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북부 맥그로드 간즈는 히말라야의 작은 티베트로 불리는 곳이다. 중국을 떠난 티베트 난민들의 망명 정부와 삶터가 들어선 애틋한 땅이다. 한국에 ‘다람살라’라는 이름으로 더 알려져 있지만 히마찰 프라데시주의 다람살라는 맥그로드 간즈보다는 큰 지역단위다.

맥그로드 간즈는 히말라야의 산자락에 소담스럽게 들어서 있다.



히말라야에 들어선 티베트인의 망명정부

달라이 라마가 황무지 맥그로드 간즈에 티베트 망명정부를 세운 게 50여 년 전의 일이다. 히말라야 산맥을 넘어 온 난민들이 꾸준히 정착했고, 현재 4,000여 명의 티베트인들이 이곳에서 자국의 문화를 보존하며 살아가고 있다.

티베트주민들이 거주하는 대부분의 가옥들은 벼랑길 골목에 들어서 있다. 해발 1,800m을 넘나드는 비탈에 의지한 집들은 이곳의 변화무쌍한 날씨에 익숙한 듯 구름 속으로 사라졌다 나타나기를 반복한다. 낭떠러지를 사이에 둔 채 등짐을 메고 산길을 오르는 주민들 뒤편에 티베트의 새로운 삶터가 있는 게 다행스럽고도 생경하다.

망명궁전인 쭐라캉으로 이어지는 중앙로인 ‘템플 로드’는 온통 승려들과 전 세계에서 몰려든 배낭족들의 세상이다. 승려들은 환전도 하고, 노점상에서 생필품도 구입하며 일상의 한 단면으로 존재한다.



승려와 배낭족, 현지인들이 공존하다

티벳 망명정부에서는 현지인들과 승려, 이방인들은 경계를 허물고 공존하며 살아간다. 승려와 배낭족이 게스트하우스옆 노천카페에 마주앉아 정겹게 차를 한잔 마시는 모습은 이곳에서 흔한 풍경이다. 템플로드 좌우로는 좌판대가 늘어서 있고 그 좌판대의 주인장이 티베트인들이다.

달라이 라마는 각국의 수행자나 중생들을 대상으로 중앙사원인 냠걀 사원에서 설법을 펼치고, 이 설법을 듣기 위해 세계에서 사람들이 몰려들기도 한다. 불탑인 초르텐이나 냠걀사원에서는 티베트 문자가 새겨진 수십개의 원통들을 시계방향으로 돌리며 자신들만의 종교를 추앙하는 티베트 주민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템플로드를 오가는 승려들의 뒷모습. 골목의 하루는 승려들의 발걸음으로 시작되고 마무리된다.

맥그로드 간즈에서의 산책과 상념은 트레킹 코스로 연결된다. 박수나트 폭포나 다람코트까지 이어지는 길은 히말라야 하이킹의 재미를 선사한다. 마을의 윤곽을 내려다보며 산허리를 따라 걸으면 시바 사원과 공동 빨래터를 지나 박수나트 폭포로 향하는 길이 이어진다. 맥그로드 간즈의 수원지 역할을 하는 박수나트 폭포는 설산에서 눈 녹은 물이 흐른다. 사람들은 성스러운 폭포아래서 헤엄을 치며 휴식을 즐긴다. 20세기초 이 일대는 영국인들이 인도의 폭염을 피해 만든 여름 휴양지이기도 했다.

다람코트로 가는 숲길은 고국을 등지고 히말라야를 넘어 맥그로드 간즈로 향해야 했던 난민들의 눈물이 담긴 길이기도 하다. 산정인 트리운드나, 달 호수와 티베트 어린이 마을로 연결되는 길목 어느 곳에도 풍광만큼이나 진한 사연이 서려 있다.

맥그로드 간즈 인근의 노블링카는 티베트의 문화, 풍습 등을 전승하기 위해 설립된 곳으로 장인들의 수준높은 공예품들이 전시돼 있다. 현실의 골목에서도 그들만의 일상은 묻어난다. 망명정부의 젊은이들은 담장 아래 모여 티베트식 알까기를 즐기고, 티베트식 만두인 ‘모모’를 즐겨 먹는다. 외지인들과 뒤엉켜 길목의 모습은 퇴색됐지만 의연하게 티베트인의 삶을 이어가고 있다.



가는길=인천에서 인도 델리를 경유해 맥그로드 간즈의 관문인 캉그라 공항까지 이동한다. 델리까지는 아시아나 등 직항편이 있다. 캉그라 편 항공은 연착되는 경우가 있으니 사전에 꼼꼼히 체크해야 한다. 인도 입국에는 별도의 비자가 필요하다. 뉴델리역 빠하르간지에서 맥그로드 간즈까지 가는 버스 편도 있다. 맥그로드 간즈에 배낭여행자들을 위한 게스트 하우스들이 다수 있으며 기온은 고산지대라 서늘한 편이고 낮과 밤의 일교차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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