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모의 삼각주, 하지만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홍해를 끌어안은 땅, 모세가 십계명을 받았다는 순례의 땅 시나이 반도. 인공위성 사진으로 바라본 시나이 반도는 푸른 색채 하나 보이지 않는 무인지경의 사막지형이다.

아프리카 대륙의 동쪽, 아시아 대륙의 서쪽 끝에 위치한 시나이 반도(시내 반도), 모세산이라 불리는 시나이산(시내산)에 이집트의 수도 카이로에서 출발하여 육로로 6시간 만에 도착했다. 시나이 반도는 수에즈만아카바만 사이의 삼각형 모양의 반도로써 남부는 성경에 등장하는 모세의 시나이산이라 불리는 험한 산악지대이고 북부는 황량하고 뜨거운 광야이다.

모세가 십계명을 받았다고 하는 시나이산 정상. 울퉁불퉁한 암반투성이의 정상은 풀 한 포기, 물 한 방울 나지 않는 신비한 산이다.

넓이 6만 1천㎢의 이 광활한 땅에서는 생명이 살기도 쉽지 않다. 낮에는 작열하는 강한 햇빛이 내리 쬐고 밤에는 기온이 급강하한다. 4만여 명의 베두인족 들만이 이곳 각처에서 살고 있다. 계곡이 거의 없어서 물을 구하기도 어려운 곳이지만, 이곳에도 대추야자, 옥수수 등이 재배되고 있는 옥토가 있다. 파이란 오아시스(Fairan Oasis)로 시나이 반도에서 가장 비옥한 땅이다. 이 오아시스를 중심으로 베두인족들은 낙타, 양, 염소 등 가축들을 키우며 유목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아프리카와 아시아 대륙을 연결하는 육상 통로일 뿐 아니라 지중해 저편, 유럽 대륙이 시나이 반도를 거쳐서 홍해와 인도양 뱃길을 따라 동양으로 갈 수 있는 선박로이자 문화의 교량이다. 이러한 지리적 조건 때문에 예로부터 시나이 반도는 문화 교류와 교통로로써 중요한 땅이었으며 국제적 사건들이 계속되어왔다.

이스라엘인들의 광야생활 40년의 무대로, 모세가 십계명을 받은 약속의 땅인 시나이산은 이곳 시나이 반도 남단에 자리하고 있다. 이슬람교의 코란에서도 무함마드(마호메트)가 시나이산을 두고 맹세하는 것이 언급되어 있어 사실상 시나이 반도는 기독교, 이슬람교, 유대교의 공동 성지이다. 베두인족들의 유목의 터전, 불타는 듯 뜨거운 광야가 펼쳐지는 이곳 ‘위대한 광야’의 성산을 찾아 세계인들의 순례의 발걸음 이어지고 있다.

가라! 약속의 땅을 향하여

성경을 읽어본 사람이라면, 시나이산 정상에서의 모세 십계명 사건을 떠올릴 것이다. 과연 그곳은 어떠한 기운이 넘쳐나고 있었을까? 세계인들은 그 궁금증 혹은 십계명의 발원지를 찾아 시나이 반도 남단, 시나이산 등정을 꿈꾼다. 멀고 험한 불편의 시간을 감수해야 하지만, 인간은 그곳에 오른다. 정상을 향한 시작은 새벽에 시작되며, 원점으로 돌아오는 시간은 아침나절이나 되어서야 가능하다. 성서에 등장하는 시나이 반도, 모세가 십계명을 받았다고 전해지는 시나이산 정상을 향하는 길은 험난하고 고단한 여정이다.

여명이 밝아오는 순간의 시나이산 정상. 전 세계에서 모여든 사람들이 간절한 소망을 꿈꾸는 곳이다.

여명을 알리는 시각, 파르스름한 새벽이다. 새벽 2시에 출발하여, 아직 어두운 5시 가까이 되어서야 도착한 시나이산 정상. 오르는 도중에는 그 길에 무엇이 있었는지, 어떻게 그 길을 올랐는지 알 수가 없다. 칠흑 같은 어둠 때문이다. 그렇게, 아무 조건 없이 오직 침묵으로 시나이산 정상을 향해 묵묵히 오른다. 그리고 찬란한 아침 해를 벅찬 감동으로 맞이한다.

마치 한 무리의 군단들이 새벽에 적진을 향하여 매복을 하듯 전진하는 형색으로 성산을 향해 전세계에서 찾아든 사람들이 새벽을 가르며 힘차게 오른다. 붉은 해가 힘차게 대지를 향해 오른다. 시나이산에 찬란한 해가 솟아오른 것이다. 붉은빛이 감돌고 울퉁불퉁 골이 진 화강암으로 뒤엉킨 산줄기가 아침 햇살을 받아 장엄하다. 신비로운 생동감을 품은 정상의 골짜기는 흐르는 시간에 몸을 맡겨 다양한 색채로 변신한다.

수많은 사람들의 카메라 세례에 태양은 더욱 붉게 떠오르고 있다. 그 순간, 홍해 골짜기에는 성스러운 축복을 기리는 수많은 영혼들의 기도가 울려 퍼지고 있다. 새벽에 오른 길이 아스라히 보이는 순간이다. 모두들 묵묵히 올라 정상에 선다. 떠오르는 태양을 마주하며 벅찬 감동에 눈물을 흘리기도 한다. 그렇게 시나이 반도 시나이산 정상에서 완벽하게 새로운 세상, 또 하나의 창조의 하루를 시작한다.

전 세계에서 몰려온 수많은 인파가 파르스름한 새벽, 드디어 시나이산 정상에 당도하는 순간이다.

2,285m 시나이산 정상에서 일출을 기다리는 순간은 장관이다.

천지창조를 경험하듯, 시나이산 정상에서의 아침은 경이로움의 연속이다. 칠흑 같은 어둠이 파란 하늘로 변모하고, 삶에 지치고 고단했던 인간들은 새로운 희망을 안고 다시 시작할 용기도 얻는다. 거대한 돌산으로 겉으로 보면 쓸모가 없는 땅으로 보이는 이 땅을 지리학자들이 매혹의 땅이라고 부른 이유를 정상에 서면 알게 된다. 새벽의 고난을 이겨낸 순례자들은 모세가 십계명을 받았듯이 하늘의 기운과 희망 가득한 생의 메시지를 안고 발걸음을 돌린다.

따가운 태양을 견뎌내며, 시작한 자리로 되돌아간다. 시나이산 영혼의 울림에 귀 기울여보고, 아침 해의 웅장한 비상에 감동한 떨리는 가슴도 쓰다듬어 본다. 함께한 캐러밴(대상, caravan), 낙타들의 이동은 새벽부터 이 아침까지 흔들림 없다. 다시 돌아온 그 자리, 흑암의 새벽에 이 자리를 출발하여 뜨거운 태양 대지를 달구고 하늘 높고 높은 눈부신 아침에 출발점으로 돌아왔다. 적막과 어둠을 뚫고 푸른 빛과 태양을 맞이하며 다시 원점으로 돌아오는 이 일련의 과정, 시나이산 순례의 길.

광활하고 거대한 시나이산의 위용. 낙타의 희생이 없었다면, 시나이산 캐러밴은 감동으로 마쳐내지 못했을 것이다.

파란 하늘 아래, 시나이산 골짜기 사이로 줄지어 이어지는 캐러밴 행렬은 그 자체로 장관이다. 정상을 다시 출발한 낙타의 행렬은 성 카타리나 수도원(Saint Catherine's Monastery)에 당도한다. 순례의 끝이자, 희망의 시작이다. 낙타의 희생과 베두인족의 동반 없이 이 경이로운 순례의 길을 감동으로 마쳐내지 못했을 것이다. 최고의 감동 이면에는 희생과 헌신이 동반된다. 베두인족 일상의 반복과 낙타의 헌신이 허락한 시나이산 새벽 순례는 시나이산을 찾은 모든 이들에게 영원히 잊지 못할 감동의 캐러밴이 될 것이다.


가는 길
대부분 이스라엘과 이집트 두 곳에서 출발하지만, 이집트 카이로에서 떠나는 여정이 일반적이다. 그룹 투어의 경우에는 태양의 열기가 잠잠해진 오후 3시경 카이로를 출발하여, 성 캐서린 수도원에 늦은 밤 도착한다. 시나이 터미널에서 아침 9시, 압둘 무님 리아드(Abdul Munim Riad) 터미널에서 아침 8시에 출발하는 버스가 있다. 보통 새벽 2시에 기상하여 등반을 하므로, 도착하여 두세 시간 정도 잠을 청한 후 다시 출발한다. 체력 관리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 랜턴과 물은 필수품이다. 걷는 사람도 많지만, 왕복 15$ 정도를 내고 낙타 캐러밴에 동참하는 것도 좋은 추억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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