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둥&발리

반둥&발리
인도네시아 반둥의 카와 푸티(Kawah Putih) 화산 호수에서 입맞추는 연인들. 카와 푸티는 ‘하얀 분화구’ 라고도 불린다. 화산 분화구에 고인 물은 산화 정도에 따라 다른 빛을 뿜는데, 카와 푸티는 신비한 에메랄드 빛을 내며 현지에서 결혼사진 촬영 장소로 사랑받는다. / 사진가 김남용 제공
'Don't just dream…(꿈만 꾸지 마세요)'

우연히 마주쳤던 한 리조트의 광고 문구처럼, 낯선 곳으로의 여행은 항상 뭔가를 꿈꾸게 한다. 목적지는 '자바의 파리'로 불리는 반둥과 '신들의 섬'이란 별칭을 가진 허니문의 명소 발리다.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에서 남동쪽으로 170㎞를 달려 반둥에 도착했다. 1955년 아시아·아프리카 정상들이 모여 '비동맹과 중립주의'를 주창한 역사의 도시. 무덥고 습한 동남아 기후일 거라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화산으로 둘렀안 분지 고원은 연평균 기온 22도로 시원하고 상쾌한 날씨를 자랑한다.

반둥에서 가장 유명한 관광지는 탕쿠반 프라후(Tangkuban Perahu) 화산이다. 최근까지도 크고 작은 분화가 이어진 활화산의 희고 검은 풍경과 어마어마한 화산 규모가 보는 이의 눈을 압도했다. 화산 근처 작은 가게에서는 옥수수를 불에 구워주는데, 맛이 일품이었다. 화산을 내려오는 길에 있는 치아트르 온천도 그냥 지나치면 두고두고 후회할 필수 코스. 천연 유황온천수가 나오는 이 노상 온천의 뜨끈뜨끈한 물에 몸을 담그니 여독이 스르르 풀렸다.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화산 명소는 카와 푸티(Kawah Putih)다. '하얀 분화구'라고도 불리는 카와 푸티는 해발 2430m에 위치한 화산 호수. 신비로운 에메랄드 빛의 카와 푸티 호수는 결혼사진 촬영 장소로도 인기 있다. 다만 유황 가스 냄새 때문에 마스크가 필요했다.

반둥의 교통 체증은 악명 높다. 온종일 길이 막혀 이동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 하지만 그 또한 인도네시아의 맨얼굴이라고 생각하면 즐기지 못할 이유가 없다. 교통체증에 걸린 버스에서 내려 길을 걸었다. 오밀조밀하게 늘어선 상점들, 출퇴근하는 오토바이 행렬에서 사람들의 표정이 생생하게 눈에 들어왔다. 예쁘게 포장된 관광지가 아닌 현지 사람들의 살아가는 모습을 엿보고 싶다면 반둥이 바로 그런 곳이다.

드라마 '발리에서 생긴 일'로 우리에게 익숙한 발리섬에 들어서자 공항에서부터 보이는 도깨비를 닮은 신들의 조형물과 독특한 그림들이 눈길을 끈다. 발리는 대부분 이슬람화된 인도네시아 문화 속에서 드물게 힌두 문화의 전통을 많이 간직한 곳이다.

수많은 명소 중 영화 '빠삐용'의 배경이 되기도 했던 울루와투(Uluwatu) 사원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인도양의 거센 파도가 부딪쳐 오는 70m 절벽 위, 길게 늘어선 돌담을 걸으며 바라보는 석양이 일품이다. 원숭이가 곳곳에 출몰하는데, 모자나 안경을 빼앗길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발리의 짐바란 해변은 일몰 명소다. 수평선을 향해 느긋하게 지는 새빨간 태양 사이로 여객기가 공항에 착륙하는 모습이 겹쳐져 마치 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 듯하다. 해변의 떠들썩하고 활기찬 분위기를 즐기며 야외에서 풍성히 차린 해산물 요리를 먹는 즐거움도 빠뜨릴 수 없다.

조용하고 작은 마을 '우붓(Ubud)'에선 울창한 밀림과 평화로운 논이 어우러진 거리를 한가로이 거닌다. 흥정을 즐기고 싶다면 스카프·목걸이 등을 파는 상점들에 들어가자. 잘만 하면 상점 주인이 부른 가격보다 30~40% 싸게 물건을 살 수 있다.

반둥&발리

여행수첩

1. 항공편: 가장 편안한 길은 가루다항공을 이용하는 것이다. 인천~자카르타는 주 7회, 인천~발리는 주 6회 운항(문의 02-773-2092). 2. 숙소: 반둥 중심가에 자리 잡은 '더 트랜스 럭셔리 호텔 반둥'이 편리하다. 발리에선 소형 호텔과 풀 빌라가 많은 스미냑에 새로 등장한 '더 트랜스 리조트 발리'를 추천할 만하다. 3. 화폐: 달러나 신용카드를 취급하지 않는 곳이 의외로 많아 공항이나 현지에서 루피아(IDR)로 환전하는 게 좋다. 1달러=1만4000루피아, 1000원=1만2500루피아 정도. 우리나라 돈 원화에서 끝자리 '0' 하나를 빼고 계산하면 편리하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