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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위도 싫다, 식상한 곳도 싫다… 그런 당신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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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10人의 겨울 추천 여행지

캄보디아 앙코르와트.

남들 다 가는 뻔한 여행지는 지겹다? 여행 전문가 혹은 마니아에게 물어보면 어떨까. 여행으로 밥 먹는, 그리고 여행을 밥 먹듯 하는 이들에게 유난히 혹독하다는 올겨울 추위를 피해 떠나고 싶은 해외여행지 10곳을 추천받았다.

방비엥_박윤정 민트투어 대표

라오스를 가로지르는 쏭강 계곡에 있는 천혜의 휴양지다. 전체가 석회암지대로 낮은 산봉우리가 이어진 풍경이 중국 구이린(桂林)을 연상케 한다. 아름다운 자연에 저렴한 물가, 질 좋은 숙소, 환상적인 음식을 맛볼 수 있다. 몇년 전부터 유럽 사람들이 한 달씩 휴가를 오는 곳이 됐다. 수도 비엔티안에서 버스로 3~4시간 거리로, 국내 항공사들이 작년 겨울부터 비엔티안까지 직항편을 운항하기 시작해 가기도 편리해졌다. 탐 짱, 탐 푸캄, 탐 쌍 등 동굴 탐험은 빼먹지 말기를 권한다.

푸에르토 에스콘디도_오영욱 건축가·여행작가

멕시코 태평양 연안의 항구다. 대학 때 이탈리아 감독 가브리엘 살바토레가 만든 같은 이름의 영화를 보았고, 15년 전 무작정 가봤다. 1970년대 번성했다는데, 쇠락한 사회주의 도시 이미지가 남아 있었다. 그 쇠락한 느낌이 나쁘지 않았다. 주변에 작고 예쁜 해변들이 널려 있다. 현지인들이 '웨건'이라 부르는 짐차 같은 버스를 타고 돌아다녔다. 해변 식당에서 그날 잡은 이름 모를 생선에 토티야칩과 멕시코 맥주 솔(Sol)을 곁들여 먹은 다음 테킬라 한 잔을 마시면 행복하겠다.

툴룸_김윤정 더 트래블러 기자

세계적 휴양지 칸쿤 바로 아래 멕시코 동쪽 카리브해 연안에 있는 휴양지다. 하얀 모래 해변도 에메랄드빛 바다도 칸쿤과 비슷하다. 하지만 아직 덜 개발됐고 그만큼 덜 상업적이다. 주민들이 자연 보존운동을 하고 있어서 칸쿤처럼 될 것 같지 않아 더욱 다행이다. 현지 주민들이 사는 주변 마을도 아기자기한 볼거리가 쏠쏠하다. 부티크 호텔 '파파야 플라야 프로젝트'는 환경보존을 위해 높은 건물을 세우지 않고 오두막 99개를 해변에 지었다. 겉은 소박하지만 속은 세련된 디자인으로 꾸며졌다.

1 일본 나오시마 지추미술관. 2 일본 나오시마 섬의 설치미술 작품.
나오시마_이진혁 웹투어 팀장

동남아나 남태평양으로 떠나는 여행이 식상한 이들에게 일본 나오시마 섬을 추천한다. 바닷바람은 제법 불지만 매정하지 않고, 한겨울에도 꽃이 필 만큼 온화하다. 가가와현(縣) 위쪽 세토내해에 있는 이 작은 섬은 유명 건축가 안도 다다오의 대표작 '지추(地中)미술관'이나 '이우환미술관'으로 이미 유명하다. 하지만 온천휴양지도 아니고 유명한 경승지가 있는 것도 아니어서 겨울은 비수기에 가깝지만, 오히려 관광 인파에 시달리지 않고 호젓하게 섬마을을 돌아보거나 미술관의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

라오스 루앙프라방.
루앙프라방_지춘희 패션 디자이너

라오스의 수도 비엔티엔에서도 비행기로 40분 정도 날아가면 닿는 소도시다. 북적거리는 이국의 도심도 싫고, 뻔한 풀 빌라도 지겨울 때, 루앙프라방은 참 제격이다. 아무 생각 없이 말끔하게 머리를 비우기엔 그야말로 딱 좋은 곳이다. 동남아시아에서도 가장 느긋하고 평화로운 곳. 오래된 사원과 프랑스풍 저택이 조화롭게 뒤섞인 풍경이 매혹적이다. 프랜지파니 나무에서 진동하는 짙은 꽃향기, 아기자기한 골목. 곳곳에 들어선 식당은 낡았지만 정겹고 또 세련된 멋을 풍긴다.

만달레이_이재용 영화감독

미얀마는 외국에 개방된 지 얼마 되지 않았고, 그래서 아직 알려지지 않은 게 많은 나라라 여행지로 추천한다. 만달레이는 미얀마 불교와 문화의 중심지이자 대표적 관광지이다. 여기저기 세워진 파고다(탑)와 자연이 어우러진 풍경이 아름답다. 승려들이 매일 새벽 공양에 나서서 탁발(발우를 들고 거리에 나가 음식을 얻는 것)하는 모습은 색다른 감동을 준다.

앙코르와트_김아린 레스토랑컨설턴트

설명이 필요 없는 캄보디아의 대표 관광지. 숨겨진 요새 같은 분위기가 멋지다. 앙코르와트에서 유적지 관광뿐 아니라 편안한 휴식도 즐기겠다면 아만사라 리조트(Amansara Resort)와 부티크 호텔 드 라 페(Hotel de la Paix)에 머물 것을 추천한다. 캄보디아 음식이 한국 사람 입에 잘 맞는다. 한국 상차림처럼 밥과 찌개, 여러 반찬으로 구성된다. 과거 프랑스 식민지였던 덕분인지 빵·페이스트리·케이크 등 제빵·제과 솜씨도 예상외로 수준급이다.

우레시노 온천_최보순 페루관광청 한국사무소 대표

추위도 싫지만 더운 건 더욱 싫다. 덥지 않되 따뜻한 여행지로는 온천이 최고다. 일본 규슈 북서부 사가현(縣)에 있는 우레시노를 추천한다. 1300년 역사를 자랑하는 일본 3대 미용 온천이다. 알칼리성 탄산온천으로 한 번 몸을 담그면 5년은 젊어진 피부미인이 된다고 해 여성들에게 특히 인기다. 전통 료칸(일본식 여관)이 몰려 있으면서도 현대식 스파 시설도 있다. 서울에서 비행기로 3시간이면 닿을 정도로 가깝기도 하다.

경비행기를 타고 내려다본 하와이. / 사진가 안웅철
하와이_안웅철 사진가

사람을 가장 기분 좋게 하는 온도는 섭씨 22~ 28도 정도인 것 같다. 초여름 혹은 초가을 정도의 쾌적한 날씨. 작년 겨울 이맘때 방문했던 하와이 날씨가 딱 이랬다. 워낙 잘 알려진 곳이니 특별히 가보라고 권해줄 숨겨진 비경(秘景)은 따로 없다. 단, 호놀룰루에서 출발하는 경비행기 투어는 꼭 참가해보기를 권한다. 비행기를 타고 내려다보는 하와이 풍경이 지상에서 보는 것과 완전히 다르다.

핀란드 헬싱키.
헬싱키_박홍인 바&다이닝 편집장

재작년 겨울 취재차 핀란드 헬싱키에 갔다. 걸어 다니며 취재하는데, 너무 추워서 중간중간 카페에 들어가 몸을 녹여야 했다. 그런데 어느 카페에 들어가도 인테리어가 개성 있고 커피잔·가구 등 소품이 예쁜 데다 커피 맛까지 훌륭했다. 핀란드 남자들이 무릎을 다소곳이 붙이고 마주 앉아 담소를 즐기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서울에 돌아오니 '몇 십년 만의 한파'라고 난리였는데, 핀란드의 추위를 겪고 돌아온 내게는 너무나 따뜻해 신기했다. 추운 나라는 추울 때 가봐야 한다.

이영민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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