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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메리카/아르헨티나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 살아있는 격정, 그리고 시간이 멈춘 도시를 만나다 “탱고는 시인들이 언어로 기술하고자 하는 것들, 그리고 투쟁은 곧 축제라는 믿음에 대한 직접적인 표현이다.”(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보르헤스 같은 남미의 대문호야 탱고를 시로 표현할 수 있겠지만, 사실 탱고를 언어로 표현하는 것은 무용(無用)한 시도에 가깝다. 단조이면서 빠르고, 음울하면서도 격정적인 몸짓과 선율을 표현할 수 있는 단어가 있기나 할까. 탱고를 알고 싶다면, 역시 아르헨티나의 부에노스아이레스에 가는 수밖에 없다. ▲ 부둣가 마을 보카의 건물들은 색색의 레고 블록을 쌓아 만든 것 같다. 이 발랄한 동네에선 탱고 댄서들이 춤추자며 먼저 손을 내민다. ◇우아하고도 애틋한 '밀롱가' 탱고 우선 탱고의 탄생지로 알려진 '보카'에 갔다. 19세기 중반 이탈리아와 스페인 이민자들이 몰려 살던 부둣가다.. 더보기
아르헨티나 페리토 모레노 : 눈부시게 푸른 빙하 그 위를 걸어본다 아르헨티나 페리토 모레노 빙하…높이 60~80m 길이 35㎞ 온난화·강설에 2m씩 이동하며 빌딩 크기 얼음덩어리 붕괴도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탱고를 보고 있자면 한증막에라도 들어간 듯 숨이 턱턱 막힌다. 몸과 몸 사이에 한 치도 틈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듯이 가슴을 밀착시킨 남녀가 사지의 근육을 팽팽하게 내뻗은 채 몇 바퀴고 돌고 또 돈다. 10분 정도 지나면 마룻바닥에서는 아지랑이가 이는 것 같다. 저렇게 쉬이 정염에 휩싸이는 이들이 학교나 사무실에선 어떻게 온화하다 못해 무심한 표정을 지을 수 있을까? 아르헨티나에서 탱고뿐만 아니라 페리토 모레노 빙하도 본다면 그 답을 알 수 있을 것이다. 1877년 프란시스코 파스카시오 모레노가 발견한 페리토 모레노 빙하. 굉음과 물보라를 만들어내며 무너지는 .. 더보기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 탱고, 그 자체 보르헤스가 말하다. 탱고는 플라타 강의 아이다. 아르헨티나의 정신, 소설가 보르헤스는 말했다. “탱고는 플라타 강(Rio de la Plata)에 속해 있다. 아버지는 우루과이의 밀롱가, 할아버지는 쿠바의 하바네라다.” 플라타는 대서양이 남아메리카 대륙의 아랫도리를 찢고 들어오는 형상을 한 거대한 강이다. 음악이자 춤인 탱고는 이 흙탕물투성이의 강에서 태어났다. 탱고가 플라타 강의 아이라는 말의 다른 의미는 오직 부에노스아이레스가 이 녀석을 만들어낸 건 아니라는 사실이다. 강의 건너편, 우루과이의 수도 몬테비데오는 또 다른 탱고의 거점이며, 완고한 부에노스아이레스가 받아들이지 못한 실험적 탱고의 산실이기도 했다. 파스텔 색의 거리에서 걸음마하다 - 보카의 카미니토 탱고의 탄생은 동시다발적이었지만, 19세..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