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4대 맥주 축제, 칭다오맥주축제

칭다오맥주축제에서 맥주 빨리 마시기 대회에 참가한 사람들이 맥주를 마시고 있다.
칭다오맥주축제에서 맥주 빨리 마시기 대회에 참가한 사람들이 맥주를 마시고 있다. / 칭다오맥주 제공
귀를 찌르는 음악 속에 서커스와 미남미녀들의 쇼가 펼쳐진다. 맥주를 마시던 사람들이 일제히 일어나 춤을 춘다. 밖에선 양꼬치가 익어가고, 공장에서 갓 나온 맥주는 갈증을 달랜다. 목을 넘길 때 뼛속까지 시원해지는 맥주다. '양꼬치엔 칭다오'라는 광고 문구로 유명한 중국 산둥(山東)성의 항구 도시 칭다오(靑島)에서 마실 수 있다.

중국 국가대표 맥주의 잔치, 칭다오맥주축제

칭다오맥주
맥주의 본고장 독일 뮌헨에 맥주 축제 '옥토버페스트'가 있다면, 아시아에는 중국 칭다오맥주축제가 있다. 해마다 8월 중순에 열리는 이 축제를 약 100만명이 찾는다. 체코의 필스너페스트, 일본의 삿포로맥주축제와 함께 세계 4대 맥주 축제로 꼽힌다. 칭다오맥주축제는 독일과 네덜란드, 미국 등 11개국의 다양한 맥주 브랜드가 참여하지만 메인은 역시 칭다오다. 중국인들은 '맥주'라고 하면 으레 칭다오맥주를 떠올린다. 양꼬치, 가리비 등 현지 먹거리와 공연도 즐길 수 있다.

우리의 '치맥'(치킨+맥주) 열풍이 옮겨갔는지 한국식 치킨도 판매한다. 땅이 넓고 인구가 많은 중국에선 지역에 따라 주로 마시는 맥주가 다르다. 베이징(北京) 인근은 옌징(燕京)맥주, 동북지방은 쉐화(雪花)맥주 등이다. 중국에서 맥주 판매량 1위는 쉐화맥주이고, 칭다오맥주는 그다음이다. 칭다오맥주는 1903년 탄생했는데 하얼빈(哈爾濱)맥주보다 3년 뒤진다. 판매량이든 역사든 1위는 아니지만 중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맥주를 꼽는다면 칭다오다. 비결은 유달리 좋은 맛이다.

춘성·라오산·헤이피·아오구터…다양한 버전의 현지 칭다오맥주

한국에 수입되는 칭다오맥주는 오직 한 종류다. 초록색 병이나 캔에 담긴 상품이다. 맥주의 원료를 보리와 홉, 물로만 제한했던 맥주 순수령이 반포된 독일 기술로 만들었지만, 이 맥주에는 쌀도 첨가됐다. 칭다오맥주는 인근 라오산의 맑은 물과 독일의 제조 기술이 만나 탄생했다. 무겁지 않은 보디감이 특징이고 유럽산 맥주처럼 중후하지 않아 양념이 강한 한국 요리와도 잘 어울린다. 잔에 따르면 맑은 황금색 맥주 위에 가늘고 부드러운 거품이 모여든다. 목 넘김도 부드럽다. 소주와 맥주를 섞어 마시는 '소맥'으로 만들어도 고유의 향을 간직한 채 부드럽게 넘어간다.

칭다오 맥주 외에도 칭다오에는 다양한 맥주가 있다. 춘성(純生)은 칭다오맥주보다 더 부드럽다. 보디감이 약하고 탄산이 적어 상큼하다. 라오산맥주는 라오산에서 퍼온 광천수로 만든다. 춘성맥주처럼 가벼운 느낌이지만, 탄산이 많아 청량감은 더하고 뒷맛이 달다. 흑맥주인 '헤이피'(칭다오 스타우트)는 아일랜드 흑맥주 기네스에 비해 무겁지 않고 씁쓸함이 덜하다. 흑맥주의 향을 지녔지만 부드러워서 양념이 강렬하고 매운 중국 요리와 함께 해도 어색하지 않다. 아오구터(奧古特·Augerta)맥주는 1903년 칭다오에 맥주 공장을 처음으로 설립한 한스 오거타의 이름을 따서 만들었다. 칭다오맥주나 춘성보다 더 진한 금빛을 띤다.

중국 칭다오시의 전통음식 거리 피차이위앤에서 한 상인이 오징어꼬치(카오요우위)를 굽고 있다.
중국 칭다오시의 전통음식 거리 피차이위앤에서 한 상인이 오징어꼬치(카오요우위)를 굽고 있다. / 손덕호 기자
위안장(原漿)은 칭다오 시내에 있는 공장에서 갓 나온 생맥주다. 칭다오맥주박물관 앞에는 '맥주길'이 있는데, 이곳에서 위안장을 쉽게 마실 수 있다. 칭다오맥주와 달리 쌀이 들어가지 않아 맥주 본고장의 맛에 더 가까운 풍미를 뽐낸다. 주문을 하면 투명한 유리병에 담겨 나오는데, 효모가 살아 있다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둔탁하고 진한 금빛을 띤다. 한 모금 마시니 막걸리 같은 묵직함이 느껴진다. 바닷가인 칭다오는 바지락 요리가 유명하다. 바지락을 매콤하게 볶아내는 '라차오갈라'(辣炒蛤蜊·'蛤蜊'는 중국 표준어로 '거리'라고 읽어야 하지만 현지에서는 사투리로 '갈라'라고 한다)는 적당한 매운 맛이 저절로 맥주를 부른다. 생맥주인 위안장과 함께라면 기쁨이 배가 된다. 중국에는 60여 개의 칭다오 맥주 공장이 있는데 조금씩 맛이 다르다고 한다. 중국인들은 이 중 1903년에 처음 세워진 1공장의 것을 최고로 친다. 병은 뚜껑에, 캔은 바닥에 어느 공장 맥주인지 표시한다. 생산일이 써 있는 첫 번째 줄 밑의 두 번째 줄이 '01'로 시작하면 1공장에서 생산된 맥주라는 뜻이다. 수출용 맥주는 모두 이 1공장에서 만든 것이다.

오징어꼬치와 함께 칭다오맥주를

칭다오에 간다면 칭다오맥주박물관은 꼭 들러야 한다. 1903년에 지어진 최초의 공장을 개조해 박물관으로 만들었다. 이곳에서는 100년을 넘게 이어온 칭다오맥주의 역사와 맥주 제조 과정을 볼 수 있다. 그리고 마지막에 여과 처리를 거치지 않은 원액 맥주를 마실 수 있다. 탁한 촉감이 혀로 느껴지며 입안을 감싸는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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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노와 헬싱키

긴 여행 뒤에 쌓인 사진들은 여행의 기억처럼 뒤죽박죽이다. 엉뚱한 사진들이 짝을 맺는다. 그 사이에 나만의 여행 이야기가 놓인다.

한껏 차려입고 음악에 맞춰 춤추며 노는 것이 성모(聖母)를 위한 숭배가 될 수 있을까? 페루 안데스 산맥 위의 작은 도시 푸노에서는 매년 '촛불의 성모 축제'가 열린다. 2월 2일 성촉절에 맞춰 2주간 열리는데 페루와 볼리비아의 여러 마을에서 100여개 팀이 모인다. 각 팀이 악대와 남자 무용수 여자 무용수들 100여명으로 구성되니 전체 규모는 어마어마하다. 축제 동안 매일 화려한 옷차림의 사람들이 신나는 가락과 북장단에 맞춰 춤을 추며 행진한다. 목표는 광장의 대성당이다.

공식 일정이 있지만, 일정과 상관없이 수시로 행진을 한다. 나와 아내는 광장 가까운 곳에 숙소를 얻었다고 좋아했는데, 너무 시끄럽다. 정말이지, 똑같은 음악과 똑같은 몸짓을 며칠씩 반복하는 것은 하는 사람들이나 보는 사람들이나 고행에 가깝다. 어쩌면 이 행진은 성모를 향한 고행이고 순례였다. 사람들은 점점 지쳐갔다. 맥주와 코카잎으로 힘을 내는 것도 한계가 있다. 축제 마지막 날 사람들은 자신이 가진 모든 에너지를 성모에게 바치고 기진맥진해 쓰러졌다.

6월 12일은 핀란드의 수도 헬싱키의 생일인 헬싱키 데이다.
6월 12일은 핀란드의 수도 헬싱키의 생일인 헬싱키 데이다. 며칠간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 귀족 복장을 입은 배우들이 거리를 누비며 역사 이야기를 하고 있다. / /채승우 사진가
페루의 푸노에서는 매년 2월 2일 성촉절 즈음에 ‘촛불의 성모 축제’가 열린다.
페루의 푸노에서는 매년 2월 2일 성촉절 즈음에 ‘촛불의 성모 축제’가 열린다. 참가한 팀들이 ‘민속경연대회’에서 공연을 하고 있다. / 채승우 사진가

축제에 참가한 사람들의 복장은 다양하다. 크게 두 가지 모양이 보이는데, 하나는 북을 치고 피리를 불며 행진하는 안데스 원주민 복장이다. 또 하나는 현대판 그룹으로 양복을 입은 브라스 밴드와 미니스커트에 치어리더 차림이다. 악마와 천사 분장도 있는데 이는 '악마의 춤'이라는 유명한 안데스의 전통이다. 한데, 고릴라 마스크는 왜 등장하는지 모르겠다.

전통이라는 것은 어디서 와서 어떻게 변해가는 것일까? 축제 때가 아닌 평소의 안데스 원주민 여성들은 여러 겹으로 된 치마를 입고 중절모를 쓴다. 이 원주민 여성의 겹치마에 대해선 유럽 귀족 여성의 속치마에서 전해졌다는 설이 있다. 남아메리카가 오랫동안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강력한 지배를 받았으니 그럴듯하다.

지금 유럽에서는 아무도 그런 옷, 풍선처럼 허리 아래를 부풀린 치마는 입지 않는다. 그렇게 생각하던 참에 우리는 핀란드의 수도 헬싱키에서 옛 귀족들의 행차를 만났다. 우리가 헬싱키에 도착한 때가 바로 헬싱키의 생일인 '헬싱키 데이(6월 12일)'였다. 다양한 행사가 시내 여기저기서 열렸다. 그중 하나로 옛 귀족 차림의 연극 배우들이 거리를 누비며 헬싱키의 역사를 연기와 해설로 설명하고 있던 것이다. 비가 내렸지만, 많은 사람이 그들의 뒤를 따르며 연극을 감상했다.

비 내리는 날씨는 정말 아쉬웠다. 헬싱키 데이의 명물인 '천명의 식탁' 행사를 못 했기 때문이다. '천명의 식탁'은 시청 앞 큰길에 천명이 앉을 수 있는 긴 식탁을 차려 놓고 미리 신청한 시민들이 저마다 음식을 들고 나와 함께 먹는 행사다.

아예 큰비가 왔으면 덜 안타까울 텐데, 행사 시간 직전에 비가 그치기 시작했다. 대다수는 이미 참석을 포기한 상태였다. 열정적인 몇 그룹만 비옷을 입고 나와 텅 빈 긴 식탁에 앉았다. 뭘 싸왔는지 궁금해 기웃거리던 우리는 한 팀과 눈이 마주쳤고 바로 초대를 받았다. 나와 아내는 천명분의 빈자리 중 두 개를 차지했다.

헬싱키 데이 행사 중에는 '사우나'도 있었다. 사우나란 단어는 핀란드 말이다. 호수 근처에 임시 천막 사우나가 세워졌다. 사람들은 불에 달군 돌 주위에 둘러 앉아 땀을 낸 후 호수에 들어가 몸을 식혔다. 핀란드 사람들에게 사우나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사우나 안에서 만난 한 아가씨가 설명을 해줬다. 병을 치료하기 위해 사우나를 하거나, 죽음을 앞두고 마지막 사우나를 하기도 한단다. 나는 수영복 차림에 수건 하나 두르고 땀 뻘뻘 흘리며 핀란드의 전통에 깊이 공감했다.

핀란드 헬싱키
항공표지

푸노는 안데스 산맥 위 티티카카 호숫가에 있다. 티티카카 호수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배가 다니는 호수이다. 볼리비아로 가는 길목이기도 하다. 비행편은 미국을 거쳐 리마로 간 다음, 다시 푸노 근처의 줄리아카까지 갈 수 있다. 헬싱키는 인천공항에서 직항편이 있다. 헬싱키와 스웨덴의 수도 스톡홀름을 잇는 유람선 노선은 피오르 해안의 멋진 경관을 따라 가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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