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상에서 가장 완벽한 대륙이 있다면 그건 단연코 아프리카일 것이다. 어떤 시인의 말처럼 아프리카는 스스로 ‘완전성’을 지니고 있는 땅이다. 여행자들의 눈에 황폐하고 가난하고 야생의 동물들만 득실대는 아프리카는 사실은 끊임없이 진화하면서 군더더기 없는 몸과 영혼을 가진 땅이 되었다.

오카방고의 거대한 습지 위로, 야성의 코끼리들이 한가로이 먹이를 찾아 이동한다.

칼라하리의 보석, 오카방고 델타

한낮의 태양은 여전히 뜨거웠다. 오후 3시 헬기 투어를 위해 공항으로 향했다. 공항 입구에는 수많은 가이드들이 세계 각지에서 오는 투어리스트들을 기다리기 위해 카페에 진을 치고 있었다. 긴장감을 늦추기 위해 카페에 앉아 냉커피를 마셨다. 파이럿은 Anne Fine이라는 여류 조종사였다. 멋진 파일럿 복장에 당당한 모습으로 오카방고 헬리콥터 사무실로 들어선다.

믿음직스러운 모습이었다. 우리 일행모두 그 여인의 카리스마와 당당함에 모두 눈짓으로 OK 사인을 보내고 있었다. 검색대를 거쳐 공항 활주로를 지나 헬기 앞에 모두 모였다. 프로펠러가 푸드득거리며 꿈틀거린다. 두두두두, 드디어 창공을 향해 헬기가 오르기 시작한다.

공항을 벗어나자마자, 저 멀리로 거대한 오카방고 델타의 장관이 펼쳐지고, 마운 다운타운의 세세한 부분까지 한눈에 들어온다. 우리가 묵던 숙소, 공항, 지나온 길, 오카방고의 지류인 강물줄기, 아프리카 원주민 부락 등 삶의 다양한 풍경들이 이곳 하늘 위에선 모두 하나의 점으로 혹은 그림처럼 평화롭게 펼쳐진다.

하늘에서 바라본, 칼라하리 사막의 원주민 주택이 사랑스럽다.

대지와 인간, 동물과 식물이 가장 조화로이 존재하는 곳. 특히 하늘에서 바라본 오카방고는 더더욱 그러하다. 아프리카에서도 가장 그리워하던 곳, 10여 년 동안 꿈꾸어 오던 생명의 땅, 보츠와나의 심장 오카방고를 드디어 세밀한 하늘과 충만한 땅에서 만날 수 있었다.

칼라하리의 보석으로 표현되는 오카방고 델타는 보츠와나의 거칠고 메마른 사막 속의 오아시스 같은 존재다. 모래사막 한 가운데 있는 습지대로 거대호수가 증발하면서 지금의 형태를 간직하고 있다. 면적은 1,800평방 킬로미터의 거대한 지역으로 벤구엘라 고원과 오카방고 강에 의해서 형성된 습지로 수많은 식물과 동물들이 서식하고 있어 생태학적으로도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곳이다.

주요 거점인 마운에서 헬기를 타고 오카방고 델타를 관찰하게 된다. 하늘에서는 헬기나 세스나기를 이용해 오카방고를 감상하지만 땅 아래에서는 주위가 온통 호수와 늪지대이기 때문에 모코로(mocoro)라고 하는 길고 가느다란 카누를 이용하여 이동하기도 한다.

기린, 코뿔소, 얼룩말, 코끼리는 물론 하마, 악어 등의 습지에서 서식하는 수많은 종의 야생동물들까지, 게다가 조류, 각종 식물과 곤충 등이 서식하는 곳으로 아프리카의 야생환경을 고스란히 체험할 수 있는 곳이다.

마운 공항으로 접어드는 작은 마을입구 상공을 날아, 거대한 오카방고 델타로 날아간다.

아프리카는 항상 인류의 위대한 선생님이었다. 아주 뛰어난 스승이 그렇듯, 야성이 대지 아프리카도 자신의 가르침을 세상에 퍼뜨리지 않는다. 그저 자신의 가르침이 우리 몸 속으로 시나브로 스며들게 하고, 점차 새로운 것을 덧붙여 그 가르침을 심화시킬 뿐이다.

야생의 오카방고는 도심의 스트레스와 일상의 반복으로부터 지친 사람들에게 원시의 세계로 잠시나마 벗어날 수 있는 축복의 장소가 된다. 검은 영혼의 땅 아프리카를 항공 사진으로 담아온 로버트 B. 하스 Robert B. Haas의 사진들을 보면 처음에는 숨이 멎고 그 다음에는 라차드 바크의 ‘갈매기의 꿈’ 이라는 책의 한 구절이 생각난다.

뜨거운 청춘들의 가슴에 표어처럼 담긴 어구, ‘높이 나는 새가 멀리 본다’. 그리하여 하늘에서 오카방고의 참 얼굴을 고스란히 만날 수 있었다. 오카방고에 간다면 대지에서만 머무르지 말고, 세스나기나 헬기로 하늘에서만 가져다 주는 스펙타클한 대자연의 감동을 느껴보자.

실제로 비상하는 새의 시각과 동일한 경험을 주는 헬기에서 내려다본 세상은 경이로움이며마치 한 마리 새가 되어 자연과 동화되는 느낌이다. 초가지붕과 돌담 집, 가난에 찌든 도시의 마을조차 그림처럼 아름답고 활기차 보이는 그 기만적인 풍경들이 사랑스럽다.

광활한 오카방고의 대지가 물에 잠겨있다. 철새들의 평화로운 피난처와 낙원이 되는 것이다.

더하여, 헬기 측면에 아슬아슬하게 매달린 채 세찬 바람을 맞아가며 오랜 시간 기다려 셔터를 누르며 아프리카의 생명수, 오카방고의 맨 얼굴을 바라보는 감흥은 황홀함 그 자체라고 고백하고 싶다. 그 거대하고 세밀한 풍경의 압도감에 눌려 한낮 인간에 불과한 초라한 나는 조용히 자연의 창조 앞에 ‘항복’하고 만다.

누구에게도 길들여지지 않고 고귀한 야성을 지켜온 땅의 존재감 때문에 안심하고, 아직까지는 건재하지만 그리 오래 지속될 수 없을지도 모를 이 땅의 미래에 불안해지기도 한다. 그러나 하늘에서 본 아프리카의 초상은 생명의 강인함과 이 땅을 지배하는 신의 섭리를 느낄 수 있어 마음은 평화로워 진다.

오카방고에서는 목적지가 없다. 그 드넓은 자연이 바로 우리의 목적지다. 그저 하늘에서나 대지 위 수로에서나 그 경이로운 자연을 만끽하고 가슴에 담으면 그만인 것이다. 어딘가에 있을 목적지에 도달하지 않아도 좋다. 오카방고 강이 바다에 이르지 못하고 모래 속으로 스미거나 수증기로 변해 공기 속으로 사라져도, 누군가는 태초의 모습 그대로 그 강물이 있었다는 걸 기억할 테니까 말이다.

여행 정보

오카방고 델타로 가는 길목, 마운

마운은 오카방고델타로 가는 길목에 위치한 마을로 수많은 사파리와 전세기관련 사무소가 이곳에 있다. 그래서 항상 마운의 공항 주변에는 사람들의 움직임으로 분주하다. 방문하기 가장 좋은 시기는 5월부터 10월에 이르는 겨울로 이때는 비가 오지 않고 날씨가 따뜻하다. 하지만 밤에는 추워지기 때문에 자켓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11월부터4월까지는 매우 뜨겁고 이 기간은 우기이기 때문에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 마운은 전원개척마을로 Thamalakane강을 따라 펼쳐져 있으며 최근 4륜 지프차의 렌트를 비롯하여 쇼핑센터와 호텔, 롯지 등이 세워지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전원적인 분위기를 간직하고 있으며 지역의 부족민들이 그들의 가축을 데리고 나와 길거리에서 파는 모습, 강둑근처의 목초지에는 말들이 돌아다니는 모습 등, 원초적인 전원의 풍경이 평화롭게 살아 있다.

보츠와나로 가는 교통편
여러 아프리카 항공사와 브리티쉬 에어라인의 국제항공편이 수도 가보로네에 직접 도착하지만 하라레(짐바브웨), 빈트훅(나미비아), 요하네스버그(남아프리카)까지 장거리 비행기를 타고 가서 육로로 여행하는 것이 일반적으로 더 저렴하다. 요하네스버그에서 마운까지 SA 직항이 있으므로 시간 여유가 없는 사람은 남아공에서 직접 마운으로 날아가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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