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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킹엄 궁전 길 건너 영국 여왕의 단골 호텔 정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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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륭한 호텔을 골라내는 방법은 다양하다. 누구는 브랜드를 보고, 별이 몇 개인지 따지고 어떤 사람들은 그 호텔 안에 얼마나 많은 미슐랭 레스토랑이 있는지를 기준으로 한다. 그런데 이런 모든 기준을 뛰어넘는 ‘어나더 레벨Another level’ 호텔이 영국에 존재한다. 일명 영국 왕실이 인정한 ‘로얄 워런트 Royal Warrant’를 받은 전 세계 유일한 호텔, 고링 호텔The Goring이다.

 


출처: royalwarrant.org

로얄 워런트Royal Warrant:

영국 왕실이 품질을 인증하는 제도. 1840년부터 시작된 제도로 영국 왕실에서 제품 생산자 혹은 서비스 제공자에게 왕실 문장을 붙일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함. 로열 워런트를 받기 위해서는 왕실어용상인위원회에서 품질 인증을 받아야 한다. 현재 로얄 워런트를 획득한 회사는 모두 733개다.

 


로얄 워런트 협회 홈페이지에 올라온 고링 호텔 소개는 이렇다. ‘흠잡을 데 없이 영국적이고 완벽하다. HM 영국 여왕으로부터 로얄 워런트를 받았다. 런던의 마지막 가족 소유 5성급 호텔로 유서 깊은 스타일과 탁월한 서비스를 유지하고 있다.’ 고링 호텔은 2013년에 로얄 워런트를 받았다.


 

 

1910년 문을 연 고링 호텔은 버킹엄 궁전과 지척에 있다. 버킹엄 궁전은 세인트 제임스 공원,그린공원 그리고 버킹엄 궁전 가든에 둘러싸여 있는데 고링 호텔은 버킹엄 궁전 가든 쪽에 위치한다. 오토 고링을 시작으로 4대째 가업을 이어오는 고링 호텔은 영국식 럭셔리 호텔의 정석을 보여준다.

 

아름다운 영국실 침실 가구부터 영국 식재료만 사용하는 식당,

도심 한가운데서 여유를 느낄 수 있는 영국식 정원까지 모든 것이 영국식입니다.

 


 

총 69개의 침실과 스위트룸은 최고급 가구로 채워져 있다. 전체적인 분위기는 빅토리아 시대, 복잡하고 현대적인 런던 도심 안에 고링 호텔은 독보적인 존재감을 내보인다. 객실 대부분은 가든뷰이고 개별 발코니가 딸린 룸도 있다. 넓은 정원이 딸려 있어 대도시 런던 한복판에 있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편안한 분위기가 느껴진다. 레스토랑과 바&라운지에서는 정통 애프터눈 티와 영국식 식사를 제공한다.

 

객실은 일반 객실과 스위트로 나뉜다. 벨그라비아 스위트와 로얄 스위트에는 전담 버틀러 서비스가 제공된다. 붉은색 연미복과 금색 넥타이를 착용한 일명 ‘풋멘footmen’은 손님이 요구하는 모든 서비스를 제공한다. 호텔에 머무는 동안 짧게나마 귀족 체험을 가능하게 해준다. 호텔에서 가장 좋은 객실은 로얄 스위트. 고링 정원이 내려다보이는 개별 발코니를 갖추고 있다. 마스터룸 욕실에는 방탄유리로 마감된 빅토리아 여왕 초상화가 있다. 마스터룸 침실은 타이타닉 다이닝룸에 쓰였던 실크와 동일하고 욕실 실크는 버킹엄 궁전에서 사용하는 것과 똑같다. 이뿐만이 아니다. 거실에 놓인 물컵과 디캔터는 전부 골동품이고 문구류는 왕실 공예품 컬렉션이다. 런던 공항 무료 픽업 서비스와 패스트리 셰프가 만들어주는 빵과 디저트도 객실에 포함됐다.


 

 


 

 

스위트

 

일반 객실은 디럭스 가든뷰(30㎡), 이그제큐티브(27㎡), 수페리어(25㎡), 클래식(23㎡), 패밀리룸으로 나뉜다. 디럭스 가든뷰 객실 사이즈는 채광이 좋다. 정원이 내려다보이는 창문을 활짝 열면 향긋한 꽃냄새가 온 방을 가득 채운다. 호텔 정원은 런던에서 가장 큰 프라이빗 정원 중 하나다. 가장 기본 객실은 수페리어로 다른 객실과 연결해 이용이 가능하다. 패밀리룸은 아이와 투숙하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각종 어메니티가 제공된다. ‘고링 바구니’에는 로션과 물약, 매트, 목욕 장난감 등으로 채워졌다. 모든 객실에는 대리석 욕조가 있다. (일부 룸에는 벽난로도 있다고.)

 


 


 

일반 객실

호텔 내 레스토랑 ‘다이닝룸’은 미슐랭 3스타를 받았다. 엘리자베스 여왕의 조카 린리 자작이 디자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엘리자베스 여왕은 매년 이곳에서 연례 크리스마스 점심 행사를 연다. 그녀의 어머니 또한 이곳 레스토랑의 단골이었다. 그녀가 자주 먹었던 음식은 랍스터와 달걀 요리다. 사실, 좀 이상하긴 하다. (세계 최고의 진미가 버킹엄 궁전 안에 있을 텐데 굳이 궁전 밖으로 나가서 먹는다고? 그리고 이렇게나 가까운 곳이 단골 식당이라니. 그래서 더 궁금하다. 대체 어떤 곳이길래 영국 여왕이 이렇게나 좋아할까? 점점 더 가보고 싶어진다.) 2011년 윌러엄 왕자는 결혼식 전날 밤 케이트 미들턴과 고링 호텔에 묵었고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해리 왕자와 메건 마클 역시 호텔 단골이다. 영국 왕실이 고링 호텔을 너무나 좋아해 호텔과 버킹엄 궁전을 연결하는 비밀 터널이 있다는 소문까지 돌 정도라고.

 


고링 칵테일바는 영국식 증류주의 진수를 엿볼 수 있는 곳이다. 호텔 정원에서 직접 키운 100가지 이상 허브를 사용해 칵테일을 만들고 고링 호텔과 마찬가지로 로얄 워런트를 가진 업체의 증류주를 제공한다. 1920년대 런던에서 영감을 받은 고링 칵테일바에는 상주 피아니스트가 상주해 항상 라이브 음악을 들을 수 있다. ‘영국 정통’에 대한 자부심이 있는 고링 호텔에서 꼭 경험해봐야 하는 것이 바로 애프터눈 티다. 고링 호텔 ‘베란다’에서 제공하는 애프터눈 티는 영국 차 길드 협회로부터 ‘런던 최고 애프터눈 티’ 상을 받았다. 샴페인, 수제 잼과 블렌디드 차 그리고 맛있는 디저트를 함께 제공한다. 메뉴는 계절마다 바뀐다. 현지에서 가장 맛있고 신선한 과일을 공수해 애프터눈 티 메뉴를 제공한다.

 



 

디자인이나 부대시설은 흉내 낼 수 있어도 절대 따라올 수 없는 고링 호텔만의 강점은 바로 역사다. 고링 호텔은 오픈 당시부터 당대 최고급 호텔이라는 명성을 유지했다. 세계 최초로 중앙 난방 시설을 도입한 곳으로 알려졌다. 세계 1차 대전 중에는 미국 원정국 사령관이 이 호텔에 주둔했고 윈스턴 처칠이 2차 세계 대전 중 고링 호텔 실버룸에서 연합군 지도자들과 회의를 열었다.

 


2022년 고링 호텔은 중요한 행사를 준비 중이다. 2022년 엘리자베스 ‘여왕의 플래티넘 쥬빌리Queen’s Platinum Jubille’로 즉위 70주년 기념행사가 열린다. 고링 호텔은 1953년 여왕 대관식을 위해 이곳을 방문했던 전 세계 왕족들과 귀빈들에게 대접했던 식사 메뉴를 재현하는 이벤트를 연다.

 

[홍지연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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