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 콜린스(Milles Collines), ‘천 개의 언덕’이라는 뜻입니다. 르완다의 또 다른 이름이지요. 르완다는 모든 국토가 언덕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우리나라로 치자면 강원도 크기의 작은 나라입니다. 하지만 이 작은 땅에 비옥한 토지와 노동력, 좋은 교육을 받은 인재들, 청렴한 공무원들이 있어 이곳 사람들은 아프리카의 두바이를 꿈꿉니다.

제노사이드 Genocide

르완다는 아픔을 가진 나라입니다. 1994년 4월 끔찍한 내전이 있었습니다. 그 100일 동안 죽고 죽였던 종족 간 갈등은 전 인구의 10%인 백만 명의 목숨을 앗아갔습니다. 순식간에 대학살의 중심이 된 르완다, 그 트라우마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은 18년이 지난 현재도 진행 중입니다. 자연이 먼저 일어섭니다. 인간들에 의해 불타고 무너진 자연은 스스로의 힘으로 인간에게 대자연의 웅장함을 돌려주려 합니다. 빛과 하늘, 구름 그리고 초록빛 산들은 아프리카 대륙 특유의 생명력으로 다시 인간에게 손짓합니다. 서로를 더 아프게 하지 않는 것이 우리가 아프지 않게 살아갈 수 있는 기본이라 가르칩니다.

“자연은 모두 균형감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황금빛 물결 속 끝없는 평원에는 여름과 가을이 함께 있는 듯합니다. 가늠할 수 없는 저 초원 깊은 곳에 목표물을 응시하는 섬뜩한 긴장감이 있습니다. 불쑥 표범이라도 한 마리 튀어나오는 건 아닐까요.”

르완다의 수도 키갈리에서 탄자니아 국경 쪽으로 4시간여를 달리면 아카겔라 국립공원과 만납니다. 항상 기다리고 있었던 것처럼 아름다운 대자연과 호흡할 수 있습니다. 그 공기가 맛있습니다. 풍광이 맛있습니다. 배웅 나온 야생의 동물들과 조우합니다. 기다렸다는 듯이 반기는 것 같습니다. 쳐다보다 도망가고 다시 돌아와 탐색합니다. 눈길이 닿는 곳마다 모두 시선을 붙잡아둡니다. 두 계절이 함께 흐르는 초원의 모습은 입체적인 그림인 듯합니다. 어느 곳에는 푸르른 초장이, 어느 곳에는 울창한 아프리카의 밀림이 있습니다. 말라버린 풀들은 가을 들판 같기도 하고요. 그저 바라보기만 해도 자연의 경이로움에 숙연한 마음이 생깁니다. 여유롭게 거니는 야생동물들은 이방인을 물끄러미 바라봅니다. 이곳은 동물들의 땅입니다. 그들은 상처를 치유하고 복원하며, 함께 사는 지혜를 알려줍니다.

“간섭하지 않을 때 더 많은 것을 공유합니다”

“더불어 살아간다는 것, 인간이 자연을 간섭하지 않을 때 인간과 자연은 더 많은 것을 공유합니다.”

아프리카의 자연은 그 존재만으로도 우리에게 경외감을 줍니다. 자연의 위대함과 웅장함은 인간이 자연에 손대지 않을 때 더 많은 것을 내어줄 수 있을 것입니다. 카메라의 뷰파인더로 들여다본 르완다의 대자연은 저를 향해 미소 지으며 더 다가오라고 합니다. 르완다의 사람들도 더 다가오라고 합니다. 눈물의 여정은 다시 없을 거라 약속하는 것처럼.

사진작가 김태호는…

디자인을 공부했고 그래픽디자이너로 일을 시작해 아트디렉터로 활동했다. 20여 년간 사진과 함께 살아오다 사진작가로만 살기 위해 카메라를 잡았다. 들어본 적도 없고 알지도 못하는 아프리카 차드의 모래사막, 르완다의 정글, 케냐의 북쪽 트루카나 호수 옆 로드워, 인도 북부의 나갈랜드, 미얀마의 알려지지 않은 도시 라시오, 내전을 마친 스리랑카의 제프나 등 오지를 다니며 사랑을 기록하고 있다. 가장 낮고 험악한 곳에서 그곳 사람들과 함께 울고 웃으며 진실을 만난다. 그곳의 아름다운 미소를 본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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