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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 처음 느끼는 태국, 깐짜나부리&푸껫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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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역사가 눈물이 되어 강을 이루는 도시 깐짜나부리, 그와 대조되듯 유명 리조트가 즐비한 태국의 대표 휴양 도시 푸껫. 얼핏 이질적으로만 보이던 두 도시를 한 번에 돌았다. 다르기만 할 것 같던 곳에 막상 들어가 보니, 같은 언어를 쓰고 같은 정서를 가진 사람들이 한결같이 은은한 미소로 맞았다. 캠핑과 액티비티를 적절히 섞어 휴식과 충전을 잘 양념한 맛있는 곳 깐짜나부리와 푸껫. 여유와 낭만을 즐길 수 있게 해 준 현지인 모두에게, 코쿤캅!

격이 다른 여행

역사와 현재가 흐르는 곳
방콕에서 북서쪽으로 약 130km 떨어진 곳. 자동차로 약 3시간을 달리다 보면 나오는 도시 깐짜나부리. 미얀마에서 흘러들어오는 콰이강을 따라 대자연의 풍경이 펼쳐지는 곳이다.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일본군이 막대한 희생자를 내며 완공한 태국과 미얀마 간 철도의 거점 도시기이기도 하다. 동시에 다양한 캠핑 리조트와 액티비티, 메모리얼 뮤지엄과 콰이강 등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많아 유명한 1일 투어 코스기도 하다. 슬픈 역사와 역동적인 숨결이 아이러니하게 어우러진 곳, 바로 깐짜나부리다.

방콕에서 920km 떨어져 있는 푸껫은 비행기로 약 1시간 날아가면 만날 수 있다. 일 년 내내 많은 여행객이 찾아오는 태국의 대표적인 해양관광도시다. 다양한 해양스포츠를 즐길 수 있으며 고급스러운 글램핑을 체험할 수 있어 젊은 커플의 여행지로도 제격이다. 해안 이외에는 낮은 산이나 구릉지가 많아 어느 곳을 가더라도 산과 언덕을 넘어야 한다. 관광명소로 가기 위해서는 택시를 이용하거나 렌탈 하는 것이 필수다.
TOURIST TRAIL 깐짜나부리 활동편슬픔과 기쁨의 공존ZIPLINE 집라인

호수를 발밑에 담은 스릴
깐짜나부리의 대표적인 액티비티 집라인. 집라인을 즐기기 위해서는 약 10분 간 안전수칙만 교육 받으면 된다. 어려워 보이지만 사실은 자일과 카라비너 등의 안전장치가 항상 연결되어 있어야 한다는 것만 기억하면 간단하다. 친절한 가이드들이 1대1로 교육해주고 투어 내내 함께하니 걱정할 필요 없다.
푸릇푸릇한 녹음 속에서, 한 플랫폼에서 다른 플랫폼으로 이동하기 위해 하나씩 문제를 풀다 보면 어느새 더위도 잊힌다. 벌레에 물릴 수 있으니 긴 팔과 긴 바지를 꼭 착용하자. 아슬아슬한 곡예를 걷듯 줄을 타고 징검다리를 건너다보면 어느새 푸른 호수가 눈앞에 펼쳐진다.

나무 꼭대기에서 호수를 가로지르는 마지막 코스는 집라인 투어의 하이라이트. 시원한 호수 바람을 맞으며 쏜살같이 달리는 집라인 위에서는 느껴본 적 없는 새로운 감각을 경험할 수 있다. 정글의 타잔처럼, 호수 위의 한 마리 새처럼 날아보자. 플랫폼 개수를 설정할 수 있어 빡빡하거나 바쁜 스케줄이 아닌 여유로운 액티비티를 즐길 수 있다.
HELLFIRE PASS 헬파이어 패스

슬픈 역사의 지금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은 인도 방면으로 전선을 확대하기 위해 미얀마와 태국을 잇는 철로를 놓았다. 철로 공사의 거점으로 삼았던 곳은 바로 깐짜나부리. 죽음의 철도 구간으로 불리던 깐짜나부리의 철로 중에서도 가장 어려운 구간인 꼰유 지역에는 헬파이어 패스라는 이상한 이름을 가진 곳이 있다.

일본군은 이곳에서 철도 공사를 하는 동안 횃불을 피워놓고 24시간 강제노역을 시켰다. 한국,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와 서양에서 건너온 강제노역자들이 많았다. 일의 강도가 살인적인 데다 일본군의 채찍을 휘두르는 모습이 횃불과 어우러져 마치 지옥 불 같다는 의미로 서양 노동자들이 붙여진 이름이 바로 헬파이어 패스다.
지옥 불로 가는 길이 있다면 이곳이 아닐까 생각하며 힘든 노역을 견뎠을 그들. 전쟁의 아픔이 이름에서부터 묻어나는 곳이다. 오로지 정으로 두 동강 낸 산 가운데 아직 형체를 확인할 수 있는 철로가 이어지다 끊어지길 반복하고 있다. 시간이 멈춘 이곳엔 유난히 많았던 노역자는 바로 호주인들이었다.

호주 정부가 지정한 헬파이어 패스 추모일이 얼마 전에 있었다. 호주 총리를 포함한 많은 인사가 찾아왔었다. 그래서인지 싱싱한 꽃다발과 깨끗한 국기, 강제 노역자들의 사진이 곳곳에 놓여있었다. 이곳의 입구에는 메모리얼 뮤지엄이 있다. 역시 호주 정부가 지은 곳이다. 강제 노역의 실상을 사진과 영상으로 고스란히 기록해 뒀다.
아마도 호주에서 온 것 같은 서양인 커플은 한동안 사진 앞에서 떠나질 않았다. 무슨 생각을 했을까. 아버지의 아버지들이 스스로 지옥이라 이름 붙인 이곳에서 생을 마감하던 그 시절로 거슬러 올라가는 덴,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아 보인다.

물론 이곳에도 한국인 강제 노역자는 있었을 거다. 하지만 그 흔적을 찾기는 어려웠다. 문득, 일본의 하시마 섬이 떠올랐다. 거친 파도 가운데 요새처럼 서 있는 섬. 그 높던 담벼락 안에 유독 많은 한국인 강제 노역자들이 갇혀있었다. 정당한 대가도 못 받고 겨우 살아 돌아온 한국인들에게 일본은 ‘자발적 노동자’라는 설명으로 배상을 거부했다.
깐짜나부리에서 일본의 어느 섬을 떠올렸다. 호주 정부와 대비되는 우리 정부의 미온한 대응 때문이었을까. 우리는 언제쯤 그들을 기억할 결심이 설까. 추모비조차 제대로 없는 현실이 참 비참했다.

슬픈 역사를 가진 깐짜나부리는 역사를 오롯이 받아들이고 기억하길 선택했다. 도시는 성장했고 리조트가 세워지고 콰이강에선 신선놀음 같은 뗏목이 떠다니고 있지만, 이곳을 찾은 사람들은 잊지 않고 헬파이어 패스에 온다. 지금을 살아가는 여행자에게 자연스럽게 역사를 안내하는 것. 슬프지만 올바른 곳이다.
KWAE RIVER 콰이강

고요한 평화가 흐르는
뗏목을 타고 콰이강을 지나고 있노라면 물놀이가 왜 지상 최고의 힐링 아이템인지 이해된다. 슬픈 역사의 도시를 끼고 지나는 물길은 고요하고 평화로웠다. 강가에 떠 있는 수상가옥과 리조트에는 현지인과 관광객이 너나 할 것 없이 여유를 즐기고 있고, 외국인 가족은 물살에 몸을 맡긴 채 둥둥 떠 있었다. 콰이강에서 즐기는 대나무 뗏목이다.
사실 깐짜나부리의 콰이강은 2개다. 그중 비교적 규모가 작은 콰이강에서 즐기는 뗏목은 빡빡한 일정 사이의 여유를 선물한다. 뻗어진 아름다운 장관 사이로 현지인의 삶과 관광객의 여유가 한데 어우러진다.

콰이강 여행의 하이라이트는 영화 <콰이강의 다리>의 배경이었던 다리다. 콰이강을 가로지르는 이 다리는 태국과 미얀마를 잇는 415km 철도 구간 중 하나다. 지난 1944년과 1955년 연합군의 폭격으로 파괴되었다가 전쟁이 끝난 후 복구돼 현재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생생한 철로의 흔적을 다리 위에서 발견하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이곳에선 콰이강의 절경과 역사의 흔적을 동시에 발견할 수 있다. 그래서 그런지 아픔과 기쁨이 공존하는 곳 같다. 아니나 다를까 매년 11월이면 콰이강의 다리에서 페스티벌이 열린단다. 조명과 음향을 통해 역사를 재연하고 야시장에선 즐거운 축제도 즐길 수 있다니, 올해 11월의 스케줄은 꼭 비워놔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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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혜 기자|사진 양계탁 기자|취재협조 태국관광청 / hye@outdoo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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