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 폭포·거친 계곡… 이보다 더 '자연'스러울 순 없다

끝도 없는 숲과 물의 장관(壯觀)이다. '북쪽(North)으로 가는 길(Way)'이란 뜻의 나라 노르웨이(Norway). 이곳은 자연이 보여줄 수 있는 최대한을 뽐내며 관광객을 맞는다. 수백미터가 넘는 거대한 폭포와 기암괴석 협곡은 이곳이 선보이는 최고의 걸작이다.

페리를 타고 바라본 송네 피오르드의 모습. 좁고 긴 지형 탓에 피오르드의 바다는 언뜻 산을 휘감아도는 강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시선을 멀리 두면 저 멀리 수평선에 맞닿아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갈매기도 이따금 바다 위를 스치듯 날아간다.(위) / 박세미 기자
이 작품을 만든 건 노르웨이 피오르드다. 피오르드는 수만년에 걸친 빙하의 침식 작용으로 만들어진 U자·V자 계곡에 바닷물이 흘러들어와 형성된 협만(峽灣)을 말한다. 노르웨이 피오르드는 대서양과 맞댄 서해 지역이 마치 모세혈관처럼 세밀하고 연속적으로 길고 깊게 파여 있어 유명해졌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을 경유해 노르웨이 제2도시로 불리는 베르겐에 도착했다. 피오르드를 감상하려면 베르겐이나 오슬로에서 출발하는 두 가지 코스 중 하나를 주로 이용한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협곡, 송네 피오르드

노르웨이 서해안에 있는 '5대 피오르드' 중 가장 유명한 곳은 송네 피오르드다. 세계에서 가장 길고 깊은 협곡을 자랑한다. 전체 길이가 무려 204㎞, 가장 깊은 수심이 1300m에 달한다. 송네 피오르드 관광에 나서기 전, '피오르드 유람 패스'인 '노르웨이 인 어 넛셸'을 구입하면 편리하다.

베르겐에서 1시간쯤 걸려 보스에 도착한 뒤 구드방겐행 버스를 탔다. 1시간 30분 남짓 걸리는 길은 노르웨이 자연의 다듬어지지 않은 야성미를 만끽할 수 있는 코스다. 울창한 숲과 거대한 폭포, 거칠게 찢긴 계곡 등이 북유럽 신화처럼 도처에 널려 있다. 스탈헤임(377m) 계곡 정상에서 버스를 타고 가파르고 구불구불한 산을 내려오는 길이 포인트다.

구드방겐에서 페리를 타면 본격적인 송네 피오르드 풍경이 펼쳐진다. 병풍처럼 둘러쳐져 있는 기이하고 거친 협곡과 신비로운 안개가 장엄한 모습으로 시선을 압도한다.

보슬비가 내리고 바람이 다소 찼지만 유람하는 2시간이 짧게만 느껴졌다. 관광객들은 누구랄 것 없이 절경(絶景) 앞에서 연방 카메라 셔터를 누르며 탄성을 내질렀다. 피오르드의 풍경은 의외로 화려한 서양화라기보다는 웅장하지만 담백한 동양화에 가깝다.

수도 오슬로 역시 피오르드의 도시다. 오슬로 피오르드 앞바다에서 요트를 즐기는 사람들.(아래) / 노르웨이관광청 제공
피오르드에서 노르웨이인의 삶을 보다

페리가 도착한 플롬은 송네 피오르드 안에 있는 교통의 요지다. 주민은 500여명에 불과하지만 연간 방문객이 58만명에 이른다. 하이킹과 카약, 피오르드 사파리 등 수상 레포츠가 유명하다.

송네 피오르드 내 작은 마을에는 노르웨이인들의 삶과 역사가 녹아 있다. 대부분 버스를 타고 이동하는데, 플롬 외에 운드레달과 라르달, 우르네스 등이 가볼 만하다.

운드레달을 방문해 노르웨이 특산품인 염소치즈 센터를 찾았다. 염소치즈는 '브라운치즈'란 이름으로 더 잘 알려져 있는데, 말 그대로 진한 갈색에 일반 치즈보다 짭짜름하고 진한 풍미가 특징이다. 급격한 경사의 협곡이 많은 땅에서 젖소를 방목하기 힘들었던 노르웨이인들은 염소나 산양에서 우유와 치즈를 얻었다고 한다.

운드레달에서 라르달로 향하는 길에 스테가스타인 전망대가 나온다. 에울란 피오르드 쪽으로 길게 돌출된 해발 650m의 전망대로, 끝에 약 30도 각도로 기울어진 유리벽이 있어 등골이 오싹할 정도로 아찔한 고도(高度)를 체감할 수 있다.

우르네스는 유럽에서 가장 큰 빙원(아이슬란드 제외)으로 알려진 요스테달스 빙하 지대로 유명하다. 한여름에도 얼음이 녹지 않기 때문에 이곳을 오를 때는 아이젠과 등산화 등 제대로 된 등산장비를 갖추어야 한다.

초여름에 눈과 얼음을 만나다

플롬철도를 타고 송네 피오르드를 돌아보는 것도 좋다. 해발 2m의 플롬역에서 출발해 해발 866m의 뮈르달역까지 약 20㎞ 거리를 오르는 이 산악열차는 운행 시간이 1시간도 안 되지만 산과 산, 협곡과 협곡을 나선형으로 관통하는 이색 코스로 인기를 끌고 있다.

송네 피오르드에서 도시로 가는 건 열차를 이용한다. 뮈르달에서 오슬로까지 '베르겐 급행열차'를 타고 이동하는 5시간여 동안 차창 밖은 초여름 녹색 풍광과 새하얀 만년설이 어우러진 그림 같은 풍경을 보여준다. 관광객 중 일부는 하르당게르 빙하지대와 해발 1222m 핀세역에서 내려 하이킹을 즐기기도 한다.

오슬로에서도 피오르드를 즐길 수 있다. 도시를 관통하는 '오슬로 피오르드'를 50분 정도 운행하는 미니 크루즈를 타면 된다. 오슬로에서 가장 번화한 거리인 아케르 브뤼게 인근에 있는 크루즈 선착장은 도시의 화려함과 자연의 웅장함이 오묘하게 조화된 모습으로 여행객들을 맞는다.

여·행·수·첩

▲환율
: 1NOK(크로네)=약 200원(28일 현재)

▲항공: 우리나라에서 노르웨이로 가는 직항편은 없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핀란드 헬싱키 등을 경유해야 한다. 인천에서 암스테르담까지 약 10시간, 암스테르담에서 베르겐까지 약 1시 30분 소요.

▲날씨: 한국이 찜통더위에 접어드는 8월에도 이곳 기온은 평균 18~20도 안팎에 불과하다. 피오르드 지역은 이보다 조금 더 선선한 데다 지형적 특성 때문에 보슬비도 자주 내린다.

▲여행 팁: 노르웨이는 EU 국가가 아니기 때문에 유로화가 통용되지 않는다. 신용카드를 사용하거나 출국 전 은행에서 크로네로 환전해 가는 것이 편하다. 물가는 다소 비싼 편으로, 생수 1병이 우리 돈 4000원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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