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위 하나가 숙연한 감동이다. 울루루는 오스트레일리아(호주) 중부의 사막 한가운데 위치한 산만 한 바위다. 바위는 오랫동안 원주민들의 성지였고, 오스트레일리아를 방문하는 여행자들의 로망의 땅이 됐다. 바위에 대한 고정관념은 울루루 앞에서 초라해진다. 울루루의 높이는 348m, 둘레가 9.4km로 세계에서 가장 큰 바위다. 그나마 2/3는 땅속에 묻혀 있고, 걸어서 둘러보려면 몇 시간이 걸린다.


울루루는 ‘지구의 배꼽’, ‘세상의 중심’이라는 수식어를 지녔다. 일본 영화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의 배경이었고, 일본 연인들이 방문하고 싶은 인기 여행지로 꼽힌다. 이곳에서 유독 달뜬 얼굴의 일본 청춘들을 여럿 만나게 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울루루는 하루에도 몇 차례 색이 변한다. 감동의 수위도 시간에 따라 달라진다.

지구의 배꼽, 세계 최대의 바위

영화 속 사연이 아니더라도 울루루는 덩치만큼이나 큰 전율이다. 바위는 수억 년 세월 동안 풍화와 침식을 거치며 온몸에 굴곡과 생채기를 만들어 냈다. ‘그늘이 지난 땅’. 원주민의 말로 울루루는 그런 의미를 지녔다.

울루루는 하루에도 여러 차례 얼굴을 바꾼다. 시간에 따라, 하늘과 구름의 움직임에 따라 색이 달라진다. 새벽녘부터 여행자들은 분주하게 움직이고 해 질 녘이면 울루루 주변에 도열해 대자연이 연출하는 ‘홍조’를 감상한다. 그 순간만큼은 아무런 말도, 어떤 미동도 없다. 영겁의 세월을 거친 바위는 그대로인데 울컥거리는 가슴의 수위는 시시각각 달라진다. 감동을 연출하기 위한 조연은 이곳에서 따로 필요 없다.

  • 1 원주민들의 전통악기인 디제리두. 사막 위의 특별한 만찬에서 그 선율을 들을 수 있다.
  • 2 해 질 녘이면 여행자들은 울루루의 주변으로 찾아든다. 감동의 순간에는 아무런 말도, 미동도 없다.

숙연함을 받아들이는 데 이방인과 원주민의 호흡은 다르다. 여행자들에게 가쁜 감탄의 대상은 원주민인 ‘아그난족’에게는 조상의 거룩한 숨결이 담긴 성지다. 죽은 자들의 혼령이 머무는 땅에는 부족의 주술사만이 오를 수 있었다. 낮은 곳에는 아그난족의 벽화가 새겨져 있고, 바위에 난 생채기 하나하나는 영혼의 흔적으로 여겨졌다. 원주민들은 울루루의 정상에 오르는 것과, 혼령의 터를 촬영하는 행위를 자제할 것을 간곡하게 부탁하고 있다.


‘고유의 것’을 탐하려는 정복자들의 의지는 여러 곳에서 발견된다. 울루루는 오스트레일리아 초대 수상(Henry Ayers)의 이름을 따 공식명칭이 한때 ‘에어즈 록’으로 불리기도 했다. 정상에 오르는 편의를 위해 바위의 심장부 길에는 쇠말뚝이 박혔다.


최근에는 원주민들의 땅을 온전히 지켜내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입장객들에게는 엄격한 주의사항이 요구되며, 정상에 오르는 것보다는 울루루의 둘레길을 걷는 것을 권유한다. 울루루의 주변을 거닐면 말 없는 울루루가 단순한 대자연만이 아님을 느낄 수 있다. 벽화와 생채기를 스쳐 지나면 척박한 땅에서 살아온 지난한 삶들의 온기가 전해진다.

시시각각 변하는 원주민의 성지

울루루를 감상하는 방법은 그밖에도 다양하다. 그중 ‘사운드 오브 사일런스’ 체험은 스러져가는 바위와 밤하늘의 별을 보며 와인 한 잔을 기울이는 체험으로 구성된다. 해 질 녘, 달려드는 파리떼의 고충만 견뎌낸다면 자연이 만들어내는 경이로움은 로맨틱하다. 원주민의 전통악기인 디제리두의 연주도 은은하게 울려 퍼진다.

  • 1 울루루에는 고급 숙소에 머물며 색의 변화를 감상할 수 있는 사막 위의 리조트들이 자리잡았다.
  • 2 카타추타는 조각난 바위의 모습을 지녔다. 울루루와 함께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돼 있다.

울루루 주변에는 숙소에 누워 오로지 바위만 감상할 수 있는 고급 리조트도 자리 잡았는데 이곳에서 이색 신혼여행을 즐기는 커플들도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결코 요란하지 않고 고요하게 자연과 동화된다는 것이다. 할리 데이비슨을 타고 울루루 주변을 질주하는 좀 더 역동적인 프로그램도 마련돼 있다.

울루루는 서쪽으로 수십km 떨어진 카타추타와 함께 유네스코 복합유산으로 지정됐다. 자연과 원주민들의 문화적 가치가 동시에 존중받은 결과다. 카타추타는 바위 한 개가 36개로 조각난 모습을 지녔는데 역시 성지 중 하나다. 카타추타는 ‘머리가 많다’는 의미를 지녔는데 원주민들은 조각난 바위에서 사람 머리군을 연상해냈다. 이곳에서는 바위를 가로질러 바람의 계곡까지 트레킹 하는 코스가 인기 높다.

  • 1 바람의 계곡 트래킹. 카타추타는 울루루와 달리 조각난 바위의 형태다. 이곳에서는 바람의 계곡으로 이어지는 트레킹 코스가 인기가 높다.
  • 2 앨리스 스프링스 도심의 벽화. 사막의 도시에는 원주민과 초기 정착 백인의 삶이 뒤엉켜 있다.

울루루를 여행하는 거점 도시는 인근 앨리스 스프링스 다. 앨리스 스프링스에서는 사막에 초기 정착했던 백인들과 원주민들의 삶이 뒤엉켜 있다. 안작 힐(Anzac Hill)에 올라 황야를 조망하거나 낙타를 타는 사막 사파리 등의 체험으로 오스트레일리아의 대자연은 좀 더 친밀하게 다가선다.

가는 길
인천에서 시드니를 경유해 울룰루로 들어가는 게 일반적이다. 시드니 울룰루간 3시간30분 소요. 공항에서 숙소가 밀집되어 있는 리조트 단지까지 셔틀버스가 운행된다. 울룰루에서 앨리스 스프링스까지는 항공편으로 50분 소요. 투어버스를 이용하면 5시간30분 걸린다. 울룰루에 일단 도착하면 국립공원 관리소에서 주의사항을 전달받은 뒤 출입허가서를 받아야 한다. 각 호텔에서 일출·일몰을 보는 프로그램에 관한 참가신청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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