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렁크족(族). 트렁크를 들고 여행하는 여행객들을 부르는 신조어. 우르르 몰려다니는 여행이 아닌 '자기 주도적 여행'을 즐기는 자유여행자들의 여행. 자유여행의 모든 것, A to Z를 소개한다.

[[마연희의 트렁크족⑨]오아후편<1>와이키키비치와 탄탈루스 언덕, 다이아몬드 헤드…]

↑ /사진=마연희

하와이(Hawaii). 이름만 들어도 가슴 설레는, 언제부터인가 하와이는 '파라다이스'의 대명사가 됐다. 사실 하와이는 하나가 아니다. 오아후(Oahu), 마우이(Maui), 카우아이(Kauai), 빅아일랜드(Big Island) 총 4개의 섬으로 이뤄져 있다.

이 4개의 섬을 다 돌아보려면 한 달이 넘는 대장정의 일정이 필요하지만 우리에게 주어진 휴가는 그리 길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하와이에서 꼭 가봐야 할 곳들을 각 섬 별로 소개한다. 첫번째로 오아후에서 꼭 가봐야 할 명소를 소개한다.

1. 와이키키비치(Waikiki Beach)…하와이 하면 떠오르는 곳

'하와이=와이키키'라고 할 정도로 하와이를 생각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이다. 와이키키비치는 하와이 언어로 '깨끗한 물이 넘치는 곳'이라는 의미인데 1901년 모아나 서프라이더 호텔(Moana Surfrider Hotel)이 개장하면서 본격적으로 전세계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와이키키는 알라와이운하에서부터 다이아몬드헤드까지 전체 지역을 말하나, 통상적으로 쉐라톤 와이키키호텔에서 메리엇 와이키키호텔까지를 와이키키의 중심으로 본다.

와이키키 해변에서는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와 에메랄드 빛 바다의 와이키키해변, 서핑보드를 든 젊은이들의 열정과 자유로움이 느껴진다. 해변에서 몇 걸음만 벗어나면 아찔한 스카이라인을 자랑하는 쉐라톤, 모아나 서프라이더 등의 세계적인 호텔들과 명품 쇼핑의 메카인 칼라카우아 에비뉴가 해변과는 또 다른 분위기를 만든다.

저녁시간이면 쿠히오 비치파크에서 훌라 공연이 펼쳐지고, 호놀룰루 동물원, 와이키키 아쿠아리움 등의 관광지와 골목마다 빼곡히 들어선 레스토랑들에 여행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와이키키는 남녀노소 누구나 사랑할 수 밖에 없는 명실상부한 하와이의 대표 해변이다.

2. 탄탈루스 언덕(Tantalus)…와이키키의 야경을 한 눈에

↑ /사진=마연희

오아후에서 가장 멋진 야경을 볼 수 있는 곳으로 홍콩의 야경 못지 않은 와이키키 건물들에서 내뿜은 빛들이 모여 장관을 이룬다. 저녁시간 이 장관을 보러 모이는 연인들이 많아 '연인의 언덕'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대중교통 편이 없어 렌터카를 이용해야 한다. 와이키키에서 차로 약 15분 정도 소요된다.

3. 다이아몬드 헤드(Diamond Head)…스펙터클한 와이키키 전경

↑ /사진=마연희

해발 232m 높이의 다이아몬드 헤드는 처음 섬을 발견한 영국인이 다이아몬드처럼 빛나는 돌을 분화구 근처에서 발견한 데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솟아 있는 모양이 참치 지느러미와 비슷한 모양이라고 해서 현지인들은 '레아히(Lehi) 참치지느러미'라고도 한다.

와이키키에서 차로 약 10분이면 거리에 있으며 정상까지 가려면 수 백 개의 계단과 터널을 지나 약 50분 정도 올라가야 하는데 정상에서 보는 스펙터클한 전망은 올라가는 고생을 잊게 할 정도다. 분화구에서 와이키키가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멋진 전망으로 와이키키를 찾는 관광객이라면 꼭 한번 가봐야 하는 유명장소이다. 정상까지 하이킹하는 코스도 있다.

4. 쿠알로아 목장(Kualoa Ranch)…헐리우드 영화 촬영소

↑ /사진=마연희

쿠알로아 목장은 게리트 저드 박사가 1850년 카메하메하 3세로부터 취득한 이후 후손들에 의해 관리되고 있는 개인 목장이다. 바다에서 산맥까지 3개의 계곡을 포함한 약 490만평 규모의 목장은 예전에는 사탕수수 농장이었다가 현재에는 소·말 등을 방목하고 있다.

해변 옆으로 높게 솟은 두 산맥 사이에 펼쳐진 평원은 섬에서 보기 드문 멋진 장관을 연출하는데 그 독특한 자연환경 때문에 오랫동안 헐리우드 감독들의 러브콜을 받아왔다. '쥬라기공원' '진주만' '로스트' '첫키스만 50번째' '윈드토커' '하와이 파이브 오' 등 영화 와 드라마 촬영지다.

목장은 투어프로그램을 통해 돌아볼 수 있는데 승마, ATV 투어 등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어드벤처 투어와 정글탐험 및 영화 촬영장을 돌아볼 수 있는 익스피어리언스 투어가 있다. 특히 버스를 타고 영화촬영장소와 목장을 돌아보는 'Movie Site & Ranch' 투어가 인기.

5. 하나우마 베이(Hanauma Bay)…오아후 스노클링 명소

↑ /사진=마연희

오아후에서 스노클링 하면 제일 먼저 떠올리는 곳이다. 수 천년 전 용암이 흘러내리면서 만들어진 만(Bay)에는 산호초가 군집을 이뤄 스노클링 하기에 최적의 자연환경을 갖추고 있다. 더불어 에메랄드빛 바다와 완만한 수심은 초보자라도 쉽게 스노클링을 할 수 있다.

육지 쪽으로 움푹 들어간 만 안쪽으로 고운 모래의 해변과 잔디가 펼쳐져 있어 스노클링과 물놀이를 즐기려는 사람들로 연중 붐빈다. 하나우마 베이는 정부에서 관리하고 있는 보존지역으로 무분별한 개발과 수중생물 보존을 위해 입장 전 환경보호 영상 관람을 의무화하고 있으며 하나우마 베이의 생물에 대한 안내실를 운영하고 있다. 또 하나우마 베이 해변으로는 음식물 반입과 물고기에 먹이 주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오후에는 현지인들과 여행객들이 몰리기 때문에 주차장에 자리가 없을 수 있다. 뜨거운 태양 아래 그늘이 많지 않아 오전에 방문하는 것이 좋다. 스노클링 장비대여 및 락커 사용료가 비싼 편으로 미리 장비를 준비해서 가는 것이 좋다. DFS 갤러리아 앞에서 왕복픽업을 제공하는 투어회사가 있다.

6. 이올라니 궁전(IOLANI PALACE)…하와이 마지막 왕조의 숨소리가 살아있는 미국 유일의 궁전

↑ /사진=마연희

1882년 서양문화에서 영감을 받은 칼라카우아 왕이 유럽식 건축양식을 도입한 이올라니 궁전을 건축했다. 이후 칼라카우아 왕과 그의 동생 릴리우오칼라니가 살았던 곳이다. 원래 이름은 '왕의 집(The House of the Chief)'이라는 '할레알리(Hale Alii)'인데, 킹 카메하메하 5세가 현재의 이올라니(Iolani)로 변경했다.

이올라니 궁전은 하와이 왕조의 파란만장한 역사를 보여주는 곳이기도 하다. 칼라카우아왕을 거쳐 하와이를 통일한 킹 카메하메하 왕조 시대가 끝난 후, 이올라니 궁전의 사유지 부분은 왕족에게 돌려지고 궁전 내 가구나 물건들은 경매로 팔리게 된다. 또한 미국 영토로 편입된 이후에는 정부 건물로 사용되거나 세계 2차 대전 당시 임시 군사통제 사무소로 사용되는 등의 아픔을 겪었다.

이올라니 궁전은 미국 유일의 군주제가 있었던 하와이의 역사의 증거이며 당시 칼라카우아 왕 시대 유물을 고스란히 들여다 볼 수 있는 역사적인 곳이다. 왕궁을 돌아보는 방법은 오디오로 설명을 들으며 직접 돌아보는 오디오투어와 가이드의 설명이 있는 가이드투어가 있는데 가이드투어는 사전 예약해야 한다. 하와이 역사를 제대로 이해하고 역사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꼭 방문해야 하는 곳.

하와이 카우아이 트레킹

카우아이 와이메아캐니언 아와아와푸히 트레일의 종점. 사진 우측 황토 언덕이 끝나는 지점이 높이 1200m 수직절벽이다.
카우아이 와이메아캐니언 아와아와푸히 트레일의 종점. 사진 우측 황토 언덕이 끝나는 지점이 높이 1200m 수직절벽이다.

닷새 동안 2~4시간짜리 트레킹 코스 11개를 답사하는 '살인적' 일정이었다. 일정 내내 허리케인까지 예보돼 있었다. 카우아이 트레킹은 개인적 '버킷 리스트' 중 하나. 마음이 복잡 미묘했다.

카우아이는 하와이를 구성하는 8개 섬 중에서 네 번째로 큰 섬이자, 관광객이 주로 찾는 4개 섬 중 가장 작은 섬. '태평양의 그랜드 캐니언'이라 불리는 와이메아 캐니언과 섬 북쪽 27㎞에 이르는 해안 절벽 나팔리 코스트, 그 절벽 위로 난 왕복 36㎞의 칼랄라우 트레일 등이 유명하다. 칼랄라우 트레일 시작 지점 주차장에는 이른 아침부터 차가 빼곡했다. 허리케인은 다행히 비켜갔지만 장대비는 계속 내리고 있었다. 여자는 비키니나 쇼트 팬츠 차림이 많았고, 샌들을 신은 사람도 있었다. 처음엔 제법 가파른 산길. 황톳길이 비에 젖어 진창이 됐다. 수시로 미끄러져 온몸에 황토칠을 해대는 비키니 아줌마들이 이해되지 않았다

15~20분쯤 올라 숨이 가빠질 무렵 숲길이 끝나고 시원한 바람이 불어왔다. 이제부턴 해안선 절벽과 나란하게 이어진 길. 그러나 시야를 꽉 막고 있는 회색 구름이 가슴을 내리눌렀다. 나팔리 해안의 절벽은 구름을 겹쳐 입어 제 모습을 꽁꽁 감추고 있었다.

길이 미끄러워 온 신경을 집중해 걸었더니 어느새 목표 지점인 '비치'다. '장맛비 맞으며 동네 뒷산 오르는 것과 뭐가 다르단 말인가?' 되돌아가려니 짜증이 밀려와 좀 더 가기로 했다. 목표는 3.2㎞ 전방 하나카피아이 폭포. 샌들 신은 관광객 대부분이 비치에서 발길을 돌렸다. 아무도 없는 숲의 적막을 나뭇잎에 부딪치는 빗소리가 가만히 노크했다. 비가 훑어 내리는 초록 냄새와 습기에 나뭇잎 썩는 냄새는 얼마나 싱싱하고 상큼한지. 비에 떨어진 복숭아 비슷한 열대 과일은 또 얼마나 농염한 향을 내는지. 에덴동산 하와를 유혹한 선악과 향기처럼 환각적이었다. 코스는 훨씬 다이내믹했다. 초입의 대나무 숲을 지나자 이름 모를 과일나무들 숲이 있었고, 조금 더 지나자 폭포로 이어진 개울이 나타났다. 개울 좌우측으로 길이 나 있어 수시로 개울을 건너며 트레킹을 이어가야 한다. 며칠째 계속된 비로 물은 무릎 높이까지 불어 있었지만 개울 폭이 좁아 건너기에 무리가 없었다.

멀리서 물소리가 들리더니 다가갈수록 귀를 먹먹하게 하는 굉음으로 바뀌었다. 폭포 앞으로 다가가니 허공에 흩뿌려져 부서진 물방울들이 온 하늘을 덮으며 쏟아져 내리고 있었다. 나이아가라 폭포 높이가 55m라는데 이 폭포는 족히 100m는 됨직했다. 이미 비에 홀딱 젖은 몸, 물이 허리춤까지 오도록 들어가 한참 동안 폭포를 올려다보았다. 생각과 감각이 모두 정지한 순간이었다.

돌아오는 길엔 구름이 조금씩 벗겨지면서 파란 하늘이 드러났다. 숲을 빠져나와 비치에 다다르니 하늘은 완전한 제 파랑을 드러냈고 황토 진창길도 꾸덕꾸덕 말라가고 있었다. 마음이 바빠졌다. 절벽을 조망할 수 있는 언덕까지 서둘러 올라가니 상상과 현실이 뒤섞인 시야가 그곳에 펼쳐져 있었다. 직각으로 바다에서 솟아난 절벽들이 뾰족뾰족 끝없이 겹쳐서 이어지고 그 아래 펼쳐진 바다의 낯설고 신비로운 물빛들. 너무 그림 같은 선경(仙境)이라 오히려 비현실적이었다.

와이메아 캐니언의 대표적 트레킹 코스는 3개다. 왕복 5.8㎞의 '캐니언 트레일'과 왕복 10.5㎞의 '아와아와푸히 트레일', 그리고 아와아와푸히 트레일과 합쳐지는 편도 9.3㎞의 '누아로이오 절벽 트레일'. 가장 멋지다는 '누아로이오 트레일'은 아쉽게도 폐쇄돼 있었다.

하와이 카우아이 트레킹

아와아와푸히 트레일을 따라 이어지는 숲은 이른 아침의 생기와 상쾌함이 넘쳤다. 나무가 터널처럼 하늘을 가린 폭 2~3m의 길은 황토로 포장한 것처럼 푹신하고 아늑했다. 신기하게 새 소리 벌레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내리막 숲 터널을 1시간쯤 내려가자 주변 풍경이 조금씩 달라지는가 싶더니 100m쯤 전방 푸른 하늘 밑에 작은 황토 언덕이 나타났다. 언덕을 향해 서너 걸음 더 내디뎠더니 모든 풍광이 한순간에 돌변했다. 거대하고 거친 협곡의 주름들과 에메랄드빛 바다, 그 위로 긴 꼬리를 남기며 가는 흰 유람선. "숨이 멎을 것 같은 풍경을 원한다면 아와아와푸히 쪽으로 가라"는 관광청 직원의 말은 거짓이 아니었다. 눈앞 펜스에 '갑자기 땅이 꺼질 수 있다'는 경고판이 붙어 있었다. 그런데 저 앞 언덕에서 누군가 팔을 흔든다. 심장이 쿵쾅거렸다. 그래, 가 보자. 엉덩이를 뒤로 빼고 반쯤 주저앉은 채 전진해 허벅지에 손을 대고 엉거주춤 일어섰다. 땅이 무저갱처럼 꺼지면서 갑자기 나타난 90도 가까운 1200m 수직 절벽. 그곳에서 어떻게 사진을 찍었는지, 몇 분이나 머물렀는지, 어떻게 돌아왔는지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았다. 자연이 이토록 크고 무섭게 느껴진 적은 결단코 없었다.

호놀룰루에서 29분 날아온 카우아이는 와이키키 하와이와는 180도 다른 하와이였다. 수영복은 한 번도 입지 못했고, 닷새 중 나흘을 비 맞으며 산속을 헤맸지만 사람들에게 할 말이 하나 생겼다. "너희가 진짜 하와이를 알아?"

여행노트

1. 카우아이는 연 강우량이 1만㎜가 넘는 세계 최대 다우지역 중 한 곳이다. 이 비가 산을 깎아 협곡을 만들고 수많은 폭포가 강을 만들어 섬 전체를 열대 정원처럼 만들어 놓았다. '정원의 섬'이란 별칭으로 불린다.

2. 호텔이 몇 곳 없는 데다 매우 비싸 호놀룰루에서 아침 비행기로 왔다 저녁 비행기로 돌아가는 '하루 관광'이 대부분이다. 호놀룰루 여행사 및 한인 여행사인 엠(M)투어에서 판매한다. 문의 808-431-4328

3. 헬스조선 힐링여행사업부는 11월 5~12일 카우아이 트레킹과 오하우 휴식을 함께 하는 '카우아이 힐링 트레킹'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문의 1544-1984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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