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상상력은 경이롭다.

하늘에서 수영을 즐길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을 해본 적 있었는가? 지난해 문을 연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 샌즈(Marina Bay Sands)에서는 가능하다.

인천국제공항에서 싱가포르 창이공항까지 6시간 30분. 창이공항에서 셔틀을 타고 20여분을 달리면 중심 업무 지구가 나타난다.

이곳에 세계적인 건축가이자 도시 계획자인 모세 사프디(Moshe Safdie)가 설계한 싱가포르의 랜드 마크인 마리나 베이 샌즈가 있다.

지상 200m 높이에 최고 52도까지 기울어진 외관, 두 장의 카드가 서로 기대어 서 있는 모양의 55층짜리 건물 3개동과 이를 연결하는 거대한 배 모양의 스카이 파크가 최상층에 올려진 독특한 디자인의 57층짜리 호텔은 현대판 '피사의 사탑'으로 불리며 싱가포르의 새로운 랜드 마크가 됐다.

마리나 베이 샌즈는 싱가포르의 스카이라인뿐 아니라 관광 지형을 변화시키고 있다.

또한 호텔, 컨벤션센터, 쇼핑몰, 레스토랑, 카지노, 극장, 전시관 등 비즈니스, 레저, 엔터테이먼트가 결합된 아시아 최대 복합 리조트로 성장하며 싱가포르를 바꾸고 있다.

■ 예술이 함께 숨 쉬는 곳

마리나 베이 샌즈는 여러모로 화제를 불러일으킬 만한 것들이 많았다.

특히 설계 당시부터 리조트 곳곳에 예술혼을 불어넣는 전무후무한 아트 프로젝트는 가히 기념비적이다.

호텔 1타워 메인 출입구를 들어서면 아트리움의 5층에서부터 12층 사이 허공에는 세계적으로 알려진 영국의 설치미술가이자 조각가인 안토니 곰리(61)의 'Drift'라는 제목의 무게 14.8t, 길이 40m, 높이 23m, 폭 15m 크기의 얽히고설킨 초대형 매트릭스 조각이 허공에 매달린 채 그 위용을 자랑하고 있다.

또 현관 로비에는 미국의 유명 화가 솔 르윗(1928~2007)이 개념을 잡고, 그의 팀(마스터 아티스트)이 제작한 가로 17m의 벽화는 무채색 톤의 호텔 공간에 적색, 노란색, 녹색, 파란색 등의 대담한 원색으로 표현된 둥근 선들이 강렬한 율동미를 보여준다.

이는 마치 한국의 태극무늬와 색동을 연상케 했다.

호텔 1타워에서 2타워로 가는 내부공간에는 미국에서 활동 중인 상하이 출신 쩡충빈(50)이 만든 대형사기 도자기화분 83개가 줄지어 세워졌다.

각기 커다란 나무를 지탱하고 있는 이 화분은 높이가 3m, 무게가 1200㎏에 이르며 너무 커서 대형 가마를 새로 지어 구워냈다고 한다.

건물과 건물 사이에는 네트 칸(51)이라는 미국 작가에게 의뢰해 높이 112m, 가로 17m의 금속 조각 작품을 내걸었다.

이 금속망 조각은 바람이 불 때마다 26만개의 알루미늄 판이 움직이며 빛을 반짝인다.

멀리서 바라보면 마치 호수의 물결이 출렁이는 듯하며, 수천마리의 고기 떼가 무리지어 움직이고 있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이 밖에도 미국 작가 제임스 카펜터(62)의 형광조명 설치작품이 카지노 외관 전면을 부드럽게 감싸고 있다.

■ 200m 하늘에서 즐기는 수영

싱가포르의 중심지를 360도 돌며 한눈에 볼 수 있는 지상 200m의 옥상에 위치한 스카이 파크는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의 걸작이다.

1만2400㎡의 면적은 축구장 3개의 넓이와 맞먹으며 에펠탑보다 길게 뻗어 있어 A380 점보 여객기 4대 반을 세워 놓을 수 있는 공간으로 250그루의 나무와 650종의 다양한 식물들로 조성되어 있다.

이곳에는 싱가포르 유명 요리사 저스틴 (Justin Quek)의 요리와 현대 아시아 요리를 제공하는 스카이온 57(Sky on 57)과 쿠데타(KU DE TA) 등 최고의 레스토랑 및 라운지, 정원과 그 곳곳에 스파가 있다.

스카이 파크에는 50m짜리 수영장 3개가 이어진 세계 최대 길이인 150m의 인피니티 수영장이 호텔 투숙객들에게 오전 6시부터 오후 11시까지 개방되며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멀리서 보면 수영장의 물이 난간을 타고 흐르는 듯하여 보고만 있어도 아찔하다.

하지만 안전에 대한 걱정은 접어둬도 된다.

가까이 가보면 물이 있는 곳과 건물 난간 사이에는 2m가량의 안전 공간을 확보해 두었다.

수영장 안에서 바라보는 마리나 베이의 풍경은 대단히 매력적이다.

낮에는 파란하늘의 하얀 구름을 밤에는 무수히 쏟아지는 별들을 헤이며 즐기는 수영은 마치 하늘위에 떠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 마리나 베이 샌즈의 핵심 카지노

지하에는 1만5000㎡의 면적에 40m높이의 천장에 매혹적인 샹들리에가 설치되어 있는 화려하고 넓은 카지노가 있다.

사실상 이곳의 핵심 시설로 24시간 머신 돌아가는 소리가 멈추지 않는다.

보수적인 나라 싱가포르가 카지노를 유치했다는 것은 놀랄만한 일이다.

카지노 입구에는 '21세 이하 출입 금지'라는 팻말을 붙여 놓았으며 성인이면 내·외국인 모두 입장이 가능하다.

단 외국인은 무료 입장이지만 내국인에게는 100싱가포르달러(8만7000원)의 입장료를 받는다.

또 개인이 지급한 연간 입장료가 2000싱가포르달러(174만원)이상이거나, 베팅 총액이 1만싱가포르달러(870만원)를 넘어가면 신용 조회에 들어간다.

재미 삼아 한 번씩 들르는 관광객과 달리 내국인들이 도박에 빠지는 것을 막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를 한 것이다.

내국인에게 받는 입장료의 수익 전액은 도박 예방과 중독자들의 치료활동을 위해 쓰인다. 도박을 끊기 힘든 중독자나 그 가족은 카지노의 출입 금지 신청을 할 수 있다.

또한 싱가포르 정부는 특별 위원회를 두어 법률을 만들고 내국인 보호와 도박 중독예방을 위해 다양한 정책들을 펼치고 있다.

카지노는 리조트 전체 시설의 5% 정도를 차지한다. 그러나 전체 수입의 90%를 벌어들이고 있다.

싱가포르 정부는 사실상 카지노를 유치하며 도박 전용 시설이라는 이미지 완화를 위해 복합 리조트라는 개발 형태를 취했으며 그 목적을 달성했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