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의 강렬한 광선이 구멍 뚫린 듯한 하늘위로 파란색의 캔버스를 펼쳐낸다. 하늘을 제외한 대지는 온통 하얀색. 비와 바람, 물과 공기는 미국이라는 거대한 문명의 세계 속에 오아시스와 같은 신비한 세상, 화이트 샌즈를 탄생시켰다.

뭉게구름 떠가는 파란 하늘아래, 하얀색 캔버스 화이트 샌즈가 끝없이 펼쳐진다.

오직, 바람의 예술, White Sands

따가운 햇살아래 새하얀 눈 위를 걷는 느낌은 충격이다. 그러나 눈은 녹지 않고 그저 인간의 발자국만 남겨놓는다. 눈이 아닌 모래였다, 오직 두 가지 칼라만의 대비. 세상을 잊은 듯한 낮의 정적은 온 시야에 블루와 화이트만 남겨 놓았다. 팻말이 하나 보이기 시작한다. White Sands National Monument.

얼마나 충격적인 자연이 펼쳐지기에 Monument(기념비)라는 표현을 붙여야 했을까? 태양은 이미 하늘의 정 중앙에 머물고 있었다. 눈을 의심케 하는 하얀 언덕들이 저 멀리 나타났다가는 사라진다. 오직 두 가지 칼라만의 대비. 그리고 그 색들이 표현해낸 대자연의 황홀한 자태만 덩그러니 사막 위를 점령하고 있었다.

모래 장난을 치며 하얀 천국, 화이트 샌즈의 신비한 세상에 빠져드는 어린 아이들.

화이트 샌즈 국정기념물은 엘파소의 북동쪽 130km, 차로 2시간 거리에 있는 곳. 고요한 뉴 멕시코의 광활한 대지 위에 하얀 모래언덕이 마치 눈밭처럼 펼쳐지고 있었다. ‘Simple is the Best’. 단순한 두 가지 색만이 경이로운 자연의 극적인 아름다움을 연출하고 있었다. 사방을 둘러봐도 시야엔 온통 하얀 백설기 같은 눈, 누구도 의심할 수 없으리라. 그러나 눈이 아닌 고운 모래, 바로 화이트 샌즈였다.

세상 오직 하나뿐인 말 그대로의 백사장, 파란하늘을 대지의 어깨 위에 이고 하얀 모래 구릉을 펼쳐낸다. 1933년 국립기념물로 지정된 화이트 샌즈는 석고질의 흰 모래로 되어 있어 화이트 샌즈라는 이름이 붙었다. 모래바람에 의해 연출되는 기하학적 무늬의 잔물결들은 높이 20m에 이르는 모래언덕의 품에 바람의 예술을 탄생시키고 있다.

화이트 샌즈의 정 중앙에 서면 그 넓이를, 광활함을 실감할 수 있다. 끝없이 이어진 사방으로 하얀 모래 언덕이 펼쳐지는 모습은 마치 신비한 외계 세계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정 중앙까지 모래 위를 자동차로 달리며 드라이브할 수 있는 코스도 있다. 반구형의 만으로 된 모래언덕은 목재로 된 산책로를 따라 주변의 경관을 살펴볼 수 있도록 잘 정비되어 있다.

그러나 인공 가이드 산책로를 조금만 벗어나게 되면, 초자연의 신비로운 세상과 충돌한다. 선글라스 없이는 도무지 화이트 샌즈 모래 구릉을 오를 수 없다. 하늘로부터의 강렬한 햇빛도 견디기 힘든 일이지만 하얀 모래에 반사된 반사광은 더욱 두 눈에 치명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반드시 선글라스를 지참해야만 하는 곳이다.

뉴 멕시코 사막 속의 또 하나의 사막, 신비의 하얀 대지 바로 화이트 샌즈다.

사진 작가들을 매료시킨 비 현실적인 무대, 화이트 샌즈

사막이기에 덥다고 생각하면 이곳은 정말 무덥기 그지 없는 곳이다. 하지만 천지가 온통 하얀 세상으로 변해버린 듯한 이곳에 서면 마치 어린아이들이 한겨울 눈 비탈을 미끄러지듯 모래 장난을 치며 신비한 세상에 넋을 잃고 만다. 일상에서 마주할 수 없는 사막이 가져다 주는 일탈과 경이로움, 그 신비감이 행복감을 더해주기도 한다.

사막이라는 것은 당장 어떤 설명도 필요 없이, 일상에 젖은 사람들을 압도하는 특별한 곳이 아니던가? 사진들 속에서 보여주듯이, 사실 그곳에 존재하는 것들은 살아 있다는 인상보다는 죽어 있는 것에 가깝고, 살아 있다 하더라도 내팽개쳐진 것에 가깝다. 대자연의 오묘함 그 자체는 초월적이고 비현실적인 이미지로서 항상 사진의 사실주의적 한계를 넘어서려는 작가들을 매료시켜 온 대상이었다.

뉴 멕시코의 ‘화이트 샌즈’ 는 이미 미국의 사진 작가들은 물론이고, 세계 여러 나라 작가들에게도 전설이 되어버린 촬영장이기도 하다. 한국의 사진 작가들도 이와 비슷한 장소에서 흥미 있는 식물이나 자연의 ‘오브제’ 들을 사진에 담아왔다. 미국 그 자체의 경이로운 자연 속에 또 하나의 오브제 ‘The Desert’ 는 수많은 여행자들을 이곳으로 이끌었으며, 특히 다큐멘터리 사진작가들을 매료시켜 왔다.

화이트 샌즈 관광을 나선 여행객들은 주변을 둘러보며 화이트 샌즈의 생성 유래를 듣고 있다.

그 사진들을 보면 작가와 일심동체가 되었던 것처럼 보일 만치 강렬했으며 색감과 표정 또한 풍부하다. 눈을 찌르는 태양광선의 폭력 앞에서 우의적인 몸짓으로 쓰러져 있는 식물들은, 단지 마음의 시선과 감성을 통해서 찾아낼 수 있는 것들의 풋풋한 정감으로 가득했다. 마치 생텍쥐베리의 '어린 왕자'가 도착했던 생경한 사막을 연상시키듯, 쓸쓸하고 애틋한 이야기가 모래 언덕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것만 같다.

어둠이 내리면 붉은 기운이 하얀 세상을 감싼다. 사막의 열기가 수그러들며 고요와 적막에 휘감긴다. 뉴 멕시코의 사막은 신비롭고 불가사의 했다. 사구 언덕의 시나브로 불던 바람이 잉태한 단조롭던 모래 언덕의 물결치는 자태는 매혹의 대상이었다. 고요한 시간, 가만이 모래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인다. 뉴 멕시코가 미국의 노란 캔버스라면 화이트 샌즈는 그곳에 탄생한 경이로움의 하얀 예술작품이다.

흰 눈을 밟듯 어린아이가 화이트 샌즈의 보드라운 터치를 즐기고 있다.

여행정보
항공편을 이용하려면 서울에서 L.A.를 거쳐 멕시코 국경인근에 위치한 엘파소의 국제 공항을 이용해야 한다. 항공은 엘파소 다운타운의 북동쪽으로 12km, 차로 20분 정도 걸리는 곳에 위치한 엘파소 국제 공항(ELP)으로 연결된다. LA에서 1시간 50분, 시카고에서 3시간 정도 소요된다.

투어나 렌터카로 찾아갈 수 있다. 렌터카를 빌렸다면 공항이나 엘파소 시내에서 I-25번을 따라서 북쪽으로 40~50분 정도 달리면 북동쪽으로 이어지는 70번 지방도로가 나타난다. 이곳에서부터 다시 한 시간 여를 달리면 화이트 샌즈 국정 공원을 만나게 된다. 외길이므로 누구나 쉽게 찾아갈 수 있다.


엘파소에서 2시간 거리에 있는 화이트 샌즈를 방문하는 투어도 고려해 보자. 08:00에 출발하며, 소요 시간은 7시간 정도 예상, 요금은 $55. 최소 4명 이상이 되어야 출발한다.

이곳 인근에는 세계 최대의 박쥐동굴로 유명한 칼스배드 동굴 국립공원 Carlsbad Caverns National Park이 자리하고 있다. 엘파소에서 동쪽으로 230km 떨어진 곳에 있는 세계 최대의 종유 동굴이다. 마치 하나의 지하 세계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곳의 명물은 여름날 저녁, 특히 일몰에 수천 마리의 박쥐 떼가 하늘을 메우며 자유로이 비상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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