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新경제·관광 중심지 '아부다비'

사막의 도시인 줄 았었더니 물의 도시였다. 공항 주변으로 저 멀리 모래 사막이 펼쳐지는가 싶더니 도심으로 진입하는 도로변에 푸른 가로수들이 즐비하고 도심 곳곳에 작은 호수와 분수들이 눈에 띄었다.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수도 아부다비는 에메랄드빛 아라비아만을 배경으로 초고층 스카이라인이 하루가 다르게 바뀌는 활기 넘치는 모습이었다.

아부다비는 최근 세계적 금융위기의 충격으로 기세가 꺾인 인근 두바이를 대신해 아라비아 반도의 새로운 경제·관광 중심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각국 기업의 사무실도 속속 이전하고 있다고 한다. 지난해 12월에는 UAE의 국영항공사인 에티하드항공이 인천공항~아부다비 직항 노선을 개설해 한국인에게도 한결 가까워졌다.

200여개의 크고 작은 섬으로 이루어져 있는 아부다비는 오일머니를 바탕으로 중동의 첨단 럭셔리 관광·문화 허브로 탈바꿈하기 위한 거대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아부다비 동쪽 끝에 위치한 야스(Yas)섬은 자동차 경주대회인 포뮬러 원(F1)을 테마로 관광특구를 조성 중이며, 사디야트(Saadiyat)섬은 프랑스 루브르박물관 등을 유치해 고급문화 중심지로의 부상을 꾀하고 있다.

아부다비의 대표적인 이슬람 건축물인 '셰이크 자예드 그랜드 모스크'. 4만명이 한꺼번에 예배를 볼 수 있다. 돔 지붕 위의 뾰족한 탑은 금으로 장식되어 있다. / 아부다비관광청 제공

 

세계 최초 페라리 테마파크

야스섬에는 F1 전용경기장인 '야스 마리나 서킷'이 있다. 세계 유일의 페라리 테마파크인 '페라리월드'가 지난해 11월 이곳에 오픈했다.

페라리월드는 세계 최대 규모(8만6000㎡)의 실내 테마파크. 페라리GT의 날렵한 이중 곡선 디자인을 형상화한 거대한 빨간 알루미늄 지붕(20만㎡)이 시야를 압도한다. 테마파크에 들어서니 날카로운 경주차 엔진음이 귀를 때렸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롤러코스터인 '포뮬러 로사'는 최고 높이 63m, 길이 2㎞의 트랙을 순간 최고 속도 240㎞로 질주한다. 시속 100㎞에 도달하는 데 2초밖에 걸리지 않는 무서운 속도다. 실제로 페라리 F1 차량을 주제로 설계한 열차 좌석에 몸을 실으면 터보 엔진을 장착한 페라리를 실제 운전할 때와 비슷한 강도의 소음을 내며 질주한다. 롤러코스터 맨 앞자리에 앉은 사람은 거센 공기 저항으로부터 얼굴을 보호하기 위해 플라스틱으로 된 별도의 안경을 써야 한다.

페라리월드는 페라리 차량이 각각 3대 연결된 2대의 열차가 앞서거니 뒤서거니 트랙을 달리며 결승선까지 고속 레이싱을 펼치는 '피오라노 GT 챌린지'를 비롯,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20여 가지 놀이기구를 갖추었다. 실제 페라리 좌석에 앉아 시뮬레이션을 통해 가상의 '야스 마리나 서킷'을 달리는 레이싱 경기는 급회전 시 차량의 흔들림까지 체험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테마파크 안에는 30대 이상의 페라리 구·신모델을 전시해 자동차의 역사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F1 전용 경기장인 '야스 마리나 서킷'에서는 매년 'F1 에티하드항공 아부다비 그랑프리' 등 각종 레이싱이 연중 펼쳐진다. 대회가 열리지 않는 기간에는 일반인을 위한 페라리 시승 및 운전교육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도심에 접한 바닷가에는 고층 빌딩숲을 배경으로 3~4㎞의 아부다비 해변공원이 조성되어 있다. 부드러운 모래 해변에서 각종 해양 스포츠를 즐길 수 있고, 저녁나절이면 산책 나온 시민들로 붐빈다. 이 해변 서쪽 끝에 위치한 에미레이트 팰리스(Emirates Palace) 호텔은 금과 대리석으로 내부를 장식하고 스와로브스키 크리스털로 만든 거대한 샹들리에로 꾸며져 관광 명소가 됐다.

도심 인근의 미나항에서는 '신밧드의 모험'에 나올 법한 아랍의 전통 배 다우를 타고 아부다비 도심 야경을 감상하는 크루즈를 즐길 수 있다. 해변을 따라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빌딩숲 야경은 그 자체로 장관이다. 아랍의 전통 음식과 커피 등이 제공된다.

도심 인근에 있는 사디야트섬은 고급 문화중심지로 탈바꿈하고 있다. 이 섬에는 파리 루브르 박물관의 첫 해외 분관과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의 중동 분관이 2013년까지 들어선다. 세계적인 건축가들이 설계한 자이드국립박물관과 공연예술센터, 해앙박물관 건립공사도 한창이다.

실내 테마파크 '페라리 월드'에서 페라리를 탄 어린이 / 페라리월드 제공
페라리 로고 모양의 페라리 월드 지붕 / 페라리월드 제공
모래 언덕을 달리는 사막 사파리 / 아부다비관광청 제공
달콤한 맛이 나는 대추야자 / 아부다비관광청 제공
빌딩숲이 들어선 아부다비 야경 / 아부다비관광청 제공

사막·이슬람 문화 체험

아라비아 사막을 누볐던 유목민 베두인들의 옛 생활방식을 보고 싶으면 아부다비 해변공원 건너편 민속마을을 찾으면 된다. 염소털 텐트로 장식된 사막 야영지와 수크(야외시장), 낙타 등으로 구성된 옛 주거지를 복원했다. 보석·구리제품·향신료 등의 특산품을 만드는 장인도 만나볼 수 있다.

'그랜드 모스크'란 별칭을 갖고 있는 '셰이크 자예드 그랜드 모스크'는 UAE의 대표적인 이슬람 건축물. 미식축구 경기장 5배 정도 크기인 2만2400㎡ 크기로 한꺼번에 4만명이 예배를 볼 수 있는 웅장한 모습을 자랑한다. 흰 대리석으로 장식된 82개의 돔식 천장이 있으며, 이를 받치는 기둥만도 1000여개에 이른다. 모스크에 들어가려면 맨살이 드러나는 짧은 바지나 치마를 입을 수 없고, 여성의 경우 머리까지 가리는 전통 복장을 착용해야 한다.

사막 사파리도 빼놓을 수 없는 관광코스다. 4륜 자동차를 타고 끝없이 이어지는 모래 언덕을 달리는 모험을 즐길 수 있다. 느긋하게 낙타를 타거나 사막 언덕 위에서 모래 보딩을 즐기는 기분도 특별하다. 모래 바람 부는 사막 한가운데 있는 베두인의 전통 야영지에서 양고기 바비큐를 즐기며 벨리 댄스를 감상하는 호사도 누릴 수 있다.


여행정보

●환율:
1AED(디르함)=약 300원

●항공: 에티하드항공은 지난해 12월부터 인천공항과 UAE의 아부다비를 잇는 직항 노선을 매일 왕복 운항하고 있다. 문의 및 예약 (02)3782-4970~1 www.etihadairways.com

●기후: 고온 다습한 사막기후로, 11~3월이 13~30도로 평균 25도 안팎을 유지해 생활하기 최적의 시기다. 여름인 7~9월에는 최고 40도 이상을 기록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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