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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 케이프타운 : 정상에 펼쳐진 직선의 파노라마… 자연의 선물을 눈에 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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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프타운 테이블 마운틴

케이프타운의 상징 테이블 마운틴. 산 정상이 뾰족한 봉우리가 아니라, 깎아낸 듯한 직선이다. 그 직선의 길이가 무려 3.2㎞. 작은 사진은 정상의 모습. 광활한 평원이다.
케이프타운의 상징 테이블 마운틴. 산 정상이 뾰족한 봉우리가 아니라, 깎아낸 듯한 직선이다. 그 직선의 길이가 무려 3.2㎞. 작은 사진은 정상의 모습. 광활한 평원이다. / 염동우 영상미디어 기자

지구에 준 선물(A gift to the Earth). 넬슨 만델라(1918~2013) 전 남아공 대통령의 그 말을 처음 들었을 때만 해도 문학적 비유라고 생각했다. 남아공 케이프타운의 상징, 테이블 마운틴(Table Mountain). 지난해 뉴욕타임스는 '세계의 가볼 만한 곳 여행지 52곳' 중 1위로 케이프타운을 꼽고 이 산 사진을 실었다. 산 정상에 뾰족한 봉우리는 없었다. 대신 마치 칼로 절단한 듯 편평한 가로의 직선이 그 안에 있었다.

실제로 그 산 앞에 도착했을 때, 이 산은 '선물'이 될 수밖에 없겠다고 인정했다. 그 직선 길이가 무려 3.2㎞. 케이프타운 뒷골목 어느 구석에서도 테이블 마운틴은 압도적 풍경으로 다가왔다. 에베레스트나 마테호른의 고도에 비하면 초라한 수치(해발 1086m)에 불과하지만, 직접 그 위용을 본 사람에게 이 숫자는 의미가 없다. 우뚝 솟은 테이블 마운틴을 제외하면, 도시 전체가 낮은 포복(匍匐)으로 기는 지형이었으니까. 하늘에서 뚝 떨어졌거나, 아니면 땅에서 우뚝 솟은 거대한 테이블. 우리 땅에는 존재하지 않는 세계의 불가사의이자, 유네스코 문화유산이다.

① 테이블마운틴과 케이프타운 전경. ② 만델라가 수감되었던 섬 로빈 아일랜드의 펭귄. ③ 아프리카 남단 희망봉 등대에 오르는 길.
① 테이블마운틴과 케이프타운 전경. ② 만델라가 수감되었던 섬 로빈 아일랜드의 펭귄. ③ 아프리카 남단 희망봉 등대에 오르는 길.
남반구의 3월은 가을의 시작이라는데, 이날은 믿을 수 없는 폭염이 기승을 부렸다. 스마트폰이 보여준 온도는 38도. 현지 가이드 샤론의 충고를 받아들여 등반을 포기하고 케이블카에 올랐다. 최신 케이블카는 360도 회전하는 신기술을 선보이며 5분 만에 탑승객을 산 정상에 내려놨다.

산 정상인데, 광활한 평원. 마치 축구장 같은 고원(高原)이다. 안내판에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산의 하나라고 쓰여 있다. 아프리카 대륙 자체가 가장 오래된 땅이니, 과장은 아닐 것이다. 5억년 전에 융기한 땅. 지질학자들은 얕은 바다에 형성된 거대한 사암 덩어리라고 했다. 산책로와 전망대가 이 문화유산을 크게 거스르지 않는 방식으로 만들어졌다. 테이블 마운틴 정상이 축구장이라면, 축구장의 터치라인 아래는 바로 깎아지른 듯한 절벽이다. 라인 위에 선다. 아찔하다. 한눈에 담을 수 없는 대서양이 저 아래에 있다.

가이드 샤론이 저 아래 엄지손가락만 한 섬 하나를 가리킨다. 만델라가 27년 수감 생활의 대부분을 보냈다는 섬 로빈 아일랜드다. 수인(囚人) 만델라가 매일 아침 테이블 마운틴을 희망과 자유의 상징으로 올려다보며 시련을 견뎠다는 이야기를 그의 자서전에서 읽은 적이 있다. 그때 이 산은 단순한 사암 덩어리가 아니었을 것이다. 순간, 마법의 주전자에서 흰 연기가 피어오르듯 반대편 터치라인 아래에서 흰 구름이 솟구쳐 올랐다. 새로운 희망. 

케이프타운에서 놓치면 안될 3가지

케이프타운은 '아프리카의 작은 유럽'으로 불린다. 1652년 네덜란드 동인도회사의 진출을 시작으로, 영국 등 유럽의 식민지였던 탓이다. 탓인지 덕인지 함부로 말할 수는 없겠지만, 세련된 건축문화와 음식 문화를 자부한다. 분위기는 유럽인데, 물가는 동남아시아 수준인 것도 큰 매력이다. 케이프타운에서 놓치지 말았으면 하는 세 가지 경험이 있다.

첫 번째는 음식 사파리. 아프리카에는 야생동물 사파리만 있는 게 아니다. 이 검은 대륙의 특선 요리를 한자리에서 즐기는 체험을 했다. 레스토랑 골드(www.goldrestaurant.co.za). 새우 넣은 춘권을 닮은 알제리 스타일의 새우 브리옷부터, 우리 갈비찜을 닮은 칼라하리 사슴고기찜, 단호박찜을 닮은 카메룬 버터넛까지, 14가지 코스의 요리와 디저트가 순서대로 등장한다. 신비하고 놀라운 맛의 사파리다. 식사는 3시간 동안 3번의 라이브 공연과 함께 진행된다. 아프리카 전통 드럼을 직접 연주하는 체험도 포함되어 있고, 공연에 나선 흑인 미녀는 식탁의 코앞으로 다가와 공중제비를 넘는다. 공연과 식사 포함 R295 (약 2만7000원).

와이너리 투어
두 번째는 와이너리 투어. 〈사진〉캘리포니아의 소노마나 나파 밸리 못지않은, 어쩌면 그 이상의 와이너리들이 즐비하다. 빼어난 풍광과 인테리어, 그리고 맛을 자랑한다. 그중에 페어뷰(fairview.co.za)를 제안한다. 와인뿐만 아니라, 치즈와 로컬 맥주 시음까지 가능하기 때문이다. 5잔의 와인과 5종의 치즈를 한 시간 동안 좌석에 앉아 즐기며, 가격은 1인 R25(약 2300원). 터무니없는 가격에 미안할 지경이다. 와인은 대략 한 병에 R80(약 7200원)에서 시작한다. 케이프타운 시내에서 자동차로 40분 거리. 오크 나무 가득한 인근 마을 스텔렌보시(www.stellenbosch.travel)와 작은 프랑스 마을로 불리는 프란치후크(www.franschhoek.org.za)도 꼭 들러 볼 것.

마지막으로 바빌론스토렌(Babylonstoren.com )이다. 케이프타운의 유서 깊은 일종의 자연 농원. 1690년, 거의 네덜란드 동인도회사 진출 시점으로 역사가 거슬러 올라간다. 당신이 상상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종류의 허브와 과일, 채소를 한자리에서 기르고 있다. 160분 코스의 산책로가 이 농원의 규모를 짐작하게 한다. 입장료는 R10(약 900원). 자전거 투어도 가능하다. 자연친화적 숙박과 스파도 가능하다.

① 자연농원 바빌론스토렌 ② 골드의 아프리카 요리. ‘맛의 사파리’다.
① 자연농원 바빌론스토렌 ② 골드의 아프리카 요리. ‘맛의 사파리’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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