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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마이어 암 파르플라츠'

봄날, 어떤 테마로 빈을 돌아볼까. 카페? 와인? 레스토랑? 아니다. 이 세 개를 버무리면 어떨까. 메인요리는 한국 편의점만큼이나 많다는 카페. 여기에 와인과 레스토랑 양념을 곁들이는 거다. 빈은 카페의 도시라고 불러도 될 만큼 수많은 카페들이 있다.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카페를 테마로 빈을 돌아봐도 충분할 정도다. 100년이 넘은 카페들은 수많은 예술인들이 모이는 장소로 빈의 문화를 풍성하게 만든 요람이다. 

■ 카페 

많은 관광객들이 빈을 오면 '빈 커피'부터 찾겠지만 사실 빈에는 '빈(비엔나) 커피'가 없다. 부드러운 우유 거품이 풍성하게 올라간 이 커피는 현지에선 '멜랑지(melange)'라고 불린다. 에스프레소 위에 휘핑크림을 가득 올린 '아인스페너(einspanner)'도 빈 사람들이 즐겨 마시는 커피이다. 참고로 빈 카페에서 커피를 주문하면 물이 꼭 함께 나온다. 커피의 본맛을 즐기기 위해 입안을 먼저 깨끗이 해주면서 동시에 커피가 뺏어가는 수분을 보충해주는 역할도 한다. 

또한 빈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와인이다. 빈 와인은 이 지역에서 생산되는 다양한 품종의 포도를 동시에 사용하기 때문에 풍부한 향미를 특징으로 하고 있다. 빈의 전통 음식들과 즐기기에 고급스럽다. 

딱 세 곳만 추천한다. 우선 카페 자허. '자허(Sacher)'는 빈 오페라하우스 바로 뒤에 자리 잡은 카페로 커피 뿐만 아니라 황제가 즐겨 먹었다는 '자허 토르테(Sacher Torte)' 초콜릿 케이크로도 유명하다. 매우 진한 초콜릿과 그 속에 들어있는 살구잼이 특징이다. 빈을 방문하는 관광객들은 이 케이크를 사기 위해 매일 아침부터 자허 호텔 입구에 마련된 팝업스토어에 줄을 서 있다. 빈의 커피 문화를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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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카페 '데멜' [사진출처 = 빈관광청]

카페 데멜도 머스트 시 포인트(must see point)다. 한때 자허와 초콜릿 케이크의 원조를 놓고 '달콤 살벌한' 논쟁이 일었던 곳이기도 하다. 그만큼 데멜의 초콜릿 케이크도 매우 사랑받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데멜은 예로부터 빈 왕궁에 커피를 납품해오던 상점으로도 유명하다 

빠뜨릴 수 없는 또 하나의 명품 카페가 스펠. '스펠(Sperl)'은 영화 '비포 선라이즈'의 배경지로 더욱 유명세를 탄 곳이다. 1880년에 세워진 이곳은 클림트와 에곤 실레 등 수많은 예술가들이 즐겨 찾던 곳이니 말 다했다. 지금도 19세기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여전히 종이 신문을 읽으며 커피를 마시는 빈 사람들의 모습을 흔하게 볼 수 있다. 이곳에 들어서는 순간 마치 100여 년 전으로 시간 여행을 온 듯한 느낌이 전해진다. 

■ 와인 

빈은 와이너리가 도심에 자리 잡은 곳으로 유명하다. 빈은 한 개 도시 기준으로 가장 많은 와인을 만드는 수도이다. 전통 와인 주점을 의미하는 '호이리게'는 수많은 카페 못지않게 빈 사람들이 사랑하는 공간이다. 호이리게는 또한 올해의 와인이라는 뜻도 갖고 있다. '마이어 암 파르플라츠(Mayer am pfarrplatz)'는 베토벤의 단골 와인집으로 베토벤이 살던 집에서도 가까운 거리에 있다. 이곳은 빈을 대표하는 호이리게 중 하나로 이곳을 방문하면 와인 저장고 등도 함께 둘러볼 수 있다. 빈의 고급 주택가가 몰려있는 제10구에 자리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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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카페 '스펠' [사진출처 = 빈관광청]

■ 레스토랑 

'글라시스 바이즐(Glacis Beisl)'은 빈 로컬들이 즐겨 찾는 레스토랑이다. 뮤지엄쿼터 인근에 있는 식당으로 마치 작은 숲속에 들어온 느낌이다. 이곳에서는 빈 전통 요리를 맛볼 수 있으며 대표 메뉴로는 소의 엉덩이 살을 삶은 타펠스피츠와 한국의 돈가스와 비슷한 슈니첼이 있다. 빈 응용미술관 내에 있는 '살롱 플라퐁(Salon Plafond)'은 최근에 문을 연 레스토랑으로 독일의 스타 셰프인 팀 멜저가 직접 요리를 지휘한다. 

메인 메뉴들도 맛이 뛰어나지만 오스트리아의 왕실 디저트로 유명한 카이저슈마렌도 꼭 먹어보길 권한다. 다뉴브 강이 한눈에 들어오는 전망을 자랑하는 '모토 암 플루스(Motto am Fluss)'는 지난해 미슐랭 가이드가 소개한 식당이다. 유기농 재료만을 사용하며 파이닝 레스토랑과 캐주얼 레스토랑 두 곳으로 나눠서 운영하고 있다. 파이닝 레스토랑에서 가볍게 즐길 수 있는 메뉴로는 무토 버거를 추천한다. 


펑펑 쏟아지는 유럽의 함박눈을 여러 번 맞았지만, 단 한 번도 같은 적이 없었다. 언제는 거리의 조명에 물들어 반짝이다가도 또 언제는 흑백의 세상 속에 유유히 빛나고 있었다. 고이 모아 온 그것들을 한데 펼쳐 본다. 그 어느 때, 어느 곳보다 눈부신 유럽의 겨울 풍경들.

●Paris, France
파리, 프랑스

에펠탑이 가장 잘 보이는 장소, 트로카데로 광장(Trocadero Square). 겨울이면 광장에는 시민과 여행자를 위한 스케이트장이 개장한다. 코가 빨갛게 될 정도로 신나게 놀던 아이가 어느 순간 가던 걸음을 멈추고 뒤를 돌아보더니, 자신의 뒤를 지키던 아빠의 존재를 발견하고 살며시 웃는다.

●Salzburg, Austria
잘츠부르크, 오스트리아

유럽 대부분의 도시에서처럼, 잘츠부르크(Salzburg)에도 매년 연말이면 화려한 마켓이 열린다. 골목골목에 여행자의 시선과 발걸음을 끄는 가지각색 상점들이 즐비하다. 가게에 놓인 장식들 하나하나에서 따뜻함과 아기자기함이 느껴진다. 

잘츠부르크를 찾는 여행자라면 절대 그냥 지나쳐서는 안 될 게트라이데 거리(Getreide Street). 모차르트의 생가도 이 거리의 중간에 위치해 있다. 거리를 가득 빛내는 조명들과 펑펑 쏟아지는 함박눈에 마음이 한층 더 설렌다.

노년의 신사도 그냥 지나칠 수 없을 만큼 거리의 분위기는 한껏 들떠 있다. 온 거리를 다 뒤덮을 듯한 기세로 눈이 내리고 있지만, 그는 오히려 우산을 접고서 걷고 있다.

 

●Hallstatt, Austria
할슈타트, 오스트리아

보트에 올라선 사람들은 맞은편에 아스라이 보이는 할슈타트(Hallstatt)에 감탄사를 연발한다. 하지만 나의 시선을 끌어당긴 대상은 사람들 틈새에서 잠깐씩 고개를 내미는 작은 숲이었다. 아침의 따뜻한 기운을 품은 햇살이 앙상한 나뭇가지 위로 흠뻑 쏟아진다. 흑백의 세상 속에서 오직 빛나는 건, 나뭇가지 끝에 남은 잎새들이다.

호엔잘츠부르크 성채(Hohensalzburg Castle)에서 바라본 전경. 야트막한 담벼락에 기대 시내를 보다 보니, 마을 전체를 덮고도 남을 만큼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세월 속에 바랜 고풍스런 건축물과, 파스텔 톤 첨탑의 자태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가끔은 상대로부터 한 걸음 떨어져 바라보아야만 비로소 진정한 매력이 보일 때가 있다. 한 걸음, 마을 밖으로 걸어 나가 보자. 은은하게, 어스름 속에 눈부신 할슈타트가 보일 것이다.

●Prague, Czech
프라하, 체코

1년 내내 여행자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 도시 프라하(Prague). 카를교(Charles Bridge)는 그중에서도 가장 로맨틱한 프라하를 만날 수 있는 곳이다. 뉘엿뉘엿 해가 저물어 갈 무렵, 쉼 없이 다리 위를 오가는 여행자들과 그 뒤로 반짝이는 프라하 성(Prague Castle)이 한눈에 들어온다.



쇤브룬이나 벨베데레의 소장품 목록은 잠시 잊어도 좋다. 오늘날 유럽 현대미술의 젊은 피들이 빈으로 몰려드는 데는 모던 갤러리들의 활약이 크다.
 

21세기 하우스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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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하우스
21세기 하우스
초행길이라면 ‘정말 미술관 가는 길이 맞는지’내내 걱정스러울 수도 있다. 빈의 남동쪽 구석, 철도 옆황무지를 끼고 잿빛 빌딩들이 듬성듬성 솟은 살풍경한거리 한복판에 강철과 유리로 쌓아 올린 모던한 건물한 채. 이곳이 바로 20~21세기 오스트리아 미술을다양한 기획으로 풀어내는 현대미술관, ‘21세기하우스21er Haus’다. 본래 빈 출신 건축가 칼 슈반처KarlSchwanzer가 1958년 브뤼셀에서 열린 ‘엑스포 58’ 당시오스트리안 파빌리온으로 지은 건물인데, 이후 빈으로옮겨지며 현대미술관 역할을 맡게 된 것. 참고로 21세기하우스란 이름을 얻은 건 2011년 잘츠부르크 출신 건축가아돌프 크리샤니츠Adolf Krischanitz에 의해 리모델링이완료된 이후부터다. 개인전이나 단체전을 통해 오늘날가장 주목 받는 오스트리아 현대미술가들을 소개하는것이 주요 목적이며, 벨베데레 궁전의 현대미술 컬렉션을전시하는 장소이기도 하다.

LOCATIONArsenalstraβe 1, 1030 Wien
WEBwww.21erhaus.at


배커슈트라세4
여자
여자
조형물
조형물
과거 제빵사들의 거리였던 슈테판스플라츠북쪽 배커슈트라세에는 거리 이름을 내건 갤러리가 하나있다. 짙은 감색 외벽과 창문 너머 노란 조명이 모던하게어우러진 이곳은 ‘배커슈트라세4Backerstraβe4’. 디렉터가브리엘레 쇼버Gabriele Schober가 컨템퍼러리아트를 위한 플랫폼 구축을 목적으로 2008년 설립한현대미술 갤러리다. 쇼버의 궁극적 목표는 최근아카데미를 졸업한 국내외 젊은 예술가들의 독립을최대한 지원하고 장려하는 것. 이를 위해 직접 엄선한작가들과 전시 및 협업 프로그램, 큐레이팅 프로젝트를꾸준히 진행해왔다. 파리, 워싱턴 DC, 런던, 자그레브,바르샤바 등 국제 도시들과의 협력도 활발하다. 현재오스트리아 현대미술가인 노르베르트 브루너와 마리안느랭을 비롯해 페루, 영국, 한국 등 다양한 국적의 작가들이갤러리에 소속되어 지원을 받고 있다.

LOCATIONBackerstraβe 4, 1010 Wien
WEBwww.baeckerstrasse4.at


안커브로트파브리크
건물
건물
미술
미술
빈 10구역에 들어서면 빛바랜 대형 벽돌건물이 세월의 흔적을 잔뜩 머금은 채 범상치 않은존재감을 뿜어낸다. ‘빈 현대미술의 고향’이라 불리는이곳은 1891년 설립되어 한때 유럽에서 가장 큰 제빵공장으로 군림했던 ‘안커브로트파브리크Ankerbrot-Fabrik’. 공장이 문을 닫은 뒤 여러 차례의 소유권 변경및 철거 위기 끝에 2009년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다시태어난 곳이다. 빵 굽는 냄새로 가득하던 건물 안팎으로스튜디오와 갤러리, 쇼룸 등이 자리를 잡기 시작하더니현재 빈에서 가장 중요한 예술기관 중 하나로 자리매김한상태. 내부에는 갤러리 힐더 넥스트, 안젠버거 갤러리,포톤 갤러리 등 주요 갤러리를 중심으로 다양한 규모의전시장과 작품을 만드는 공간, 카페와 레스토랑, 중고품 숍등이 들어서 있다. 아카데미와 스튜디오에서는각종 교육 프로그램도 활발하다.

LOCATIONAbsberggasse 27, 1100 Wien
WEBwww.brotfabrik.wien


갤러리 크린징어
눈
갤러리
갤러리
빈 화랑가의 역사는 1970년대 초반 도심1구역으로 모여든 소수의 갤러리스트들에 의해시작되었다. 그중 대표적인 인물이 바로 1960~70년대아방가르드 미술계를이끈 여성 아트 딜러 우르줄라크린징어Ursula Krinzinger. 자일러슈테터 거리에위치한 ‘갤러리 크린징어Galerie Krinzinger’는 그녀의첫 갤러리이자 1971년 설립된 이후 최소 400회의전시회가 열린 장소다. 급진적 퍼포먼스로 유명한 빈행동주의를 모토로 출발한 만큼 젊은 작가들의 퍼포먼스아트와 신체 관련 예술에 집중해온 것이 특징이다.네덜란드 출신 인테리어 디자이너인 유프 판 리스하우트,독일 퍼포먼스 아티스트 요나탄 메세, 독일 사진작가인프랑크 틸레, 영 브리티시 아티스트(yBa)의 일원인 개빈터크 등 함께한 작가들의 리스트만 봐도 갤러리의 지난역사와 명성을 짐작할 만하다.

LOCATIONSeilerstatte 16, 1010 Wien
WEBwww.galerie-krinzinger.at


게오르크 카르글 파인 아츠
게오르크
게오르크
전시
전시
빈 분리파 전시관과 나슈마르크트 시장 인근에자리한 슐라이프뮐가세는 최근 ‘오스트리아에서 가장뜨거운 갤러리 지구’를 거론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거리다. 주말이면 젊은 비어니즈들로 발 디딜 틈이 없는이 거리 한복판에 350제곱미터가 넘는 거대한 전시공간을 갖춘 ‘게오르크 카르글 파인 아츠Georg KarglFine Arts’가 위치한다. 1998년 문을 열었으니 비교적신생 갤러리에 속하지만, 이미 빈 화랑계에서의 영향력은상당하다. 베테랑 아트 딜러인 게오르크 카르글의 지휘아래 다양한 전시를 기획하는 것은 물론 젊고 영향력 있는컨템퍼러리 아티스트들을 발굴하는 데도 주요 역할을담당하는 중. 2005년에는 갤러리 건물 바로 옆에 또하나의 전시 공간인 ‘게오르크 카르글 박스Georg KarglBox’를 오픈해 독특한 콘셉트의 단기 프로젝트들도수시로 진행하고 있다.

LOCATIONSchleifmuhlgasse 5, 1040 Wien
WEBwww.georgkargl.com


루카스 페이츠너 갤러리
전시  그림
전시 그림
할아버지
할아버지
빈 분리파 전시관과 나슈마르크트 시장 인근에자리한 슐라이프뮐가세는 최근 ‘오스트리아에서 가장뜨거운 갤러리 지구’를 거론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거리다. 주말이면 젊은 비어니즈들로 발 디딜 틈이 없는이 거리 한복판에 350제곱미터가 넘는 거대한 전시공간을 갖춘 ‘게오르크 카르글 파인 아츠Georg KarglFine Arts’가 위치한다. 1998년 문을 열었으니 비교적신생 갤러리에 속하지만, 이미 빈 화랑계에서의 영향력은상당하다. 베테랑 아트 딜러인 게오르크 카르글의 지휘아래 다양한 전시를 기획하는 것은 물론 젊고 영향력 있는컨템퍼러리 아티스트들을 발굴하는 데도 주요 역할을담당하는 중. 2005년에는 갤러리 건물 바로 옆에 또하나의 전시 공간인 ‘게오르크 카르글 박스Georg KarglBox’를 오픈해 독특한 콘셉트의 단기 프로젝트들도수시로 진행하고 있다.

LOCATIONSchleifmuhlgasse 5, 1040 Wien
WEBwww.georgkargl.com


<2016년 6월호>
 

에디터류현경
취재 협조 비엔나관광청http://www.wien.info/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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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여름 개최되는 '뮤제움 콰르티어 여름축제'

누구나 한번쯤 꿈꿔봤을 야릇한(?) 상상. 우연히 만난 이성과의 로맨스가 아닐까요. 그 꿈을 아름답고 달달한 영상으로 만들어낸 작품 하면 역시나 영화 '비포 선 라이즈'를 빼놓을 수 없을 겁니다. 극중 기차에서 만난 두 남녀가 하루 동안 보낸 곳은 오스트리아 빈이었죠. 맑다 못해 투명한 듯한 거리 풍경과 곳곳에서 풍기는 예술적 감성은 '빈에 꼭 가고 싶다'란 바람을 갖게 했습니다. 

"눈으로 담아둘래요. 당신을 영원히 기억하게요." 영화 속 셀린의 말이 어쩌면 관객 마음을 대변한 것이란 생각마저 듭니다. 15년 만에 대대적인 개편을 한 '여행+'가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1년 중 가장 날씨가 좋을 때인 6월의 빈을 속속들이 공개합니다.다가오는 여름휴가를 빈으로 선택하신 분들에게는 예습을, 아직 마음을 정하지 못한 분들에게는 대리만족을 드릴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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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제움 콰르티어 여름축제'는 다채로운 볼거리와 문화예술 행사를 선보인다. 

 '예술의 수도' 빈의 초여름 

빈은 발을 내딛자마자 사람을 몽환적으로 만드는 묘한 매력이 있는 도시다. 시선이 머무는 곳마다 예술적 감성이 뚝뚝 묻어나 보고 듣는 것만으로 모차르트나 하이든이 된 기분이 들 정도다. 

비엔나(영어 명칭)라고도 부르는 빈은 오스트리아의 수도. 합스부르크 왕가와 함께 발전한 '예술의 수도'이기도 하다. 도시 중심에는 성 슈테판 대성당이 있고, 링 도로라는 뜻의 이름처럼 동그란 링슈트라세 길을 따라 빈 국립 오페라 극장, 빈 콘서트홀, 알베르티나 미술관, 문화복합단지인 뮤제움 콰르티어, 미술사 박물관, 자연사 박물관이 있다. 그 사이사이를 성당, 정원, 광장 등이 메우고 있는데, 눈을 감았다 뜨면 마치 중세 유럽을 걷는 듯한 착각에 빠진다. 

특히 여름을 코앞에 둔 6월은 연중 가장 화창한 날씨가 이어져 빈의 절경을 감상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다. 






 비에니즈따라 듣는 클래식 세레나데 

오스트리아 사람들(비에니즈·Viennese)은 빈 필하모닉의 '신년 음악회'로 한 해를 시작한다. 여름이면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이나 '쇤브룬 여름 콘서트'를 만끽한다. 모차르트 하이든 베토벤 등의 작곡가들이 거쳐간 빈에서 듣는 그들의 음악은 감동을 넘어 여행 중 최대 호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가족 여행 중이라면 모차르트가 빈에서 음악을 시작한 곳으로 알려진 쇤브룬 궁전을 찾기 바란다. 전 연령대가 관람할 수 있는 오페라 '요술피리'가 궁전 내 마리오네트 극장에서 매주 막을 올린다. 7월 말 빈을 찾는다면 클래식은 잠시 뒤로 미뤄두는 것도 좋다. 올해로 7회를 맞은 빈의 팝 음악 축제 '팝페스트 빈'이 7월 28일부터 나흘간 밤낮으로 펼쳐지기 때문. 바로크양식의 카를 성당과 카를 광장 일대를 무대로 실내외에서 진행하는데, 모든 공연이 공짜라 이 시기에 빈을 여행하는 이에게는 절호의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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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슈테판 대성당

 '시계를 돌린 듯' 중세 유럽 느낌 휴양 만끽 

중세 유럽의 아름다움을 여실히 오늘날 우리에게 전하고 있는 빈은 동시에 가장 이상적인 현대인의 일상 속 휴양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중에서도 비에니즈의 발길을 끄는 도심 속 휴양지 중 단연 으뜸은 뮤제움 콰르티어(MQ·Museums Quartier). 합스부르크 왕가의 마구간과 겨울 승마연습장이 미술관, 공연장, 어린이 박물관, 카페 등이 모여 문화예술 단지로 탈바꿈한 곳으로, 최근에는 젊은 예술가들의 문화 놀이 공간으로 부상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큰 문화 공간 중 하나로 꼽히는 MQ는 미술관과 박물관 10개 이상이 밀집해 있다. 

매년 여름 개최되는 '뮤제움 콰르티어 여름축제'는 다채로운 볼거리와 문화예술 행사를 선보인다. 9월 말까지 이어지는 이 축제 기간 중에는 플리마켓, 야외 DJ부스, 게임 부스 등이 마련된다. 오후 5시 이후에는 박물관과 미술관 등의 작품들도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니 꼭 기억해두시길. 








▶▶ 오스트리아 빈 100배 즐기는 Tip 

▶▶ 빈 가는 법 = 대한항공에서 인천~빈 구간 직항편을 운항 중이다. 매주 월·수·목·금·일요일 5회 출발하며, 비행 시간은 11시간 정도 걸린다. 이 밖에 루프트한자독일항공, 에어프랑스, KLM네덜란드항공 등이 프랑크푸르트나 뮌헨, 파리, 암스테르담 등을 경유해 가는 편도 있다. 소요 시간은 평균 14시간 정도. 

▶▶ 빈 음식 best3 = 오스트리아 하면 떠오르는 음식은 단연 슈니첼. 쇠고기나 돼지고기를 다진 후 튀김옷을 입혀 튀겨내 마치 비프가스나 돈가스 느낌이다. 바삭거림과 육즙의 조화가 일품이다. 우리나라 갈비찜 같은 느낌의 굴라시도 꼭 맛봐야 한다. 진한 쇠고기 스튜에 삶은 감자를 으깨 함께 먹는 굴라시는 고된 여행에 잠시 잃은 입맛을 찾아준다. 마지막으로 소시지도 빼놓을 수 없다. 마트에서 흔히 보는 줄줄이 모양 비엔나소시지가 아닌 바나나 모양의 길다란 소시지가 식욕을 돋운다. 이 모든 음식에 맥주를 곁들이면 더욱 풍미가 좋아진다. 

 빈 예술의 절정 담은 '엔지스' 서울에서 즐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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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사람들(비에니즈)의 예술적인 일상은 뮤제움 콰르티어(MQ) 광장의 상징물로 잘 알려진 '엔지스(Enzis)'를 보면 알 수 있다. 광장에는 야외에서 사용할 수 있는 현대적인 가구나 빈을 대표하는 전시물을 말하는 엔지스가 자리한다. 때문에 비에니즈들은 엔지스를 일컬어 만남의 광장으로 부르기도 한다. 엔지스는 빈의 유명 건축 그룹인 PPAG가 2002년 프로젝트를 진행해 만들었다. 이후 여러 디자인상을 휩쓸기도 했다. 

이런 엔지스를 국내에서도 만나볼 수 있다. 지난 9일 오스트리아 관광청이 아시아 최초로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 엔지스를 기증했다. DDP에서 만날 수 있는 엔지스는 푸른 계열 머메이드 색상으로, 서울에서도 빈의 여유로움과 MQ의 문화, 예술을 동일하게 느끼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장주영 여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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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의 나라 오스트리아의 수도 빈에 있는 쇤브룬 궁전. 합스부르크 가문의 왕비인 마리아 테레지아가 여름별장으로 지은 곳이다. 쇤브룬은 '아름다운 샘' 이라는 뜻이다.

실버나 신세대나 마찬가지다. 여행족들, 혼자가 편한 이들을 막을 순 없다. '혼밥' '혼술'은 이미 대세다. 함께 갈 사람을 찾기 쉽지 않아 홀로 여행을 떠나는 경우도 점점 증가하고 있다. 혼자라 무서워서 걱정이라고? 어딜 가야 할지 모르겠다고? 걱정 붙들어 매라. 혼자서 여행하기 좋은 여행지를 추천해드릴 테니 마음에 드는 곳으로 골라잡아 보시라. 

 혼자 여행하기 좋은 나라 베스트 10 어떻게 뽑았나 

미국 경제 전문 인터넷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가 최근 162개국의 세계평화지수(Global Peace Index)와 행복지수(Happy Planet Index)의 결과를 토대로 안전과 행복 등 항목의 점수를 종합해 혼자서 여행하기 좋은 나라 베스트 10을 공개했다. 

1위. 뉴질랜드 
대자연 만끽할 수 있는 수많은 액티비티
 

혼자 여행가기 가장 좋은 나라로 선정된 곳은 '뉴질랜드'다. 안전지수 4위, 행복지수 24위로 종합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영화 '반지의 제왕' 촬영지로도 유명한 뉴질랜드는 혼자 여행하는 이들에게 제격이다. 다른 나라와 비교해 여행하기 매우 안전하고, 범죄율이 낮기로 유명하다. 또 이들이 심심하지 않도록 여러 모험과 다양한 탐험이 여행자들을 기다리고 있다. 빙하, 열대우림, 남알프스 등에서 번지점프, 제트보트, 트레킹 등을 즐길 수 있다. 뉴질랜드 최대 도시인 오클랜드는 매년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바다 전경을 자랑하는 도시 톱5에 꼽힐 만큼 바다 전경도 아름답다. 현지 사람들이 매우 친절하고 열린 마음을 갖고 있다는 점도 1위로 선정된 이유로 작용했다. 

2위. 노르웨이 
빙하와 오로라가 빚어내는 절경
 

안전지수 10위, 행복지수 22위인 노르웨이가 2위다. 북유럽의 대표적인 여행지로 밤에도 해를 볼 수 있는 백야현상이 일어난다. 빙하가 녹으며 깎아낸 협곡(피오르)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을 치유해준다. 나 홀로 여행족들은 자연이 만들어낸 놀라운 경관을 담뿍 즐길 수 있을 것이다. 또 노르웨이는 도시 밖에서도 현지 문화와 레포츠를 즐길 수 있는 몇 안 되는 여행지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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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위. 스위스 
기차 타고 누비는 아름다운 초원과 설산
 

전통적인 낙농업 국가이자 영원한 중립국 스위스(안전지수 5위, 행복지수 30위)가 3위로 꼽혔다. 스위스는 물론 해외 사업하기 좋은 국가이기도 하지만 혼자 여행하는 사람들에게도 매우 좋은 여행지다. 혼자서 트램과 기차 등을 타고 며칠 동안 스위스 취리히나 제네바 등을 여행하며 비스트로에서 음식을 먹고 밤에는 밤문화를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전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안전한 나라라는 점도 매력이다. 요즘은 테마형 관광열차를 타고, 유럽 전역을 도는 그랜드 트레인투어가 인기다. 

4위. 코스타리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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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요로운 바다' 앞에서 즐기는 커피 한잔
 

4위로 꼽힌 곳은 가장 행복한 나라로 꼽힌 코스타리카(안전지수 42위, 행복지수 1위). 커피의 낙원이기도 한 코스타리카는 중앙아메리카에서도 치안이 좋기로 유명해 나 홀로 여행객들의 걱정을 덜어준다(최근엔 조금 바뀌었다고는 하지만, 다른 중남미 국가에 비하면 좋은 편이라고 한다). 스페인어로 '풍요로운 바다'라는 의미를 갖고 있듯이, 서핑과 호수 래프팅 등 드넓은 태평양에서 해양 스포츠를 즐길 수 있다. 즐길 준비가 돼 있다면 한번 외쳐 보자. "푸라 비다(Pura Vida·즐겁고 행복한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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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배낭여행자들이 동경하는 호수 '할슈타트'. 70여 개의 호수를 품은 오스트리아의 대표적인 휴양지다.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의 배경으로도 나왔다.

5위. 오스트리아 
노천카페 즐비한 음악의 수도 빈
 

음악의 나라 오스트리아가 혼자 여행하기 좋은 나라 5위(안전지수 3위, 행복지수 42위)다. 작고 아담한 음악의 수도 빈은 콘서트홀과 박물관, 카페 등이 많아 나 홀로 여행족들이 선호하는 관광지다. 관광객이 워낙 많아 여행하는 데 어려움도 많지 않다. 

6위. 베트남 
전통시장에서 맛보는 이색요리에 푹~
 

베트남이 나 홀로 가기 좋은 여행지 6위로 꼽히면서 아시아 국가 중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행복한 나라로 2위를 차지한 베트남의 거리는 매우 다채롭고 안전함이 느껴진다(안전지수 45위). 호찌민의 전통시장, 하노이의 대규모 시장을 거닐고 있노라면 베트남의 전통 문화가 피부로 느껴진다. 

7위. 칠레 
사막부터 바다까지 천혜의 자연이 펼쳐진 곳
 

남아메리카에 길게 뻗은 칠레(안전지수 30위, 행복지수 19위)는 사막·산을 비롯해 해안선이 끝없이 펼쳐져서 나 홀로 여행객들을 매료시키고 있다. 또 전통적으로 친절하고 외부인을 환영하는 성향이 있어 혼자서 여행하기는 제격이다. 

8위. 일본 
나 홀로 여행 천국, 미식여행에 제격
 

일본(안전지수 8위, 행복지수 48위)은 현대적이고 도시화된 수도 도쿄와 1000년 고도인 교토에서 각기 다른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점이 높게 평가받았다. 캡슐 호텔 같은 1인용 숙박 시설이 잘 마련돼 있을 뿐만 아니라, 1인 가구 비율이 높은 점에서 혼자 레스토랑에서 저녁을 먹거나 술을 마시기에도 좋아 1인 여행자들이 사랑해 마지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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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의 베네치아라고 불리는 스웨덴의 수도 스톡홀름. 2만4000여 개의 크고 작은 섬으로 구성되어 있어 해양 스포츠를 즐기기에 좋다. 도심에는 카페와 박물관 등 북유럽 문화를 느긋이 즐길 수 있는 곳이 많다.

9위. 스웨덴 
북유럽의 베네치아 스톡홀름을 거닐다
 

북유럽의 감성이 느껴지는 스웨덴(안전지수 11위, 행복지수 45위)의 스톡홀름도 매력적이다. 북유럽의 베네치아라 불리는 스톡홀름은 2만4000여 개의 크고 작은 섬으로 구성돼 있다. 치안이 좋을 뿐만 아니라 도시 문화와 함께 조금만 이동하면 카약과 같은 해양 스포츠도 즐길 수 있다. 야외에 줄지어 선 카페와 예술적 감각이 돋보이는 박물관, 그리고 쇼핑센터는 혼자 여행하는 데 매우 편리하다. 

10위. 인도네시아 
평화로운 해변에서 요가하며 힐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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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려한 자연환경으로 전 세계인을 끌어들이는 인도네시아(안전지수 54위, 행복지수 5위)는 전 세계에서 브라질 다음으로 다채로운 종의 동물이 서식한다. 사원과 요가, 해변에 값싼 음식까지. 발리를 중심으로 하는 인도네시아의 작은 섬들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전 세계 여행객들이 휴양지로 즐겨 찾는다. 최근에는 발리 동쪽에 위치한 '때 묻지 않은 발리'라는 별칭을 얻은 롬복도 '힙'하다.  

 세계평화지수·행복지수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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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평화지수는 호주의 국제비영리기구 경제평화연구소(IEP)가 매년 발표하는데, 전 세계 162개국을 대상으로 군사 예산·무기수출·폭력범죄 정도·잠재적 테러 공격 위험 등 23개 지표를 종합해 평화를 수치화한 지수다. 행복지수는 영국 민간 싱크탱크 신경제재단(NEF)이 151개국을 대상으로 삶의 만족도, 기대수명, 환경오염 지표 등을 평가한다. 

[조희영 기자]여행의 영감을 받으세요 travelbible.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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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럽 古城 1박2일 럭셔리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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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에서 가장 아름답다고 정평이 난 슈농소성. 구조도 끝내준다. 셰르강 위에 다리처럼 세워져 있다. 석조 아치교가 건물 하단을 지탱하고 있는 구조는 프랑스 내에서도 유례가 없다. [사진 제공 = 프랑스 관광청]

바라보기만 해도 '아' 탄성이 절로 나오는 그림엽서 같은 유럽의 성(城). 그 성에서 하룻밤을 묵는다면 어떨까요. 그러니까 유럽 고성에서의 아주 특별한 여행이 됩니다. 그렇습니다. 식상한 특급호텔에 질렸다면 평생 한번 경험하기 힘든 이색 추억을 안겨줄 고성, 궁전 여행 이거 기막힐 것 같습니다. 요리를 즐기고 갤러리 투어도 할 수 있다니 지루할 틈도 없겠죠? 

 '황제의 방' 오스트리아 쇤브룬 궁전 

오스트리아 빈 서쪽 쇤브룬 궁전이다. 이곳은 한눈에 봐도 범상치 않다. 황제가 살았던 황궁이니 그 내공이 다를 수밖에. 궁전 내부는 모든 게 매머드급이다. 건물 길이만 해도 200m. 여기에 특색 있게 만들어진 방만 무려 1441개나 된다. 신성로마제국을 지배한 합스부르크 제국의 영광을 재현해놓은 곳이니 이쯤은 돼야 할 터. 1762년 모차르트가 겨우 여섯 살 때 여황제 마리아 테레지아를 위해 피아노를 연주했던 곳도 바로 여기다. 

여행 고수들 사이에 이곳은 당연히 버킷리스트에 올라 있다. 쇤브룬 궁전에 있는 다양한 방을 구경하는 것만 해도 '본전을 뽑았다'는 말을 서로 교환할 정도. 그만큼 방들은 다양하고 또 독특하다. 천장에 프레스코화가 있는 대회랑은 물론 프란츠 요제프의 소박한 침실, 시시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엘리자베스 황후의 품격 있는 방도 엿볼 수 있다. 

쇤브룬 최고의 하이라이트는 역시나 궁전 뒤쪽에 조성돼 있는 대정원이다. 30만그루가 넘는 나무와 형형색색의 꽃들이 조화를 이룬 정원과 해신 넵튠의 웅장한 조각상, 하늘 높이 솟는 분수가 한눈에 박히는 놀라운 포인트다. 여기에 1752년 테레지아의 남편인 프란츠 1세 황제가 설립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동물원도 있을 정도. 

압권은 이곳에서의 1박. 쇤브룬 궁전에는 황제와 황후가 잠을 자던 바로 그 방에서 하룻밤을 보내는 '황제 체험 숙박 패키지'를 운영한다. 궁전의 4층을 개조한 왕궁호텔은 마리아 테레지아를 비롯해 프란츠 요제프 1세와 엘리자베스 황후 등이 거처했던 놀라운 곳. 그러니 왕이 되고 싶은 분들은 무조건 도전해보시길. 

 쇤브룬 하룻밤 여행 Tip = 신혼여행객들이 주로 이용한다. 24시간 리무진 서비스, 허니문 나이트와 미니바 조식을 제공하는 패키지 가격은 1박에 2700유로(약 319만원) 선. 인터넷(thesuite.at)이나 전화(588-00-800)로 예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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쇤브룬 궁전 대정원은 30만그루가 넘는 나무와 형형색색의 꽃들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사진 제공 = 하나투어]

 '여인들의 성' 프랑스 투르의 슈농소성. 

이번에는 프랑스 파리 남서쪽. 파리에서 2시간 정도 달리다 보면 1461년 앙리 4세가 파리를 수도로 정하기 전까지 수도였던 투르에 닿는다. 투르성을 비롯해 프랑스에서 가장 아름다운 슈농소성을 만날 수 있는 포인트가 바로 여기다. 구조도 끝내준다. 셰르강 위에 다리처럼 세워져 있다. 석조 아치교가 건물 하단을 지탱하고 있는 구조는 프랑스 내에서도 유례가 없다. 기다란 회랑 건물과 장방형의 본채가 남북으로 연결돼 강을 가로지르는 독특한 형상이다. 

잠깐 역사. 프랑수아 1세 때 건축된 샤토 드 슈농소의 소유권을 갖게 된 앙리 2세는 연인이었던 디안 드 푸아티에에게 선물로 준다. 문제는 앙리 2세가 세상을 떠난 뒤. 

원래 그의 부인이었던 카트린 드 메디치의 질투가 가만 있을 리 없다. 슈농소성에서 디안을 쫓아내고 바로 재건축에 나선다. 이후 여러 왕비의 손을 거쳐 오늘날에 이른다. 특이한 것은 이 성을 대대로 여성들이 소유해왔다는 점. 그래서 여성들의 성이란 애칭으로 불린다. 

슈농소성은 앞마당이 볼거리다. 해자를 둘러 경계를 지은 옛 중세 성을 통째로 옮겨놓은 분위기. 여기에 하늘 높이 솟은 육중한 외관에 장식 창과 굴뚝도 인상적이다. 

특히나 이곳 방문의 골든타임은 여름철. 그러니까 딱 지금이다. 

 슈농소성 여행 Tip = 아쉽게 숙박은 불가. 다만 성 안의 레스토랑은 3월 초부터 11월 중순까지 운영한다. 생선요리가 압권. 사실 슈농소성은 와인투어의 메카다. 숙박은 인근 성에서 하면 된다. 이 주변 투르 지역은 고성 밀집지역이다. 작은 성을 개조해서 숙박할 수 있는 고성호텔이 많다. 

[신익수 여행·레저 전문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햇빛은 아름답고 바람은 시원하고 세상은 푸르른 5월이다. 어디론가 떠나지 않고는 견디기 어려운 아름다운 계절이다. 5월에 적당한 곳이 어디 한두 곳일까마는, 그래도 한 곳을 고른다면 시원한 강바람 속에 계곡의 절경을 감상하며 수준 있는 화이트 와인도 즐길 수 있는 오스트리아 바하우(Wachau)는 어떨까 싶다. 

유럽 대륙의 중심을 흐르는 총길이 2826㎞의 도나우 강. 누구나 그림 같다고 이야기하는 곳이지만 그중에서도 제일은 역시 바하우다. 멜크(Melk)에서 크렘스(Krems)까지 이어지는 약 36㎞의 계곡은 2000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도 선정된 곳이다. 계곡을 따라 구비구비 흐르는 강도 아름답지만 경사진 포도밭 사이의 작은 마을들, 강을 내려다보는 가파른 산꼭대기에 남아 있는 수도원과 고성도 빼놓을 수 없기 때문이다. 아직도 1000년 전 중세시대 모습에서 크게 변하지 않은 듯하다. 12세기 후반 쓰여진 독일의 대서사시 '니벨룽겐의 노래(Nibelungenlied)'에도 바하우는 등장한다. 도나우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자연의 아름다움을 이 계곡에서 느껴볼 수 있다. 

크렘스는 도나우 강 유람선 관광의 중심지면서 바하우 계곡 일대에서 재배되는 포도를 원료로 하는 오스트리아 제일의 화이트 와인 집산지다. 

오스트리아 와인은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 등 전통적인 유럽의 와인 강국 와인들에 비하면 그다지 외부로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오스트리아 와인도 역사적으로 그 전통을 무시할 수 없다. 바하우 계곡에서도 기원전부터 포도가 재배되었다고 한다. 현재 생산되는 와인의 80%가 화이트 와인인데 수십 종의 토착 포도를 이용한다고 하지만 가장 인기 있는 대표 품종은 그뤼너 벨트리너(Gruner Veltliner)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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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뤼너 벨트리너는 가볍고 드라이한 듯하지만 미네랄이 풍부하고 맛의 무게감도 확실하다. 오스트리아 와인은 가까운 독일 양조기술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생산자들은 대부분 소규모이며 극히 제한적인 양의 다양한 와인을 함께 만든다. 단일 품종의 포도를 사용하며 와인의 순도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바하우의 음식은 돼지고기 정도를 제외하면 사냥한 고기나 민물고기를 주로 이용한다. 이런 음식에 포도의 순도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개성 있는 토착 와인이 잘 어울린다. 

유람선을 타고 선상 레스토랑에서 도나우 강의 민물고기 요리를 화이트 와인과 함께 맛보며 계곡의 절경을 여유 있게 즐긴다. 중간중간 와이너리에서 직접 만든 와인을 맛보고 남아 있는 고성 유적과 작은 마을을 들러볼 수도 있다. 포도밭 마을인 슈피츠(Spitz)나 멜크 수도원도 훌륭하다. 멜크 수도원은 움베르토 에코의 세계적인 화제작 '장미의 이름'의 모티브가 된 견습 수도사의 수기가 발견된 곳이다. 오스트리아에서 가장 큰 바로크 수도원으로 그 규모와 웅장함, 역사적 의미, 내부의 화려함에서 다른 어떤 곳에도 뒤지지 않는다. 10만권의 장서를 지니고 있다는 도서관도 유럽에서 손꼽히는 곳이다. 

[서현정 뚜르 디 메디치 대표·문화인류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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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츠부르크(Salzburg)에서는 선율에 취한다. 골목 모퉁이마다 모차르트아리아가 흘러나오고 뮤지컬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의 흔적도 곳곳에 남아 있다. 유럽의 한가운데 있어 ‘유럽의 심장’으로 여겨지던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는 오랜 기간 고풍스런 예술과 낭만의 교차로였다.

잘차흐강과 어우러진 호헨잘츠부르크 성의 야경은 구시가의 풍취를 더욱 그윽하게 만든다.

잘츠부르크는 인근 암염광산 때문에 ‘소금(Salz)의 성(burg)’이라는 독특한 의미를 지닌 도시다. 광산으로 부를 축적했고 그 경제력을 자양분 삼아 예술혼을 꽃피워 냈다. 거리에서 만나는 자취는 흔히 떠올리는 광산지대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다. 천재 음악가 모차르트가 태어났으며 아직도 ‘사운드 오브 뮤직’ 투어가 인기를 끌고 있는 곳이다.

잘츠부르크는 ‘북쪽의 로마’로 불릴 만큼 중세의 건축물들이 많다. 모차르트가 세례를 받았다는 대성당은 1000년의 역사를 넘어선다. 도시에 대한 추억은 구시가 전체를 내려다보고 있는 호헨잘츠부르크성(Festung Hohensalzburg)이나 모차르트의 생가가 있는 빛바랜 게트라이데 거리(Getreidegasse), 혹은 [사운드 오브 뮤직]의 배경이 됐던 바로크양식의 미라벨 정원(Mirabellgarten)에서 시작되거나 마무리된다. 우람한 상징물들이 모두 짙은 빛으로 채색돼 있을 때 이방인의 발길을 유혹하는 것은 어디서나 흔하게 만나는 파스텔톤의 골목과 아침시장들이다. 그 아담한 골목과 건물 모퉁이에서 화려한 잘츠부르크를 사색하기에 좋다.

이방인들의 아지트 게트라이데 거리


잘츠부르크 시내는 반나절이면 걸어서 둘러볼 수 있는 규모다. 거리에는 한가롭게 전기버스가 오가고, 잘차흐 강(Salzach River)을 중심으로 도심은 신시가와 구시가로 나뉜다. 골목시장에서 구입한 바게트 빵 한 개와 사과 한 알을 들고 미라벨 정원의 벤치에 앉아 따사로운 아침 식사를 즐길 수 있으며 산책 삼아 강을 건너면 구시가지의 빼곡한 골목 사이로 한 줌 햇볕이 어깨에 내려앉는다. 잘츠부르크에서의 여정은 이렇듯 일상의 한 조각처럼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의 배경이 됐던 미라벨 정원.

바로크풍의 미라벨 정원은 꽃이 흐드러진, 휴식과 상념의 공간이다. 꽃망울에서 시선을 떼면 호헨잘츠부르크성이 병풍처럼 드리워져 있다. 미라벨 정원 ‘대리석의 방’에서는 모차르트가 실제 연주를 했으며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에서는 마리아가 아이들과 함께 정원을 배경으로 도레미송을 부르기도 했다.

구시가지 구경의 큰 재밋거리는 좁고 오래된 게트라이데 거리를 골목골목 누비는 것이다. 골목 간판에는 판매하는 물건을 상징하는 작은 조각들이 함께 걸려 있는데 허리띠, 우산, 등잔 모양 등의 간판이 앙증맞다. 게트라이데 거리나 레지덴츠 광장(Residenz Platz) 등을 거닐다 보면 사연 가득한 장소들과도 조우하게 된다. 로마네스크 양식의 대성당에는 6,000개의 파이프로 만든 파이프오르간이 아직까지 남아 있다. 모차르트 동상 앞의 토마젤리 카페(Café Tomaselli)는 모차르트의 아버지가 즐겨 찾았다는 300년 전통의 카페로 아이스비엔나 커피가 유명하다. 그 거리 가운데, 노란색으로 치장된 건물이 또 모차르트의 생가다.

골목에 녹아든 모차르트의 흔적들


‘잘츠부르크=모차르트’의 공식은 도심 곳곳에서 묻어난다. 구시가 전역이 모차르트를 상징하는 것들로 분주하게 채워져 있다. 모차르트의 광장과 동상 외에도 박물관이 별도로 세워져 있으며 모차르트 초콜릿, 모차르트 향수 등도 팔리고 있다. 아인슈타인은 “죽음이란 더 이상 모차르트의 음악을 들을 수 없는 것을 의미한다”며 높이 평가하기도 했다.

1890년 처음 만들어진 모차르트 쿠겔른(Mozart Kugeln) 초콜릿은 100년의 역사를 넘어서 잘츠부르크의 명물이 됐다. 겉포장에 모차르트의 얼굴이 새겨져 있는데 지나친 마케팅 때문에 위대한 음악가의 얼굴이 초콜릿이나 알코올 제품, 화장품에까지 인쇄돼 팔리고 있는 건 다소 씁쓸하기도 하다.

잘츠부르크 거리에서는 여느 도시들처럼 거리의 악사나 미술가들이 서성댄다. 하지만 음악도시의 명성답게 이곳에서 연주를 하는 악사들은 철저하게 힘겨운 오디션을 거쳐 통과한 수준급 실력자들이다. 매년 여름, 모차르트를 기리기 위해 열리는 잘츠부르크 음악제는 유명 음악가들이 대거 참가하는 세계적인 음악제로 명성이 높다. 음악제가 열릴 때면 도시는 선율에 취해 화려하게 흥청거린다. 거리에서 꿈틀대는 숨결과 감동은 우뚝 솟은 호헨잘츠부르크 성에서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의 첫 장면을 장식했던 철옹성은 야경으로 유명하며 파손되지 않은 중부유럽의 성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호헨잘츠부르크 성은 철옹성처럼 굳건한 외관을 지녔다.

한가롭게 잘츠부르크 도심을 오가는 여행자들.

해질 무렵이면 게트라이데 거리와 호헨잘츠부르크 성으로 이어지는 야경을 감상하기 위해 잘차흐 강변과 다리 위는 늘 북적거린다. 강변에 서면 구시가를 담아낸 물결은 오선지의 은은한 선율과 뒤섞여 몽환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가는 길
항공으로는 오스트리아 에 도착한 뒤 잘츠부르크로 이동하는 게 일반적이다. 열차 여행 중이라면 독일 뮌헨, 스위스 취리히에서 들어갈 수 있으며 독일 뮌헨에서 이동하는게 가장 가깝다. 2시간 소요. 잘츠부르크 관광카드(Salzburg Card)를 구입하면 시내의 모든 교통수단과 관광지를 추가 요금 없이 이용할 수 있다. 미라벨 정원 앞에서 ‘사운드 오브 뮤직 투어’를 신청하면 영화 촬영지 등을 두루 둘러볼 수 있다.

그 호수. 유럽 배낭여행자들이 동경하는 호수 중 최고의 반열에 올라 있다. 소문을 듣고 우연히 들렸든, 작심을 하고 방문했든 사유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가벼운 옷차림으로 호수에 우연히 들른 여행자라면 하루 묵을 결심을 하게 되고, 하루 묵을 요량이었다면 떠남이 아쉬워 한 사나흘 주저앉게 만드는 매력을 지닌 호수다. 호수의 이름은 할슈타트(Hallstatt). 오스트리아 잘츠카머구트(잘츠캄머구트)에 있는 한적한 호수다.

배를 타고 들어서는 할슈타트의 전경은 데칼코마니를 이룬 듯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어낸다.

알려지기야 잘츠카머구트의 이름이 더 귀에 익숙하겠다. 잘츠부르크 사이에 위치한 잘츠카머구트는 알프스의 산자락과 70여 개의 호수를 품은 오스트리아의 대표적인 휴양지이다.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의 배경으로도 나왔고, 영화의 무대가 됐던 대저택, 성당 역시 화제를 모았다. 장크트 길겐, 장크트 볼프강, 볼프강 호수 등이 대표적인 명소인데 그중에서도 ‘잘츠카머구트의 진주’로 꼽히는 곳이 할슈타트 호수다.

할슈타트의 지우지 못할 단상들은 이렇다. 열차에서 내려 배를 타고 들어서면 흰 마도로스 모자를 쓴 선장이 파이프 담배를 피우고, 호숫가 너머 산등성이에는 동화 속에서 봤을 듯한 마을이 매달려 있다. 해 질 녘 호수 위는 물새들이 가로지르며 언뜻 눈을 뜬 새벽이면 물안개가 자욱하게 피어오른다. 아침에 빵 굽는 냄새가 솔솔 피어나는 길목에서는 자전거를 타고 호숫가를 지나치는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짧은 인사를 나눈다. 그렇게 머무는 며칠. 아련한 호수마을의 주인공이 된 착각에 빠지게 된다.

긴 설명들은 어쩌면 감동을 정리하지 못한 사족일지도 모른다. 들어서는 순간 마음을 강렬하게 뒤흔드는 호수마을. 할슈타트에 대한 ‘찡’한 충격과 사연은 그렇게 압축된다.

할슈타트 마을 여행의 중심이 되는 중앙 광장. 광장이라지만 아담한 규모다.

할슈타트는 연인들이 추억을 만들기에도 적합한 곳이다. 호숫가에는 낭만이 가득하다.

그 호수마을이 1997년부터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돼 있고, 마을의 역사가 BC 1만 2000년 전으로 아득하게 거슬러 올라가며 유럽의 초기철기문화가 이곳에서 발견됐다는 내용도 나중에야 알게 된 사실들이다. 그런 기록적인 수식어가 없더라도 호수마을은 가슴에 오래 내려앉아 여행자들의 추억 속 안식처가 된다.

깊은 호수마을은 예전에는 소금광산이었다. 할슈타트의 ‘hal'은 고대 켈트어로 소금이라는 뜻을 지녔다. 세계최초의 소금광산도 이곳에 있었다고 한다. 귀한 소금산지였던 덕에 풍요로운 과거를 지녔던 마을은 소금산업의 중심지가 옮겨가면서 관광지로 모습을 바꿔 갔다.

소금광산의 모습은 예전 그대로 남아 있다. 마을 뒤로 돌아서 케이블카를 타고 다흐슈타인 산에 오르면 광산의 흔적을 만날 수 있다. 폴란드 크라쿠프 비엘리치카 소금광산처럼 대규모는 아니지만 한적하고 외진 호수마을에서 오래된 광산을 만난다는 사실은 흥미롭다. 케이블카에서 내려다보면 낮은 눈으로 봤던 호수의 정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촘촘히 둘러싸인 산자락 안에 호수는 아담하게 웅크려 있다.


호수마을은 고즈넉한 분위기다. 마을 한가운데 중앙 광장이 있고 광장을 둘러싸고 꽃으로 창을 단장한 세모 지붕 집들과 레스토랑들이 늘어서 있다. 기념품 가게에서는 예전 소금광산에서 나왔던 암염조각을 팔기도 한다. 소금을 캐던 녹슨 장비며, 마을의 오랜 역사를 알려주는 아기자기한 박물관도 작은 구경거리다. 소금광부들의 삶과 함께한 중세 교회나, 1,200여 개의 해골을 전시한 전시관 등도 함께 둘러볼 만한 곳이다. 골목을 따라 거닐면 투박한 쪽문, 담장을 채색한 작은 장식 하나에도 눈길이 간다.

자전거 탄 풍경이 어울리는 할슈타트의 아침 골목. 골목 어디에서나 호수 향이 묻어난다.

여행자들의 모습은 크게 다르지 않다. 골목을 서성이며 ‘zimmer(방)'라고 쓰여 있는 마음에 드는 민박집이나 펜션을 정한다. 흰 빨래가 나풀거리는 뒷골목 소박한 민박집 문을 두드리고 하룻밤 청하면 된다. 창을 열면 상쾌한 호수의 향기가 폐까지 밀려들고 마을 골목은 설렘에 잠을 이루지 못한 여행자들의 잡담들이 맴돈다. 아침이면 주인 아줌마가 내놓은 빵과 채소가 담긴 정성스런 음식으로 배를 채우면 된다. 호수마을은 유럽의 웅장한 도시들에서는 느끼지 못했던 행복감으로 여행자의 어깨를 토닥여준다.

최근 중국 광둥성에서는 할슈타트를 그대로 모방한 호수마을을 조성한다고 발표했다. 유럽 외딴 호수마을의 풍광을 중국에서 만난다는 게 아이러니지만 아름다움을 근거리에서 재현하고 싶은 그들의 열망은 사뭇 이해가 된다.

가는 길
항공기로 오스트리아 빈(비엔나)에 도착한 뒤 잘츠부르크를 경유해 열차로 이동한다. 잘츠부르크에서 온천휴양지인 바트이슐을 거쳐 할슈타트까지 열차가 다니며 버스로도 이동이 가능하다. 열차에서 내리면 배를 타고 호수를 건너 마을로 들어서게 된다. 마을 초입 인포메이션 센터에서 숙소 예약이 가능하며, 입소문이 난 뒤 한국 배낭족들의 흔적도 마을 골목에서 만날 수 있다.

 

끝나지 않는 냉전의 호텔 - 임페리얼 호텔

지난 2009년 12월, 빈 중심가 임페리얼 호텔의 객실에서 필드 케이르라는 남자가 죽은 채로 발견되었다. 그는 요르단 중앙정보부의 전직 지휘자이며 최근까지 국왕 압둘라 2세의 최측근이었던 자. 경찰은 심장 마비라고 발표했지만 여러 의문은 풀리지 않았다. 그해 초, 우마르 이스라일로프라는 남자가 빈 거리에서 대낮에 총격으로 살해당했다. 그는 러시아 군이 체첸 공화국에서 벌인 잔혹 행위의 주요한 목격자였다고 한다.


스파이 영화에서나 나올법한 일이 눈앞에 펼쳐져도 낯설지 않은 도시. 빈은 언제나 국제 정보전의 한가운데 있어 온 도시다. 냉전 시대 동서의 스파이들이 공공연히 정보전을 펼치던 곳이었고, 철의 장막이 해체된 지 20년이 지난 지금도 세계에서 외국인 정보 조직원의 비율이 가장 높은 스파이 허브(Spy Hub)다. 가장 위험한 나라의 정보원들조차 ‘전통에 따라’ 자유로운 활동을 벌이고, 국제원자력기구(IAEA)나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같은 국제기구가 곳곳에 있고, 무기 구매와 돈 세탁도 용이하다. 공교롭게도 케이르가 죽은 임페리얼 호텔은 냉전 시대 크렘린의 모든 정보가 집결되던 빈 적군(Red Army)의 수뇌부가 자리 잡았던 곳이다.

마리아 테레지아의 비밀 회담방 - 쉔부른 궁전

오스트리아가 대제국이었을 때부터 빈은 스파이들의 도시였다. 아니, 이 제국의 영광 자체가 첩보 활동의 도움이 없었으면 불가능했다. 1740년에 즉위한 여제 마리아 테레지아는 철의 정열로 이 제국을 다스렸다. 다산의 여제였던 그녀는 모두 16명의 아이를 낳았고, 이들을 통해 전 유럽과 사돈을 맺어 권력의 거미줄을 짰다. 루이 16세에 시집 보낸 마리 앙트와네트 역시 그 중 하나였는데, 여제는 다른 자식들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하녀들에게 스파이 임무를 맡겨 일거수일투족을 알리게 했다. 그런데 주요 보고 사항이란 것이 덜 떨어진 루이가 아무리 앙트와네트가 유혹해도 침소에 들지 않는다는 내용이었으니, 오죽 속이 탔을까?

여제가 프랑스의 베르사유 궁을 보고 경쟁심에 불타 화려하게 증축했다는 쉔부른 궁(Schloss Schönbrunn)에서 그녀는 반대의 입장에 처해 있었다. 궁 안에는 곳곳에서 밀파된 스파이들이 득실거렸기에, 시종과 시녀의 출입조차 통제한 비밀 회담방을 마련해 두어야 했다.


단두대에 오른 마리 앙트와네트의 주요 죄목은 쉔부른 궁에 편지를 보내 스
파이 활동을 했다는 것이었다

도시를 구하고 커피를 얻은 스파이 - 콜시츠키 거리

스카이 콜시츠키는 성안에 갇힌 시민들을 구한 덕분에 도시 최초의 카페를 열었다.


1683년 오스만 제국의 터키 군사들이 빈을 공격하자, 시민들은 성문을 걸어 잠그고 두 달 동안 적군과 대치하게 되었다. 점차 식량과 물자가 떨어지고 지쳐가던 시민들은 항복이 임박해왔다는 절망감에 빠져들었다. 이때 폴란드 출신의 장사꾼인 콜시츠키(Georg Franz Kolschitzky)라는 자가 나선다. 그는 아랍인 행세를 하며 오스만의 노래를 부르며 터키 군사 지역을 통과해, 폴란드를 중심으로 한 연합군이 곧 빈에 도착한다는 소식을 가지고 돌아온다. 빈 시민들은 머지않아 해방의 환호성을 지를 수 있었다.


이때 성 밖의 터키군이 남기고 간 포대 중에 이상한 곡식이 있었다. 아랍 문화에 익숙한 콜시츠키는 이것이 '커피'임을 알고 자신에게 넘겨달라고 한다. 그는 ‘푸른 병 아래의 집(Hof zur Blauen Flasche)’이라는 빈 최초의 카페를 열고 기독교인들을 커피에 중독되게 만들었다. 커피 가루를 걸러내고 우유를 더하는 빈 특유의 전통도 이때 생겨났다. 지금 빈의 남쪽에는 콜시츠키의 이름을 딴 거리(Kolschitzky-gasse)가 있어 아랍 복장을 하고 커피를 따르는 그의 조각상을 볼 수 있다.

[제3의 사나이]의 카페 - 카페 모차르트

빈을 세계인들에게 ‘스파이 도시’로 각인시킨 장본인은 뭐니뭐니해도 영화 [제3의 사나이]다. 이 작품은 제2차 세계 대전에서 오스트리아가 패한 뒤 빈이 네 열강에 의해 분할 통치되던 때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오랜 친구의 연락으로 빈에 도착한 미국의 소설가는 친구가 의문의 죽음을 당했음을 알게 되고, 사건을 뒤쫓다 무기 암시장과 같은 빈의 어두운 세계를 체험하게 된다. 느와르 영화의 대명사로 꼽히는 이 작품은 시종일관 어두운 톤으로 대관람차, 묘지, 하수로 등 빈의 여러 장소들을 화면 속에 담는다. 대관람차에서는 그 유명한 명대사가 펼쳐진다. “이탈리아는 체사레 보르자 밑의 40년 동안 전쟁과 테러와 유혈낭자한 참상을 당했지만 미켈란젤로와 다빈치와 르네상스를 만들었다. 스위스는 그들의 형제애로 5백 년 동안의 민주주의와 평화를 얻어 뭘 만들었나. 뻐꾸기시계다.” [제3의 사나이]의 무대가 되는 빈을 탐험한 뒤에는 알베르티나 광장 모서리의 ‘카페 모차르트’에 앉아 잠시 사색에 잠기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스릴러 작가 그래엄 그린이 시나리오를 썼던 장소이며 영화에도 등장한다.


냉전 시대,빈은 암시장의 어둠이 흘러넘치는 도시였다.

마타 하리가 되고 싶었던 사랑의 여간첩 - 요한 스트라우스 동상

치명적인 매력의 여자 스파이,마타 하리의 전설은 빈에서 귀엽게 부활했다.


마타 하리와 본드걸. 우리에겐 치명적인 매력의 여성 스파이들에 대한 판타지가 있지만, 실제 정보 세계에서 이런 실례를 찾기란 극히 어렵다고 한다. 그래도 빈이라면 사정은 다르다. 한때 마타 하리가 무희로 공연하기도 했던 이 도시에서 ‘마리나’라는 닉네임의 KGB의 여간첩을 만나보자.


마리나는 아리따운 금발의 여성으로 파리의 러시아 이민자 사회에서 태어났다. 1960년대 프랑스 정보조직에 섭외되어 모스크바 무역박람회에 참가한 것이 이쪽 세계에서의 첫 일이었다. 별것 아니었다. 러시아 혈통이고 예쁘니까 자연스럽게 사업가들과 친해졌고, 그들의 대화를 기록해 전달하면 되었다. 따분했다. 그녀는 이후 뮌헨에 있는 미국의 이념 방송국인 ‘라디오 리버티(Radio Liberty)’의 러시아어 방송에 참가하게 된다. 그리고 여기에서 올레그 투마노프라는 남자와 사랑에 빠진다. 카나리아 군도로 여행을 가서 그녀와 한 침대에 누운 투마노프는 자신이 KGB의 스파이라는 사실을 고백했다. 그녀는 처음에는 믿지 않았지만 곧 설레게 되었다. 비밀과 위험에 매혹되는 소녀의 마음으로. 마리나는 1974년부터 KGB 정보원이 되었다. 그녀는 이 일을 즐겼다. 비밀 편지를 작성한다든지 하는 일엔 낙제점이었지만, 방송국에서 술을 마시며 동료들의 비밀을 건네 듣는 일은 아주 잘했다. 그녀는 이 정보들을 모아 빈의 스파이들에게 전했다. 그녀의 빈 지도에는 주요 접선 장소가 표시되어 있었는데, 스타트 파크(Stadt Park)의 유명한 요한 스트라우스 동상도 그 중의 하나다. 나중에는 방송국에 설치할 폭탄을 배달하라는 임무를 받았는데 이는 거절했다고 한다. 소녀 스파이의 로맨틱한 감성에 맞지 않았나 보다.

제임스 본드의 놀이동산 - 대관람차

명품 중독의 바람둥이 스파이, 제임스 본드에게도 빈은 지나칠 수 없는 도시다. 역대 007 중에서 제일 인기 없는 티모시 달튼이 주연을 맡는 바람에 빛이 바랬지만, [007 리빙 데이라이트]는 이 도시를 배경으로 화려한 스파이 전쟁을 보여준다. 본드는 슬로바키아에서 암살범으로 의심되는 본드 걸 밀로비와 그녀의 스트라디바리우스 첼로 ‘레이디 로즈’를 빈으로 데리고 온다.

쉔부른 궁전, 놀이동산(Wurstelprater), 그리고 유명한 대관람차((Wiener Riesenrad)를 지나는 액션 활극이 펼쳐진다.


제임스 본드도 당연히 이 첩보 도시를 피해갈 수 없었다.(영화이미지)

비엔나 커피는 없어도 비엔나 땅굴은 있다 - 슈베하트

1940년대 후반 빈을 분할 통치한 여러 나라들은 적국의 정보를 캐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었다. 이때 영국 측이 임페리얼 호텔의 소련 측 본부에서 크렘린으로 정보를 전달하는 경로를 알아내게 된다. 영국군은 빈 남동쪽 슈베하트(Schwechat) 지역의 고속도로 밑에 땅굴을 파고 전화선을 따낸 뒤, 근처에 정보를 수집하기 위한 위장 가게를 연다. 영국제 남성복과 잡화 같은 걸 팔았는데, 의외로 인기를 끌었다고 한다. 오퍼레이션 실버(Operation Silver)라 불린 이 작전은 훗날 베를린에서 보다 큰 규모로 진행된 오퍼레이션 골드로 발전했다. 오스트리아는 국토의 3/4이 산악 지역인지라 터널 굴착에 있어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자랑한다. 한반도 휴전선 지역에서 발견된 북한 땅굴에 장비와 기술력을 제공한 것도 바로 그들. 그런데 이들은 장비를 제공한 사실을 남한 측에 슬며시 알려주었다고 한다. 역시나 스파이 정신이 투철한 나라.

“빈은 카페에 둘러싸인 도시다.” 독일의 극작가 베르톨트 브레히트는 말했다. 빈은 유럽의 대도시 중에서 가장 먼저 커피 문화를 받아들인 곳이며, 19세기 말의 고풍스러운 문학 카페의 전통이 아직까지 남아 있는 도시다. 카페 센트럴(Café Central), 카페 데멜(Café Demel), 호텔 자허(Hotel Sacher) 등 전통의 커피하우스들을 돌아보는 것만으로도 빈의 매력을 한껏 맛볼 수 있다. 물론 [비포 선라이즈]에서 하룻밤 풋사랑의 무대가 되는 레코드 가게, 다리, 공원, 묘지들을 둘러보는 것도 멋진 일이다. 모차르트, 왈츠, 오페라로 대표되는 클래식 음악의 세계에 한껏 빠지는 것도 훌륭한 선택. 11월부터 시작되는 유럽 최대 규모의 크리스마스 마켓도 놓치기 아깝다. 길거리 곳곳에서 파는 핫 와인 한 잔으로 몸을 덮여보라.

600년이 넘는 길고 긴 세월 동안 유럽 전역을 지배했던 '합스부르크 왕가'의 찬란했던 역사를 보여주는 화려한 건축물과 예술이 살아 숨쉬는 오스트리아 '빈'. 발길 닿는 곳마다 아름다운 건축물과 예술의 정취가 가득한 이 곳을 여행하는 방법은 황제 프란츠 요세프가 만든 환상도로 '링'을 따라 둘러보는 것이다.

전체 길이가 5km에 달하는 '링'을 따라 대부분 관광명소가 밀집해 있다. 링 안쪽으로 슈테판대성당과 광장, 호프부르크(왕궁)이 있고, 링을 따라 공원, 국립오페라극장, 미술사 박물관, 국회의사당, 시청사 등 중세 건물들이 들어서 있다. 또 링(구시가) 밖으로 쇤브룬 궁전, 벨베데레 궁전 등 왕가의 별궁과 귀족의 성관이 자리하고 있다.

링 따라 둘러보는 관광 명소

* 국립오페라 하우스

국립오페라 하우스는 성 슈테판 대성당과 함께 빈의 상징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오페라하우스'는 파리 오페라하우스, 밀라노 '오스칼라극장'과 더불어 세계 3대 오페라하우스로 꼽힌다.

총 1642석과 567개의 입석을 갖춘 유럽 최대 규모의 극장인 이 곳은 1869년에 문을 열면서 모차르트의'돈 조반니'가 개관 기념으로 공연됐다. 이후 세계 유수의 오페라와 발레 공연이 이 곳 무대에서 펼쳐지고 있다. 매년 5~6월에는 예술 음악제, 2월에는 무도회, 7~8월 제외한 달에는 매일 오페라가 공연된다.



▲국립오페라하우스

로비 정면에서 2층으로 이어지는 대계단과 샹들리에가 화려하게 빛나며, 황금빛으로 장식한 흰색 발코니 등이 무척 호화롭다. 오페라 팬을 위한 박물관도 운영하고 있다.

오페라하우스에서 오페라 공연을 직접 보려면 인터넷으로 예약하거나 관광안내소에서 음악회 스케줄 등의 정보를 얻은 뒤 표를 구입할 수 있다. 홈페이지www.wiener-staatsoper.at

* 미술사 박물관(Kunsthistorisches Museum)


마리아테레지아 광장에 있는 미술사박물관은 합스부르크 왕가가 수집한 7천여 점의 예술품을 소장하고 있는 곳으로, 런던의 내셔널갤러리,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과 함께 유럽 최대의 미술관이다.

미술사박물관은 프란츠 요제프 황제에 의해 1871~1891년에 자연사박물관과 함께 르네상스 양식으로 지어졌다. 박물관은 G,1,2층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G층에서는 고대 그리스, 로마, 이집트 등의 유물과 르네상스 시대의 조각을 만나볼 수 있다. 1층에서는 회화, 2층에는 메달과 동전이 전시돼 있다.



▲미술사박물관

미술관으로 들어서면 원형홀이 나타나는데 정면으로 보이는 중앙계단에는 테세우스상이 있고, 둥근 지붕을 올려다보면 프레스코화가 보인다.

박물관에서는 피터르 브뤼헐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농가의 결혼잔치'와 '바벨탑'을 비롯해 루벤스의'모피', '비너스의 경배', '일데폰소 제단화', '성모마리아의 승천' 등을 감상할 수 있다. 1층 중앙에 박물관 카페가 있어 잠시 휴식을 취하기에 좋다. 홈페이지www.khm.at

* 자연사 박물관(Naturhistorisches Museum)


마리아 테레지아 광장을 사이에 두고 미술사 박물관과 마주보고 있다. 자연사박물관은 1827년에 지어진 르네상스 양식의 건물로, 공룡화석, 유전자 수집물, 선사, 청동기시대의 유물, 멸종된 동물의 박제, 광물 등을 다수 소장하고 있다. 특히 무려 100㎏이 넘는 토파즈 원석과 마리아 테레지아의 '보석의 부케'등이 볼거리. 홈페이지www.nhm-wien.ac.at

링 밖의 주요 볼거리 쇤브룬 궁전 & 벨베데레 궁

* 쇤브룬 궁전(Schloss Schonbrunn)


'아름다운 우물'이란 뜻을 지닌 쇤브룬 궁전은 베르사유 궁전과 함께 유럽에서 가장 아름다운 궁전으로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궁전과 정원이 합스부르크 왕가의 품격과 취향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쇤브룬궁전

1569년 막시밀리안 2세에 의해 처음으로 지어졌고, 궁전 내부에는 1,400여 개 방이 있다. 내부로 들어가면 로코코 양식으로 화려하게 장식돼 있고, 당시 왕궁에서 사용했던 가구와 장식품 등이 그대로 전시돼 있다.

궁전 뒤로는 1.7㎢ 달하는 광대한 프랑스식 정원이 펼쳐진다. 화단과 분수, 신화를 주제로 한 44개의 정교한 대리석상들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정원은 궁전과 함께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이외에도 그리스 신전 양식의 글로리에테, 궁정마차 박물관, 온실 등이 있다.



▲쇤브룬궁전



▲쇤브룬궁전

* 베레데레(Belvedere) 궁전


화려한 바로크양식의 베레데레 궁전은 1683년 오스트리아를 침략한 오스만 투르크군을 무찌른 전쟁 영웅 오이겐 왕자의 여름 별장으로 1721~1723년에 지은 것이다.

'좋은(Bel) 전망(Bedere)의 옥상 테라스'라는 이탈리아 건축 용어에서 유래한 벨레데레는 그 이름에 걸맞게 아름다운 경치를 자랑한다.

궁전은 '상궁', '하궁', '오랑게리'로 이루어져 있는데, 연회장이었던 '상궁'은 1723년에, 왕가의 거처였던 '하궁'은 1714년에 지어졌다. 언덕 위에 있는 상궁과 하궁 사이에는 정원과 분수가 이어진다.

지금은 상궁은 19~20세기 회화관, 하궁은 바로크 미술관인 오스트리아 미술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특히 상궁은 구스타프 클림트의 컬렉션으로 유명하다. 클림트의 '키스', 에곤 실레의 '죽음과 소녀' 등이 전시돼 있다.



▲케른트너 거리

세계적인 예술가 흔적 따라 떠나는 여행


세계 음악의 수도'빈'은 모차르트, 베토벤, 슈베르트, 슈트라우스, 브람스 등 세기의 음악가들이 활동했던 무대였던 곳이다. 덕분에 빈에는 음악가와 관련된 곳이 많다. 그들이 살았던 곳, 예술적 영감을 불태웠던 곳을 찾아 음악 산책에 나서보다.



▲모차르트가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을 작곡한 모차르트 하우스(피가로하우스)

모차르트가 3년간 살았던 '모차르트 하우스 빈'은 '피가로의 결혼'을 작곡했던 곳으로, 악보와 편지 등이 전시돼 있다. 기념관은 1~4층으로 돼 있으며 오디오 해설을 들으며 각 층을 둘러볼 수 있다.

또 빈에서는 오페라, 오페레타, 발레, 음악회, 뮤지컬, 연극 등 크고 작은 다양한 공연이 열리는 만큼 이를 감상할 기회를 잡아보자.

특히 빈의 최대 여흥거리는 오페라. 웅장한 무대와 화려한 의상, 호화스런 분위기 속에서 오페라 노래와 연주에 흠뻑 빠져보자. 왕궁 예배당 미사에 참여하면 빈소년 합창단의 노래도 들을 수 있다.



▲모차르트 기념품점

여행 TIP


가는 길= 인천~빈 직항편은 대한항공이 화·목·토요일 주 3회 운항한다. 비행시간 약 12시간 소요. 빈의 주요 관광명소를 둘러보려면 '트램'을 이용하는 게 유용하다. 트램 1일권을 구입하면 둘러보고 싶은 명소마다 내렸타 타며 빈 관광을 즐길 수 있다.

슈타이어마르크의 주도이자 오스트리아의 제2 도시인 그라츠는 빈에서 남쪽 200km에 위치한 역사적인 도시다.

잘츠부르크를 떠나 바트 이슐, 할슈타트를 거쳐 오스트리아에서 가장 아름다운 전원 풍경을 연출하는 오스트리아 남부 슈타이어마르크 주도 그라츠까지 280km를 달렸다. 할슈타트는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호수와 호반마을의 풍경이 그림같이 아름다웠다.

할슈타트에 도착하기 전 알프스 산록에 자리 잡은 아름다운 휴양도시 바트 이슐에 들렀다. 이곳에 엘리자베스 황후의 생애를 볼 수 있는 황제의 별장이 있다.






오스트리아에서 가장 아름다운 전원풍경을 연출하고 있는 슈타이어마르크의 와인가도. 구릉 아래 왼편은 슬로베니아 영토다.

엘리자베스 황후의 드라마틱한 일생


엘리자베스는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의 마지막 황제 프란츠 요제프의 부인이다. 그녀의 일생은 한 편의 드라마처럼 아름답고 비극적이었다. 그녀는 독일 바이에른의 비텔스바흐 공작의 둘째 딸로 태어났다. 언니 헬레나가 요제프와 선보는 자리에 따라갔다가 그녀의 미모에 반한 황제가 언니 대신 동생을 선택하여 16세의 어린 나이에 황후가 되었다. 천성이 자유분방하였으나 궁중생활에 압박감을 느꼈고 유일한 아들인 황태자 루돌프가 애인과 자살한 이후, 우울증과 허무주의에 빠져 있었다. 그녀는 유럽의 여러 지역을 여행하다 1898년 레만 호숫가에서 이탈리아의 무정부주의자에 의해 암살당했다.

1914년 황제 계승자인 그녀의 조카 페르디난도 황태자 역시 사라예보에서 세르비아 청년에게 암살당하자 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였고, 1918년 600여년 동안 유럽을 호령하였던 합스부르크 제국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엘리자베스 황후의 드라마틱한 일생은 빈에 있는 황제의 아파트먼트와 시시(황후의 애칭)박물관에 잘 전시되어 있다. 이곳 알프스의 작은 마을 바트 이슐의 별장에 전시되어 있는 암살 직전의 시시의 유품을 보면서 당시 유럽을 울렸던 황후 부부의 사랑과 비극, 인생의 무상함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다.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그림같이 아름다운 할슈타트 호수와 호반마을. 고대에 와인 생산을 한 유적이 발견됐다.

슈타이어마르크의 주도(州都)이자 오스트리아의 제2도시인 그라츠는 빈에서 남쪽 200km에 위치한 역사적인 도시다. 중세의 유적이 많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된 관광 명소이기도 하다. 슈타이어마르크의 포도 재배면적은 총 4400ha로 비교적 넓은 와인산지다. 100% 블라우어 빌트바허(Blauer Wildbacher) 포도로 만든 쉴허(Schilcher) 와인으로 유명한 서부, 화산재로 형성된 테루아로 인해 스파이시한 트라미너(Traminer) 와인을 생산하는 남동부, 그리고 소비뇽 블랑 와인을 주로 생산하는 남부 등 세 지역으로 분류되어 있다.

이 중 남쪽 슬로베니아 국경지역 구릉에 펼쳐져 있는 2350ha의 쥐트슈타이어마르크 지역이 세계 최고 품질의 소비뇽 블랑 와인 생산지다. 이곳에서는 소비뇽 블랑 이외에도 이곳 테루아의 특징을 반영한 벨쉬리슬링, 모리용(Chardonnay), 뮈스카텔러, 트라미너 등 다양한 품종의 포도를 재배한다. 토양은 샌드스톤, 혈암, 점토, 그리고 조개화석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또한 남쪽 아드리아해의 영향을 받아 온화한 지중해성 기후이며, 밤 기온이 시원하다. 소비뇽 블랑 재배에 있어 풍부한 아로마와 우아한 과일향을 만들어낼 수 있는 최적의 기후조건을 가지고 있다. 이 지역은 다뉴브 강변 바하우 계곡과 함께 오스트리아 최고의 와인 관광지로 유명하다. 특히 슬로베니아와의 국경지역을 따라 동쪽 에렌하우센에서 감믈리츠, 라이프니츠의 서쪽 소설 지역까지 경사진 구릉 위로 꼬불꼬불하게 연결되어 있는 낭만적인 와인가도를 달리는 것이 이곳 여행의 백미다. 왼쪽은 슬로베니아, 오른쪽은 오스트리아 영토 내의 포도밭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져 있는 장관을 볼 수 있다. 나무바람개비는 포도밭 어디에서나 볼 수 있다. 돌면서 나는 요란한 소리를 이용하여 새를 쫓는 시설로, 이 지방의 상징이기도 하다.






슈타이어마르크 근교 슬로베니아 영토에서 테멘트 와이너리가 새로 개발한 척박한 포도밭에 포도묘목을 심고 있다.

오스트리아 최고의 와인관광지


별 다섯개의 이 지역 최고 품질의 소비뇽 블랑 와인을 생산하고 있는 테멘트(Tement) 와이너리를 방문했다. 와인가도 치어렉 마을에 위치한 테멘트는 남쪽 슬로베니아 영토를 내려다보는 구릉 위에 현대적인 양조시설을 갖췄다. 75ha의 포도원에서 55% 이상 소비뇽 블랑을 재배하고 있었다. 이웃집 드나들 듯이 자유롭게 양국의 국경을 넘나들며 포도밭을 구경했다. 특히 슬로베니아 영토 내 암반에 가까운 땅을 개발하여 트랙터로 어린 포도묘목을 심고 있는 것을 보았다. 풀 한 포기 자랄 수 없는 저 척박한 토양에서 어떻게 포도나무가 자라고, 그렇게 향기로운 와인이 탄생될 수 있을까? 새삼 인간의 도전정신과 자연의 소중함을 절감하였다.

테멘트는 오스트리아에서 7개 와이너리만이 가지고 있는 품질인증마크 와인을 생산하고 있다. '스트리아 클래식'(Steirische Klassik)은 신선하고 과일향이 풍부하도록 스테인리스 탱크에서 숙성시키고, 한 단계 높은 품질의 'STK-Lagen' 와인은 잘 익은 포도를 수확하여 저온 장기발효와 대형 오크통에서 숙성시켜 복합적이고 스파이시한 맛을 낸다.






테멘트 와이너리에서 시음한 세계 최고 품질의 화이트 와인들. 맨 왼쪽이 대표와인 '소비뇽 블랑 치어렉 STK Lagen'으로, 크리스탈 병마개를 볼 수 있다.

이곳의 토양을 잘 알 수 있도록 절개하여 만든 지하 와인셀라 구경을 마치고 와이너리 오너 아들 아민 테멘트의 설명을 들으며 와인 시음을 하였다. 소비뇽 블랑 이외에도 여러 종류의 와인을 시음했다. 테멘트의 대표와인 '소비뇽 블랑 치어렉 STK-Lagen 2006' 빈티지의 풍미는 지금도 잊을 수 없다. 짙은 녹색 병과 검은 바탕 위의 심플한 황금색 레이블의 로고가 현대적이다. 코르크 대신 특별히 제작한 크리스탈 마개는 1유로의 추가 비용이 발생하였다고 한다. 엷은 녹색이 감도는 노란 빛깔에 구스베리, 벌꿀과 민트향, 입안을 감도는 미네랄과 약간 스파이시하고 부드러운 바닐라향이 비단결처럼 산도와 절묘하게 복합된 풍미가 일품이었다.

필자에게 소비뇽 블랑의 정석이라고 하는 뉴질랜드 와인은 너무 정직하게 포도의 맛을 표현해 신비감이 떨어지고, 소비뇽 블랑의 원조격인 프랑스의 보르도와인은 우아하지만 무거워 신선함이 부족하다고 느껴졌다. 어쩌면 슈타이어마르크의 와인이 이 두 와인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한 '소비뇽 블랑의 새로운 와인 스타일'이 될지도 모르겠다고 생각됐다.

다뉴브강변의 토양을 품은 그뤼너 벨트리너가 현재 오스트리아의 자랑이라면, 이곳 슈타이어마르크의 소비뇽 블랑은 오스트리아를 빛낼 미래의 와인이 되지 않을까?

오스트리아 사람들이 가진 모국에 대한 자부심은 예전부터 익히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그 자부심은 타인에 대한 친절과 배려로 이어져, 여행자로 하여금 편안함을 느끼게 하려는 그들만의 보람을 엿볼 수 있었다. 이번 여행의 목적지 인스브루크에서 만난 광활한 자연과 수많은 명소들, 그리고 그 속에는 언제나 사람들이 있었다. 삶이 주는 즐거움을 향유하며 사는 유쾌한 사람들. 그들이 있어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는 더욱더 특별한 도시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인스브루크 전경- 멀리 흐르고 있는 인강과 자연이 조화를 이룬다.

구 시가지 - 황금 지붕부터 오토부르크까지

오스트리아 티롤 주(州)의 주도인 인스브루크에 도착하면, 도심에 들어서기도 전에 그림과도 같은 알프스 산맥의 비경에 넋을 잃게 된다. 푸름이 만연한 들판 저 멀리 보이는 위풍당당한 산들을 바라보면 벌린 입이 쉽게 다물어지지 않는다.

인스브루크는 인(Inn)강과 다리(Bruck)라는 뜻의 독일어를 합친 말로, '인강 위에 있는 다리'라는 뜻이다. 지도를 보면 인강이 마치 우리나라의 한강처럼 도심 사이로 흐르는 것을 알 수 있다. 도심부 외곽에서는 만년설로 뒤덮인 알프스 산맥의 웅대한 비경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자연 풍경만 보며 감탄하기에 인스브루크는 훨씬 더 다양한 매력을 품고 있다. 인스브루크의 상징이라 불리는 ‘작은 황금의 지붕’을 시작으로 인스브루크 매력 탐방에 나선다.

구시가지 한가운데 있는 ‘황금의 지붕(Goldenes Dachl)’은 후기 고딕양식의 건물의 발코니를 덮고 있는 지붕이다. 이곳은 페르디난드 4세가 1420년 티롤 주 영주궁궐로 지은 후, 황제 막시밀리안 1세가 2,738개의 동판자로 지붕을 덮게 해 1500년에 완공됐다고 한다. 막시밀리안 1세가 건물 바로 앞 광장에서 열리는 행사를 관람하기 위해 만든 이 발코니에는 황제와 두 황비를 비롯해 궁중광대, 무용가 등의 모습과 문장이 부조로 새겨져 있다.


황금의 지붕 오른편으로 쭉 들어가면, '호프부르크 궁전(Kaiserliche Hofburg)'이 나온다. 생각보다는 규모가 작아 아기자기한 느낌이지만, 막시밀리안 1세와 마리아 테레지아 황비가 집정한 중요한 장소이다. 궁궐성당 앞 광장의 한편에서는 카페들이 들어서 있어, 여러 사람들이 한가로이 담소를 나누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잠시 카페에 앉아, 커피 한 잔과 함께 땀을 식히는 시간을 갖는다.

황금의 지붕과 건물-발코니 내에는 황제와 황비, 문장 등이 부조로 만들어져 있다.

궁궐 성당 내부-가운데 황제의 무덤이 있으며, 청동상들이 그것을 둘러싸고 있다.

궁궐 아래로 조금만 내려가 '궁궐성당(Hofkirche)'에 들어선다. 페르디난드 1세 때 건축된 이 성당 안에는 막시밀리안 1세의 무덤이 있다. 황제의 무덤이 있는 곳이고, 대성당이라서 그런지 내부는 약간 엄숙한 느낌이 깃들어 있다. 성당 내에는 황제의 대리석 조각무덤이 놓여 있고, 그 양쪽에는 28개의 청동상들이 있다. 마치 황제를 지키고 있는 듯, 고딕양식과 르네상스양식이 어우러진 대성당 안에는 뭔가 신비로운 기운마저 감돌고 있다. 무서운 마음(?)에 서둘러 성당을 빠져 나온다.

성당 근처에 있는 ‘시첨탑(Stadtturm)’ 위에서 인 강과 인스브루크 거리를 바라보며 상쾌한 기분에 젖는다. 전망대 위에 오르기 위해 148개의 계단을 올라왔다는 사실은 이미 사라진 지 오래. 저 멀리 보이는 노르트케테 봉의 절경만 보더라도, 아픈 다리가 씻은 듯 낫는 느낌이다.


탑을 내려와 강을 향해 걷다가 바로크 양식 건물들 사이에서 빛을 발하는 로코코 양식 건물 앞에서 발걸음을 멈춘다. 바로 '핼블링 하우스(Helblinghaus)'이다. 화려한 건물 앞에는 이미 많은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다. 이곳은 현재 상점과 일반 아파트로 쓰이고 있다고 한다.

양식은 조금 다르지만 강가에 있는 '오토부르크(Ottoburg)' 또한 주택첨탑으로 쓰이고 있다. 고딕양식이 돋보이는 이 건물은 아늑한 음식점과 포도주점으로 변모해, 여행자들의 편안한 휴식처가 되고 있다. 첨탑 앞에 있는 기념탑에 궁금해 물어봤더니 자랑스러운 표정으로 티롤 주 자유투쟁자의 기념탑이라고 한다. 어느 나라든지 자유는 가장 중요하고 우선시 되어야 할 주제가 아닐까 새삼스러운 생각을 해 본다.

특별한 휴가를 보낼 수 있는 곳

인스브루크 거리의 중심 마리아 테레지아 거리를 거닌다. 신성로마제국 황후의 이름을 딴 거리 위로 트램과 버스들이 유유히 지나가고 있다. 그리 넓은 도로는 아니지만, 시내에는 일반 차량이 의외로 적어 통행에 불편은 없어 보인다. 항상 차들로 북적이는 우리나라 도심과 비교해 보면, 참으로 한적한 여유로움이 느껴진다.

이 거리의 가장 유명한 명소 성 안나기념탑을 바라본다. 이 기념탑은 1703년 스페인 왕위계승 전쟁 당시 이 지역을 점령했던 바이에른 침입을 기념해 건립됐다고 한다. 탑에는 성모상, 성녀 안나상 등이 묘사되어 있는데, 거리를 바라봄과 동시에 저 멀리 만년설이 뒤덮인 확 트인 시야까지 한 눈에 들어와 마치 이 도시를 지키는 수호신 같다.

마리아 테레지아 거리의 또 하나의 명소는 바로 개선문이다. 왕자 레오폴드 2세와 마리아 루이자의 결혼을 기념해 건립됐다. 결혼축제 중 아버지인 황제 프란츠 1세가 사망했기 때문에, 개선문 남쪽에는 결혼식은 북쪽에는 황제의 서거를 상징하고 있다.

개선문을 다시 올라 동쪽으로 걸어가면, 티롤주가 오스트리아에 속한 지 500주년을 기념해 만든 루돌프샘을 만나게 된다. 호프부르크궁의 동쪽에 있는 레오폴드샘과 더불어 샘가를 장식하고 있는 조각작품들이 인상적이다. 특히 레오폴드샘에 있는 조각품은 알프스 북부지역에 남아 있는 것 중 가장 오래된 것이라고 한다.

개선문-삶과 죽음, 행복과 슬픔을 표현했다.

한가로운 도심 외곽-도심을 벗어나면, 아름다운 자연 들판을 볼 수 있다.

이제 도심을 벗어나 외곽으로 떠나야 할 차례다. 3번 트램을 타고 암브라스역에서 하차해 암브라스 성으로 향한다. 본래 있던 것을 페르디난드 2세가 아내를 위해 개축한 이 성은 르네상스 양식으로 지어졌으며, 단정한 정원이 인상적이다. 성 안에 있는 합스부르크 왕가의 초상화 화랑을 보면, 예전에 가졌던 부와 권력이 얼마나 대단했는지를 쉽게 알 수 있다.

오스트리아의 인스브루크를 단지 동계올림픽을 두 번(1964년, 1976년) 개최했으며, 겨울 스포츠를 즐기기에 좋은 곳, 알프스 산맥의 도시로만 치부해왔던 생각은 큰 오산이다. 셀 수 없이 다양한 명소들은 각각 오랜 역사를 간직해 왔으며, 도시 어느 곳에 있더라도 쉽게 지나칠 수 없는 볼거리들을 제공하고 있다. 과연 오스트리아 국민들이 자부심을 가질 만하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걸었던 다리의 아픔이 점점 전해져 온다. 호텔을 예약하지 않았더라도 걱정할 필요 없다. 인스브루크 근교에는 ‘휴가촌’이 많이 들어서 있어 여행자들이 안락한 휴식을 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스브루크의 친절한 사람들과 함께 유쾌한 저녁식사를 하기 위해 발걸음을 돌린다.

누군가 그랬다. 오스트리아에 가면 특별한 휴가를 보낼 수 있다고. 인스브루크를 특별한 휴가지로 만드는 것은 바로 사람들이 아닐까. 삶의 즐거움을 추구하며 따뜻하게 웃는 바로 저 사람들 말이다.

가는 길
우리나라에서 오스트리아까지 직항으로 운항하는 항공은 없기 때문에 대부분 주변국가를 경유해서 간다. 대한항공에서 인천~빈 구간 직항편을 주 3회(화, 목, 일) 운항하고 있다. 약 11시간 40분 정도가 걸리며, 빈에서 인스브루크까지는 기차로 약 4시간 30분이 소요된다.

영화가 주는 감동은 참으로 대단하다. 어느 일요일 오후 혼자 방 안에 앉아 영화 <필링Feeling>을 훌쩍거리며 본 지 무려 30년이나 지났지만, 아직도 찡한 콧등의 울림이 느껴질 정도니 말이다. 이처럼 쉽게 지워지지 않을 감동을 주는 영화는 여행을 떠나게도 한다. 7년 전 우연히 본 영화 <카모메 식당>이 그랬다. 갈 곳 모를 진한 외로움을 지닌 주인공이 음식을 통해 치유돼가는 것을 보면서 영화 속 무대인 헬싱키에 반드시 가야 한다는 사명감 같은 것이 생겨났다. 간절하면 이뤄진다는 것을 오스트리아 출장길 비행기 안에서 깨닫고 마음이 ‘꽁당꽁당’ 뛰는 것을 발견했다. 지금처럼 여행이 쉽지 않던 2000년대 초반에는 여행사의 상품 혹은 도시를 테마로 여행의 목표를 잡는 것이 보통이었다. 그러나 요즘은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자유롭게 여행을 떠날 수 있기 때문에 여행의 목표를 특정한 장소, 먹거리, 쇼핑, 레포츠, 음악 등으로 세분화해서 떠나는 여행객들이 많아지고 있다. 여행은 이제 디테일한 카테고리 안에서 다양해지고 있다. 핀란드의 수도인 헬싱키에 마음이 꽂힌 것은 핀란드와 전혀 상관없이 일본의 한 영화 때문이었다. 영화를 보고 그곳에 가고 싶다는 간절함이 생긴 것은 정말 처음이었다.

핀란드 헬싱키 풍경

외로움과 그리움이 신화처럼 퍼지다

원래 헬싱키는 목적지가 아니었다. 오스트리아로 10일간의 긴 출장 일정을 짜고 있었는데, 하필이면 유럽의 노동절과 맞물려서 항공편에 문제가 생겼다. 이리저리 상황을 알아보니 어쩔 수 없이 핀란드의 헬싱키에서 1박을 하고 프랑크푸르트로 간 후 바로 오스트리아로 환승하는 복잡한 일정이 나오게 됐다. 이번 출장은 매우 힘들겠다고 속으로 투덜투덜하면서 헬싱키에서 1박을 하고 오스트리아로 넘어가는 일정을 체크하다가 지도 상의 헬싱키가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세상 어디를 가도 슬픈 사람은 슬프고, 외로운 사람은 외로운 법이잖아요” 라고 말하던 사치에의 목소리가 들렸다. 몇 년 전 무료함을 견디지 못하던 중에 우연히 영화 <카모메 식당>을 보았다. 그랬더니 내 무료함은 외로움이 되었다가 곧 그리움으로 변해갔다. 꼭 그곳에 가야겠다고 마음먹었던 것은 아니지만 신기하게도 헬싱키로 여정이 잡힌 걸 보면, 그리움의 깊이에 따라 무엇이든 이뤄질 수도 있겠다는 작은 희망이 생긴 것 같아 내심 흡족했다. 노르웨이, 덴마크, 아이슬란드, 스웨덴 그리고 핀란드까지 북유럽은 외로움과 그리움이 절묘하게 믹스돼 있는 이미지다. 추운 나라일수록 절실한 감성이 신화처럼 깊이 밴 탓이리라. 

핀란드 헬싱키 풍경

핀란드의 반타 국제공항에 내리면서 ‘후욱’ 코로 들어오는 시원한 바람에 긴 비행의 피곤이 절로 풀리는 듯했다. 다음 날 아침 일찍 바로 오스트리아로 가야 하기 때문에 공항 근처에 숙소를 잡을 수밖에 없었다. 웬만하면 그냥 쉴까도 생각했지만, 사치에의 목소리가 들린 이상 도저히 그대로 있을 수가 없었다. 헬싱키 시내로 가기 위해서 무료 셔틀버스를 타고 다시 반타 국제공항으로 돌아와 651번 버스(61번 버스도 가능)로 갈아탔다. 전체 면적의 75%가 산림으로 뒤덮인 핀란드답게 시내로 가는 내내 거친 소나무 숲이 계속 이어졌다. 핀란드에서는 5월부터 9월까지 낮의 길이가 19시간에 달하는 백야 현상을 경험할 수 있다. 대낮처럼 환한 탓에 정신없이 시내 투어를 하다가 문득 본 시곗바늘이 버스가 끊기는 저녁 9시 언저리에 와 있음을 발견하고 기겁을 한 적도 있다. 우리처럼 외곽에 숙소를 마련했다면 반드시 정기적으로 시계를 살펴봐야 낭패를 보지 않을 듯하다. 1시간 정도를 달려 마침내 헬싱키 시내로 들어섰다. 헬싱키 중앙역 광장을 중심으로 쇼핑몰이 양옆으로 이어져 있고 명품숍도 즐비했다. 4월 말의 날씨는 쌀쌀하지만 시원하다는 느낌이 더 강했다.


눈물 나게 맛났던 ‘카빌라 수오미’

핀란드 헬싱키 풍경

에스플러네이드 공원(Esplanade Park)에는 따사로운 햇살 아래 노천카페에서 차 또는 맥주를 마시는 핀란드인과 관광객들이 한데 어우러져 즐겁게 담소를 나누고 있다. 공원 곳곳에서는 벤치에 앉아 눈 감고 그저 햇볕을 즐기는 사람, 책을 읽는 사람, 운동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러나 정작 찾아가야 할 ‘카모메 식당’을 찾는다는 가벼운 흥분은 물어물어 길을 찾아가면서 불안감으로 변해가기 시작했다. 두리번거리는 한 덩치 하는 동양의 두 남자가 신기하고 안타까웠는지 딱 보기에도 호호 할머니 같은 분이 손을 내밀었다. 그리고 마치 축지법이라도 쓰는 듯 골목골목을 10여 분간 종횡무진 누비시더니 거짓말처럼 카모메 식당 앞에 우리를 내려놓으셨다. 원래 이름은 ‘카빌라 수오미(KAHVILA SUOMI)’로 항구 노동자들이 즐겨 찾는 자그마한 식당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마치 성지순례 행렬처럼 사람들의 방문이 줄을 잇는다. 즐거운 여행이 되라고 엄지손가락을 치켜드시며 떠나는 모습에 무척 감동해 한동안 할머니의 뒷모습만 바라보았다. 

막상 찾아간 카빌라 수오미는 영화 촬영장으로 입소문과 유명세를 탄 만큼 꽤나 화려한 외관일 거라는 예상과 다르게 그저 항구에 있는 자그마한 식당의 모습 그대로였다. 단지 영화 포스터 하나가 덩그러니 붙어 있을 뿐이니 어찌 찾을 수 있겠는가. 식당 찾기에 신경을 쓰다가 긴장이 풀리니 몹시 허기가 졌다. 식당 안에 들어가 창가 쪽 테이블에 앉으니 맘씨 좋게 생긴 할머님이 시원한 물 한잔을 갖다 주셨다. 이곳 핀란드 할머니들은 왜 이리 다 멋있고 인자하게 생기신 걸까. 연어스테이크와 미트볼을 주문하니 삶은 달걀을 띄운 브로콜리수프를 내줬다. 한술 뜨니 진한 크림의 고소한 맛과 브로콜리의 향이 어우러져 굳어 있던 몸이 단숨에 녹아 풀어졌다. 수프는 계속 리필할 수 있는데 그때마다 예의 인자한 미소를 띠며 삶은 달걀을 올려주시는 할머니의 미소 덕에 참으로 행복했다. 이곳의 연어스테이크는 반드시 먹어보길 추천한다. 핀란드에서 주로 잡히는 어종답게 연어의 풍미는 가히 오감을 만족하게 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여기에 으깬 감자와 튀김 감자를 선택해야 하는데 개인적으로는 으깬 감자가 더 맛있었다. 10유로 내외의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간단한 샐러드는 무제한으로 먹을 수 있고 커피 및 간단한 음료도 마음껏 마실 수 있다. 특히 직접 만든 하우스 맥주 맛은 피로회복제처럼 느껴졌는데, 보리의 향과 적절한 탄산 그리고 과하지 않은 감미가 계속 리필을 하게 만들었다. 이 역시 무료다.

핀란드 헬싱키 풍경


항구를 거닐다

핀란드 가정에서 식사 대접을 받은 듯한 푸근함과 포만감을 안고 헬싱키 항구로 나섰다. 카빌라 수오미에서 10분 정도만 걸어가면 바로 사치에가 장을 보던 마켓 플레이스가 나온다. 아침 6시 30분부터 오후 2시까지 열리는데 오후 2시에 공항에 도착한 탓에 직접 볼 수 없어 아쉬웠다. 시간 맞춰 가면 싱싱한 채소와 과일, 생선을 파는 활기 넘치는 시장을 구경할 수 있을 것이다. 워낙 신선하고 값싼 생선이 많아 ‘피시 마켓(Fish Market)’이라고도 불린다. 출출할 때는 바로 먹을 수 있게 만든 훈제 고기나 핀란드 사람들이 좋아한다는 완두콩을 간식으로 먹으며 눈과 입이 즐거워지는 구경을 할 수 있다. 또한, 5월 중순에서 9월 초까지는 야시장이 선다고 하니 놓치지 말 것. 

이곳에서는 시원하게 느껴졌던 날씨가 상당히 춥게 느껴졌는데, 평일이라 사람이 많지 않은 데다 항구는 춥다는 선입견 탓도 있는 것 같았다. 뒤집어놓은 배 위에 앉아 있는 늠름한 카모메(일본어로 갈매기를 뜻함)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는데, 사람들이 다가가도 신경 쓰지 않고 자기 볼일만 보는 그 당당함(?)이 아주 귀여웠다. 이 항구를 통해 스웨덴의 스톡홀름이나 러시아의 탈린으로도 가는데 바이킹라인과 실야라인이라는 페리를 이용한다. 발트 해의 처녀라는 애칭답게 항구가 그리 크지 않고 아기자기한 것이 예쁜 여성을 닮았다. 어느덧 항구 벤치에 앉아 발트 해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뒷모습이 하나둘 늘기 시작했다.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저절로 이끌리듯 벤치나 바닥에 앉아서 바다를 보고 있다. 보기만 해도 가슴이 탁 트이는 걸 보니 그 이유를 알 것 같기도 하다. 자연스레 그들과 함께 나란히 앉아 저물어가는 항구의 모습을 눈에 가득 담았다. 

핀란드 헬싱키 풍경


Info
핀란드의 수도로 행정과 상업의 중심지. 남부 핀란드에 있는 핀란드 만 기슭에 위치한 항구도시이고 1952년 제15회 올림픽과 제47차 국제올림픽위원회 총회가 개최된 곳이다.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지형으로 핀란드 최대의 수출입항이기 때문에 겨울에는 쇄빙선을 가동하여 항로를 유지하고 있다. 핀란드의 국영 항공사인 핀에어를 이용해 헬싱키까지 직항으로 가거나 유럽으로 가면서 헬싱키에서 1박 스톱오버하는 것도 좋다. 스톱오버 시 반타 국제공항 근처에 숙박처를 정하고 무료 셔틀버스를 이용해 시내에 다녀오면 반나절 안에 헬싱키를 즐길 수 있다.


여병구 작가는 
‘여행은 떠날 때마다 이유를 만들게 하는 행복한 변명이다’를 모토로 세계여행잡지인 <뚜르드몽드>의 편집장으로서 여행을 떠나거나 혹은 떠나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세계 곳곳을 누비며 ‘좋은 여행’을 만들어가고 있다. 삶과 죽음의 경계를 넘나들기도 하지만 독자들의 대신 누릴 권리를 위해 그의 시선은 항상 세계로 향하고 있다.


/ 여성조선 (http://woman.chosun.com/)
  글·사진 여병구(여행작가, <뚜르드몽드> 편집장)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오스트리아 '빈'

오스트리아 빈을 대표하는 작곡가 겸 왈츠의 대가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강’이 바로 이곳이다. 여름 도나우(다뉴브)강엔 뜨거운 날씨를 피해 수영을 하고 요트를 타는 주민들로 가득하다. 그래도 여유롭다. 이게 자유다.
오스트리아 빈을 대표하는 작곡가 겸 왈츠의 대가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강’이 바로 이곳이다. 여름 도나우(다뉴브)강엔 뜨거운 날씨를 피해 수영을 하고 요트를 타는 주민들로 가득하다. 그래도 여유롭다. 이게 자유다.
지금 유럽에서 가장 '뜨는' 지역을 꼽으라면 단연코 독일 베를린이다. 싼 집값, 개방된 문화에 매료된 세계 각지의 젊은 예술가들이 모여들면서 베를린은 곧 자유로운 영혼들의 아지트가 됐다. 1990년대 '힙스터(hipster·비주류 대안 문화를 일구는 개성 넘치는 젊은 층)' 문화를 이끌던, 여전히 가장 '힙'한 동네로 불리는 영국 런던 쇼디치(shoreditch)의 예술가 상당수가 최근 베를린으로 활동 무대를 옮긴 것만 봐도 그렇다.

그러나 세상의 모든 중심은 한 곳에 머물지 않는다. '넥스트 베를린'이 뜬다. 옛 합스부르크 왕가의 영광을 간직한 도시, 오스트리아 빈(Wien)이다. 베를린을 쥐락펴락하던 젊은 예술가들이 하나둘씩 빈으로 주거지를 옮기고 있다는 얘기가 들린다. 예술에 '포화'란 단어를 들이미는 것 자체가 무리이겠으나 새로운 영감을 받고자 하는 이들의 발길이 잦아지고 있다. 하기야 예술이란 단어를 도시로 바꿔 말한다면 빈 아닐까. 이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모차르트가 기거했던 방이고, 저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프로이트가 상담했던 공간이며, 또다시 몇 발짝 옮기면 에곤 실레와 오스카 코코슈카의 세기말적 미학이 펼쳐졌던 이곳에서 예술을 떼어놓는 것이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왕조는 패망했지만 문화는 영원하다. 1차 세계대전을 목전에 두고 불온한 열기가 도전적인 창조와 파괴, 도발적인 반항과 거역의 힘으로 만개했던 세기말 빈 예술은 한 세기가 지난 지금도 여전히 유효하며, 본능을 자극한다. 전통 화풍에 반기를 든 화가 구스타프 클림트와 실레의 정신은 영국 출신 설치미술가 트레이시 에민 등에 영향을 주며 현대성을 강화하고 있다. 틀에 박힌 조성(調性)을 파괴한 혁명적 음악가 쇤베르크는 "평범한 사람이 언젠간 내 음악을 흥얼거릴 것"이라 했다. 구스타프 말러도 "나의 시대는 올 것"이라 했다. 그들은 예언대로 자신의 시대를 열었다. 요즘 가장 화제가 되는 심리학의 거장 알프레드 아들러가 나고 자란 동네이기도 하다. 너무나 찬란해서 애잔한, 그 빈을 걷고 있다.

빈의 카페 문화. 빈(비엔나)엔 ‘비엔나 커피’가 없다. 우유가 들어간 멜랑쥐와 생크림이 들어간 아인슈페너가 있을 뿐.
빈의 카페 문화. 빈(비엔나)엔 ‘비엔나 커피’가 없다. 우유가 들어간 멜랑쥐와 생크림이 들어간 아인슈페너가 있을 뿐.
모든 것은 카페에서 시작한다

빈에서 카페에 들어간다는 건 단순히 커피를 마시기 위함이 아니다. 문화를 만나러 가는 길이다. '빈 3대 카페'라 불리는 카페 첸트랄(café Central)로 향했다. 이렇게 '3대' '5대' 등으로 숫자를 매겨 무리짓고 서열을 세우는 건 전 세계에 우리나라밖에 존재하지 않는다고는 하지만. 카페 첸트랄은 1876년 문을 연 뒤 카페와 살롱 문화의 상징이 됐다. 빈을 대표하는 지식인 알텐부르크가 자주 찾았다고 해서 입구에 그가 앉아있는 동상이 있다. 클림트도 애인과 함께 자주 찾았다고 한다. 히틀러와 트로츠키도 단골이었다.

클래식한 분위기도 그렇지만 무엇보다 낯선 풍경은 카페 한가운데 놓인 피아노였다. 슈트 차림에 어깨를 들썩이며 건반을 두드리는 피아니스트는 손님에게 눈을 찡긋해주는 매너도 잊지 않는다. 열정적인 연주에 박수로 화답한다. 고급 레스토랑처럼 검은 앞치마를 한 종업원이 주문을 받는다. 입구 앞쪽에는 도서관에서 보던 나무 봉으로 된 신문철이 있다. 서걱서걱, 차르르 하며 신문 넘기는 소리가 반갑다. 피아노와 연주자, 신문, 앞치마에 제복을 차려입은 종업원은 첸트랄 같이 전통적인 카페의 구성 요소란다. 100년 전 이곳에선 정신의학자 겸 작가 슈니츨러, 과거 양식으로부터의 탈피를 주장하는 제체시온(Sezession·分離) 운동을 일으킨 건축가 요제프 호프만, '젊은 빈'의 중심인물인 문예비평가 바르 등 많은 예술가가 모여 토론하고 신문을 보고 정치인의 연설을 들었다. 이렇게 한 시대를 풍미한 천재들이 묶음 다발로 쏟아지기도 어려워 보인다. 절망적이고 암울했던 세기말에 영감과 상상력이 가득한 빛의 도시로 만든 바탕엔 카페 문화가 있었다. 창조와 지식은 유기적인 얽힘과 나눔에서 시작한다. 몇 시간을 앉아 있어도 나가란 소리는 없다. 햇살을 등받이 삼아 책장을 넘긴다.

빈 관광청에서 꼭 가보라고 추천해준 카페 스펄(Sperl)도 찾았다. 1880년 문을 연 카페로 영화 '비포 선라이즈'의 두 주인공이 마음을 고백했던 그 장소다. 바로크풍의 실내장식을 여전히 간직하고 있다. '장식은 죄악이다'라는 말을 남긴 19세기 건축가 아돌프 로스가 디자인한 카페 무제움(Museum), 프로이트가 빈에 살 때 애용했던 카페 란트만(Landtmann)을 비롯해 빈엔 2000개가 넘는 카페가 있는데 지금도 이처럼 유서 깊은 카페가 150여곳에 달한다고 한다. 고풍스러운 커피하우스 문화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레오폴드 뮤지엄 등이 있는 미술관 밀집지역 MQ.
레오폴드 뮤지엄 등이 있는 미술관 밀집지역 MQ.
압도적인 황금빛, 욕망의 적극적 출현… 클림트와 에곤 실레

크지 않은 도시라 생각했는데, 예상 외였다. 볼 게 너무 많아 대체 어디서부터 봐야 할지 동선 짜기가 어려울 지경. 그나마 다행인 건 600년 역사의 합스부르크 왕조의 프란츠 요제프 황제가 방어 성벽을 허물고 건설한 환상(環狀) 도로(링슈트라세·Ringstrasse)를 따라 대형 볼거리들이 줄지어 늘어서 있다는 것이다. 빈은 23개 구역으로 나뉘어 있는데 링슈트라세로 둘러싸인 곳이 1구역으로 그 중심이다. 1865년 완공돼 올해로 150주년을 맞았다. 5㎞의 도로를 따라 90여개의 거리와 광장, 500여개의 건물이 들어서 있다. 빈 관광의 출발점이라 하는 케른트너 거리를 지나다 보면 13세기부터 300년간에 걸쳐 완공된 성 슈테판 성당을 비롯해 미술사 박물관과 자연사 박물관이 대칭으로 서서 위용을 뽐낸다. 시청과 빈 국립대학의 르네상스 풍 건물을 지나면 세계적인 수준의 오페라 극장에 도달한다. 시민의 숲이라는 정원을 비롯해 곳곳에 숨통을 틔우는 쉼터가 있다.

베토벤이 살았던 집과 레스토랑, 햇 와인인 호이리겐 등을 갖춘 레스토랑 호이리거(heuriger), '없는 게 없다'는 재래시장 나쉬마크트, 뉴욕 센트럴파크 두 배 크기의 놀이터 겸 숲인 프라터(prater) 등 발걸음을 재촉했는데도, 주어진 사흘이란 시간은 부족하기 짝이 없었다. 한정된 시간에 최대한 보려면 우선순위를 정할 수밖에 없었다. 72시간 동안 지하철·버스 등을 마음껏 이용할 수 있는 빈 카드(21.9유로)를 구입했다. 미술관 등도 일부는 할인이 된다. 클림트의 '키스'가 있는 벨베데레 궁전과 최근엔 뮤지컬 '엘리자베스'로도 잘 알려진 엘리자베스 왕비(일명 시시·Sisi)의 여름 별궁이었던 쉔부른 궁전 등을 모두 지하철로 갈 수 있다. 쉔부른은 마리 앙투아네트도 어린 시절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1400여개 방 중 일반인에게 40개 방이 개방되는데 1시간 코스인 그랜드 투어(15.9유로)가 가장 인기다. 작은 베르사유궁전이라 불리듯 1.7㎞에 달하는 정원이 볼거리다.

훈데르트바서의 쿤스트하우스가 있는 레스토랑.
훈데르트바서의 쿤스트하우스가 있는 레스토랑.

클림트의 '키스'는, 단단히 싸맨 마음의 봇짐이 한 번에 팍 소리 내며 터지는 느낌이었다. 동시에 온몸을 누가 붕대로 꽁꽁 두르는 듯했다. '그럴 것'이라고 상상했던 것 그 이상이었다. 감탄사는 온몸에서 튀어나오는데, 압도되는 기운에 발걸음을 떼기 힘든 느낌. 몰락과 쇠퇴의 순간을 황금빛으로 승화했던 그의 머릿속이 더 궁금해지던 시간이었다. 전날 뮤지엄 카르티에(Museum Quartier·MQ)로 불리는 박물관 밀집지역 내의 레오폴드 미술관에서 마주한 에곤 실레 작품이 송곳처럼 마음 구석구석을 쪼았다면 벨베데레의 클림트 작품은 거대한 망치로 한 대 맞는 기분이었다. 어느 것이 더 좋았냐고 묻는 건 작품에 대한 예의가 아니게 느껴질 만큼.

건축가이자 화가인 프리덴스라이히 훈데르트바서(1928~2000)의 집합 주택 '훈데르트바서 하우스'는 창작 공간으로서 빈의 미래를 엿볼 수 있는 곳이다. 곡선을 사랑하고 색채에 능했던 그의 손에서 탄생한 주택은 마치 고정된 시멘트가 아닌 꿀렁꿀렁한 유기체 같은 느낌을 준다. 52개 주택 어느 하나 같은 게 없다.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전시관 겸 레스토랑인 쿤스트하우스는 스페인 가우디의 작품을 연상시키면서도 투명한 색채감이 한결 청량하다.

1 최근 바뀐 빈의 신호등. 남남 커플이 걷는 모습이다. 남녀·여여 커플도 있다. 개방적 사고를 엿볼 수 있다. 2 성 슈테판 성당. 3 비엔나식 아이스커피.
1 최근 바뀐 빈의 신호등. 남남 커플이 걷는 모습이다. 남녀·여여 커플도 있다. 개방적 사고를 엿볼 수 있다. 2 성 슈테판 성당. 3 비엔나식 아이스커피.
빈 관광청 추천 맛집·볼거리

쇼콜라트(Xocolat)
 400종이 넘는 다양한 초콜릿이 있는 곳. 프라이융(Freyung) 2, 1010 Wien, www.xocolat.at

랍스텔(Labstelle) 빈 음식 전문 식당. Lugeck 6, www.labstelle.at

팔멘하우스(Palmenhaus) 프랑스 식당. Burggarten 1, www.palmenhaus.at

카페 스펄 비포 선라이즈 촬영소. Gumpendorfer Str. 11, 1060 Wien, www.cafesperl.at

마이어(Mayer) 베토벤이 기거했던 곳. 현재 와인&레스토랑. Pfarrplatz 2, 1190 Wien, www.pfarrplatz.at

벨베데레궁전 Prinz-Eugen-Str. 27, 1030 Wien, www.belvedere.at

쉔부른 궁전 Schönbrunner Schloßstraße 47, 1130 Wien, www.schoenbrunn.at

빈 3대 카페

카페 자허
 초콜릿 케이크인 자허토르테(Sacher Torte)의 원조. 필하모니커르슈트라세(Philharmonikerstrasse) 4, 1010 Wien.

카페 데멜 왕실에 납품하던 베이커리. 콜마르크트(Kohlmarkt)거리 14, 1010 Wien.

카페 첸트랄 지식인들의 집합소. 헤렌가세(Herrengasse) 14, 1010 Wien.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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