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스 갤러리의 여섯 천사들과 히피의 전야

"나는 광기에 의해 부서진 나의 세대 최고의 정신들을 보았다." 1955년 10월 샌프란시스코 유니언과 필모어 거리의 교차점에 있는 작은 전시장에 이름 없는 시인들과 길거리의 친구들이 모여들었다. 훗날 여섯 천사라 불리는 젊은 시인들이 '식스 갤러리(The Six Gallery)'를 차례로 빛냈다. 그리고 29살의 신출내기 앨런 긴즈버그(Allen Ginsberg)가 원고를 꺼냈다. 시인은 정신병원에 갇혀 있는 친구에게 바치는 시라며 [아우성, Howl]을 낭송... 아니 그야말로 울부짖기 시작했다. 그의 시는 매카시의 억압과 허울 좋은 아메리칸 드림 속에 신음하며, 납골당을 납골당인 줄도 모르고 걸어 다니고 있는 동시대 젊은이들의 심장을 관통했다. 이른바 '비트 세대'가 탄생하는 순간. 그리고 밥 딜런과 히피들과 모든 미국 산 반항아들의 지도자가 등장하는 위대한 장면이다.


헤이트 애시베리의 '사랑의 여름'

1950년대 중후반에 활동한 비트 세대는 작가들을 중심으로 주류 문화에 대한 거부, 성의 개방, 영적인 체험을 탐구했다. 이 작은 파도는 1960년대에 '히피'라는 거대한 해일을 몰고 온다. 아름다운 광풍은 미대륙 곳곳에서 태어났다. 그러나 가장 아름다운 꽃들은 샌프란시스코의 헤이트(Haight)와 애시베리(Ashbury) 거리에 피었고, 또 몰려들었다.


십자형으로 걸쳐진 이들 거리에는 싸고 큼지막한 아파트들이 자리 잡고 있어, 대학생들과 록 밴드들이 하나둘 모여들어 흥겨운 분위기를 만들어내고 있었다. 그리고 1966년 '사랑의 여름(Summer of Love)'이 펼쳐졌다. 인디언 스타일의 치렁거리는 머리, 화려한 문양의 옷, 그리고 곳곳에 새겨놓은 꽃과 사랑의 장식... 미 대륙 곳곳에서 찾아온 15,000여 명의 남녀들이 시를 읽고 그림을 그리고 노래를 불렀다. 자신들을 옥죄는 모든 억압에 대해 자유로운 퍼포먼스로 저항했다.


1967년 골든게이트 파크의 '휴먼 비-인(Human Be-In)'행사에는 2만 명
의 히피들이 꽃의 자동차를 타고 모여들었다.

록그룹 그레이트풀 데드의 밥 웨이어는 말한다. "헤이트, 애시베리는 무엇이든 하고 싶은 것을 하는 보헤미안들의 게토였다." 특히 사이키델릭 록 밴드와 함께하는 것이 그들의 가장 큰 즐거움이었다. '더 필모어(The Fillmore)'와 '아발론 볼룸(The Avalon Ballroom)'은 그레이트풀 데드, 재니스 조플린, 제퍼슨 에어플레인이 함께 뛰어놀던 전설의 공연장들이다.


히피의 엉덩이를 걷어찬 사이키델릭 만화가

로버트 크럼의 사이키델릭한 재능은 재니스 조플린 등의 음반 표지 그림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1968년 헤이트 애시베리 거리에 구부정한 허리에 도수 높은 안경을 낀 남자가 다리 튼실한 여인과 함께 유모차를 끌고 나타났다. 히피들은 반가워했다. 또 '사랑의 아이'가 태어났구나. 그러나 아이의 얼굴을 들여다보기 위해 고개를 숙인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 거기에는 인간의 아이가 아니라, 전기 충격과도 같은 만화 잡지들이 쌓여 있었기 때문이다. 미국 언더그라운드 만화 혁명의 도화선이 된 [잽, Zap Comix]이었다.

히피의 거리에는 온갖 장르의 미치광이 천재들이 모여들었다. 자신들의 작품을 'Comics'가 아닌 'Comix'라고 이름 붙인 언더그라운드 만화가들도 그 행렬에 함께했다. 그 한가운데 로버트 크럼(Robert Crumb)이 있었다. 그는 히피들의 세계 속에서 살면서 또 그들의 생태를 격렬하게 풍자하고 비판했다. [미스터 내츄럴]을 통해 엉터리 구루를 비꼬고, [고양이 프리츠]로 자유분방하다 못해 멍청한 성생활을 놀려댔다. 크럼이 유모차에 싣고 다니며 팔던 만화들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고, 헤드 숍이라는 히피들의 반문화 공간에서 주로 팔렸다. 지금 이 도시에서 언더 만화의 실체를 확인하려면, '코믹스 익스피어리언스(comixexperience.com)'를 찾아가보라.


버클리 대학의 플라워 파워

샌프란시스코는 태평양을 향해 열려 있다. 그 너머에 일본과 베트남이 있다. 때문에 이 도시는 전쟁의 광기에 휩싸인 채 지옥으로 떠나야 하는 젊은이들의 집결지였다. 아메리카 대륙의 꽃들이 전쟁에 반대하며 이곳으로 모인 이유가 거기에 있었는지도 모른다. 아이러니하게도 도시의 동쪽 다리를 건너면, 미국에서 가장 진보적인 학풍을 지니고 있는 버클리 대학이 있다. 히피의 광란이 혁명으로 전화해가는 것은 시간 문제였다. 1969년 봄, 버클리 대학은 주차장을 만들기 위해 대학 주변의 건물들을 부수기 시작했다. 그러자 학생들과 시민들은 그 폐허 위에 나무와 꽃을 심고 대학 당국과 맞섰다. 로널드 레이건 주지사는 이 '민중의 공원(People's Park)'을 파괴하라고 명령했고 군대가 들어선다. 그들 앞에 맞선 히피들과 학생들은 총 대신 꽃을 들었다.


플라워 파워는 소리쳤다. "천 개의 공원이 꽃피게 하라
(Let A Thousand Parks Bloom)"

신경 쇠약 직후의 남자들

공포증에 시달리는 두 전직 형사의 뒤로는 언제나 금문교가 보인다.


캘리포니아의 또 다른 도시 로스앤젤레스가 태양을 지니고 있다면, 샌프란시스코는 안개를 지니고 있다. 때문인지 이 도시가 등장하는 영화와 드라마에서는 광기와 공포증에 시달리는 남자들을 자주 보게 된다.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현기증, Vertigo]에서 전직 형사 제임스 스튜어트는 미지의 여인 킴 노박의 뒤를 쫓으며 고소공포증에 시달린다. 주인공이 미지의 여인을 구해내는 곳은 금문교의 입구인 포트 포인트(Fort Point)이고, 고소공포증에 맞선 피날레는 도시 남쪽의 산 후안 바티스타(Mission San Juan Bautista)의 종탑에서 벌어진다. 또한 이 도시는 강박증의 백화점인 드라마 [몽크, Monk]의 무대이기도 하다. 오프닝에 등장하는 금문교를 비롯해, 에피소드 곳곳에서 도시의 명소들을 만날 수 있다. 그중에서도 포인트는 차이나타운. 몽크의 아버지가 포춘 쿠키의 글귀를 읽고 사라져버린 등 그가 지닌 수많은 콤플렉스의 원점이기도 하다.



녹색 괴물의 괴성이 도시를 흔들다

히피의 꽃향기는 미국을 대표하는 슈퍼 영웅들까지 변모하게 만들었다. 1960년대의 만화 속에서 태어난 두 영웅 스파이더 맨헐크는 전 시대의 영웅들과는 사뭇 달랐다. 고리타분한 보이스카우트 소년인 슈퍼맨과 달리 이들은 자신들이 초능력을 지니게 된 것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한다. 스스로 슈퍼 영웅이 아니라 괴물이 되었다고 여긴다. 미국인이 얻게 된 절대적인 파워가 스스로를 옥죄게 된 상황을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2003년 이안 감독이 선보인 영화판 [헐크]는 자신의 정체성을 끝없이 회의하는 초능력 괴물이 샌프란시스코를 헤매고 다니는 모습을 보여준다. 헐크는 버클리 대학에 자리 잡은 군수 연구소에서 돌연변이 괴물로 변신하게 되었고, 트레저 아일랜드(Treasure Island)의 옛 군사 기지를 비롯한 베이 에어리어에서 난동을 피운다.




헐크의 초록색 피에는 1960년대 반전운동의 기운이 스며 있다.

수녀들도 제법 돈다. 춤과 노래로

샌프란시스코는 수녀들조차 노래와 춤에 일가견이 있는 듯하다.


샌프란시스코는 마이너리티의 도시다. 아시아 인종, 유대인, 게이, 예술가, 그리고 보헤미안들이 바글거리는 동네다. 그런 곳에서 날라리 수녀가 교회를 살리기 위해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른다고 해도 대수로울까? 사실 [시스터 액트]가 굳이 이 도시를 배경으로 해야 했을까는 의문스럽다. 그래도 우피 골드버그가 풍만한 몸매로 그루브 넘치게 춤추고 노래하며 불량 청소년들을 끌어모으는 장면은 잊을 수 없다. 이 도시에서 '예쁘게 미친 것들 찾기'에 또 하나의 멋진 장소를 제공하고 있다. 수녀들의 멋진 공연은 세인트 폴 카톨릭 교회(St. Paul's Catholic Church)에서 펼쳐진다. 영화 속 설정에는 빈민가의 교회로 나오지만, 노에 밸리(Noe Valley)의 중산층 주택가 안에 자리 잡고 있다.



태평양 연안의 샌프란시스코는 대서양에 연해 있는 뉴욕의 대칭점으로, 또 그 바다 너머 파리의 대칭점으로 오랫동안 예술가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케이블카, 금문교, 차이나타운 등 관광객들을 유혹하는 그립엽서 속의 장면들이 넘쳐나지만, 이 도시에서는 작은 책 하나를 들고 산보에 나서는 게 좋다. 책은 관광 가이드가 아닌 마크 트웨인, 잭 런던, 잭 케루악 등 이 도시에 살았던 보헤미안들의 것이면 더욱 좋다. 태양과 안개에 지치면 코를 킁킁거리며 커피 냄새를 따라가 보라. 프로그레시브 그라운즈, 아울 앤 더 몽키, 시티라이프 서점(외설죄로 기소당한 긴즈버그의 시집을 출판해 수백만의 독자를 만들었다) 옆의 베수비오 등 영감을 자극하는 문학 카페들이 곳곳에 있다.

서퍼들의 천국이자 영화 촬영지로 유명…휴식같은 진짜 휴양지
은퇴자들이 꿈꾸는 가장 평화로운 도시…아무 해변이나 걸어도 ‘굿’



↑ 평생 머물고 싶은 마을 라호야. 해변가를 따라 일광욕을 즐기는 물개를 쉽게 만날 수 있는 천혜의 공간이다.

여행자들의 천국, 캘리포니아. 그중에서도 으뜸은? 이런 질문은 참 난감하다. 개인마다 호불호가 갈린다. 복잡하지만 즐길거리가 많은 로스앤젤레스(LA)? 고급스럽고 분위기 있는 샌프란시스코? 여행 고수들의 대답은 '노(NO)'다. LA도, 샌프란시스코도 훌륭하다. 인근 여러 카운티도 여행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하지만 캘리포니아의 참맛은 샌디에이고다. 적어도 세 곳을 모두 돌아본 여행객은 대부분 그렇게 답한다고 한다.

은퇴 도시. 샌디에이고의 또 다른 별명이다. 미국인들이 돈만 있으면 은퇴 후 가장 거주하고 싶은 곳이다. 과연 샌디에이고가 갖고 있는 매력이 뭘까? 공항은 도심(다운타운)에서 멀지 않다. 차로 20분 남짓 달리니 바로 시내가 나온다. 구시가지인 '가스램프' 지역이다. 건물이 오래됐다. 낡았다는 느낌보다 고풍스럽다. 뭔가 분위기 있어 보인다. 이런 건물들 구석구석에 식당들이 있다.

차를 타고 한 바퀴 돌았다. 몇 블록 가지 않았는데 큰 건물이 있다. 야구장 '펫코파크'다. 이곳을 연고로 하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팀 전용 구장이다. 국내 야구팬들에게는 익숙한 이름. 파드리스와 같은 지구인 LA다저스 류현진 선수도 여기서 많이 던졌다. 펫코파크는 10여 년 전 만들어졌다. 이를 중심으로 신시가지가 형성됐다.

샌디에이고 컨벤션센터 뒤쪽 해안가를 따라 쭉 걸었다. 공원처럼 잘 꾸며진 이곳은 좋은 산책로다. 조깅하는 사람들도 많다. 바닷가에서 불어보는 상쾌한 바람은 보너스. 부유함의 상징 요트도 수없이 많다. 여유로움이 절로 느껴진다. 무작정 걷다 보니 큰 군함이 보인다. 미드웨이 박물관이다. 1991년 걸프전을 마지막으로 1992년 46세의 나이(?)로 전장 생활을 마무리했다. 역사적인 항공모함이 그대로 이곳에 전시돼 관람할 수 있다.

해안가 한쪽에 위치한 힐튼호텔. 여기서 트롤리(성인 39달러)를 탔다. 도심 곳곳을 2시간 동안 살펴보는 버스다. 5번 프리웨이를 타니 제법 긴 다리를 건넌다. 이곳에서 보이는 풍경도 예술이다. 버스가 천천히 달리길 바랄 정도. 다리를 지나면 도심과 다른 이색적인 풍경이 나온다. 샌디에이고만 건너편에 위치한 섬, '코로나도'다.

델 코로나도 호텔이 보인다. '마릴린 몬로' 주연의 영화 '뜨거운 것이 좋아!(Some like it hot)'의 촬영장소로 아주 유명하다. 샌디에이고를 방문하는 많은 인사들이 머무르는 곳이기도 하다. 아쉬움을 뒤로한 채 코로나도를 나왔다. 트롤리에서 내린 뒤 다시 차로 이동한다. 서남쪽으로 차를 달렸다. 도심에서 한 15분 달렸을까. '선셋 클리프'다. 절벽과 해안의 조화가 아름답다. 도로 위엔 모두 일반 가정집이다. 여기 사는 사람들은 바로 앞 절벽에서 다이빙도 하고 서핑도 한단다. 부러운 삶이다.

↑ 샌디에이고 다운타운의 최대 번화가인 가스램프. 19세기 빅토리아풍 건물이 특징으로 인기 레스토랑, 바, 상점들이 모여 있다.

좀 더 차를 타고 가면 '포인트 로마'다. 포르투갈 탐험가인 후안 카브리요가 유럽인으로서는 처음으로 캘리포니아에 상륙한 장소다. 자연 경관도 훌륭하지만 미국 서쪽 끝 반도에 위치해 군사적으로 중요하다. 포인트 로마 언덕 끝까지 올라가면 카브리요국립공원이 있다. 샌디에이고 주변의 아름다움이 한눈에 들어온다. 저녁 석양이 좋기로 소문났다. 12월부터 3월 따뜻한 바다로 이동하는 고래를 배 위에서 볼 수 있는 관광 프로그램도 인기다.

친절한 현지인. 다른 여행기를 보면 항상 등장하는 말이다. 하지만 여긴 진짜 그렇다. 식당 종업원, 길 가던 사람, 하물며 노숙자도 무서워 보이지 않는다. 늘 웃는 미소다. 여유로운 분위기와 좋은 기후 때문이리라. 320만명. 1년에 샌디에이고를 방문하는 관광객 숫자다. 4000만명의 LA, 1000만명의 샌프란시스코에 비해 초라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점이 오히려 매력이다. 어딜 가도 북적거리지 않는다. 게다가 기후는 세 곳 중 단연 최고다. 캘리포니아 관광을 위해 샌디에이고를 선택했다면 당신은 최소한 '여행의 중수' 이상이다.

▶ 샌디에이고 가는 길〓일본항공(JAL)에서는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2012년 도쿄(나리타)~샌디에이고 직항 노선을 만들었다. 매일 오후 5시 5분 출발한다. 하루에 한 편 있다. 인천에서 JAL을 타고(오후 1시 45분) 나리타에 와서(오후 4시 5분 도착) 환승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 주요 숙박시설〓힐튼호텔, 카타마란 리조트(Catamaran Resort) www.catamaranresort.com, 더 그랜드 콜로니얼 호텔(The Grande Colonial Hotel) www.thegrandecolonial.com ※ 취재 협조〓샌디에이고 관광청(www.sandiego.org) 

캘리포니아 문화와 교육의 중심, 폭 넓은 매력의 스펙트럼 지닌 美 서부의 대표 도시

골든 게이트
골든 게이트
구석구석이 예쁜 도시 샌프란시스코(San Francisco).

케이블카와 금문교가 연출하는 이 도시의 대표 경관이 꼭 아니더라도 다양한 문화의 어울림이 조성한 다채로운 풍경은 여행하는 이의 눈과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샌프란시스코 여행이 더욱 즐거운 이유는 저마다 색깔을 달리하는 주변의 도시들이 색다른 경험을 선사하기 때문이다.

샌프란시스코를 중심으로 주변 일대 도시를 아우르는 광역도시권을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San Francisco Bay Area)이라고 부르며 버클리, 산호세 등의 도시가 이 지역에 포함된다. 양질의 와이너리가 가득한 나파밸리, 캘리포니아 대학 버클리 캠퍼스(UC Berkeley)가 있는 도시 버클리, 남부의 산호세를 중심으로 한 세계 IT산업의 메카 실리콘밸리 등. 샌프란시스코는 여행자와 다른 세계를 연결하는 아름다운 다리가 되어준다.

샌프란시스코의 전경
샌프란시스코의 전경
다운타운의 중심 유니온 스퀘어(Union Square). 샌프란시스코에서 제일 먼저 들러봐야 할 곳이다. 이 도시의 트렌드와 쇼핑의 중심으로 샌프란시스코 특유의 정취를 느끼며 편안하게 도보 여행을 하기 좋다.

여러 유명 인사의 호화로운 주택이 자리한 노브힐(Nob Hill)과 지역 최대 규모의 차이나 타운(China Town) 또한 이 도시의 이색적인 볼거리다. 샌프란스시코 만(San Francisco Bay)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노브힐의 정상은 여러 할리우드 영화의 촬영지로 사용되었을 만큼 아름다운 경관을 선사한다.

이 도시의 차이나 타운은 미국 전역을 통틀어 선두를 다툴 만큼 그 규모가 크다. 마천루가 즐비한 비즈니스 거리에서 갑자기 한자로 쓰인 간판이 눈에 들어 온다면 차이나 타운에 들어선 것. 정통 중국요리와 다양한 중국 제품을 체험해 볼 수 있다.

차이나 타운 북쪽에 자리한 노스 비치도 재미있는 곳이다. 이탈리아계 이민자가 집단으로 거주해 작은 이탈리아라고도 불린다. 이곳 역시 샌프란시스코 만(Bay)의 훌륭한 전망 포인트다.

어제와 오늘을 연결하는 명소들

유니온 스퀘어
유니온 스퀘어
다운타운에서 쉽게 찾아갈 수 있는 또 다른 명소로 페리 빌딩 마켓 플레이스(Ferry Building Market Place)가 있다. 100여 년 전에 설립된 건물을 보수해 개장한 페리 선착장이자 쇼핑타워다. 샌프란시스코에서 가장 다채로운 매력을 지닌 곳 중 하나다.

피셔맨스 워프(Fisherman’s Wharf)는 과거에 그저 단순한 항구였으나 재개발을 통해 지금과 같이 훌륭한 관광지역으로 탈바꿈했다. 샌프란시스코 명물인 사워도우 브레드 박물관(Sourdough Bread Museum)과 부댕 박물관(Boudin Museum) 그리고 세계적인 초콜릿 기라델리의 공장을 개장해서 만든 기라델리 스퀘어(Ghirardelli Square) 등이 바로 이 지역에 있다.

피셔맨스 워프에서 운행하는 페리를 타고 알카트라즈 섬(Alcatraz Island)도 방문해보자. 옛 연방형무소가 자리했던 섬으로 한 번 갇히면 절대로 탈옥할 수 없다 하여 ‘악마의 섬’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던 곳이다. 현재는 국가 사적지로 지정되어 있다. 마피아 두목 알 카포네가 수감됐던 독방도 볼 수 있는 특이한 체험이 방문자를 기다리고 있다.

골든 게이트 공원(Golden Gate Park)은 샌프란시스코 시민들의 쉼터다. 동서로 약 5킬로미터, 남북으로 약 800미터에 달해 시내에 있는 공원이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큰 규모를 자랑한다.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 마치 원시림 같지만 사실은 지역 주민들이 직접 조성한 공원이다. 인조 공원으로서는 세계 최대의 규모다. 공원 내에는 숲과 호수 외에 미술관, 박물관, 온실 및 각종 스포츠 시설도 완비되어 있다.

피셔맨스 워프, 차이나 타운
피셔맨스 워프, 차이나 타운
특히 공원 내 캘리포니아 과학 아카데미(California Academy of Sciences)는 자연사 박물관, 수족관, 천문관을 복합적으로 관람할 수 있는 세계 유일의 시설로 유명하다. 프리츠커 상(Pritzker Prize) 수상자인 렌조 피아노(Renzo Piano)가 디자인한 이 곳은 환경보전을 위한 건축물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주변환경에 건축물이 주는 영향을 줄이기 위해 청바지를 이용한 단열재, 자연 환기 시스템 그리고 다수의 자연친화적 소재 및 기술을 활용했다. 인간이 환경에 대한 책임의식을 지니고 어떻게 살아가며 일할 것인지에 대해 건축물 그 자체가 말해주는 훌륭한 박물관이다. 방문객들은 시사성이 담긴 전시를 비롯해 여러 프로그램 등을 관람할 수 있고, 가이드가 동행하는 투어를 통해 환경에 대해 학습할 수도 있다.

여행이 배움이 되는 도시

피어39의 바다 사자
피어39의 바다 사자
미국을 대표하는 명문대학 UC버클리도 방문해보자. 특유의 전통과 고전적인 매력을 지닌 캠퍼스를 본다면 찾아볼 만한 가치가 충분한 곳이라는 생각이 들 것이다. 캠퍼스에는 베이 지역을 조망할 수 있는 새더 타워(Sather Tower), 현대미술과 아시아의 다양한 미술 작품을 소장한 UC버클리 미술관, 체험형 과학전시관 로렌스 홀 오브 사이언스 등 볼거리가 가득하다.

새더 타워는 캠퍼스 중앙에 위치한 높이 약 93미터의 탑으로, 내부에는 61개의 종이 있고 하루 세 번 타종한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전망대로 오르면 넓은 캠퍼스뿐만 아니라 버클리와 오클랜드, 샌프란시스코의 스카이라인까지 조망할 수 있다.

산호세를 중심으로 한 샌프란시스코 남부 지역은 실리콘밸리라는 이름으로 유명하다. 예전에는 과수원으로 유명한 농업지역이었으나 지금은 세계 유수 IT기업들의 본사가 자리한 IT산업의 메카와도 같은 곳이다.

현대 과학의 테마파크라고 할 수 있는 기술 박물관과 어린이를 위한 체험형 박물관 등 가볼 만한 곳이 많다. 또한 애플 스토어, 인텔 박물관 등 유명 IT기업에서 운영하는 박물관도 있고, 미국 최고 수준의 스탠퍼드 대학교도 있다.

인텔 박물관(Intel Museum)은 세계적 반도체 기업인 인텔이 운영하는 박물관으로 산호세 서쪽에 위치한 산타클라라에 있다. 반도체 생산 모습과 활용 모습 등을 이해하기 쉽게 전시해 놓은 것이 특징이다.

문화체험도 명품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
와인 애호가라면 캘리포니아를 대표하는 와인의 고장, 나파밸리(Napa Valley)에서 와이너리를 견학해 보자. 와이너리 투어를 마친 후 시음을 하고, 맛있는 런치도 즐길 수 있는 로버트 몬다비(Robert Mondavi), 보르도(Bordeaux)의 샤토 무통(Chateau Mouton)을 소유한 로스차일드(Rothschild)가(家)와 로버트 몬다비가 꿈의 와인을 제조하기 위해 만든 와이너리 오퍼스 원(Opus One), 스테인드글라스가 아름다운 호화스러운 저택에서 투어와 와인 시음을 할 수 있는 베링거 바인야드(Beringer Vineyards) 등 최상의 와이너리 견학이 준비되어 있다.

여행의 테마를 예술로 삼기에도 샌프란시스코는 최적의 도시다. 현대주의의 전당이라 불리는 현대미술관은 5층 건물에 2만 2천점의 컬렉션을 소장하고 있다. 미 서부 해안을 대표하는 미술관이다. 리전 오브 아너(Legion of Honor)는 ‘샌프란시스코에서 가장 아름다운 미술관’으로 불린다. 이곳에선 기원전 2500년 당시의 작품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회화 3천점과 장서 2천권을 만나볼 수 있다. 링컨 파크 언덕 위에 있어 금문교의 훌륭한 전망을 즐길 수 있는 기회도 덤으로 주어진다. 오페라하우스에선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전문 발레단인 샌프란시스코 발레단의 퍼포먼스도 감상할 수 있다. 공연은 매년 2월부터 5월에 있다.

* 기사제공 : 대한항공 스카이뉴스(www.skynews.co.kr)
* 자료협조 : 캘리포니아 관광청(www.visitcalifornia.co.kr)

☞ 서울/인천 ~ 샌프란시스코
대한항공 매일 운항 (약 10시간 20분 소요)

※자세한 스케줄은 대한항공 홈페이지 참고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샌프란시스코서 라스베이거스까지

자유의 여신상과 에펠탑, 콜로세움이 한 군데에 모여 있는 라스베이거스의 야경(사진 왼쪽). 사막 한가운데서 세계 문화·경제의 중심지와 고대 유적을 흉내 내는 게 귀여워 보였다. 소살리토에서 돌아온 뒤, 호텔까지 걸어갈 힘이 나지 않아서 이 도시의 명물인 스트리트 카를 탔다. 편도 2.25달러인데 거스름돈을 내주지 않으니 딱 맞게 잔돈을 준비해야 한다.
자유의 여신상과 에펠탑, 콜로세움이 한 군데에 모여 있는 라스베이거스의 야경(사진 왼쪽). 사막 한가운데서 세계 문화·경제의 중심지와 고대 유적을 흉내 내는 게 귀여워 보였다. 소살리토에서 돌아온 뒤, 호텔까지 걸어갈 힘이 나지 않아서 이 도시의 명물인 스트리트 카를 탔다. 편도 2.25달러인데 거스름돈을 내주지 않으니 딱 맞게 잔돈을 준비해야 한다. /라스베이거스·캘리포니아 관광청 제공
모든 길은 과정에 불과하지만 출발점과 도착점은 따로 있는 법이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여행을 시작한다면 라스베이거스에서 끝내는 게 여정의 완성이다. 샌프란시스코는 가장 살고 싶은 도시이며 라스베이거스는 가장 놀기 좋은 도시로 꼽힌다. 두 도시 이야기는 한마디로 귀결된다. 남들처럼 안 놀아야, 혼자 놀아야 더 재밌다.

◇천천히 봐야 예쁘다, 샌프란시스코

샌프란시스코에 다녀온 지인으로부터 "자전거를 타고 금문교를 건너 소살리토에 가는 여정이 그렇게 좋더라"는 정보를 들었다. 요즘 샌프란시스코 날씨는 한국의 늦가을과 비슷하다. 자전거 여행에 들뜬 일행에게 "저는 자전거를 타 본 적이 없습니다"라고 말하기가 부끄러웠지만 어쩔 수 없었다. 일행과 떨어져 피셔맨스워프 근처에 있던 호텔 제퍼(Zephyr)에서 소살리토까지 걸어가기로 했다.

호텔에서 나와 모퉁이만 돌면 금문교가 보였다. '저 정도 거리면 간단하지'라고 생각했는데 금문교까지 걸어가는 데까지 세 시간 가까이 걸렸다. 샌프란시스코만을 따라 조성된 산책로는 때로 공원으로 이어지기도 해서 심심할 일은 없었다. 자전거를 타는 관광객들과 유모차를 밀며 조깅을 하는 가정주부들 사이에서 세 시간 정도 때우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사람 구경이 도보 여행의 전부는 아니다. 아마 자전거를 타고 금문교를 건넌 일행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현수교라는 것을 알아볼 수 없었을 것이다. 한 시간 동안 다리를 올려다보고 있으면 기둥과 케이블로 이뤄진 이 다리가 기하학적인 문양으로 보이기 시작한다. 너무 오래 걷다가 머리가 어지러워서 그렇게 보인 것은 아니었다.

금문교를 걸어서 건넌 뒤, 막막해졌다. 차가 쌩쌩 달리는 차도밖에 없다. 다리 옆 전망대에 있는 주차장에 갔다. 소살리토를 가는 이들의 차를 얻어 탈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침 관광버스가 한 대 오길래 손을 흔들어 세웠다. 10달러를 내니 소살리토까지 태워주겠단다. 살기 좋은 도시에서는 혼자 다녀도 좋은 법이다.

헬리콥터를 타고 본 그랜드캐니언의 풍광(왼쪽)과 샌프란시스코의 금문교.
헬리콥터를 타고 본 그랜드캐니언의 풍광(왼쪽)과 샌프란시스코의 금문교. /라이베이거스·캘리포니아 관광청

◇어른의 놀이공원, 라스베이거스

라스베이거스에 가기도 전부터 머릿속에서 그곳을 마음대로 상상했다. 모조품으로 이뤄진, 촌스럽고 경박한 도시였고, 정신이 반쯤 나간 사람들이 흥청대는 곳이었다. 그래서 결심했다. 파리나 로마를 흉내 내 만든 카지노 안에서 초점을 잃은 눈으로 슬롯머신을 바라보지 않겠다고. 하지만 라스베이거스의 MGM그랜드호텔에 묵고, 근처의 호텔 아리아나 미라지 등을 오가면서 카지노에 가지 않기란 쉽지 않다.

다행히 '어른의 놀이공원'이나 다름없는 라스베이거스에는 카지노 말고도 혼을 쏙 빼놓을 것이 많았다. 일단 호텔의 뷔페와 이름난 식당을 끼니마다 찾아가는 것 자체로도 미식 여행이 될 수 있다. 케이블에 매달려 인간 탄환처럼 허공을 가로지르는 슬롯질라나 라스베이거스를 조망할 수 있는 세계 최대 대관람차 하이롤러는 아이와 함께 체험하기에도 좋다. 헬리콥터를 타고 그랜드캐니언을 돌아봤다. 시간 관계상 땅에 한 번도 발을 딛지 못한 게 아쉬웠다.

놀이기구나 미식, 그랜드캐니언의 재미는 호텔 미라지의 '지그프리트와 로이의 비밀 정원과 돌고래 서식지'의 재미에 비할 수가 없다. 돌고래 서식지는 돌고래를 보호하고 연구하는 목적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쇼를 하지 않는다. 대신 관람객이 먹이를 주고 이들과 잠깐 교류를 할 수 있게 한다. 이 영특한 것은 생선을 주면 고맙다는 몸짓을 보이고, 헤어질 때 "안녕" 하고 인사를 하면 화답을 해줬다. 이종(異種)의 생물과 소통한다는 짜릿함에 돌고래 앞에서 폴짝폴짝 뛰었다.

밤이 되면 네온사인 불빛이 반짝거리고 호텔 안에선 달러($)가 그려진 칩이 오갔다. 일행 중 한두 명은 수백달러 이상 돈을 땄다. 그것들을 보고 있자면 내 것이 아닌 걸 알면서도 괜히 설레고 들떴다. 평소라면 절대 입지 않았을 옷을 꽤 거금 들여 샀고,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공연을 보며 노래도 큰 소리로 따라 불렀다. 그리고 하릴없이 게임 테이블 근처를 어슬렁대며 맥주를 시켜 마셨다. '촌스럽고 경박한 도시에서 정신이 반쯤 나간 채 흥청대는 사람'이 딱 나였다.

[여행정보]

샌프란시스코 블레이징 새들스(www.blazingsaddles.com)에서 자전거를 대여한다. 자전거 대여 시간당 8달러+자전거 보험 5달러(옵션)+샌프란시스코로 돌아오는 페리티켓 11.50달러 (옵션). 대여시간 4시간 넘어갈 경우, 1일 비용인 32달러를 지불해야 한다. 자전거로 금문교를 건너갔다가 페리를 타고 돌아오면서 1인당 약 50달러씩 냈다.

캘리포니아 관광청: www.visitcalifornia.co.kr 
라스베이거스 관광청: www.visitlasvegas.co.kr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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