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방스 & 코트다쥐르 Cote d'Azur 드라이브 여행
지중해의 쪽빛 바다, 따뜻한 햇살, 라벤더 꽃향기...

유럽은 참 매력적인 여행지다. 지금도 수많은 사람들이 유럽의 문명 유적지와 자연을 찾아 떠나는 이유도 그 감탄할 수밖에 없는 매력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너무나 볼 게 많으면 그 속내를 보지못하고 지나치기 쉽다. 관광의 감탄을 넘어선 속 깊은 여행 이야기. 두 번째는 프랑스 남부 프로방스와 코트다쥐르이다.

코트다쥐르는 프랑스 남부 프로방스 알프코트다쥐르 주의 동쪽 부분, 마르세유(Marseille)남쪽 툴룽(Tulong)에서 이탈리아 인근 국경 도시 망퉁(Menton)까지 이어지는 지중해 해안 지역을 일컫는다. '쪽빛 바다의 해안'이라는 뜻의 이름 그대로, 코발트 빛 지중해와 일 년 내내 내리쬐는 따뜻한 햇볕, 그리고 작고 예쁜 바닷가 마을들이 어우러져 어딜 가나 여행자의 넋을 쑥 빼놓을 정도로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한다. 그런 빼어난 경관과 기후 때문에 이미 18세기부터 영국과 러시아의 귀족들이 추위를 피해 찾는 휴양지로 유명했다.

생 트로페즈 부두

코트다쥐르의 맛을 제대로 즐기려면 자동차 드라이브 여행이 제격이다. 여름 휴가철의 인파를 피해 5월, 6월의 늦봄과 초여름에 일주일 정도의 여정으로 인근 프로방스 지역의 옛도시들을 찾아가는 여행이다. 이 시기에는 여름처럼 너무 덥지도 않고 겨울처럼 쌀쌀하지도 않고 적당히 따뜻한 햇살에 라벤더를 비롯한 온갖 꽃들이 일제히 그 향을 뿜어낸다. 발길가는 대로 적당히 느린 속도로 달리다 보면 시원스런 해변과 깎아지른 구불구불 절벽 길을 따라 이어진 지중해의 해안 절경에 반하고 내륙의 야트막한 산길로 이어진 좁은 시골길의 꽃향기에 절로 취한다.

숙소는 호텔보다 캠핑장을 권한다. 코트다쥐르 곳곳에 산적해 있는 캠핑장은 단순히 텐트 치는 장소만을 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의 별장식 펜션처럼 산비탈 숲속 곳곳에 가족용 방갈로를 만들어 놓아 여름엔 바캉스를 즐기려는 가족 단위 여행객, 추운 겨울에는 은퇴자들을 위한 훌륭한 별장 역할을 한다.

대부분의 캠핑장들은 24시간 경비에 상점, 레스토랑, 세탁소, 각종 운동시설이 갖춰져 있다. 캠핑장은 호텔처럼 등급이 매겨져 있는데, 보통 별 네개 이상의 캠핌장은 수영장 시설도 훌륭하다.

생 트로페즈 부둣가를 따라 길거리 예술가들이 그림을 팔고 있다.

코트다쥐르 접근은 니스나 마르세유의 공항을 통해서다. 우리나라에서 직항은 없지만 파리 드골공항을 경유하는 비행기 편이 여럿 있다. 인터넷 캠핑사이트에서 미리 캠핑장을 예약해 니스와 마르세유 중간 지점 한 곳에 베이스캠프를 차리고 1주일 정도 머무는 것이 추천할 만한 일정이다. 니스나 마르세유 공항이 아닌 파리 드골공항에서 차를 렌트해 파리를 구경하고 니스를 찾는 여정을 고려한다면 최소 3~4일 정도의 일정을 추가해야 한다. 베이스캠프에서 니스(Nice), 에즈(Eze), 앙티브(Antibes), 칸(Cannes), 생 라파엘(St Raphael), 생 트로페즈(St Tropez), 모나코(Monaco) 등 코트다쥐르 곳곳의 해변나들이를 다니거나 엑상 프로방스, 레드보프로방스 등 프로방스 주변 도시와 관광지를 당일로 다녀오면 된다.

리비에라의 에즈 부근 해안 도로에서 바라다 본 지중해 풍경. 하루 종일 와인 파티가 열릴 것 같은 별장들이 해안가 절벽에 아슬아슬하게 걸쳐져 있다.

코트다쥐르 대표 도시, 니스

코트다쥐르에서 가장 지명도 높은 도시 니스는 연간 900만 명의 관광객이 찾는 유럽 최고의 휴양지이다. 그 명성 그대로 옛 모습을 간직한 구시가지와 화려한 쇼핑타운, 마티스와 샤갈 미술관, 그리고 멋진 레스토랑과 카페들이 가득해 도시와 휴양지의 낭만을 모두 만족시킨다.

니스 해변은 자갈 해변으로 깨끗함을 자랑하지만 반대로 발을 다치기도 쉬워 해수욕은 그리 유쾌하지만은 않다. 또한 워낙 유명한 관광지라 호텔 잡기도 쉽지 않고 그나마 있는 곳도 비싼 호텔비(별3개짜리 호텔도 1박당 100유로가 넘는다)와 물가에 지갑 꺼내기가 겁난다. 하지만 코트다쥐르의 철도, 버스 교통의 중심지라 인근 관광지를 렌트카로 이동할 수 없는 여행자는 니스에서 숙소를 찾는 게 경제적이다.


성채 마을 앙티브

성벽으로 둘러싸인 해변 마을, 앙티브

해수욕을 즐기기엔 니스보다 앙티브를 첫손으로 꼽는다. 니스와 칸 사이에 위치한 앙티브는 외지인보다 현지인들에게 더 각광받는 곳으로 아기자기한 시가지와 해변이 바로 붙어 있는 항구 마을이다. 옛 로마의 항구였던 이곳에는 중세의 성벽이 상당 부분 남아 있어 독특한 느낌을 더해준다. 앙티브의 아름다움에 반한 피카소도 이곳에 머물며 작품 활동을 했다. 앙티브의 배경으로 그가 남긴 작품이 유명한 '앙티브의 밤낚시'다. 인상파 화가 크로드 모네 역시 '앙티브의 아침'을 그렸다.

앙티브는 재즈 축제의 마을이기도 하다. 1960년 시작해 유럽에서 가장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앙티브 주앙 재즈국제페스티벌'은 수많은 아마추어 음악가들과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대중과 함께 호흡하는 프랑스의 대표적인 음악축제로 알려져 있다. 50주년을 맞은 올해에는 유명 재즈 대가들이 대거 참가하는 등 더욱 성대하게 치러질 계획(7월 13일~14일)이라고 한다.

모나코 항구 전경

핫플레이스, 생 트로페즈

칸에서 툴롱을 향해 해안도로를 따라 한참을 달리다 두 갈래 길에서 왼쪽으로 빠지면 항구 마을 생 트로페즈가 나타난다. 조그만 어촌이었던 이곳은 19세기에 이르러 예술가들이 거주하면서 유명해지기 시작했다. 요즘도 부둣가 주변에는 '길거리 화가'들이 직접 자신이 그린 그림을 전시해놓고 즉석에서 팔고 있다.

항구는 그리 크지 않다. 그러나 부자들의 호화찬란한 요트들이 즐비하게 정박해 있고 부둣가를 따라 멋진 카페와 레스토랑이 자리 잡고 있다. 이곳 카페에서 차를 마시는 손님들을 보면 생 트로페즈가 니스나 칸과는 또 다른 분위기의 그야말로 '핫 플레이스' (hot place)라는 말을 실감하게 된다.

이 조그마한 어촌이 더욱 주목받는 이유는 할리우드 스타들이 즐겨 찾는 곳이기 때문이다. 1950년대 여배우 브리지트 바르도가 머물면서 유명세를 타기 시작해 브루스윌리스, 조지 클루니, 조니 뎁 등 세계적인 스타들이 즐겨 찾는 곳으로 알려졌다. 할리우드 섹스 심벌 파멜라 앤더슨이 선상 결혼식을 올린 장소도 이곳이다.

니스를 중심으로 툴롱 반대 방향, 이탈리아 국경 도시 망퉁을 향해 달리면 가파른 절벽으로 이어진 코트다쥐르의 해안 절경을 감상할 수 있다. 많은 이들에게 이탈리아의 아말피 해안이 지중해 최고의 드라이브 코스로 알려져 있지만 오히려 이곳 코스가 훨씬 매력적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아름다운 풍광의 관광지가 마치 목걸이처럼 줄지어 있다고 하여 목걸이를 뜻하는 '리비에라'라 불리는 이곳은 굴곡이 많은 해안뿐만 아니라 따뜻한 기후의 영향으로 라벤더, 허브 등 화훼 재배와 향수 제조로도 유명하다.

지중해의 비경 전망대, 에즈

리비에라 해안 절경을 제대로 감살할 수 있는 최고의 장소로 꼽히는 곳은 절벽 꼭대기의 마을 에즈이다. 중세 시절 적들의 침략을 피해 세운 요새 마을인 이곳에서 비좁은 돌계단 골목길을 타고 오르다 뒤를 돌아보면 코발트 및 지중해에 하얀 보트가 점점이 박혀 있는 그림 같은 풍경이 한눈에 잡힌다.

에즈를 지나 이탈리아 쪽으로 조금 더 달리면 바티칸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작은 나라인 모나코 왕국에 이른다. 잘 알려진 대로 나라 전체가 '부자들의 파티장'이라 불릴 만큼 화려한 도시다. 화려한 요트, 화려한 별장, 화려한 의상을 차려입은 부자들까지... 모든 게 화려해 오히려 여행객을 질리게 만든다. 그 유명한 몬테카를로 카지노 앞 광장에는 대낮에도 영화에서나 보는 파티복을 차려입은 이들로 가득하다.

1. 앙티브 주앙 재즈 페스티벌 2. 유럽에서 그 규모가 가장 크고, 깊이도 가장 깊은 베르동 협공은 하이킹, 플라잉 낚시, 카누, 패러글라이딩, 래프팅, 등산, 협곡 타기 등 수 많은 레포츠가 이루어진다. D71번 도로 중간 아르튀비 다리(Pont de Artuby)에선 번지 점프를 할 수 있다.

석회암 성채 마을, 레보드 프로방스

해안 절경이 어느 정도 질린다면 '레보드 프로방스' (Les-Baux-de-Provence) 석회암 마을과 베르동(Verdon Gorge) 협곡 드라이브를 즐길 차례다. 엑상 프로방스(Aix-en-Provence) 인근 레보드 프로방스는 멀리서는 하얀 석회암 바위산으로 보이지만 가까이 다가가면 누구나 탄성을 지를 만한 절벽 위에 세워진 마을이다. 중세 때까지만 해도 성채도시로 위용을 자랑했던 이곳은 종교와 세력 다툼의 와중에 철저하게 파괴되어 지금은 옛 영광의 잔해만 남아 있다. 대신 성곽 아래에 200여 명이 살고 있다는 조그만 마을의 고풍스럽고 예쁘게 꾸며진 기념품가게, 잡화가게, 레스토랑, 카페들이 관광객들을 맞는다.

이곳은 동양인들에게는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프랑스에서는 몽셀미쉘 다음으로 많은 관광객이 찾는 인기 관광지라고 한다. 마을의 골목길을 따라 오르다 바위산 절벽 꼭대기에 이르면 평평한 지대가 나타나는데, 그곳이 바로 영주의 성이 있던 자리다. 우뚝 솟은 이곳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프로방스(Provence) 지역의 전형적인 풍경인, 끝없이 펼쳐진 올리브, 라벤더 농장과 고풍스럽고 아기자기한 집들이 어우러진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초록빛 협곡 지대의 비경, 베르동
코트다쥐르 해안에서 1~2시간 정도 걸리는 내륙의 베르동(Verdon Gorge) 협곡을 따라 달리는 여정도 프랑스 남부 드라이브 여행의 진수 중 하나이다. D71번 도로를 따라 이어지는 베르동 협곡 드라이브는 해안 절경과는 또 다른 초록빛 협곡 지대의 비경을 감상할 수 있다.

베르동 협곡은 베르동 강이 석회암 덩어리를 깎아 700m가 넘는 골짜기를 만든 곳으로 약 25km 정도 이어지다 협곡의 끝에서 생 크로와(Saint Croix) 인공호수와 만난다. 베르동 협곡의 카약 래프팅도 신나는 체험이다. 코트다쥐르 숙소에서 이른 아침부터 서두르면 카약 래프팅을 즐길 수 있다. 래프팅은 호텔이나 캠핑장에서 사전에 예약할 수 있다.


여행 정보

렌트카 에이비스(www.abis.com), 유럽카(www.europcar.com), 내셔널카(www.nationalcar.com) 등 국제적인 렌트카 회사의 인터넷사이트에서 차량을 예약할 수 있다. 여름 성수기에는 최소한 한 달 전에는 미리 예약을 해야 한다. 가격은 하루 8~10만 원 선.

숙소 캠핑장은 수영장 등의 시설에 따라 등급이 정해져 있다. 별 네 개 이상이면 가격이나 시설 모두 만족할 만큼 무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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