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메이카 펠리컨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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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리비안의 진주, 자메이카. 자메이카를 유명하게 만드는 것은 한둘이 아니다. 레게의 진앙이자 레게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도 한두 번은 들어봤을 명곡들을 숱하게 남긴 전설적인 뮤지션, 밥 말리(Bob Marley)의 고향이기도 한 나라. 최근에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남자, 육상선수 우사인 볼트를 통해 다시금 이름이 오르내리는 나라. 하지만 자메이카를 찾는 많은 사람의 발을 이끄는 건 무엇보다 에메랄드빛 바다와 아름다운 해변이다. 빈부격차가 여전하고 수도인 킹스턴의 치안 사정은 여전히 좋지 않지만, 그 아름다운 바닷가에서 휴양을 즐기길 원하는 여행자들은 끊임없이 이 작은 섬나라로 향하고 있는 것이다.
푸른 해변으로 가득한 자메이카의 북쪽과 서쪽은 세계적인 리조트들이 즐비하다. 어디로 떠나지 않고 그 속에만 머물러도 편안한 휴양을 즐길 수 있다. 네그릴(Negril) 같은 대표적인 휴양도시엔 화려한 호텔들과 해변, 더하여 릭스 카페(Rick's Cafe)처럼 역사적인 술집들까지 모두 자리하고 있으니까. 하지만 그런 문명 속에서 즐기는 자메이카보다 진짜 자메이카의 매력에 한번 빠져보고 싶다는 생각, 여행자라면 한번 해보지 않았을까? 문명의 안전망을 벗어나 자메이카의 아름다운 바다와 평화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장소, 그런 비밀스러운 술집이 하나 있다. 그리고 그 술집은 자메이카 땅이 아닌 바다 위에 있다는 사실. 더 펠리컨 바(The Pelican Bar)가 바로 그런 장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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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그의 계획대로 자신과 동료 어부들이 하루 낚시가 끝나면 들러 쉬면서 술도 마시는 그런 공간이었다. 하지만, 바다 위의 바(bar)라는 이 독특한 장소에 대한 소문이 퍼지는 것은 순식간이었다. 이제는 자메이카를 찾는 사람들이라면 한번은 들리고 싶어 하는 '성지'가 됐다.
이곳으로 향하기 위해선 일단 차를 타고 트레저 비치로 향하면 되는데, 네그릴에서 약 2시간 정도 걸린다. 일단 바닷가에 도착하면 펠리컨 바까지 보트를 태워줄 어부를 찾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다. 보트로 20분 정도 쉼 없이 바다를 달리면 망망대해에 덩그러니 혼자 펼쳐진 작은 술집이 모습을 드러낸다.
제법 깊숙한 바다에 자리하고 있으면서도 희한하게도 그 주변은 수심이 매우 낮아 일반 수영장 정도의 깊이라는 것이 독특하다. 물이 너무 맑아 속이 모두 들여다보이기 때문에 주위에서 수영도 즐기고 낚시도 하며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냉장고는 없지만 시원한 맥주나 음료수는 늘 준비되어 있고, 음식을 원한다면 플로이드가 직접, 혹은 자리하고 있는 어부 중 한 명이 바로 바다로 나가 생선을 잡아와 요리해준다. 다만 한 가지 주의할 것은 태풍으로, 유독 바다 태풍이 많은 9월경이면 펠리컨 바 방문은 조금 위험해진다. 2004년에는 강력한 태풍에 완전히 산산조각이 나 문을 닫을 위기에 처하기도 했는데, 펠리컨 바의 매력을 알아본 지역 시민이 돈을 모아주어 지금의 모습으로 다시 복구할 수 있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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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정보
자메이카 가는 법: 자메이카에는 두 개의 국제공항이 있는데, 블루마운틴 커피에 관심이 있거나 도시에 볼일이 있다면 킹스턴(Kingston)으로 가지만, 대부분은 서쪽과 북쪽의 해변과 가까운 몬테고 베이(Montego Bay)로 향하게 된다. 현재 자메이카로 가는 직항편은 없으며, 주로 미국 휴스턴에서 환승을 통해 자메이카에 닿는 것이 가장 일반적이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