복, 산삼, 소고기 설치살, 말고기, 복어사시미, 동파육, 시오가마 등 생소한 진미가 마치 하나의 작품처럼 아기자기한 그릇에 담겨나온다. 말 그대로 성찬이다. 처음 뭣 모르고 "이렇게 귀한 것을" 하며 황송한 마음에 싹싹 비우다 보면 중간쯤 가서 후회하게 된다. 갈수록 더 진미가 이어지기 때문이다. 때문에 고급 료칸의 가이세키 요리를 접할 때에는 좀더 느긋하게, 음식 맛을 보는 자세를 지녀야 한다.

한즈이료의 주요 고객은 이름을 대면 금새 알만한 일본의 정-재계, 스포츠 스타가 즐비하다. 한국인 유명 기업가와 스타급 연예인도 즐겨 찾는다.

숙박료는 1박 기준, 1인당 5만엔부터. 2명이 묵으면 10만엔이지만, 4명 이상 한 가족이 묵을 경우엔 가격이 떨어진다. 료테이 한즈이료 81-957-73-2111.

◆여행메모

▶가는 길=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이 '인천~후쿠오카'를 각 주 3회 운항한다. 소요시간 1시간 20분. 후쿠오카에 도착하면 하카타(博多)역에서 JR로 갈아타고 나가사키현의 이사하야(諫早)까지 간다. 요금은 3790엔. 이사하야에서 운젠까지는 시마테츠(島鐵) 버스가 다닌다.

▶미식거리=시마바라의 '구조니(具 雜)'가 유명하다. 10여 가지의 다양한 식재료를 넣어 끓인 우리의 떡국과 비슷하다. 국물맛이 시원 구수하다. 시마바라성앞의 음식점 '히메마쯔야(姬松屋)'에서 맛볼 수 있다.


 


시마바라의 명물, 구조니. 우리의 떡국과 비슷하다.

▶여행 팁=운젠온천마을에는 19개의 일본 전통식 료칸(여관)과 1개의 호텔이 있다. 료칸들의 숙박료는 5000엔~수만엔대까지 다양하다. 운젠온천마을 숙소를 예약한 경우는 후쿠오카 하카다역에서 운젠온천으로 가는 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운젠온천마을 누리집(www.unzen.org) 확인.

◇규슈 시마바라반도는 '화산과 온천의 나라' 일본에서도 가장 일본다운 매력을 맛볼 수 있는 여행지로 통한다. 사진은 온천 증기가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는 '운젠 지고쿠'.


일본의 열차여행은 유명하다. 개성만점 관광열차에는 일본 특유의 재치와 아이디어가 담겨 있다.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열차도시락 에키벤(역을 뜻하는 '에키'와 도시락을 뜻하는 '벤토'의 합성어)은 여행의 감초다.

다양하고 신선한 일본 열차 여행에 올해 한 가지가 새롭게 추가됐다. 지난 3월12일 일본열도의 남쪽 '규슈' 신칸센이 전면 개통됐다. 규슈의 북단 하카타에서 남단 가고시마를 잇는 코스다. 기존 구마모토에서 가고시마까지 연결돼 있던 것을 북단 하카타까지 이은 것이다. 250㎞가 넘는 규슈 남북 종단을 1시간20분 만에 할 수 있다. 신칸센 종착역인 가고시마 중앙역을 중심으로 기념 관광열차도 새롭게 생겼다. 가고시마에서 이부스키를 오가는 '이부스키노 다마테바코' 열차다. 가고시마 중앙역에서 기존의 다양한 관광열차를 이용할 수도 있다.

이부스키는 가고시마 남단에 위치한 온천 휴양지다. 아열대식물이 꽃을 피울 정도로 따뜻하다. 이부스키노 다마테바코 열차는 '이부스키의 보물상자'라는 이름처럼 이 지역 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가고시마 중앙역에서 요시마츠를 잇는 카야토노카제 열차. 승객들이 올해 100년을 맞은 간이역을 둘러보기 위해 열차에서 내리고 있다.

어부인 우라시마 다로가 괴롭힘을 당하는 거북이를 구해주자 이 거북이는 어부를 용궁에 데려다준다. 용궁에서 환대를 받고 고향으로 돌아오는 어부에게 용궁의 주인은 '절대 열어서는 안될' 보물상자를 건넨다. 고향으로 돌아왔지만 아는 사람이 한 명도 없는 마을에서 어부는 보물상자를 열어보고야 만다. 보물상자에서는 하얀 연기가 피어오르고 어부는 일순간 노인으로 변한다. 용궁에서의 며칠이 지상에서의 몇십년이었던 것이다. 역에 도착한 다마테바코 열차는 설화처럼 하얀 연기를 문 위에서 뿌린다. 보물상자의 연기를 형상화한 것. 열차에서 내릴 때 하얀 연기를 맞은 승객들은 시간여행을 온 듯 몽롱한 기분에 젖어든다.

다마테바코의 외관도 독특하다. 바다쪽을 바라보고 달리는 쪽은 흰색, 산쪽을 보는 쪽은 검은색으로 칠한 것. 보는 방향에 따라 전혀 다른 열차가 된다. 바다쪽을 볼 수 있도록 창측을 향한 좌석부터 응접실풍 소파, 책장까지 내부 인테리어도 특색 있다. 바다와 산을 가르며 천천히 지나는 열차 속에서 '신칸센'의 스피드와는 다른 일본 열차여행의 매력을 만끽한다.

이부스키에 다다르면 '모래찜질'을 해봐야 한다. 맨몸에 유카타를 입은 채로 모래바닥에 누우면 직원이 모래를 퍼부어 온몸을 묻는다. 바닥의 지열이 모세혈관까지 전해진다. 10∼15분 정도 지나면 얼굴에는 땀이 송글송글 맺힌다. 유카타를 입은 채로 노천욕장에서 모래를 씻어낸다. 다시 대욕장에서 온천욕을 즐기면 여행의 피로가 단숨에 가신다.

열차여행 마니아라면 이부스키에서 더 남쪽으로 내려가 '규슈 최남단역'에 들러볼 것. 니시오오야마역은 2003년 오키나와에 모노레일이 생기기 전까지 일본 최남단역이었다. 역사도 없고 주변에 인가도 드문 무인역이지만 철도 마니아에게 인기가 높다. 하루 6번 오가는 열차를 타고 일부러 니시오오야마역을 찾는 일본 여행자들을 자주 만날 수 있다.

가고시마 중앙역에서 연결되는 열차는 많다. 하야토노카제 열차는 가고시마와 요시마쓰를 잇는다. 사쿠라지마섬을 안은 채 바다를 끼고 달린다. 전망용 대형 차창을 통해 가고시마의 아름다운 풍광을 볼 수 있다. 차창을 향해 배치된 좌석에는 방명록이 준비돼 있다. 여기에 여행의 감상과 기록을 남긴다.

규슈 최남단 역인 니시오오야마역 풍경 엽서.가고시마는 화산 '사쿠라지마'가 유명한 곳이다. 열차를 타고 가면서 산 정상에서 뿜어져나오는 연기를 볼 수 있다. 푸른빛 바다는 평온하다. 돌고래떼는 수면 위로 올라와 꼬리춤을 춘다. 일본 사람들은 돌고래가 행운을 가져온다고 믿는다. 돌고래가 나타나면 함성을 터뜨린다.

가고시마에서 사쿠라지마를 방문하는 것도 좋다. 페리를 타고 10분 정도 이동하면 된다. 가고시마 투어버스를 타면 활화산을 지척에서 볼 수 있는 유노히라 전망대까지 안내한다. 회색 화산재가 땅바닥에 가득하고 유황 냄새가 코를 찌른다. 성난 듯 김을 내뿜는 활화산에 여행자는 사뭇 놀라는데 사쿠라지마섬은 여느 때보다 평온하다. 묘한 아름다움이다.

도서관 분위기가 느껴지는 이브스키노 타마테바코 열차 내부.요시마쓰에서 구마모토까지 가려면 '이사부로-신페이' 열차를 타는 것이 좋다. 구마모토의 작은 마을 히토요시까지 운행한다. 산악열차에서만 볼 수 있는 스위치 백 철길을 경험할 수 있어 인기가 좋다. 열차는 험한 준령을 넘고 긴 터널을 빠져나와 대평원을 만나기도 한다. 이 구간 대부분의 역사가 올해 100주년을 맞았다. 고즈넉하게 서 있는 역사에 잠시 내리면 승무원들이 기념사진을 찍으라며 환대한다. 일본 시골 역사의 넘치는 친절함이다.

구마모토에 도착하면 볼거리가 풍부하다. 아소산을 비롯해 구마모토성, 아소신사, 스이젠지공원 등 규슈의 역사를 볼 수 있는 곳이 포진해 있다. 가고시마에서 점차 느려진 열차의 시간이 구마모토에 도착하면 아예 과거로 향하는 셈. 좀 더 빨리 가는 '신칸센'과 좀 더 많이 보는 '관광열차'의 속도에 취해 여행자의 시간은 스위치 백을 반복하며 일본을 눌러 담는다.

▲길잡이

● 일본은 크게 네 개의 섬으로 나뉘는데 규슈는 가장 남단에 위치한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가까운 일본섬이기도 하다. 비행기는 후쿠오카, 기타규슈, 미야자키, 구마모토, 가고시마, 오이타 등 6개 공항에서 한국까지 직항편이 오간다. 부산에서 출발하는 고속선과 페리로도 규슈 하카타항에 갈 수 있다. JR규슈레일패스는 3일용이 1만4000엔, 5일용이 1만7000엔이다. 코레일관광개발(1544-7755 www.korailtravel.com)이나 여행사를 통해 패스 교환증을 구입할 수 있다. 일본에서 구입할 때는 지정 장소에 가서 구입 신청서에 이름, 여권번호, 항공권번호, 사용개시일 등을 써서 제출하면 된다. JR규슈 홈페이지(www.jrkyushu.co.jp/korean) 좌측 하단에 있는 '규슈레일패스 신청서 다운로드' 메뉴에서 미리 한글 신청서를 내려받아 작성하면 편리하다.

● 가고시마는 자색고구마와 돼지고기가 유명하다. 라멘 이외에도 돼지고기 샤브샤브 등의 요리를 맛보는 것이 좋다. 이부스키에 가면 모래찜질을 해봐야 한다. 호텔이나 료칸 등에서 모래찜질을 하려면 1000엔 정도 추가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일정이 여유롭다면 아소산에 들를 것. 아소산은 화산활동이 활발해 가스 분출이 많은 날에는 입장이 제한된다. 하카타역은 올해 JR신칸센 개통을 계기로 리모델링됐다. 역사 건물이 복합쇼핑문화공간으로 꾸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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