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헤라자데는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밤마다 페르시아의 황제에게 이야기를 들려준다. 만약 바그다드를 빼놓으라고 했다면, 그녀의 목숨이 1001일 동안 이어지지는 못했을 것이다. [천일야화]를 모으기 시작한 것은 원래 6세기 사산조의 페르시아 사람들이었지만, 8세기 아랍어로 번역되면서 당시 최대의 도시였던 바그다드를 배경으로 한 이야기들이 많이 첨가되었다.
모험왕 신밧드는 노년에 바그다드의 대저택에서 살고 있었는데, 어느 날 짐꾼 신밧드와 우연히 만나게 되어 그가 젊은 시절 겪은 7개의 대모험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하룬 알 라시드를 비롯한 바그다드의 칼리프들이 여러 차례 [천일야화]의 주인공으로 등장하기도 한다.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칼리프 앞에서 자신의 여섯 형제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바그다드의 이발사'가 대표적이다.
수많은 이야기들 중 바그다드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야화는 아마도 '알리 바바와 40인의 도적'인 것 같다. '알리 바바 광장' 혹은 '카라마나 광장'이라 불리는 곳에는 그 일화를 새긴 조각상이 있어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그 주인공이 '열려라 참깨' 해서 벼락부자가 된 알리 바바가 아니라 그의 충직한 하녀라는 사실. 광장에는 이곳 사람들이 카라마나(Kahramana)라고 부르는 총명한 하녀가 항아리에 든 도둑들에 끓는 기름을 붓는 장면이 조각되어 있다. 전쟁 이후 무법천지가 되어 도적 떼가 들끓는 바그다드. 시민들이 겪고 있는 고난의 가장 큰 원인이 땅 속의 기름이라는 사실이 아이러니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