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닝샹

닝샹 밀인사 전경
선가 5종의 하나인 위앙종( 仰宗)의 발상지인 닝샹 밀인사 전경 /닝샹현정부 제공·닝샹밀인사 중국 사이트
중국의 한 농민이 조선일보 4월 13일자 B4면에 고향을 알리는 광고를 실었다. '아름다운 중국에는 장가계도 있고 닝샹도 있습니다.' '닝샹(寧鄕)?' 낯선 지명이었다. 광고 문구 옆에 닝샹의 위치를 표시한 지도가 눈길을 끌었다. 농민이 외국 매체에 사비로 광고까지 하며 알리고 싶어한 곳은 어떨지 궁금했다.

◇'몸과 마음이 편안한 마을' 닝샹

후난성(湖南省) 창사(長沙)에서 비행기에서 내려 자동차로 약 1시간 달리자 닝샹현(縣)에 닿았다. 닝샹은 한국인이 즐겨 찾는 장자제(張家界·장가계)로 가는 길목에 있다. 지명은 '몸과 마음이 편안한 마을'이란 뜻의 '안녕지향(安寧之鄕)'에서 따왔다고 한다. 닝샹은 한국의 군(郡)급 행정단위지만 면적은 제주도의 1.5배, 인구는 116만명이나 된다. 닝샹에 도착하자 농민 샹샤광(向霞光·63)씨가 반갑게 맞아주었다. 닝샹 광고를 낸 바로 그 사람이다. 푸근한 인상의 샹씨는 농사를 지으며 민박집도 운영하지만 돈 많은 사람은 아니라고 했다. 그는 "자식들 도움으로 조선일보에 광고를 내게 됐다"면서 "한국인들이 장가계를 가려면 우리 마을을 지난다. 우리 마을도 좋은 곳이 참 많은데 그냥 지나치는 게 안타까웠다. 우리 마을을 꼭 한국에 알리고 싶었다"고 했다. 고향 홍보대사도 맡고 있는 그는 "언젠가 뉴욕 타임스스퀘어에도 광고를 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닝샹 밀인사 전경
가까이서 본 밀인사 /닝샹현정부 제공·닝샹밀인사 중국 사이트
◇관산고진에서 삼국지 영웅들을 만나다

샹씨가 먼저 안내한 곳은 관산촌(關山村)이다. 관산은 삼국지의 영웅 관우(關羽)에서 유래했다. 중국 경극 설창검보(說唱 譜)에 '얼굴이 붉은 관우가 창사에서 싸운다'는 대목이 나온다. 유비를 도와 촉(蜀)을 세운 관우는 500기의 적은 병력을 이끌고 오(吳)나라 영토였던 창사성에 도착한다. 성 안에는 훨씬 많은 병력이 있었지만 관우는 용맹과 지략으로 성을 함락한다. 후세 사람들은 이를 기념하여 이곳을 관산이라 불렀다. 관우를 기념하여 전통 양식으로 지은 관산고진(古鎭)에 도착하자 높다란 성문이 방문객을 압도한다. 성곽을 따라 '관(關)'이라고 쓴 깃발이 펄럭여 마치 삼국지의 시대로 되돌아간 것 같고 금방이라도 관우가 뛰쳐나와 청룡언월도를 휘두를 것만 같다. 성곽 안쪽에는 유비·관우·장비의 도원결의(桃園結義) 장면을 형상화한 동상도 있다. 관산고진 주즈밍(朱志明) 대표는 "한국 학생들도 삼국지를 좋아한다고 들었다. 책으로만 읽던 삼국지를 이곳에서 생생하게 느낄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라고 했다. 관산에서 마을 농가의 '집 밥'을 먹어보는 것도 '중국의 속살'을 경험할 좋은 기회다.

◇마오쩌둥이 보호한 웨이산의 밀인사

닝샹 서쪽 웨이산( 山)은 종교와 휴양 시설이 어우러진 종합 관광지다. 이곳 밀인사(密印寺)는 선가 5종의 하나인 위앙종( 仰宗)의 발상지로 1200년의 역사를 가졌다. 마오쩌둥이 일찍이 '웨이산은 좋은 곳이다. 밀인사가 있으니 잘 보호하라'는 말을 남긴 덕분에 문화혁명의 광풍에서 살아남았다. 절 중앙 만불전(万佛殿)은 이름 그대로 벽에 1만2988개의 불상이 조각되어 있는데, 하나하나 표정이 모두 달라 그 세밀함에 찬사가 나온다. 만불전 뒤편으로 619개의 계단을 오르면 세계 최대 규모인 높이 99m 천수천안관음상(千手千眼觀音像)을 만난다. 중국 불교의 위용을 실감할 수 있다. 웨이산은 차 재배지로도 유명하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차가 명차의 하나인 위산모첨( 山毛尖)이다. 농약을 사용하지 않는다며 현지인들은 그냥 찻잎을 따서 씹어 먹기도 한다. 순잎을 씹어 보니 첫 맛은 쌉쌀했지만 나중엔 고소한 맛이 났다. 웨이산 샤오룽탄(小龍潭)은 래프팅 코스로 유명하다.

◇중국 현대사의 거물 류사오치 생가

닝샹에는 중국 건국의 주역인 류사오치(劉少奇·1898~1969) 전 국가주석 생가가 있다. 걸어서 입장하면 무료, 15위안(약 3000원)을 내면 관람차를 탈 수 있다. 류 생가는 중국 전통 가옥 양식인 사합원(四合院)으로 되어 있다. 흙과 나무로 지어진 정방형 건물 안에 서재, 주방, 침실, 방앗간, 외양간이 모두 갖춰져 있다. 또 수천 점의 생활용품과 농기구가 전시돼 있다. 20세기 초 중국 강남 농가의 전형으로 류사오치 집안이 부농(富農)이었음을 말해준다. 어릴 때 넉넉한 환경에서 자란 류는 같은 후난성 출신이지만 가난하게 자란 마오쩌둥과 성장 환경이 달랐고, 이것이 나중에 서로 상충하는 정치 노선으로 나타나 끝내 류가 마오에 의해 숙청당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모든 안내판에 한국어 설명이 있다.

중국 닝샹지도
◇관절염에 효과 있는 후이탕온천

후이탕(灰湯)온천은 2000년 역사를 가진 온천수로 칼슘, 칼륨 등이 풍부해 피부병과 관절염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하지만 반지나 목걸이 등 금속 물질은 온천수의 광물질과 화학반응을 일으키므로 귀금속은 한국에 두고 가는 편이 좋다. 이용료는 188~268위안(3만4000원~4만8000원). 온천에서 시원하게 몸을 풀었다면 후이탕 오리 요리를 꼭 먹어보자. 미네랄이 포함된 온천물로 오리를 삶아 육질이 부드럽고 한국인 입맛에도 딱 맞다. 옛날 황제에게 진상하던 요리라고 한다.


여행정보

1. 항공편: 직항편이 없어 인천공항~창사 간 항공편을 이용해야 한다. 소요시간 3시간 10분.

2. 교통 및 숙박: 항공기가 밤중에 도착하므로 개별 여행객이라면 한국에서 미리 닝샹 전문 창사커시여행사(長沙科 旅行社, 86-731-8709-7007)에 연락해 공항 픽업과 교통편, 호텔예약을 해두는 게 좋다. 닝샹 여행국 홈페이지(www.nxlyw.com
)를 참고하면 되지만 모두 중국어로 돼 있는 점은 좀 불편하다.

3. 먹을거리:

① 꽃돼지 화저(花猪) : 중국 4대 돼지 품종 중 하나로 얼룩말처럼 생겨 붙은 이름이다. 성장 촉진제를 사용하지 않고 키운다고 한다. 한국의 돼지고기 국밥과 비슷한 수자화저육(水煮花猪肉)이 유명하다.

② 풍미가재(口味 ) : 성인 엄지손가락만 한 가재를 매콤하게 볶은 요리. 맥주와 잘 어울린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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