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낭이나 캐리어 없이, 원하는 룩으로 유럽의 여러 나라를 여유롭게 여행하는 것, 지중해 크루즈여행이면 가능하다. 지중해 크루즈 여행코스는 보통 동부 지중해와 서부 지중해로 구분한다. 서부 지중해 코스를 이용하면 낭만적인 스페인, 남부 프랑스, 이탈리아를 한번에 여행할 수 있다. 그저 편안한 호텔 객실에서 잠자고 화려한 편의시설을 이용하며 즐기면 된다. 모두가 잠든 사이 크루즈는 이동해 매일 아침 새로운 흥미로운 기항지 여행의 기회를 제공한다. 크루즈에 오르는 순간 차원이 다른 여행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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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을 싣고 지중해를 가로지르는 로열캐리비안크루즈 

 22만t급 초대형 하모니 크루즈 

크루즈 여행 경험자로서 단언컨대 크루즈 여행에서 선사와 선박은 기항지만큼이나 중요하다. 기항지와 기항지 사이, 즉 이동하는 동안 선박에서 머무는 시간이 무척 길기 때문이다. 

서부 지중해를 대표하는 크루즈 선사는 바로 로열캐리비안크루즈. 로열캐리비안크루즈는 총 26척의 크루즈선을 보유하고 있는 글로벌 리딩 선사. 특히 세계 최대 크루즈 선박인 22만t급 하모니호는 규모뿐 아니라 다른 크루즈에서는 볼 수 없는 독특한 부대시설을 갖고 있는 특별한 크루즈선이다. 

크루즈 중앙에 위치한 센트럴파크는 마치 뉴욕의 공원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하다. 크루즈 여행 중에서도 자연과 함께 산책을 즐길 수 있다. 보드워크에는 회전목마가 설치돼 있어 이곳이 크루즈가 아닌 놀이공원에 온 것 같은 착각마저 들게 한다. 

하모니호엔 크루즈 업계 최초로 인공 파도타기 시설이 갖춰져 있다. 길이 12m, 넓이 9.7m로 1분당 무려 11만3556ℓ의 물이 쏟아져 내리며 파도와 물살을 만들어 낸다. 수영도 차원이 다르다. 하모니호에는 메인 수영장 외에도 비치 풀, 스포츠풀 등 다양한 수영장이 마련돼 있다. 30m가 넘는 길이의 워터 슬라이드도 즐길 수 있다. 

쇼 또한 다양하다. 히트 뮤지컬 그리스와 귀에 익숙한 음악을 사용한 옴니버스 창작 뮤지컬 쇼, 원형 극장 모양의 야외무대에서 펼쳐지는 짜릿한 다이빙 쇼, 실력파 피겨 선수 출신들이 펼치는 아이스쇼 등 매일 저녁 다양한 즐거움이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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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이 살아 숨쉬는 스페인의 항구도시 바르셀로나

 아름다운 햇빛이 가득한 남프랑스 여행 

서부 지중해 크루즈의 여정은 대개 바르셀로나에서 시작한다. 바르셀로나는 스페인의 항구도시로 화가 피카소와 천재 건축가 가우디를 배출한 도시로 유명하다. 대표적인 관광명소는 가우디가 설계한 성가족성당, 구엘 공원, 그리고 피카소의 작품이 전시돼 있는 피카소 미술관 등이다. 

바르셀로나를 떠나 향하는 곳은 스페인에서 프랑스로 가는 바닷길에 위치한 항구도시, 팔마 데 마요르카. 아름다운 경관과 온화한 기후, 중세 건축물과 아랍 왕조의 거성이 매력적인 곳으로 유럽에서 손꼽히는 휴양지이다. 가우디가 수리 개축한 카탈루냐 양식의 고딕 대성당이 유명하다. 

또 다른 기항지는 남프랑스 프로방스 지역. 동쪽에는 알프스 산맥이 있고 서쪽에는 론 강이 흐르며 1년 내내 따스한 햇볕이 드는 프로방스에서는 아기자기한 시골집과 골목마다 자리한 시장 등을 만날 수 있다. 

크루즈를 타면 보통 마르세유에서 내리게 된다. 마르세유는 프랑스를 대표하는 항구이자 지중해 최대의 항구 도시다. 영화 러브 액추얼리에서 콜린 퍼스가 고백하는 레스토랑, 소설 몬테크리스토 백작의 배경인 이프 섬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마르세유에서 북쪽으로 자동차로 한 시간가량 달리면 화가 폴 세잔과 작가 에밀 졸라의 고향 엑상프로방스가 나온다. 그라네 박물관, 생 소뵈르 대성당, 세잔 아틀리에 등 아름다운 건축물이 많지만 그보다는 세잔의 작품 속 배경으로 유명하다. 마치 그림책 속 장면 같은 풍광과 자주 마주치는 곳이기도 하다. 걷다보면 어느새 예술의 향기에 흠뻑 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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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역사를 품은 이탈리아 피렌체 전경

 화려한 르네상스 도시 이탈리아 문화탐방 

크루즈를 타면 보통 피렌체와 피사, 고도 로마, 대표적인 항구도시 나폴리를 관광할 수 있다. 11세기 말 제노바, 베네치아와 대립하는 강력한 해상공화국이었던 피사는 13세기 이후 문예 도시로 번창했다. 피사 대학에서 공부한 최고의 스타는 바로 갈릴레오 갈릴레이. 그가 피사의 사탑에서 쇠구슬로 낙하속도 실험을 했던 일화는 매우 유명하다. 

이 피사와 자웅을 겨뤘던 도시 국가였던 피렌체는 꽃이라는 뜻을 가진 화려한 도시. 중세의 유적에 르네상스 시절 보티첼리, 레오나르도 다빈치, 미켈란젤로 등 천재들의 손길, 흔적 등이 더해져 더 아름다운 도시로 거듭났다. 결국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영화 냉정과 열정 사이에서 남녀 주인공이 극적으로 다시 만났던 두오모 성당이 유명하다. 이곳에 가면 준세이와 아오이의 애틋한 감정이 전해지는 듯하다. 

지중해 크루즈여행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하나투어 홈페이지(www.hanatour.com) 또는 대표전화(1522-0014)로 문의 가능하다.  

[전기환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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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시빈과 함께 하는 '비밀 여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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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루체른

유럽 여행이란 게 그렇습니다. 가장 유명한 그 나라 수도 찍고, 주변 도시 한 곳 정도 더 보고 이동하기. 이런 식이면 곤란하지요. 비밀 여행단이 그래서 이번주는 '플랜B 도시'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이거 놀랍습니다. B급인데, 수도보다 유명합니다. 해당 나라의 느낌이 오히려 이 도시에서 더 풍기는 '아우라 만렙(최고 등급)' 포인트, 지금부터 공개합니다. 

1. 런던쯤이야…브라이턴 

런던에서 남쪽으로 약 1시간 여. 이곳이 브라이턴이란 동네입니다. 한국의 몽돌 해변에나 있을 법한 자갈 해변. 동글동글한 자갈이 깔려 있을 뿐만 아니라, 개성 강한 편집숍과 빈티지 숍들이 그림처럼 늘어서 있는 포인트입니다. 아, 백사장이 아니라 실망이라고요. 천만에요. 몽돌 매력은 눈이 아니라, 귀가 먼저 느낍니다. 걸을 때 '따깍따깍' 하는 돌멩이 소리의 리듬에 빠지면 이거, 헤어나오기 힘들어집니다. 올여름에는 '게이 축제'가 열립니다. 그만큼 자유분방하다, 이렇게 느끼시면 됩니다. 명불허전 인생샷 포인트도 있습니다. 브라이턴 중심가에서 버스를 타고 약 40분쯤 달리면 유명한 '세븐시스터즈' 절벽이거든요. 이곳 방문을 위해 브라이턴을 찾는 사람이 있을 만큼 꽤나 유명한 곳이지요. 새하얀 돌멩이로 자신의 이름 이니셜을 만들고, 인생샷 한 장 찰칵, 이게 여행하는 맛이지요. 

2. 마드리드보다 유명한 세고비아 

저한텐 기타 브랜드로 익숙합니다. 네, 맞네요, 그 세고비아. 마드리드에서 북서쪽으로 60㎞ 달려오면 만날 수 있는 세고비아. '수도교'가 핫스폿입니다. 과거에 고지대에 물을 공급하기 위해서 만들어졌다고 하는데, 실제로 보면 그 크기와 견고함에 압도당할 수밖에 없지요. 스페인의 대부분 도시들이 그렇듯이 세고비아도 그 도시만의 느낌을 가득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나 다른 도시들에 비해 정리된 느낌, 이게 여행자들을 유혹합니다. 그래서일까요. 여성들이 유독 선호하는 곳으로 알려졌습니다. 세련된 느낌의 정점에는 세고비아 대성당이 있습니다. 어떤 분위기냐고요? 애칭만 알려드리면 고개, 끄떡이실 겁니다. '대성당 중의 귀부인'. 저도 한번 만나보고(?) 싶네요, 이 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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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톨레도

3. 머릿속에 담고 있는 스페인, 톨레도 

누구나 머릿속에 그리는 여행지 모습이 있습니다. 스페인 하면 떠오르는 느낌 아시죠? 그 느낌 그대로가 바로 '톨레도'의 모습입니다. 마드리드에서 남서쪽 70㎞ 정도 떨어져 있는 동네지요. 도시의 3면이 타호강으로 둘러싸여 멀리서 보면 섬과 같은 느낌이 듭니다. 아, 이곳 여행법은 따로 있습니다. 여행 고수들에게 '톨레도를 여행하는 가장 좋은 방법'을 물어보면 십중팔구는 이렇게 답변합니다. "길을 잃는 것"이라고. 아닌 게 아니라, 골목골목에서 톨레도의 숨겨진 매력이 뿜어져 나옵니다. 아, 심지어 관광안내소에 물어봐도 이런 답을 들려 줍니다. "길을 잃어 보라"고요. 길을 잃어 골목을 누비고 다니면 마치 과거의 스페인을 여행하는 기분이 듭니다. 이게 바로 '시간여행'의 묘미겠지요. 

4. 개성 넘치는 녀석 베니스, 베네치아 

118개의 섬들이 다리로 이어진 '물의 도시' 베네치아. 운하를 이동하는 교통수단 '바포레토'와 곤돌라, 운하를 둘러싼 건물들이 도시를 로맨틱하게 만들어 주는 곳이지요. 시인 프로스트가 이렇게 표현한 것도 일리가 있습니다. "베네치아에 와서야 꿈이 현실인 것을 깨달았다"고 말이지요. 

나폴레옹이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공간'이라 극찬한 산마르코 광장이 포인트입니다. 약 400개의 다리가 섬을 이어주는데 그 다리에 얽힌 이야기를 듣는 재미도 쏠쏠하지요. 허니문 화보로 가장 유명한 곳은 '리알토 다리'입니다. 꼭 찍어야겠죠. 

5. 스위스인이 인정한 도시 루체른 

스위스 최대의 관광 휴양지로 알려진 '루체른'. 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다리 '카펠교'가 도시의 중심을 꽉 잡아주고 있습니다. 그 주변? 아이고 말도 마십시오. 엽서 속 바로 그 장면, 스위스풍 건물들이 동화 속 마을의 느낌을 팍팍 살려주고 있습니다. 호수 근처의 카페테리아에 앉아 여유를 즐기거나 가볍게 벤치에 앉아 백조를 바라보는 것만 해도 좋겠지요. 특히나 루체른의 구시가지는 꼭 가보셔야 합니다. 중세시대로 '백투더퓨처'한 느낌. 근처에는 리기산도 있습니다. 알프스 들꽃을 보고 싶다면 무조건 여기로 달려가십시오. 분위기 끝내줍니다. 

※ 자료제공 = 위시빈, https://goo.gl/4omv1u 

[신익수 여행·레저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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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나는 새로운 세계로 떠나기 위한 비행기 안에서 이탈리아 맛 기행 마지막 편을 쓰고 있다. 그렇게 다가올 설렘을 맘껏 기대하며 지난 여행의 추억이 주는 그리움을 곱씹으며 다독이고 있다. 베네치아의 여행길에서 나는 오랜 인연이었지만, 인생이 주는 예기치 못한 장난으로 소원해져 버린 동생을 닮은 동행을 만났다. 그녀는 베네치아와 밀라노의 내 시간을 부분부분 함께 해주었다. 그녀와 함께일수록 나는 빨리 돌아가 동생이 만나고 싶어졌음이 신기했다. 그렇구나! 여행이란 이런 것이구나! 지금 내 곁을 지키는 모든 것들의 소중함을 깨우치기 위해 인생이 주는 선물. 돌아갈 곳이 있기에 여행이라고 한다. 돌아갈 곳이 없다면 그건 그대로 ‘이별’일테니. 그래서 사람들은 여행을 하나보다. 나를 지키는 ‘연’과 내가 지키는 ‘것’의 소중함을 깨닫기 위해서.

흔해 빠진 수식어 ‘물의 도시 베네치아(Venezia)’ 하지만 어쩔 수 없다. 정말 그러하니 말이다. 베네치아에서는 내 발이 닿는 어느 곳이든 항상 수줍게 찰랑거리는 운하가 흐르고 있었다. 골목길에 들어서는 바람에 행여 시야에서 운하를 놓친다하더라도 은은하게 풍기는 비릿한 물 내음과 곤돌리에(Gondolier,곤돌라 뱃사공)의 노랫소리는 나의 감각을 감싸온다. 육지로의 여행이 무료해 질 즈음 베네치아로 떠날 채비를 했다. 산타 루치아 역(Stazione Venezia Santa Lucia)에서 막 벗어나 맞이한 베네치아는 운하에 반사 된 햇살에 순간 화이트아웃(White out,백시현상)을 겪을 정도로 신비로운 강렬함이 묻어났다.

‘패션의 도시’라는 위풍당당한 수식의 느낌은 나와 같은 방랑객스러운 여행자에게는 매력적이지 못하다. 하지만 또각또각 밀라노(Milano)의 성냥갑 같은 반듯함에 대한 선입견은 밀라노 중앙역(Stazione di Milano Centrale)과 연결 된 지하철역에서 무참하게 깨어졌다. 많은 집시(Gipsy)들과 어지러운 질서. 이런 대 반전 속 나는 실망보다 세세한 안도의 한숨이. 그래. 결국 이곳도 이탈리아의 한 부분, 사람 사는 곳이구나!

운하를 자유로이 흘러가는 곤돌라와 곤돌리에. 하지만 곤돌리에의 변덕 역시 흐르는 강물처럼 기복이 심하다는 걸 명심해야 할 것이다.
희망의 꿈을 부르는 ‘천년의 도시’

바다 속 점토질 바닥에 인공 기반을 만들어 형성한 도시 ‘베네치아(Venezia).’ 100여개가 넘는 조그만 섬으로 이뤄 져 있어 이 섬들을 잇는 다리만도 400여개란다. 역에서 숙소까지 가는 길에 놓인 십여 개의 다리를 20kg이 넘는 짐 가방을 들고 오르락내리락 해야 하는 것은 대표적인 관광의 나라치고는 세심하지 못한 처사라 생각되지만 내 손에 들린 무거운 짐만 아니었다면 모두가 신기하고 아름다웠을 풍경들. 두 손이 자유로워진 뒤 나는 가벼운 발걸음으로 베네치아의 심장으로 들어가기 위해 운동화 끈을 질끈 묶었다. 

운 좋게 숙소는 베네치아의 명물인 ‘리알토 다리(Ponte de Rialto)’와 근접한 곳에 위치해 있었고 가슴이 멎을 만큼의 아름다운 야경을 마음껏 감상할 수 있었다. ‘베니스의 상인’에 대한 인식이 강해서였을까? 베네치아는 이탈리아의 그 어느 도시보다 상점이 발달했다고 느껴진다. 리알토 다리는 피렌체의 베키오 다리처럼 다리의 양 쪽 끝으로 상점들이 빼곡하게 들어서 있다. 하지만 피렌체의 베키오 다리를 이루는 상점들은 역사적으로 이야기를 지니고 있는 반면(과거 베키오 다리에는 푸줏간, 대장간, 가죽처리장으로 생계를 연명하는 이탈리아인들이 있었다. 

하지만 16세기, 악취가 나고 깨끗지 못한 외관상의 이유로 모두 내쫓기게 되었다. 그 후 들어선 것이 보석상. 푸줏간과 보석상이란 너무 대비적인 이런 역사를 알기에 결코 베키오 다리를 아름답다 찬양만 할 수는 없는 것 같다. 그 시절 마지막 생존권마저 권력에 의해 빼앗긴 불쌍한 서민들의 절규 섞인 투쟁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베네치아의 리알토 다리는 기념품점, 젤라테리아, 식음료 상점, 보석상과 유리공예 판매점까지 하나의 쇼핑 거리다. 수많은 여행자들을 위해 만들어 진 베네치아 교통&문화 카드는 언뜻 여행자를 위한 배려인 듯 해보이지만, 성당 입장료와 화장실 사용료까지 세트 상품으로 묶어 판매 하고 있는 것은 ‘물의 도시’라는 수식어와는 다르게 조금은 삭막한 느낌이 드는 건 비단 나뿐만이 아니리라. 하지만 이런 삭막함도 잠시. 베네치아는 지난 천년의 세월이 그러했듯, 앞으로 다가올 천년을 위해 희망의 꿈을 부르는 도시다. 

운하를 떠다니는 곤돌라의 자유로운 모습에서, 매년 성황리에 개최하는 ‘베니스 영화제'의 활기찬 모습에서 그리고 벌떼처럼 몰려드는 여행자들을 대하는 지치지 않는 상인들의 웃는 얼굴에서 그 희망의 찬가는 끊임없이 울려 퍼진다.

1.리알토 다리 건너 어시장의 아침을 함께하면 삶에 대한 의지가 솟구친다. 가끔 삶이 지루하다 느껴질 때 나는 이른 새벽 노량진 수산시장을 찾고는 한다. 부산스럽게 움직이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며 녹슬어버린 정신에 기름을 치는 시간을 갖는다. 2.정말 하나를 집어들 수밖에 없게 만드는 주황빛의 연어가 반짝거리며 진열되어 있다. 3.아버지와 아들이 서로를 이해하며 보기 좋은 베네치아 어시장을 만들기를 바라본다.
사람 냄새 나는 수산시장 살아있는 아침

대운하로 이뤄 진 도시인만큼 베네치아에서는 해산물을 많이 접할 수 있다. 그래서 베네치아를 가면 꼭 먹어봐야 하는 것이 '오징어먹물파스타(Spaghetti alla Nero di Seppia,10~15유로)'와 '해산물튀김'이다. 베네치아에서 먹어 본 오징어먹물파스타는 버터의 고소함과 크림의 부드러움이 어우러진 풍부한 맛이었다. 여기에 기존 먹어보던 것과는 차원이 다른 부드러움을 지닌 오징어까지.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지만 그 어떤 색채감도 지니지 않은 그저 검은색일지라도 오징어먹물파스타는 그 생김을 뛰어넘는 맛을 지녔다.

아침 일찍 리알토 다리 건너 생선과 채소 등을 파는 재래시장으로 간다. 어시장은 11시 가량이 지나면 장사를 정리하기 때문에 이른 아침 움직여야만 싱싱한 해산물의 향연을 볼 수 있다. 어시장의 상인들은 조금이라도 싱싱한 해산물을 판매하고자 부지런히 가판대에 얼음을 깔고 생선을 세팅한다. 어! 그런데 우리나라 생선가게와는 왠지 느낌이 다르다. 단지 외국이기 때문에 느끼는 나의 고정관념이려나 싶어 시장을 한 바퀴 돌며 생각해보니 아! 얼음 위에 곱게 누워있는 생선이 우리의 것과 다르구나. 자반고등어와 동태, 갈치 등이 진열 되어있는 우리나라 생선가게와는 달리 이곳은 연어와 송어, 농어와 가리비 등이 투명한 얼음 위에서 주황빛, 은빛 제 살을 반짝반짝 빛내며 올려 져 있었다. 

저 연어 한 덩이를 사서 소금, 후추로 밑간을 한 뒤 팬에 잘 구워 레몬을 넣은 새콤한 크림소스를 뿌려 연어 스테이크를 만든다면 참 맛있겠구나. 고소하고 풍부한 크림소스가 뿌려진 농염한 맛의 연어 살을 한 입 먹으면 치아 사이로 거칠게 부스러지는 연어 살과 혀끝으로 고소하게 감기는 크림의 맛. 아마 마지막에는 레몬의 상큼함이 다음 들어올 음식에 대한 예를 갖추고 있으리라. 요리를 사랑하는 사람에게 좋은 식재료를 바라보는 시선은 미술학도가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 벽화를 대하는 것과 매한가지의 설렘을 지닌다. 이건 틀림없는 사실이다. 생생한 아침의 시장 구경을 마무리하며 돌아가는 길, 부자(父子)처럼 보이는 두 사람이 생선을 손질하는 모습이 보였다. 

연륜의 깊이를 나타내듯, 아버지는 값이 비싼 연어를, 아들은 조그마한 생선의 비닐을 벗겨내고 있었다. 아들의 표정이 즐겁지 만은 아니 해 보인다. 아마도 생선가게라는 가업을 잇기 싫은 눈치다. 하지만 이 청년도 언젠가는 아버지가 걸어오신 길을 이해하고 받아들일 날이 올 것이다. 베네치아의 볼거리 어시장이 아버지와 같은 분들로 인해 베네치아의 명물이 되었음을 깨닫고, 존경심을 지닐 날이 늦더라도 오지 않을까? 내심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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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로리다

미국의 베네치아… 플로리다
마이애미 해변을 제치고 플로리다 최고의 여행지로 부상한 포트로더데일 해변. / 미국 관광청 제공
'미국 플로리다주(州)의 대표 휴양지는?' 대부분의 한국인은 '마이애미의 비치(beach·해변)'를 떠올릴 것이다. 하지만 최근 허핑턴포스트 등 미국 언론들의 '여름휴가를 가고 싶은 도시' 선호도 조사에서 마이애미를 제치고 플로리다 최고의 여행지로 떠오른 곳이 있다. 인구 17만이 겨우 넘는 운하의 도시, 포트로더데일이다.

100㎢ 크기(서울의 약 1/6)인 포트로더데일은 인공과 천연 운하(運河)로 얽히고설켜 있다. 전체 면적의 약 10%가 운하다. 덕분에 '미국의 베네치아'라는 별명도 얻었다. 미국에선 운하가 베네치아보다 더 길다는 이유로 '베네치아가 이탈리아의 포트로더데일'이란 농담 섞인 주장도 나온다.

포트로더데일 땅을 밟는 순간 '이국적'이란 단어는 여기에 딱 어울리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도로변을 장식한 야자수나 도화지에 그려 놓은 것 같은 아름다운 구름 때문만은 아니었다. 도시 곳곳에 넘실대는 코발트 빛 운하를 보니 당장에라도 뛰어들고 싶은 욕구가 샘솟았다. 운하를 현명하게 즐기는 방법은 수상택시를 이용하는 것이다. 베네치아처럼 곤돌라는 없지만 대신 보트가 있다. 보트에 몸을 맡기면 왜 이 '촌동네'가 미국인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는가에 대한 물음표가 점점 느낌표로 바뀌기 시작한다.

총 길이가 약 260㎞나 될 정도로 끝없이 펼쳐진 물줄기와 이를 둘러싼 호화 저택, 하늘에서 비추는 태양이 오묘한 조화를 만들어내고 있었다.

포트로더데일의 명물인 도개교(跳開橋)가 마치 '모세의 기적'처럼 둘로 서서히 갈라졌다. 갈라진 다리 사이로 통과한 건 수상택시뿐만이 아니었다. 하얗게 반짝반짝 빛나는 개인 요트들이 거친 물보라를 일으키며 질주했다. 이 도시에 등록된 요트만 4만 척이 넘는다. 매년 가을에 세계 최대의 보트 쇼인 '포트로더데일 국제 보트 쇼'도 열린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차로 1시간가량 달려간 팜비치. 포트로더데일이 여행객의 시선을 끄는 곳이라면, 팜비치는 미국 '수퍼 리치'의 마음을 사로잡은 곳이다. 전 세계 400대 부자 중 27명이 거주하고 있다는 통계(2013년 미국 경제전문매체 포브스 발표)도 있다. 고요한 바다와 고운 모래가 기다렸다는 듯 여행자를 반긴다. 노인부터 어린아이까지 나이를 가릴 것 없이 까맣게 햇볕에 그을린 피부가 유난히 반짝거렸다. 그리스 신전을 닮은 건물들은 으리으리했고, 축구장만큼 큰 저택이 수두룩했다. 하지만 대서양의 압도적인 풍광 앞에서 인간이 만든 것들은 그저 다소곳이 머리를 숙였다.

2013년 USA투데이가 실시한 온라인 설문조사에서 '미국을 상징하는 3개 거리' 중 하나로 뽑혔던 '워스 애비뉴'도 이곳에 있다. 260여개의 글로벌 패션·잡화 브랜드는 물론 팝아트의 거장 앤디 워홀부터 스트리트 아티스트 셰퍼드 페어리, 설치 미술의 대가 데이미언 허스트 등 이름만 대면 알 만한 현대 미술 거장들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대서양을 조금이라도 오래 즐기려면 해변과 가까운 숙소에 머무는 것이 좋다. 대표적인 곳으로 '포시즌스 리조트 팜비치'. 포시즌스는 국내에는 아직 없기 때문에 생소하지만 전 세계에 90여개의 체인을 운영하는 글로벌 호텔·리조트 그룹이다.

미국의 베네치아… 플로리다

여행 수첩

1. 항공편: 포트로더데일은 직항이 없다. 인천에서 디트로이트를 경유할 때 포트로더데일로 짐을 한 번 더 부쳐야 한다는 점을 절대 잊지 않아야 한다. 2. 교통: 렌터카가 편리하다. 포트로더데일 공항에서 렌터카 빌딩까지 셔틀버스를 운행한다. 렌터카 대여 요금은 차종에 따라 하루 50~90달러 선. 3. 포트로더데일 수상택시: 오전 930분부터 오후 10시까지 운행한다. 정류장은 총 15곳이 있다. 성인 기준 한 명당 티켓 요금은 26달러. 플로리다 관광정보는 미국관광청 한국어 홈페이지(www.discoveramerica.co.kr)와 포시즌스 호텔&리조트 홈페이지(http://www.fourseasons.com/) 참고. 문의 (02) 777-1977 4. 올랜도: 플로리다에 물 좋은 곳만 있는 것은 아니다. 올랜도에선 아이들과 동행한 여행객이 놓쳐서는 안될 세계 최대의 테마파크 월트 디즈니월드가 환상과 동심의 세계로 인도한다. 디즈니월드를 즐기려면 가까운 숙소에 묵는 것이 좋다. 수십개의 호텔·리조트가 여행객을 기다리고 있다. 포시즌스 리조트 올랜도 앳 월트디즈니 월드(www.fourseasons.com/orlando/)가 대표적이다. 놀이기구를 타다 지칠 때쯤에 리조트에서 휴식을 취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아이들은 출입이 불가능한 어른만을 위한 풀장부터 유아 풀장과 유수풀 등 다양한 풀장을 갖추고 있다. 최고급 시설의 피트니스센터(24시간 운영)를 이용할 수 있고 PGA 출신이 직접 가르치는 골프 레슨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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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파리市·스핑크스 이어 이번엔 '짝퉁 베네치아' 조성

이탈리아 수상 도시 베네치아를 본뜬 '가짜 베네치아'가 중국에 들어섰다.

중국신문망은 18일 랴오닝(遼寧)성의 항구도시 다롄(大連)에 40만㎡ 면적의 '산자이(山寨·모조품) 베네치아'가 만들어졌다고 보도했다. 실제 베네치아의 1000분의 1 크기인 '중국판 베네치아'는 중국 최대 레저 기업 하이창그룹이 지난 2011년부터 50억위안(약 9000억원)을 들여 개발한 상업단지다. 하이창그룹은 베네치아의 모습을 재현하기 위해 바닷물을 다롄 도시 한복판으로 끌어들여 폭 15m, 수심 1.2m, 길이 4㎞의 인공 운하를 만들었다. 수로 양옆의 유럽풍 건축물은 프랑스의 유명 건축사무소 ARC가 설계를 맡았다.

중국 랴오닝(遼寧)성 다롄(大連)시에 조성된‘가짜 베네치아’.
중국 랴오닝(遼寧)성 다롄(大連)시에 조성된‘가짜 베네치아’. 지난 17일 시민들이 곤돌라를 타고 수로 양옆에 들어선 유럽풍 건축물을 구경하고 있다. /중국신문망
중국신문망은 "17일부터 운하 1㎞ 구간에서 배 운항을 시범적으로 시작했다"며 "내년 5월까지 수로 양옆에 200개가 넘는 유럽풍 건축물이 완공되면 베네치아에 온 것처럼 배를 타고 이국적인 경치를 즐길 수 있게 될 것"이라고 했다.

운하에는 베네치아에서만 볼 수 있는 검은색 곤돌라도 운항되고 있다. '바토레토'라고 불리는 버스배와 수상택시도 도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이 세계적으로 유명한 도시를 복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3년에는 프랑스 파리를 통째로 본뜬 '가짜 미니 파리'가 저장성 항저우에 등장했고, 2011년에는 중국 광둥성 훼이저우시의 부동산 업체들이 1조1000억원을 들여 오스트리아 마을 할슈타트를 모델로 한 알프스풍 마을을 시 외곽에 만들었다. 올 8월에는 허베이성 스자좡에 실물 크기의 이집트 스핑크스 '짝퉁'이 들어서 이집트 정부가 공식적으로 유네스코에 항의 서한을 보내 철거를 요구하기도 했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지금 나는 새로운 세계로 떠나기 위한 비행기 안에서 이탈리아 맛 기행 마지막 편을 쓰고 있다. 그렇게 다가올 설렘을 맘껏 기대하며 지난 여행의 추억이 주는 그리움을 곱씹으며 다독이고 있다. 베네치아의 여행길에서 나는 오랜 인연이었지만, 인생이 주는 예기치 못한 장난으로 소원해져 버린 동생을 닮은 동행을 만났다. 그녀는 베네치아와 밀라노의 내 시간을 부분부분 함께 해주었다. 그녀와 함께일수록 나는 빨리 돌아가 동생이 만나고 싶어졌음이 신기했다. 그렇구나! 여행이란 이런 것이구나! 지금 내 곁을 지키는 모든 것들의 소중함을 깨우치기 위해 인생이 주는 선물. 돌아갈 곳이 있기에 여행이라고 한다. 돌아갈 곳이 없다면 그건 그대로 ‘이별’일테니. 그래서 사람들은 여행을 하나보다. 나를 지키는 ‘연’과 내가 지키는 ‘것’의 소중함을 깨닫기 위해서.

흔해 빠진 수식어 ‘물의 도시 베네치아(Venezia)’ 하지만 어쩔 수 없다. 정말 그러하니 말이다. 베네치아에서는 내 발이 닿는 어느 곳이든 항상 수줍게 찰랑거리는 운하가 흐르고 있었다. 골목길에 들어서는 바람에 행여 시야에서 운하를 놓친다하더라도 은은하게 풍기는 비릿한 물 내음과 곤돌리에(Gondolier,곤돌라 뱃사공)의 노랫소리는 나의 감각을 감싸온다. 육지로의 여행이 무료해 질 즈음 베네치아로 떠날 채비를 했다. 산타 루치아 역(Stazione Venezia Santa Lucia)에서 막 벗어나 맞이한 베네치아는 운하에 반사 된 햇살에 순간 화이트아웃(White out,백시현상)을 겪을 정도로 신비로운 강렬함이 묻어났다.

‘패션의 도시’라는 위풍당당한 수식의 느낌은 나와 같은 방랑객스러운 여행자에게는 매력적이지 못하다. 하지만 또각또각 밀라노(Milano)의 성냥갑 같은 반듯함에 대한 선입견은 밀라노 중앙역(Stazione di Milano Centrale)과 연결 된 지하철역에서 무참하게 깨어졌다. 많은 집시(Gipsy)들과 어지러운 질서. 이런 대 반전 속 나는 실망보다 세세한 안도의 한숨이. 그래. 결국 이곳도 이탈리아의 한 부분, 사람 사는 곳이구나!

운하를 자유로이 흘러가는 곤돌라와 곤돌리에. 하지만 곤돌리에의 변덕 역시 흐르는 강물처럼 기복이 심하다는 걸 명심해야 할 것이다.
희망의 꿈을 부르는 ‘천년의 도시’

바다 속 점토질 바닥에 인공 기반을 만들어 형성한 도시 ‘베네치아(Venezia).’ 100여개가 넘는 조그만 섬으로 이뤄 져 있어 이 섬들을 잇는 다리만도 400여개란다. 역에서 숙소까지 가는 길에 놓인 십여 개의 다리를 20kg이 넘는 짐 가방을 들고 오르락내리락 해야 하는 것은 대표적인 관광의 나라치고는 세심하지 못한 처사라 생각되지만 내 손에 들린 무거운 짐만 아니었다면 모두가 신기하고 아름다웠을 풍경들. 두 손이 자유로워진 뒤 나는 가벼운 발걸음으로 베네치아의 심장으로 들어가기 위해 운동화 끈을 질끈 묶었다.

운 좋게 숙소는 베네치아의 명물인 ‘리알토 다리(Ponte de Rialto)’와 근접한 곳에 위치해 있었고 가슴이 멎을 만큼의 아름다운 야경을 마음껏 감상할 수 있었다. ‘베니스의 상인’에 대한 인식이 강해서였을까? 베네치아는 이탈리아의 그 어느 도시보다 상점이 발달했다고 느껴진다. 리알토 다리는 피렌체의 베키오 다리처럼 다리의 양 쪽 끝으로 상점들이 빼곡하게 들어서 있다. 하지만 피렌체의 베키오 다리를 이루는 상점들은 역사적으로 이야기를 지니고 있는 반면(과거 베키오 다리에는 푸줏간, 대장간, 가죽처리장으로 생계를 연명하는 이탈리아인들이 있었다.

하지만 16세기, 악취가 나고 깨끗지 못한 외관상의 이유로 모두 내쫓기게 되었다. 그 후 들어선 것이 보석상. 푸줏간과 보석상이란 너무 대비적인 이런 역사를 알기에 결코 베키오 다리를 아름답다 찬양만 할 수는 없는 것 같다. 그 시절 마지막 생존권마저 권력에 의해 빼앗긴 불쌍한 서민들의 절규 섞인 투쟁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베네치아의 리알토 다리는 기념품점, 젤라테리아, 식음료 상점, 보석상과 유리공예 판매점까지 하나의 쇼핑 거리다. 수많은 여행자들을 위해 만들어 진 베네치아 교통&문화 카드는 언뜻 여행자를 위한 배려인 듯 해보이지만, 성당 입장료와 화장실 사용료까지 세트 상품으로 묶어 판매 하고 있는 것은 ‘물의 도시’라는 수식어와는 다르게 조금은 삭막한 느낌이 드는 건 비단 나뿐만이 아니리라. 하지만 이런 삭막함도 잠시. 베네치아는 지난 천년의 세월이 그러했듯, 앞으로 다가올 천년을 위해 희망의 꿈을 부르는 도시다.

운하를 떠다니는 곤돌라의 자유로운 모습에서, 매년 성황리에 개최하는 ‘베니스 영화제'의 활기찬 모습에서 그리고 벌떼처럼 몰려드는 여행자들을 대하는 지치지 않는 상인들의 웃는 얼굴에서 그 희망의 찬가는 끊임없이 울려 퍼진다.

1.리알토 다리 건너 어시장의 아침을 함께하면 삶에 대한 의지가 솟구친다. 가끔 삶이 지루하다 느껴질 때 나는 이른 새벽 노량진 수산시장을 찾고는 한다. 부산스럽게 움직이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며 녹슬어버린 정신에 기름을 치는 시간을 갖는다. 2.정말 하나를 집어들 수밖에 없게 만드는 주황빛의 연어가 반짝거리며 진열되어 있다. 3.아버지와 아들이 서로를 이해하며 보기 좋은 베네치아 어시장을 만들기를 바라본다.
사람 냄새 나는 수산시장 살아있는 아침

대운하로 이뤄 진 도시인만큼 베네치아에서는 해산물을 많이 접할 수 있다. 그래서 베네치아를 가면 꼭 먹어봐야 하는 것이 '오징어먹물파스타(Spaghetti alla Nero di Seppia,10~15유로)'와 '해산물튀김'이다. 베네치아에서 먹어 본 오징어먹물파스타는 버터의 고소함과 크림의 부드러움이 어우러진 풍부한 맛이었다. 여기에 기존 먹어보던 것과는 차원이 다른 부드러움을 지닌 오징어까지.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지만 그 어떤 색채감도 지니지 않은 그저 검은색일지라도 오징어먹물파스타는 그 생김을 뛰어넘는 맛을 지녔다.

아침 일찍 리알토 다리 건너 생선과 채소 등을 파는 재래시장으로 간다. 어시장은 11시 가량이 지나면 장사를 정리하기 때문에 이른 아침 움직여야만 싱싱한 해산물의 향연을 볼 수 있다. 어시장의 상인들은 조금이라도 싱싱한 해산물을 판매하고자 부지런히 가판대에 얼음을 깔고 생선을 세팅한다. 어! 그런데 우리나라 생선가게와는 왠지 느낌이 다르다. 단지 외국이기 때문에 느끼는 나의 고정관념이려나 싶어 시장을 한 바퀴 돌며 생각해보니 아! 얼음 위에 곱게 누워있는 생선이 우리의 것과 다르구나. 자반고등어와 동태, 갈치 등이 진열 되어있는 우리나라 생선가게와는 달리 이곳은 연어와 송어, 농어와 가리비 등이 투명한 얼음 위에서 주황빛, 은빛 제 살을 반짝반짝 빛내며 올려 져 있었다.

저 연어 한 덩이를 사서 소금, 후추로 밑간을 한 뒤 팬에 잘 구워 레몬을 넣은 새콤한 크림소스를 뿌려 연어 스테이크를 만든다면 참 맛있겠구나. 고소하고 풍부한 크림소스가 뿌려진 농염한 맛의 연어 살을 한 입 먹으면 치아 사이로 거칠게 부스러지는 연어 살과 혀끝으로 고소하게 감기는 크림의 맛. 아마 마지막에는 레몬의 상큼함이 다음 들어올 음식에 대한 예를 갖추고 있으리라. 요리를 사랑하는 사람에게 좋은 식재료를 바라보는 시선은 미술학도가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 벽화를 대하는 것과 매한가지의 설렘을 지닌다. 이건 틀림없는 사실이다. 생생한 아침의 시장 구경을 마무리하며 돌아가는 길, 부자(父子)처럼 보이는 두 사람이 생선을 손질하는 모습이 보였다.

연륜의 깊이를 나타내듯, 아버지는 값이 비싼 연어를, 아들은 조그마한 생선의 비닐을 벗겨내고 있었다. 아들의 표정이 즐겁지 만은 아니 해 보인다. 아마도 생선가게라는 가업을 잇기 싫은 눈치다. 하지만 이 청년도 언젠가는 아버지가 걸어오신 길을 이해하고 받아들일 날이 올 것이다. 베네치아의 볼거리 어시장이 아버지와 같은 분들로 인해 베네치아의 명물이 되었음을 깨닫고, 존경심을 지닐 날이 늦더라도 오지 않을까? 내심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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