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맑게 비워내는 힘이 있는 인디오들의 영혼의 호수. 마야문명의 땅, 중미의 깊은 산속 그 아름다운 자연에서 소박한 삶을 꾸려가는 정겨운 아티틀란 사람들. 무욕과 겸손의 일상을 사는 아티틀란(Atitlan) 호수에서의 삶은 풍족하고 신비스러워 보인다.

온갖 아름다운 자연으로 치장한 아티틀란 호수는 물빛도 투명한 코발트 빛이다.



인디오들의 영혼의 쉼터, 아티틀란 호수

과테말라시티에서 북쪽으로 4시간, 인디오들의 고향 아티틀란 호수가 있다. 휴화산 속에 들어앉은 깊고 거대한 호수다. 여행자들은 누구나 이곳을 ‘지상의 천국’ 이라 부른다. 지구 위 깊고 너른 3대 호수를 꼽자면, 러시아의 바이칼, 페루의 티티카카, 그리고 과테말라의 아티틀란 호수다. 영국 작가 올더스 헉슬리는 이곳을 찾았다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호수’라고 극찬했으며, 체 게바라도 아티틀란에서 쉬며 혁명가의 꿈을 버렸단다. 누구라도 이곳을 찾으면 마음의 짐을 내려놓고 쉬고 싶을 만큼 호수는 한껏 풍요롭다.

과테말라는 중미의 진정한 시작점이다. 남미를 대변하는 잉카 문명처럼 거대하고 신비로운 마야 문명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중미의 대표급 얼굴이자 진귀한 자연의 보고인 아티틀란 호수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깊은 그리움에 다시 찾게 되는 영혼의 호수, 아티틀란으로 향하는 길은 인디오의 맑고 순수한 기운 그대로를 뿜어내고 있다. 산악 도로를 따라 펼쳐진 풍경은 원시의 모습 그대로이며, 굽이치는 도로를 질주하는 설레임은 벅찬 감동으로 충만하다.

화려한 전통 복장을 차려입은 노인이 산티아고 중앙광장에서 한가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원주민들의 전통적인 삶을 표현하고 있는 산티아고 아티틀란의 풍속화

아티틀란 호수는 사계절 내내 쾌적하다. 겨울철 우기에는 오후에 한 차례 소나기가 퍼붓기도 하지만 습하거나 무더운 느낌은 없다. 겨울에도 긴 팔 옷이 필요 없을 만큼 햇살이 따사롭고 맑게 부서진다. 해발 1,500m 고지에 자리한 아티틀란은 이런 상춘의 기후를 이유로 수많은 여행자들이 머물며 휴식을 취한다. ‘지상의 파라다이스’ 아티틀란 호수에 반해 떠나지 못하고 눌러앉는 여행자도 많다. 파나하첼이나 산 페드로에는 몇 년씩 게스트 하우스를 차지하고 한가로이 시간을 보내고 있는 장기 체류 여행자도 많다.

깊은 산속, 케트살테낭고(케찰테낭고)와 솔롤라를 지나면 아티틀란의 전진기지 파나하첼에 당도한다. 산이 높음은 계곡의 깊음을 예견한다. 험준한 산악 지형들이 아티틀란 호수의 깊고 너름을 예견하고 있다. 산이 끝나고, 호수가 시작되는 곳, 파나하첼에 당도하면 공기가 다르다. 깊고 광대한 영호(靈湖) 아티틀란을 만나는 순간, 그 찬란한 싱그러움 앞에 누구나 환호성을 지르고 만다. 이른 아침, 싱그러운 공기 속에 활기찬 햇살이 비춰온다. 경쾌한 아침 새소리와 호수의 맑은 기운이 여행자의 마음에 소박하고 순수한 자연 천국을 선물한다.

과테말라의 로컬 버스, 화려하게 치장한 버스를 타고 아티틀란의 전진기지 파나하첼로 향한다.



영혼을 치유하는 삶의 휴식처, 아티틀란

원주민 마을 산티아고로 향하는 유람선에 오른다. 알싸한 바람을 맞으며 코발트빛 물살을 가르며 인디오의 고향, 산티아고 아티틀란으로 달린다. 선상엔 원주민들과의 눈인사로 따스한 웃음들이 퍼져간다. 아침 햇살 또한 따스하다. 스르르 미끄러지는 배들이 3천 미터 급 활화산인 톨리만(Toliman)과 산 페드로(San Pedro) 사이를 헤치고 산티아고 아티틀란에 당도한다. 전통의상을 입은 원주민들은 마중이라도 하는 듯 화사하다. 꼬마아이들과 일상의 원주민들의 미소가 들뜬 여행자들을 소박한 가슴으로 맞이한다.

호수는 바다처럼 넓고 잔잔하다. 감청의 먹빛 호수를 감싸고 산들이 둥실둥실 솟아 있다. 아티틀란 호수가 만들어진 후에 폭발한 기생화산들이 병풍처럼 서있다. 호수의 해발 높이는 1,562m. 호수를 감싸고 솟은 산 페드로 화산 등 주변 산들의 높이는 3,000m를 쉬이 넘나든다.

아티틀란 호숫가에는 열두 마을이 있다. 이 마을들은 모두 파나하첼에서 배를 타고 들어간다. 산 페드로나 산티아고 아티틀란의 경우 버스가 산을 넘어 들어가기도 하지만 주로 현지 원주민들이 이용한다. 안티과과테말라(안티구아)에서 출발하는 여행자들은 모두 파나하첼로 와서 어슬렁 거리며 하루 이틀을 묵고, 배를 타고 호숫가 작은 마을들을 찾아간다.

마을에 당도하면, 샌프란시스코 성당 앞에 자리한 장터에서 여행은 시작된다. 숙소를 구하거나, 며칠 묵으며 먹을 음식들은 모두 산티아고 장터에서 구할 수 있다. 전통 의상을 입고 물건을 파는 원주민들은 이방인들에게 호기심의 대상이다. 작은 체구의 몸에 걸친 화려하고 잘 차려 입은 의상은 신기함을 더해 멋스럽다. 문명과 단절된 원시의 세계, 오롯이 간직된 그들만의 전통과 삶의 향기가 낯선 여행자들을 한껏 매료시킨다.

옥수수와 쌀 등 곡류를 파는 원주민들이 마을 중앙광장 장터에서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산티아고 원주민들의 일상은 아티틀란 호수에서 시작된다. 동료들과 함께 고기를 잡으러 나갈 채비를 한다.

여명이 밝아오면 어부들은 밤새 그물에 걸린 고기를 걷으러 나간다. 자신의 키보다 조금 큰 배를 타고 감빛으로 물든 호수로 노 저어가는 모습은 그 자체로 아름다운 풍경이다. 그들이 돌아오면 호수는 아낙들의 차지다. 선착장 바로 옆 호숫가에서 여인들은 하루 종일 빨래를 하고 남자아이들은 엄마가 빨래를 마칠 때까지 물놀이를 하거나 선착장 난간 위에 앉아 논다. 여자아이들은 호숫가 우물에서 길은 물동이를 머리에 이고 뒤뚱거리며 집과 호수를 오고 간다.

모두들 떠나간 자리, 날이 저물기 시작한다. 그곳의 삶은 여전히 힘겨워 보인다. 그들의 삶을 조금이나마 고양시킬 현대 문명을 받아들이기에는 시간적, 공간적 제약이 여전히 많다. 하지만 영호 아티틀란에 뿌리를 내리고 소박하게 살아가는 사람들, 그들의 너그러운 표정과 마음의 여유가 각박한 우리네의 삶보다 더욱 풍족해 보이는 이유는 호수의 깊고 평화로운 안식을 가슴에 고이 안고 살아가기 때문일 것이다.



가는 길
아티틀란으로 향하는 길은 서울에서 미국 L.A.를 거쳐 과테말라로 들어가는 것이 최단코스다. 요즘은 멕시코를 거쳐 육로로 과테말라에 가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과테말라의 고도 안티과과테말라에서 파나하첼까지는 3시간 30분쯤 걸린다. 로컬버스를 타고 가도 되지만 여행사에서 운영하는 승합 버스를 타고 가도 된다. 안티과과테말라에서는 당일, 혹은 1박2일 일정의 아티틀란 여행 상품을 판매한다. 파나하첼에서 곳곳의 원주민 마을로 배를 타고 갈 수 있다. 30분∼1시간 간격으로 작은 쾌속선이 저녁 6시까지 운행된다.



숙박
마을마다 여행자들이 머무를 수 있는 고급과 중급들의 다양한 숙박시설이 있다. 여행자가 많이 몰리는 파나하첼이 조금 비싼편. 하지만 하루 정도 묵어보는 것이 좋다. 산 페드로나 산티아고 아티틀란에는 저렴한 게스트 하우스가 많고, 일주일 이상 숙박을 할 경우 가격을 흥정할 수 있다.



레포츠
승마도 아티틀란에서 즐길 수 있는 레포츠다. 말을 타고 현지인들이 일하러 다니는 호숫가의 오솔길을 따라 간다. 2시간부터 4시간, 6시간 코스까지 다양하다. 아티틀란에서는 혼자 말을 타고 가는 게 일반적이다. 시야가 트인 곳에서는 힘껏 내달려 볼 수도 있다. 혼자 타는 게 두렵다면 가이드 뒤에 함께 타고 갈 수도 있다. 2시간 기준 10달러 내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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