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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여름의 만년설' 홋카이도 트레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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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휴가철이 다가옴에 따라 무더위가 예상되는 이번 여름에는 어디에서 피서를 할까 고민하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최근 들어 예능 프로그램에서 국내 명소를 테마로 한 캠핑. 등산. 낚시등 아웃도어 여가활동이 대중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다. 하지만 막상 휴가철이 다가오면 사람이 붐비지 않은 곳이 없고. 예약을 하기란 하늘의 별따기 만큼 어렵다. 이에 비하면 비행기로 2시간 거리에 있는 일본 최북단 섬인 홋카이도는 남한과 면적은 비슷하면서도 인구는 제주도밖에 안돼 어디를 가도 여유롭다. 특히 한 여름에 만년설을 맛보며 트레킹을 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홋카이도 여행이 제격이다.

무엇보다 홋카이도의 중앙에 위치한 다이세츠산(大雪山) 국립공원의 산들이 압권이다. 국내에서는 볼 수 없는 장대한 스케일의 2000m급 활화산인 토카치다케(十勝岳). 아사히다케(旭岳). 톰라우시 등이 유황연기를 피워 올리며 위용을 자랑하고 있다. 7.8월 한여름에도 녹지 않은 두께 5~6m의 만년설을 볼 때면 흡사 알프스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킬 정도다.

이러한 여름 설산의 트레킹 및 등산과 더불어 목가적인 풍경으로 유명한 후라노(福良野)의 라벤더 꽃밭. 비에이(美瑛)의 광활한 감자밭 사이로 업다운의 드라이브 코스가 끝없이 펼쳐져 있어 홋카이도는 여름철 피서를 위한 최적지라고 말할 수 있다.

기자는 이번에 '친환경 트레킹'이라는 주제로 톰라우시 등 유명한 홋카이도의 산을 올랐다.

첫날 삿포로 치토세 공항에 도착하여 다음날 새벽 4시부터 오른 톰라우시는 화창한 날씨로 우리를 반겨주었다. 산정상으로부터 엄청난 눈이 녹아 산 아래로 흘러내리는 시냇물과 군데군데 등산객을 위해 박아 놓은 나무와 돌계단을 지나 7월에도 녹지 않은 40㎝ 두께의 눈길을 헤쳐 산중턱에 다다르자. 끝없는 '숲의 지평선'이 눈앞에 펼쳐졌다.

하지만 여기까지만 수월한 등산코스였다. 이후 일행은 최첨단 장비와 지도를 이용하여 가장 안전하고 빠른 길을 택했음에도 '폭설 안방'이라는 별명답게 톰라우시는 일행에게 엄청난 눈과 협곡을 경험케 했다. 산등성이에 쌓인 미처 녹지 않은 1~2m 두께의 눈협곡은 자일과 아이젠을 이용해 극복했고. 정상을 향해 펼쳐진 약 2km의 눈길은 체력의 한계를 맛보게 했다. 하지만 군데군데 피어 오른 은빛 줄기의 자작나무의 신비로운 자태는 일행에게 생명의 기운을 불어 넣어 주며 정상을 향한 발걸음을 힘차게 내딛게 했다.

이후 멀리 토카치다케와 주변의 산악군들이 보이는 8부 능선(2000m)까지 비교적 수월하게 오를 수 있었다. 눈앞의 정상을 향해 있는 힘을 쏟은 일행은 등반시작 약 9시간여 만에 정상에 오를수 있었다.

이어 하행길을 따라 4시간 만에 등산로 입구에 도착해. 험하면서도 아름다운 톰라우시 산행을 마칠수 있었다.

원주민인 아이누족의 언어로 '꽃이 많은 곳'. '물때가 많은 곳'을 뜻하는 톰라우시는 높이 2141m를 자랑하는 곳. 각종 야생화와 여름에도 녹지 않은 6~7m 두께의 눈으로 일반인은 물론 전문 산악인의 사랑을 받고 있다.

험한 톰라우시를 등반하면 다른 산을 오르는 것은 어렵지 않다. 2077m 높이의 도카치다케는 입구에서 정상까지 4시간 정도 소요된다. 정상에 오르면 홋카이도 최고봉인 아시히다케(2291m)등 2000m급 영봉들을 쉽게 볼 수 있다.

등반이 끝나면 온천과 맛있는 음식을 즐기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대부분의 산이 활화산이어서 호텔에는 항상 온천이 딸려 있다. 특히 숲속에 위치한 노천탕에서 온천을 즐길 때면 일종의 카타르시스를 느낄 정도다.

등반코스에서 가장 가까이 위치한 도시인 아사히가와에서는 홋카이도의 명물인 시오(소금)라면과 미소(된장)라면을 꼭 맛봐야한다. 아울러 일본유제품의 60%를 생산하는 지역답게 일본 제1의 맛을 자랑하는 각종 유제품과 빵을 파는 가게는 여성들이라면 꼭 들러야 하는 필수코스다.

3박 4일의 짧은 여정이지만 여행의 소감은 '신선함' 그 자체였다. 굳이 멀리 알프스나 로키산맥을 찾지 않아도 2시간이면 만끽할 수 있었던 한여름의 '겨울'이었다.



●산악여행정보=한 여름이지만 급작스런 기후변화에 대비해 윈드브레이커와 방수재킷을 챙겨야 한다. 아이젠 등 간단한 등산장비는 오히려 한국보다 저렴하기 때문에 현지에서 구입해도 된다.

●트레킹 상품=홋카이도 전문 여행사인 에나프 투어와 해외 트레킹 전문여행사 푸른여행사(greentour.co.kr)가 다양한 코스의 트레킹 상품을 판매 중이다. 본인의 취향·기호·체력에 맞는 코스를 선택하고. 주변 관광지와 교통수단 등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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