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만년설 녹아 흘러내린 폭포… 천지개벽과도 같은 굉음
저지대에는 빛깔 고운 집들… 옹기종기 동화 속 마을

"겨울이 지나 봄은 가고, 또 여름날이 가면 세월이 간다. 아! 그러나 그대는 내 사랑하는 님일세, 내 마음을 다하여 늘 기다리노라."

헨리크 입센의 희곡에 에드바르 그리그가 곡을 붙인 '솔베이그의 노래'는 구슬프고도 감미롭다. 애절한 사랑을 담고 있는 이 곡이 탄생한 노르웨이는 극작가 입센과 음악가 그리그의 고향이다. 이 노래의 음률만큼이나 노르웨이의 자연은 경이롭다.

숨이 막힐 정도로 아름답다는 피오르(fjord)를 가장 잘 볼 수 있는 여정은 '노르웨이 인 어 넛셸(Norway in a Nutshell)'이라는 여행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것이다.

오슬로(Oslo)와 베르겐(Bergen) 사이의 철도, 산악열차, 크루즈 등을 모두 포함하는 코스로 구성돼 있기 때문이다.

녹음이 짙어가는 유월에 찾아간 노르웨이는 이제 겨우 봄의 정취를 느끼게 했다. 서쪽 항구도시 베르겐에서 '노르웨이 인 어 넛셸' 투어를 시작하기 위해 오후 1시쯤 중앙역에서 내륙의 보스(Voss)로 떠나는 열차에 몸을 실었다.

시내를 빠져나간 열차는 어느새 바다가 내륙 깊숙이 파고 들면서 만들어낸 믿기 어려운 광경으로 안내했다. 피오르는 해수면을 뚫고 거의 수직으로 솟은 봉우리가 굽이치고, 만년설을 뒤집어쓴 거대한 산들이 이어졌다.

창밖으로 바라보이는 눈부신 협만의 봉우리는 하늘과 바다를 절묘하게 연결했다. 깎아지른 듯한 절벽에는 어김없이 크고 작은 폭포가 자리 잡고 있었다.





세계에서 가장 길고(204㎞) 깊은(1309m) 노르웨이 송네 피오르를 돌아보는 여정은 경이로움의 연속이다. 코발트빛 바닷물과 양 옆의 거대한 산, 그리고 산정의 눈 녹은 물이 폭포가 되어 떨어지는 모습이 장관을 이룬다. 피오르 주변 낮은 계곡에 들어선 작은 마을도 그림처럼 아름답다.

열차는 두 시간쯤 뒤에 보스에 도착했다. 이곳에서 다시 버스로 갈아타고 구드방엔(Gudvangen)으로 향했다. 몇 차례 관광객을 갈아 싣는 버스는 구불구불한 능선과 계곡을 휘돌아 빠져나갔다. 거대한 협곡은 조금도 곁눈을 팔 수가 없도록 만들었다. 숲과 호수, 강물과 폭포가 끊임없이 신기한 모습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버스는 100m가 넘는 높이에서 굉음을 내며 떨어지는 폭포 앞에서 멈췄다. 어디에서 이처럼 큰 물줄기가 흘러내릴까? 신(神)이 손으로 긁어 내린 듯 촘촘한 고랑으로 이어진 협곡이 겹겹이 펼쳐지면서 탄성이 절로 나왔다. 산꼭대기 만년설이 녹아서 흘러내리는 폭포는 천지개벽과도 같은 굉음을 내며 떨어졌다.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빙하 계곡은 한 줌의 언어로 표현하기엔 부족함이 느껴질 정도였다. 녹색으로 덮인 저지대에는 빛깔 고운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동화 속 마을이 나타났다. 버스는 한 시간여를 달린 뒤 구드방엔 선착장에서 페리에 관광객을 인계했다.

페리는 느릿느릿 피오르의 최고봉이라는 송네(Sogne) 협곡을 거슬러 올라갔다. 더 깊고 험한 협곡으로 빠져들어 가자 피오르는 원시의 속살을 그대로 드러냈다. 길게 이어진 절벽 사이를 가까스로 통과하며 피오르를 감상하는 느낌은 황홀경이다. 수만년 전 만들어진 빙하가 세월의 무게를 견디지 못해 흘러내린 피오르를 통과한 페리는 두 시간여 만에 플롬(Flam)에서 멈췄다. 에울란(Aurland) 피오르 안쪽에 위치한 플롬은 선착장과 기차역, 우체국 등이 거의 전부일 정도의 작은 마을이었다. 주민은 450여 명에 불과한 이곳을 노르웨이 사람들은 '피오르의 심장' 또는 '노르웨이의 진주'라고 불렀다. 1870년 문을 연 유서 깊은 프레테임 호텔(Fretheim Hotel)에서 하룻밤을 보냈다. 호텔 방 창문을 열면 협곡을 따라 호수처럼 잔잔한 바다와 산에서 직하하는 폭포가 한눈에 들어온다. 이른 아침 해발 867m 지점에 위치한 뮈르달(Myrdal)행 산악열차에 올랐다. 송네피오르는 크게 네 구역으로 나뉜다. 그중 플롬에서 구드방엔 구간인 에울란과 네뢰위(Nærøy) 피오르가 가장 아름다워 2005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됐다. 길이 204㎞에 최고 수심도 1309m에 이른다. 산악열차는 20개의 터널을 지나 지그재그 절벽길을 시속 40㎞ 속도로 50분가량 달린다. 협곡 세 개와 강 한 개를 건너며 8개 역을 잇는 이 열차의 절정은 쇼스포센(Kjosfossen)역 전망대에서 느낄 수 있다. 5분 정도 머물면서 93m 높이에서 쏟아지는 폭포의 물방울을 온몸으로 맛보게 하는 곳이다. 높은 계곡 사이에서는 관광객을 위해 공연을 펼치는 님프(요정)의 춤이 매혹적이다. 1923년 착공해 20여 년 만에 완공된 단선궤도로 최대 기울기가 55° 이상인 가파른 협곡을 나선형으로 가로지른다. 철로 주변에 아름다운 산악마을과 목장, 웅장한 폭포가 자리해 절경을 감상할 수 있다. 골짜기 사이를 가로지르는 교량에서 바라보는 창밖의 풍경은 산악열차 여행의 또 다른 매력이다. 뮈르달에 도착한 열차에서 내린 여행객은 오슬로와 베르겐으로 서로에게 아쉬운 이별을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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깎아지른 절벽 사이 아찔한 협곡을 이루는 노르웨이 피오르 전경

북유럽은 누구나 한 번쯤 꿈꾸는 꿈의 여행지이만 막상 닿으려면 큰 결심이 필요하다. 긴 휴가가 아니면 둘러보기 힘든 거리이기 때문이다. 그중 노르웨이는 북유럽 여행 중 꼭 한 번쯤 들러 보아야 할 곳. 겨울왕국의 배경이 된 이곳은 자연이 만들어낸 놀라운 경관에 가만히 바라보기만 해도 마음이 치유된다. 얼음여왕 엘사가 손짓하는 곳. 노르웨이의 아찔한 풍광과 마주하면 진정한 힐링을 경험할 수 있다. 

 겨울왕국 엘사가 살고 있는 오슬로  여행의 영감을 받으세요 travelbible.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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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레는 북유럽 일주 첫날 발을 디딘 곳은 노르웨이 수도 오슬로. 그림 같은 경관이 펼쳐진 이곳은 피오르 섬들에 둘러싸인 예쁜 항구도시다. 서늘한 바람이 파도를 타고 뺨을 어루만졌고, 푸른 하늘과 어우러진 한적한 도심 분위기가 마음을 평온하게 했다. 

오슬로는 북유럽 전설에도 등장하는 곳. 바이킹의 후예가 사는 곳이라고 알려진 것처럼 1049년 바이킹의 왕인 '하랄'이 건설했다고 전해진다. 중세인 1300년경 수도로 지정된 이후 노르웨이의 요충지로 거듭났으며 수많은 발전을 거쳐 무역도시로 번성하며 오늘에 이른다. 이처럼 오랜 역사를 품은 오슬로는 세월을 견뎌낸 수많은 건축물이 즐비하다. 여유롭고 단정한 도심 속에 자리한 중세풍 건물들이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가장 먼저 닿은 곳은 오슬로 최대의 번화가 칼 요한스 거리. 1.5㎞가량 이어진 거리에는 오슬로 대성당을 비롯해 국회의사당, 오슬로대학교, 국립미술관 등이 밀집되어 있어 언제나 사람들로 북적인다. 또한 자동차의 출입을 제한해 여유롭게 걸으며 주변에 즐비한 레스토랑과 카페 등에서 따뜻한 차와 맛있는 식사를 즐길 수도 있다. 

오슬로 관광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은 애니메이션 '겨울왕국' 속 아렌델 왕국의 모티브가 된 '아케르스후스 성'이다. 아케르스후스 성은 수도인 오슬로를 보호하기 위해 세운 요새로 1299년 건립하기 시작했으며 17세기 초반에는 르네상스 양식으로 성을 개조하며 지금의 모습을 갖게 됐다. 언덕에 자리해 오슬로 시내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이곳이 오늘날 더욱 유명해진 것은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의 엘사가 머무르던 성채의 배경이 됐기 때문인데 실제로도 동화 속 모습과 매우 닮아 있어 관광객들의 발길을 붙든다. 내부는 연회장과 예배당, 응접실 등이 자리하고 있으며 군사 박물관, 르네상스 박물관 등이 있다. 

 아찔한 풍광 자랑하는 피오르  여행의 영감을 받으세요 travelbible.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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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자연이 만들어낸 피오르의 여유로운 풍광

노르웨이 관광의 하이라이트는 뭐니 뭐니 해도 피오르를 둘러보는 것이다. 세계 3대 피오르로 일컬어지는 송네, 예이랑에르, 하르당에르 피오르를 모두 품고 있어 더욱 흥미롭다. 

그중 20억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송네 피오르는 노르웨이 서해안에 자리하고 있다. 깎아지른 절벽 사이를 깊숙이 파고들어 아찔한 풍광을 연출한다. 길이는 204㎞. 노르웨이 최장의 협만으로 잘 알려져 있다. 최대 수심은 1300m. 세계에서 가장 깊은 피오르이기도 다하다. 웅장한 규모에 아무리 큰 배가 들어와도 망망대해를 떠다니는 종이배처럼 작게 느껴진다. 

송네 피오르의 관문인 아름다운 계곡마을 플롬은 매년 45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아오는 핵심 관광지. 이곳에서는 플롬과 뮈르달까지 잇는 20㎞ 길이의 플롬바나 산악열차를 탈 수도 있다. 20개의 터널을 통과하며 마주하는 주변 경관은 환상 그 자체다. 플롬바나 기차역 옆에는 아담한 기차 박물관도 자리한다. 규모가 작아 금방 둘러보기 좋으며 입장료 또한 무료이니 한번쯤 들러보자. 

여름이면 송네 피오르에는 평소보다 더 많은 관광객들이 줄을 잇는다. 유럽에서 가장 큰 빙하인 요스테달 빙하가 녹은 물이 송네 피오르의 지류인 '피아에르란스' 피오르로 유입되어 거대한 폭포를 이루기 때문이다. 이 시기에는 크루즈를 타고 베티스 폭포에 닿을 수 있다. 

헤아릴 수도 없는 오랜 시간. 100만년 전 생성된 예이랑에르 피오르는 노르웨이 피오르 중에서 가장 볼거리가 많은 곳으로 꼽힌다. 특히 '7자매 폭포'는 예이랑에르 피오르의 하이라이트. 깎아지른 절벽에서 쏟아지는 일곱 줄기의 폭포는 시선을 압도하기 충분하다. 피오르 끝자락에 다다르면 보기만 해도 미소가 지어지는 예쁜 마을을 만날 수도 있다. 예이랑에르 마을은 소박한 마을 풍광과 더불어 환상적인 피오르 조망을 자랑해 여행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노르웨이 100배 즐기는 여행 Tip   여행의 영감을 받으세요 travelbible.tistory.com 

VIP여행사(02-757-0040)에서 '북유럽/발틱 여행 12일' 상품을 선보인다. 오는 7월 6일 단 1회 출발하며 핀에어 항공을 이용한다. 노르웨이 오슬로, 오따, 예이랑에르, 브릭스달, 플롬, 베르겐 등을 비롯해 스웨덴, 에스토니아, 핀란드 등을 둘러보는 일정이다. 왕복항공료, 택스 및 유류할증료, 전 일정 숙식, 입장료, 여행자 보험 등을 포함한 요금은 459만원. 

[한송이 객원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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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네 피오르의 관문인 예쁜 계곡 마을 '플롬'

아름답다. 이 말밖에 나오지 않는다. 예쁜 마을을 지나 만난 웅장한 대자연, 시원하게 내달리는 산악열차를 타고 바라보는 파노라마 뷰는 그 어떤 선물보다 감동적이다. 닿기 힘들었던 만큼 그 안에서 마주한 또 다른 세상이 모든 것을 보상해준다. 북유럽 중에서도 여행객들에게 가장 경이롭다고 손꼽히는 노르웨이는 말 그대로 깜짝 놀랄 만한 풍치를 자랑한다. 이 시간만큼은 오롯이 자연에 기대어 진정한 위로를 받을 수 있다. 

 그림 같은 마을과 맞닿은 피오르와 만나다 

깊은 피오르, 우뚝 솟은 산들, 들쑥날쑥 불규칙한 바위로 이루어진 해안선이 펼쳐진 노르웨이는 유럽에서 남북으로 가장 긴 나라다. 유틀란트 반도와 500여 개 섬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대지의 약 80%가 삼림, 산, 호수, 강으로 멋진 자연 경관을 품고 있다. 

그중 단연 첫 번째 볼거리로 꼽히는 것은 피오르다. 피오르는 빙하에 의한 침식으로 생긴 좁고 깊은 만. '겨울왕국'으로 불리는 노르웨이에는 세계 3대 피오르가 자리한다. 

먼저 피오르의 정석이라 불리는 예이랑에르 피오르를 둘러보자. 베르겐 북부에 자리한 이곳은 여행객들에게 가장 인기가 좋은 코스다. 길이는 120㎞로 끝없이 이어진 대자연의 위대함을 경험할 수 있다. 예이랑에르 피오르가 더욱 특별한 것은 숲을 가로질러 떨어지는 수많은 폭포들이 자리하기 때문이다. 

깎아지른 절벽에서 쏟아져 내리는 일곱 줄기 폭포는 장관 중의 장관. 일명 '7자매 폭포'로 불린다. 예이랑에르 피오르 끝자락으로 가면 동화 같은 마을도 만날 수 있다. 피오르의 장관과는 사뭇 대조되는 풍광이다. 웅장한 대자연을 지나서 만난 작은 마을은 마음을 평온하게 한다. 

송네 피오르는 여름이면 더욱 인기가 좋은 관광 명소. 무려 20억년의 역사를 품고 있다. 노르웨이 서해안에 위치한 이곳은 최대 수심이 1300m에 달한다. 길이만 무려 204㎞. 세계에서 가장 길고 깊은 협만으로 유명하다. 

 바이킹의 전설이 살아 있는 오슬로 

노르웨이 수도이자 바이킹의 수도인 오슬로는 900여 년 전 북유럽을 주름잡던 바이킹들이 가장 사랑했던 도시다. 활기찬 여름은 물론 해를 보기 힘든 겨울철에도 늘 활력 넘치는 분위기가 인상적이다. 특히 다른 유럽 수도와는 달리 면적의 4분의 3이 산림과 전원지대로 이루어져 있어 한적한 분위기를 만끽하며 여행을 즐길 수 있다. 여행 최적기는 6월에서 8월 사이. 여름철 평균 기온은 16도로 쾌적한 날씨를 유지한다. 

오슬로의 대표 번화가는 카를요한 거리. 노르웨이 출신의 세계적인 화가 뭉크의 작품 '카를요한의 봄날 거리'에도 등장한다. 오슬로의 중심인 이곳에는 수많은 명소가 자리한다. 그중 오슬로 대성당은 노르웨이 국교인 루터파 교회의 총본산으로 300년 역사를 품고 있다. 

하늘을 찌를 듯 솟아오른 청록색 탑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1699년 완공된 이후 수차례 보수 공사를 거쳐 오늘에 이른다. 내부는 화려한 벽화와 스테인드글라스로 장식되어 있으며 예배당 역할뿐 아니라 문화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이 밖에도 조각가 구스타프 비겔란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는 비겔란 조각공원, 노벨 평화상 시상식이 열리는 시청사, 노벨 문학상 수상자 비에른손의 동상이 세워져 있는 오슬로 국립극장 등을 둘러볼 수 있다.  

▶▶ 노르웨이 100배 즐기는 여행 Tip = 롯데홀리데이(1577-6511)에서 노르웨이를 비롯해 스웨덴, 핀란드, 덴마크 등을 포함한 '북유럽 4국 9일' 상품을 판매한다. 매주 월·화·목요일에 출발하며 루프트한자 독일항공과 핀에어항공을 이용해 출발한다. 노르웨이 피오르와 플롬바나 산악열차, 오슬로 등을 체험한다. 요금은 279만원부터. 

[한송이 객원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누구나 한 번쯤은 북유럽 여행을 꿈꾼다. 북유럽은 보통 스웨덴, 노르웨이, 덴마크, 아이슬란드, 핀란드를 포함한 5개국을 가리키지만, 범위에 대해서는 명확한 정의가 없어 반대되는 용례도 많다. 프랑스나 이탈리아 등 타 유럽 국가들에 비해 우리나라엔 덜 알려진 편이지만, 유럽인들에게는 주요 여행지로서의 인기가 높다. 그중에서도 노르웨이는 많은 사람들이 가장 가보고 싶은 나라로 꼽는다. 맑고 깨끗한 피오르(피오르드), 신비한 오로라 등 여행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곳이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바이킹의 후예들이 사는 나라 노르웨이의 수도 ‘오슬로(Oslo)’ 여행을 떠나보자.

하늘에서 바라본 아케르 브뤼게. 아케르 브뤼게 거리와 오슬로 항구의 모습.




오슬로 여행의 시작점, 칼 요한스 거리

북극해노르웨이해를 끼고 있는 노르웨이는 국토의 절반 정도가 북극권에 속해 지형이 매우 거칠고 험하며, 이러한 지리적 여건상 도로교통보다 해상교통이 발달했다. ‘노르웨이(Norway)’라는 이름도 바이킹 시대(8~11세기 무렵) 당시 남쪽에서 해안을 따라 북쪽으로 항해하는 길을 ‘북쪽으로 가는 길’로 부른 데서 유래되었다.


이런 배경 때문에 노르웨이의 수도 오슬로 역시 숲과 빙하가 가득한 풍경만을 떠올리기 쉽지만, 한 나라의 수도답게 높은 건물들이 가득하고 차들이 지나다니는 번화한 도시다. 그러나 현대화된 도시 속에 어우러진 자연과 깨끗한 도시의 모습은 오슬로의 매력을 배가시킨다.


오슬로 여행은 오슬로 역에서 시작해 왕궁까지 이어지는, 칼 요한스 거리(Karl Johans Gate)부터 시작한다. 이 거리의 이름은 19세기 초 스웨덴과 노르웨이의 왕을 겸한 칼 14세(칼 14세 요한)의 이름을 따서 지었으며, 동·서 거리로 나뉘어 있다. 오슬로역이 동쪽 끝, 오슬로 왕궁은 서쪽 끝에 위치하며, 그 가운데에는 19세기 중반에 지어진 오슬로 의회 건물이 있다.

오슬로 시 청사에서는 매년 12월 노벨 평화상 시상식이 거행된다.

오슬로 곳곳에서는 특이한 조형물들을 쉽게 접할 수 있다.


오슬로 역에서 나와 동쪽 거리를 걷다 보면 거리 곳곳에 옷가게와 노천카페, 식당들이 늘어서 있다. 마치 서울의 명동을 걷고 있는 듯 활기찬 모습이다. 보행자 거리가 끝나면 이윽고 차도와 인도로 나뉜 서쪽 거리가 나타난다. 일자로 된 길을 걸으면 저 멀리에 오슬로 왕궁이 보인다. 이 부근에는 국립극장과 의회. 오슬로대학의 옛 건물 등 오슬로의 핵심적인 건물들이 모여 있다. 오슬로 왕궁은 거리 중간에서 보았던 의회만큼이나 개방돼 있다. 의례적으로 배치된 듯한 위병 몇 명을 제외하고는 별다른 통제절차가 없기 때문에 평온한 분위기가 감돌고 있다.


하지만 노르웨이의 역사가 순탄하기만 했던 것은 아니다. 덴마크와 스웨덴의 지배를 받기도 했으며, 1,2차 세계대전에 휘말리기도 했다. 현재의 평온함은 노르웨이가 겪은 고난과 역경을 생각하면 참으로 아이러니한 모습이다. 20세기 초 독립한 이후 노르웨이는 그야말로 눈부신 성장을 이루고 있다.

왕궁에서 다시 동쪽을 향해 걸으면 매년 12월 노벨 평화상 시상식이 열리는 곳으로 유명한 오슬로 시청이 나타난다. 시 청사는 1931년 착공이 시작됐다가 2차 세계대전 때 잠시 중단되었다. 전쟁이 끝난 이후인 1950년 오슬로 시 창립 900주년을 기념하여 완공돼 지금까지 시청으로 사용되고 있다. 2000년 우리나라의 김대중 대통령도 이곳에서 노벨 평화상을 수상했다. 평화를 위한 수많은 업적을 남긴 분들을 위해 잠시 기도를 드리고 시청을 나선다.




청명한 바닷가, 드넓은 공원서 즐기는 여유로운 산책

시청을 감고 뒤로 돌아가면 오슬로의 앞바다가 시원하게 펼쳐진다. 시청 건물 뒤로 가면 바로 만날 수 있는 오슬로 항은 노르웨이가 해상국가임을 감안하면 상당히 아담한 규모다. 유람선과 어선 몇 척 말고는 비교적 한산한 항구에서 바닷바람을 맞으며 두런두런 앉아 대화하는 사람들의 모습도 눈에 띈다. 햇빛을 받아 반짝이는 바닷가를 따라 잠시 산책을 하며 사색의 시간을 가진다.

해안을 따라 이어지는 아케르 브뤼게(Aker Brygge)는 의류, 전자제품 등을 살 수 있는 현대적 쇼핑지역이다. 세계 2위를 기록하는 노르웨이의 높은 물가 때문에 선뜻 지갑에 손이 가진 않지만, 수많은 노천카페 중 한 곳에 들어가 차를 마시며 다양한 인종의 사람들이 길을 거니는 모습을 구경하는 것도 흥미로운 일이다.

세계적인 거장들의 예술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는 오슬로 국립 미술관.

국립 미술관의 뭉크홀에서는 익히 잘 알려진 뭉크의 작품인 [절규]도 볼 수 있다.


휴식을 마친 후 다시 칼 요한스 거리를 가로질러 오슬로 대학 건물 뒤편에 있는 국립 미술관으로 향한다. 노르웨이 최대의 미술관인 이곳에는 피카소, 르누아르, 세잔 등 세계적인 거장들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그 중 눈길을 끄는 곳은 우리에게도 익히 알려진 작품 [절규] 등이 전시된 뭉크홀(Munch hall)이다. 뭉크의 작품들은 이곳 국립 미술관 외에도 뭉크의 탄생 100주년을 맞아 개관한 뭉크 미술관에서도 만나볼 수 있다.


이제 도보를 마치고 노면전차인 트램을 이용할 시간. 트램의 창밖으로 보이는 도심의 모습은 우리나라와는 다른 한가로운 여유가 느껴진다. 새삼 부러움을 느끼며 푸르른 자연에 감탄하고 있을 즈음 비겔란 조각 공원에 도착한다. 비겔란 조각 공원(Vigeland Sculpture Park)은 원래 18세기 중반, 개인의 정원으로 시작해 여러 가지 모습으로 변모해오다가 20세기 초, 조각가 구스타브 비겔란이 직접 제작한 분수대와 조각들이 전시되면서 비겔란 조각공원으로 명명됐다. 이곳은 오슬로에서 가장 큰 공원으로 시민들의 활기가 넘치는 곳이지만, 아쉽게도 비겔란은 공원이 완성되기 전 세상을 뜨고 말았다.

비겔란 조각공원 전경. 뒤편에 거대한 모놀리텐이 보인다.


조각공원 내에는 비겔란의 작품 212점이 전시되어 있다. 조각이 없는 부지까지 생각하면 상당한 규모다. 가운뎃길을 따라 죽 걸어가면 넓은 다리가 나오고 양쪽에는 수많은 조각들이 펼쳐져 있다. 그 중 하이라이트는 세계에서 가장 큰 화강암 조각품으로 알려진 모놀리텐(Monolittan)이다. 멀리서 보면 기둥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121명의 실제 크기의 남녀가 얽혀 있는 모습이다. 공원을 산책하며 조각가의 열정이 투영된 작품들을 감상하다 보니, 어느새 주변은 어둑어둑하다.


인구 50만 명의 오슬로는 다양한 건축물들이 주변 지형과 조화를 이루면서도, 노르웨이 특유의 요란하지 않은 차분한 정서가 어우러진 매력적인 도시이다. 또한 고난의 역사를 이겨내고 세계적인 강국으로 거듭난 노르웨이의 투쟁심은 바이킹의 후예다운 면모를 보여준다. 바이킹의 강인함을 이어받아 노르웨이의 아름다운 자연 또한 오랫동안 유지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오슬로의 하늘빛은 우중충한 잿빛이지만, 이 도시 사람들은 개의치 않고 그들만의 삶을 살고 있었다. 먼 옛날 선조로부터 자연의 위대함을 배워왔기 때문일까.





가는 길
노르웨이까지 직항편이 없기 때문에 보통 핀란드 헬싱키를 경유한다. 인천공항에서 헬싱키까지 9시간 남짓 소요되며, 헬싱키에서 오슬로까지는 약 2시간이 걸린다. 핀에어 항공이 인천공항발 비행기편을 매일 한 대씩 운항하고 있다.




여행팁
노르웨이의 정식 명칭은 노르웨이 왕국이며 바이킹 왕 하랄 1세가 건국자로 알려져 있다. 통화는 노르웨이 크로네(nok). 물가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며, 자유여행객이라면 오슬로 패스를 추천한다. 패스 하나로 버스나 지하철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고, 박물관, 미술관 등도 자유로운 입장이 가능하다. 시차는 한국보다 8시간이 늦지만 서머타임 실시기간인 3월 마지막 일요일에서 9월 마지막 일요일까지는 7시간이 늦다.

노르웨이

노르웨이 빙하 피오르드
노르웨이의 스타방에르에서 관광객들이 우뚝 솟은 절벽 위에 앉아 피오르드를 바라보고 있다. /노르웨이 관광청 제공
거대한 피오르드 해안과 섬들. 노르웨이라는 나라 이름에서 느껴지듯 '북쪽의 길목'에 와있다는 느낌이 든다. 노르웨이 북부 도시 트롬쇠의 해안 반대편은 북극. 4월 중순인데도 영하 10도를 밑돈다.

피오르드의 장엄함에 넋을 잃다

노르웨이는 수만년 전 빙하의 움직임과 이로 인한 지표면 침식으로 형성된 U자 또는 V자 모양의 깊은 협곡으로 이루어진 피오르드의 나라다. 해안 길이만 8만3000㎞. 해안 어디를 가도 피오르드를 볼 수 있고, 수도인 오슬로도 피오르드에 자리 잡고 있다.

피오르드 감상에 최고인 지역은 노르웨이 중서부의 베르겐과 남서부에 있는 스타방에르다. 거대한 피오르드를 가까이서 관찰하려면 크루즈를 타는 것이 가장 좋다. 그래서 대부분의 피오르드 관광은 크루즈로 이루어진다. 도보 트레킹을 해도 된다. 산 정상이나 봉우리에 직접 올라가면 피오르드 바다가 코앞에 펼쳐진다.

북쪽에 있는 트롬쇠에서는 눈 덮인 피오르드가 장관을 이룬다. 곳곳에 연어 양식장도 보인다.

노르웨이 개썰매 알래스칸허스키
트롬쇠에 있는 개썰매장인 빌마크센터. 알래스칸 허스키들이 썰매를 끌고 있다. /노르웨이 관광청 제공
알래스칸 허스키들이 끄는 개썰매

노르웨이 북쪽 트롬쇠에 위치한 빌마크센터. 노르웨이 토착민인 '사미족'이 운영하는 개썰매 체험장이다. 미니버스를 타고 도착하자마자 개 짖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린다. 알래스칸 허스키 300마리가 2m 간격으로 놓인 개집에서 나와 낯선 관광객들을 향해 포효하고 있다. 다른 한쪽에서는 썰매를 끌기 위해 줄지어 서 있는 개들이 보였다. 보통 7~14마리 정도가 한 팀을 이뤄 썰매를 끈다.

개썰매장 관리인인 사미족 여주인의 지시에 따라 개썰매 옷, 신발, 장갑을 착용한 후 썰매에 올라탔다. 가이드의 호령이 떨어지자 개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14마리가 이동하며 "컹컹" 짖는 소리가 마치 하나의 구령같이 들린다. 개들 사이에는 철저한 서열이 있었다. 중앙에 있는 개가 리더 역할을 하고, 리더 앞뒤로 서열 높은 개들이 포진해 한 팀을 구성한다. 가이드가 명령을 내리면 리더인 개가 중심이 되어 나머지 개들을 이끈다고 한다.

개들이 끄는 썰매를 타고 광대한 눈밭을 달리며 눈 덮인 산을 바라보고 있으니 신선이 된 듯한 느낌이다. 찬 바람을 얼굴에 맞으며 달리니 한기가 온몸에 몰려왔지만 그 찬 바람이 그리 싫지만은 않았다.

20여분을 달리는데 갑자기 가이드가 개썰매를 세웠다. 그리고 어딘가를 가리키며 말했다. "순록입니다." 순백의 눈과 나무들 사이로 뭔가 움직이는 것이 보이더니 순록 한 마리가 눈 덮인 대지를 가로질러 가고 있었다. 책이나 영상으로만 보던 순록이 눈앞에 등장하니 추운 지방에 온 것이 실감 났다.

노르웨이 연어 연어양식장
노르웨이 트롬쇠 해안에 있 는 셀마 연어 양식장. 한해 연어가 120만여마리 생산된다. /노르웨이 수산물 위원회 제공

연어양식장

노르웨이 북부 도시 트롬쇠 공항에서 미니버스를 타고 도착한 솜마뢰위 섬. 보트를 타고 1시간 정도 이동하니 바다 한가운데 초대형 원형 구조물이 8개 보인다. 셀마 연어 양식장이다. 연어가 자라는 원형 구조물은 직경 150m, 깊이 30m에 이른다. 바다에 거대한 구조물이 떠있는 셈이다. 원형 구조물 한 개당 한 해 연어 15만 마리가 나온다고 한다. 이 곳에 구조물이 8개가 있으니 연간 120여만 마리를 생산하는 셈이다. 셀마사는 이런 양식장을 전국 30여곳에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연어 양식장들은 대부분 노르웨이 북쪽에 있다. 물고기들이 자라는 데 적당한 수온인 4~5도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양식장은 대부분 자동으로 관리된다. 원형 구조물 한 개를 운영하는 직원은 단 3명. 사료 주기 등의 업무 대부분이 선박 기지에서 자동 조절된다.

노르웨이 연어는 안전하게 관리되는 것으로 유명하다. 셀마 연어 양식장 관계자는 “생산된 해산물의 안전성에 대한 책임은 각 사업자가 지지만, 정부가 정밀한 시스템으로 감독한다”며 “연어 등 수산물 생산과 판매에 관련된 거의 모든 단계에 식품위해요소 중점관리기준(HACCP)이 엄격하게 적용된다”고 했다.

노르웨이 수산물 위원회
blog.naver.com/norgeseafo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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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킹은 말하네… 우리가 살던 계곡은 여전히 아름답다고
노르웨이 베르겐

베르겐 남쪽 작은 마을 에트네 고갯길에서 만난 풍경. 피오르 협만 위로 물안개가 짙게 피어 올랐다. 눈 덮인 산은 해발 1000m가 넘는다. 눈 돌릴 때마다 대자연 앞에 먹먹해지는 나라, 노르웨이다.
베르겐 남쪽 작은 마을 에트네 고갯길에서 만난 풍경. 피오르 협만 위로 물안개가 짙게 피어 올랐다. 눈 덮인 산은 해발 1000m가 넘는다. 눈 돌릴 때마다 대자연 앞에 먹먹해지는 나라, 노르웨이다.

일흔한 살 노르웨이 여자 트리드 기예르가 말했다. "우리 조상 바이킹이 어찌나 악랄했던지 20세기 들어서도 유럽 사람들은 노르웨이는 거리에 북극곰이 어슬렁대고 문명은 없는 야만국가로 알고 있다"라고. 바이킹이 쇠퇴하고 나서는 그저 정어리 통조림이나 만들고 대구포나 말려 파는 야만인들이 사는 나라로 생각했다고 했다. 그런데 지금은 상황이 굉장히 다르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하기로 하자. 노르웨이, 멀다. 비싸다. 하지만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곳을 고르라면 노르웨이를 반드시 포함시키도록 하자. 이미 여러 유럽, 미국 언론이 노르웨이를 그런 목적지로 선정했다. 이유는 이러하다.

우선 문화. 노르웨이 수도 오슬로에서는 해마다 노벨평화상 시상식이 열린다. 스웨덴 사람인 노벨이 평화상만은 오슬로에서 주라고 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절규'의 작가 에드바르 뭉크가 이곳에 살았고, '절규'의 영감을 얻은 장소도 이곳에 있다. 여느 유럽 도시들처럼 오슬로는 산책하기 좋은 도시다. 고색창연한 건물들이 도심을 채운다. 그러니 오슬로에서는 자연보다는 문화와 문명에 집착해 길을 걸어본다. 탄생 150년을 맞은 뭉크의 작품들을 미술관에서 감상해본다. 두 번씩이나 도둑질당한 '절규' 이야기까지 들어본다. 여기까지는 노르웨이가 소유한 '문화' 이야기다.

하지만 오슬로는 노르웨이 여행 시작점에 지나지 않는다. 예술과 여유 가득한 오슬로를 떠나서 베르겐으로 간다. 오슬로에 수도 지위를 빼앗기기 전 노르웨이 왕국의 수도, 베르겐에서 비로소 노르웨이에 온 이유를 알게 된다. 바로 자연, 대자연(大自然)이다.

피오르 산악 관광열차.
피오르 산악 관광열차.
항구도시 베르겐은 14세기 독일 상인들에게 항구 한쪽인 브리겐 지역을 빌려줬다. 당시 북해 주변 북유럽 도시 가운데 대표적인 무역도시였다. 주로 말린 대구를 거래했던 브리겐 독일 상인지역은 독신 남자들만 입주가 허용됐다. 목조건물인지라 조리도 금지됐다. 당연히 주변은 식당과 주점이 흘러넘쳤고 여가를 때울 문화가 발달했다.

‘솔베이지의 노래’를 지은 작곡가 에드바르 그리그는 베르겐에서 나고 죽고 묻혔다. 153cm 단신인 그는 역시 단신인 사촌 동생 니나와 결혼해 피오르가 내려다보이는 집에 살았다. 집 이름은 ‘트롤하우겐’, 숲의 괴물이 사는 집이란 뜻이다. 베르겐으로 향하면서 그의 음악을 듣는다. 피아노 협주곡 a단조 작품번호 16번 혹은 솔베이지의 노래. 여행이 더 진해진다. 그러다 문득 피오르가 현현한다. 사람들은 대자연과 직면한다. 자연 앞에 ‘대(大)’라는 말을 붙일 수 있는 지형이 지구상에 얼마나 될까. 더군다나 그 자연이 문명세계 바로 옆에 있는 곳이라면.

빙하기가 퇴각하며 U자형으로 깎아내린 지형이 피오르다. 웅장한 산봉우리들이 수면에서 솟아 있다. 해발 1000m가 넘는 산들이다. 꼭대기에 빙하가 남아 있기도 하고, 때로는 봄과 여름과 겨울이 해발 0m에서 1000m를 동시에 채우는 비현실적인 풍경이 펼쳐지기도 한다.

송네피오르의 관문 플롬 입구 아울란드 마을. 빙하가 깎은 계곡이 구름 속으로 사라진다. 바이킹들이 생존 투쟁을 해야 했던 협곡은 관광지로 변했다.
송네피오르의 관문 플롬 입구 아울란드 마을. 빙하가 깎은 계곡이 구름 속으로 사라진다. 바이킹들이 생존 투쟁을 해야 했던 협곡은 관광지로 변했다.
중세 때 무역으로 반짝 빛을 받았지만, 피오르에서 생존하기 위해 바이킹들이 택한 직업은 주로 노략질이었다. 유럽을 휩쓸며 닥치는 대로 여자와 물건을 훔치고 납치하고 패악질을 해댔다. 흉흉한 역사적 기억과 음습한 추위를 상상하며, 유럽 사람들은 노르웨이를 그저 변방의 소국으로 취급했다. 가끔 북해 건너 잉글랜드에서 호기심 많은 귀족이 배 타고 건너와 낚시와 여행을 하고 가는 작은 나라 정도?

무관심은 가난 때문이기도 했다. 볼거리라고는 자작나무로 가득한 숲, 먹을 거라곤 말린 대구와 정어리밖에 없는 추운 나라. 그런데 1960년대 북해(北海) 국경을 정리하자마자 노르웨이 쪽 바다에서 유전이 터져버린 것이다. 낭패감에 빠진 유럽인들 대뇌피질에서 순식간에 북극곰, 바이킹, 식인족 기타 등등 야만적인 단어는 실종되고 대자연과 1인당 국민소득 7만달러의 국부(國富)를 가진 완벽한 문명국가 노르웨이가 탄생했다. 당나귀 길을 만들어 살았던 험준한 협곡은 죽기 전에 반드시 가봐야 할 목적지가 되었다. 세리(稅吏)들이 닥치면 사다리를 올려버렸던 천 길 낭떠러지 위 집들은 하룻밤 수십만원짜리 수퍼 럭셔리 펜션으로 변했다.

그 피오르 지역에서, 입 다물 수 없는 비경(秘境)을 스치면서도 버스 기사 비야르테 함레는 무작정 액셀러레이터를 밟아댔다. “아직 멈출 데가 아니라”는 것이다. 과연 고갯길을 넘으면 아까보다 더한 비경이, 바다를 건너면 더한 기경(寄景)이 출몰했다. 불과 서너 시간의 드라이브 동안 ‘순간순간 샘솟는 흥분’을 경험했다. 국부와 자연에 대한 부러움은 질투로 변질돼 갔다.

그 질투의 중요한 몇몇 포인트는 이렇다.

노르웨이 위치도
1.오슬로: 국립미술관 뭉크미술관. 뭉크 탄생 150주년을 맞아 많은 행사가 열린다. 묵을 곳은 노벨평화상 시상식 참가자들이 꼭 묵는 그랜드 호텔(www.grand.no).

2.송네피오르: 피오르의 압권. 중심 도시 플롬 프레트하임호텔(www.fretheimhotel.no)에 묵으며 산악관광열차(Flamsbana)와 모터보트로 즐기는 피오르 사파리를 꼭 해볼 것. 운 좋으면 여주인 유령도 볼 수 있다.

3.베르겐 남동쪽 로프트후스: 5대째 운영 중인 울렌스방호텔(www.hotel-ullensvang.com)에 묵으며 피오르의 전경을 감상할 것. 호텔 전용 증기선을 타고 베르겐을 오가며 베르겐 도시 투어, 그리고 왕복 경치를 즐길 것. 호텔에서는 “늦은 밤에 와서 아침 일찍 떠나는 한국 단체관광객을 보면 좀 안돼 보인다”며 “원한다면 김치도 만들 수 있으니 오래오래 머물며 즐겨주시라”고 했다.

4.베르겐: 작곡가 그리그가 살던 집 필수. 대개 한국인들이 빼먹고 가는 코스다. 베르겐에 가면 반드시 전문 가이드 손여영씨(yeoyoungs@hotmail.com)에게 연락할 것.

항구도시 베르겐에 남아 있는 독일 상인들의 거주지 브리겐.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이다.
항구도시 베르겐에 남아 있는 독일 상인들의 거주지 브리겐.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이다.
5.노르웨이 관광청 서울 사무소(02-777-5943): 여타 명소들에 대한 정보. 싸게 여행할 수 있는 정보 포함.

힘과 시간과 돈이 남는다면 순록과 자작나무와 오로라가 나오는 그 북쪽까지 가야 함이 마땅하나, 그러지 못한 사람들은 오슬로와 베르겐, 그리고 주변 피오르만으로 만족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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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슬로 국립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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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슬로 국립미술관 뭉크의 작품 '절규' 앞에서 관람객(오른쪽)이 그림 속 주인공을 흉내 내고 있다.
단연 인기 작품은 '절규'였다. 노르웨이 출신 화가 에드바르 뭉크(1863~1944)의 대표작이다. 해골 같은 얼굴을 한 사람이 두 손으로 귀를 막고 놀라 소리치는 모습을 그린 작품이다. 이 그림은 노르웨이 수도 오슬로 국립미술관(내셔널 갤러리)이 소장 전시 중이다. 미술관을 찾은 지난 4일(현지 시각) 관람객들은 작품 앞에서 그림 속 인물이 절규하는 모습을 그대로 따라 하며 사진을 찍었다.

오슬로 국립미술관은 19번 전시실을 뭉크 그림으로 채우고 있다. 전시실에 걸린 작품 수를 세어보니 모두 16점. '마돈나' '다리 위의 소녀들' '담배를 피우는 자화상' 등 도록에서만 보았던 대표 작품이 다 있었다. 다른 전시실에는 모네, 르누아르, 드가, 피카소 같은 거장(巨匠)들의 작품이 걸려 있다.

뭉크는 노르웨이의 자랑이다. 오슬로 시청 청사에는 '뭉크의 방'이라고 이름 붙인 공간이 있다. 기자회견, 결혼식 등이 이곳에서 열린다. 방 안에는 뭉크의 작품 '일생(Life)'이 걸려 있다.

뭉크를 기념하는 뭉크뮤지엄은 별도로 있다. 뭉크 작품을 가장 많이 소장하고 있다. 국립미술관이 있는 오슬로 지하철 국립극장 역에서 동쪽(이스트바운드)으로 4번째 정거장인 토이엔 역 인근에 자리한 아담한 단층 건물이다. '절규'와 같은 배경에서 남자가 낙담한 듯 돌아서는 모습을 그린 '절망'을 가장 잘 보이는 곳에 걸어 놓았다. '지옥에서의 자화상' '아프리카인' '키스' 같은 작품들이 있다. 국립미술관 소장본과는 다른 '절규'를 소장하고 있지만 지금은 전시하고 있지 않다. 베르겐 국립미술관 '코데(KODE)'에서도 뭉크 작품을 전시 중이다. 작품 수는 오슬로 국립미술관보다 더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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