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모니카요코초의 메인 골목. 하모니카 키친이라는 터줏대감 가게가 자리하고 있다. ⓒ 정윤정

매년 봄이면 ‘이노카시라 공원’의 벚꽃을 즐기려는 인파로 넘쳐나고, 사시사철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하울의 움직이는 성>으로 유명한 미야자키하야오의 ‘지브리 미슬관’을 찾는 여행자들로 가득한 동네, 기치조지에는 도쿄에서 손꼽는 매력의 골목이 하나 있습니다. 마치 하모니카 모양처럼 작은 가게들이 다닥다닥 붙어있다고 해 이름 붙여진 ‘하모니카요코초’.

(좌) 점심시간이면 행렬이 이어지는 인기만점 중국집 '밍밍' (우) 밍밍의 대표 메뉴 구운 만두 ⓒ 정윤정
하모니카 요코초는 기치조지역 북쪽 출구로 나와 좌측 바로 앞, 노란 간판의 정문으로 들어서면 시작됩니다. 레스토랑, 바, 선술집, 옷 가게, 생선가게 등 100여 개의 가게가 뒤섞인 미로 같은 골목은 길을 잃는 것조차 재미가 되는 사람 냄새 가득한 공간입니다.

기치조지 No.1 길거리 간식이 있는 ‘스테이크하우스 사토우’ⓒ 정윤정
하모니카요코초에는 도쿄에서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가게, ‘스테이크 하우스 사토우'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거의 매일 끝없는 행렬이 이어지는 가게로 다진 쇠고기를 넣은 커틀릿, '멘치카쓰(1개 180엔)'가 인기만점입니다. 오후 3~4시면 품절되는 경우가 허다해 발길을 돌리기 일수인 기치조지 길거리 간식 1인자입니다.

낮에는 카페, 밤에는 바로 이용되는 하모니카요코초의 다용도 가게들. ⓒ 정윤정

하모니카요코초 하면 뭐니뭐니해도 '술'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골목을 향해 활짝 열어젖힌 작은 선술집과 바들이 도쿄에서의 흥겨운 밤을 선사합니다. 스페인 스타일의 술집부터, 밤이면 외국인들이 가득한 스캔딩 바, 아기자기한 선술집 등 은근한 개성으로 무장한 가게들은 어느 하나 지루한 곳이 없습니다.

점심에는 레스토랑, 저녁에는 바로 변신하는 곳들이 대다수여서, 낮과 밤 풍경이 사뭇 다른 것도 매력입니다. 낮에는 식사를 하고 기치조지를 여유롭게 둘러본 후, 밤에 다시 찾아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며 술잔을 기울이기에 좋은 장소입니다. 밤이 깊어가는 줄 모르고 나누었던 대화와 웃음 가득했던 순간은 두고두고 되새김질 하는 추억이 됩니다.

하모니카 요코초 풍경 ⓒ 정윤정
하모니카요코초는 기치조지 최고의 번화가 한복판에 자리한 기치조지 속 또 다른 세계입니다. 수 많은 잡화점과 카페로 대변되는 여유 가득한 동네에서 복작복작 정감 가는 색다른 순간을 느껴볼 수 있습니다. 갈수록 생선가게, 옷 가게, 식료품 가게들은 줄고 바와 선술집들이 늘고 있지만, 아직도 그 독특한 믹스 앤 매치는 여전합니다. 도쿄를 찾는 누구에게라도 추천하고 싶은 골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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