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아름다운 남태평양의 보물

사실 우리는 살면서 많은 말보다
한번의 경험이 큰 영향을 줄때가 많다

직접 가보고싶은
오늘 당장 갈 순 없지만

사진을 통해서 우리 몸속에
여행 유전자 본능을 일으켜세웠으면
좋겠다

뉴칼레도니아
허니문으로도 최고의 여행지!

천국에 가까운 섬’이라는 표현이 더없이 어울릴 만한 지상 최대의 낙원 뉴칼레도니아(누벨칼레도니)는, 드라마 [꽃보다 남자]를 통해 깊은 인상을 남겼다. 드라마가 방영된 2008년 무렵에야 우리나라에 알려졌지만, 일본이나 유럽인들에게는 오래전부터 유명 관광지로 각광받아 왔다. 호주와 뉴질랜드 사이에 있는 남태평양의 열대섬 뉴칼레도니아, 그중에서도 누메아는 유럽풍 생활양식이 보편화 되어 남태평양의 작은 니스로도 불린다. 맑고 깨끗한 해변을 한가로이 거닐며, 천국에서의 기분을 만끽해보자.

상공에서 본 누메아. 뉴칼레도니아의 수도 누메아는 바다에 인접한 해변 도시다.




프랑스 문화와 멜라네시안 문화가 공존하다

프랑스령인 뉴칼레도니아의 수도 누메아에서는 낯설고도 흥미로운 프랑스 문화를 접하게 된다. 항구에 늘어선 수많은 요트들, 산호가루 반짝이는 백색 해변, 그리고 잘 꾸며진 도시를 보면 자연스레 프랑스의 니스가 연상된다. 순수한 눈망울을 가진 원주민 아이는 “봉주르!”라고 인사하며 유창하게 프랑스어를 구사하고, 거리에는 불어로 된 간판의 상점들이 즐비하다. 이렇듯 유럽의 분위기가 물씬 풍기지만, 한쪽에서는 멜라네시안 문화가 물씬 느껴지는 떠들썩한 공연이나 토속적인 기념품 상점들도 쉽게 만날 수 있다.


이 도시에는 25만 명의 뉴칼레도니아인 대다수가 거주하고 있다. 인구 대비 요트 보유 1위의 국가인 뉴칼레도니아 답게 항구에 정박해 있는 수많은 요트의 행렬은 그야말로 진풍경이다. 항구 뒤편으로는 유럽풍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으며, 단층 건물들이 많기 때문에 따사로운 햇볕을 받으며 느긋한 산책을 즐길 수 있다. 시내 중심은 걸어서 둘러보고 조금 먼 거리는 앙증맞은 꼬마기차 ‘누메아 익스플로러’를 이용해 보는 것도 좋다.




누메아 도심 속 관광 명소를 즐기다

여행지 전체를 한눈에 볼 수 있다면, 그 다음 여행이 쉬워지는 법. 맨 처음으로 갈 곳은 도시의 가장 남쪽에 위치한 우엔토로(Ouen toro) 언덕이다. 이 언덕에서는 누메아의 전경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으며 앙스바타(Anse Vata) 해변에서 가까운 등산로를 따라 오르면 정상에 쉽게 오를 수 있다. 해발이 128m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힘들이지 않고 오를 수 있으며, 까나르 섬과 메트로 섬 등을 볼 수 있는 최고의 전망 장소 중 하나다.

누메아 남쪽에 있는 아름다운 앙스바타 해변.


해변의 신선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다음으로 도착한 곳은 시트롱 만(Baie des Citron) 근처에 위치한 ‘누메아 수족관(Aquarium des Lagons)’으로 지난 2007년 새롭게 단장을 했다. 뉴칼레도니아의 진짜 바닷물 속에서 노니는 물고기를 관람할 수 있는 이곳은 세계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희귀종이 많기로 유명하다. 어두운 실내에서 형광색으로 빛나는 산호, 사람 얼굴을 한 인면어, 머리 부분에 혹이 자라는 나폴레옹 피시 등 진귀하고도 흥미로운 볼거리들이 가득하다.


이제 누메아 시내의 중심에 위치하고 있는 '꼬꼬띠에 광장(Place des Cocotiers)'으로 발걸음을 옮길 차례다. 열대 야자나무(꼬꼬띠에)가 많이 자라고 있는 데서 명칭이 유래된 이 광장은 사람들의 수가 비교적 적어 한적한 산책을 즐길 수 있다. 또한 가운데에 길게 뻗은 교차로를 두고 네 개의 직사각형 구획으로 나뉘어 있기 때문에 이동이 매우 편리하다. 광장 동쪽에는 키오스크 음악당이, 광장의 중앙에는 여신상이 세워져 있는 셀레스트 분수대가, 서쪽에는 누메아 관광안내소가 위치하는 등 깔끔한 구획 구성이 돋보인다.


관광안내소 근처에 있는 카페테리아에서 잠시 티타임을 갖고 공원 골목들을 활보한다. 공원 양 옆으로 자리한 골목들마다 자그마한 쇼핑상점과 레스토랑, 카페 등이 많기 때문에 누메아 시내관광을 할 때 꼭 들를만한 곳이다. 광장에서는 매주 목요일 밤마다 멜라네시안 원주민들의 문화를 즐길 수 있는 작은 축제도 열린다고 하니 참고하도록 하자.

상공에서 본 항구. 촘촘하게 정박된 요트들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놓치면 후회하는 티바우 문화 센터와 아침 시장

누메아는 3천 년의 역사를 지닌 원주민인 카낙(Kanak)족의 멜라네시안 문화와 150년의 프랑스 문화가 한데 어우러진 도시다. 원주민의 문화와 역사를 더 알기 위해서 티나 만에 위치한 ‘티바우 문화 센터(Tjibaou Cultural Centre)’로 향한다. 멀리서도 유독 눈에 띄는 독특한 외관의 건축물은 이탈리아의 유명 건축가 렌조 피아노(Renzo Piano)가 원주민의 전통가옥에서 영감을 받아 설계했다고 한다. 카낙의 민족지도자였던 장 마리 티바우(Jean-Marie Tjibaou)의 추모를 위해 만든 티바우 문화센터는 카낙 전통의 예술성과 현대적 감각이 가미된 건축물로 인정돼 세계 5대 건축물로도 손꼽힌다.


이곳은 연극이나 댄스 등 퍼포먼스를 관람할 수 있는 공연장과 상설 전시실로 구성돼 있다. 나무가 우거진 숲길을 따라 걷다 보면 3천 년 전으로 시간여행을 떠나 카낙 원주민과 조우한 듯 신비스런 분위기가 연출된다. 전시실에서는 멜라네시안 문화와 더불어 남태평양 문화가 고스란히 가미된 다양한 조각, 회화, 공예 작품을 감상할 수 있으며, 북부·남부·로얄티 군도 등 세 지역의 가옥이 그대로 재현된 ‘므와카 구역(Mwakaa)’도 꼭 들러봐야 한다.

아침 시장에는 신선한 채소와 과일이 가득하다.

현지의 기념품 상점 곳곳에서 일본인 관광객들을 위한 일본어 표기를 볼 수 있다.


아침 시장 역시 여행 중 빼놓지 않고 꼭 방문해야 할 코스이다. 현지인들의 활기찬 생활 모습도 엿볼 수 있고, 운이 좋다면 저렴한 가격에 좋은 물건도 살 수 있기 때문이다. 모젤항 부근 육각형의 푸른색 지붕을 찾아가면 아침 시장을 만날 수 있다. 오전 5시부터 11시 30분까지만 열리기 때문에 오전 첫 일정으로도 알맞다. 시장에는 뉴칼레도니아에서 수확되는 아름다운 꽃과 탐스러운 과일, 진귀한 토속 기념품들이 가득해 자연스럽게 눈이 휘둥그레진다. 진열품들이 지닌 원색의 아름다움은 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움을 준다. 또한 이곳 카페테리아 주변에서는 무료로 음악 연주나 공연 등이 열리는데, 인근 섬마을 주민과 타 지역 사람들, 여행자들이 몰려 역동적이고 활기찬 시장의 풍경이 연출된다. 시장 주변에 운집한 특산물 가게에서 조금은 늦은 아침 식사를 하고 다시 항구로 향한다.


항구에서는 즐거운 갈등의 시간이 기다린다. 모젤항에서 쌍동선(Catamaran)을 타고 아메데 등대섬(Amedee Lighthouse Island)에서 하얀 등대와 푸른 하늘이 만들어 내는 환상의 조화를 만끽할 것인가, 때 묻지 않은 에덴동산 블루리버파크에서 천혜의 생태자연을 바라보며 순수한 자연을 즐길 것인가. 선택은 자유지만, 결과는 확신할 수 있다. 이번 여행이 그동안 꺼져 있었던 꿈을 향한 불꽃을 다시 일으키는 기회가 되리라는 것을. 어쩌면 이미 그 꿈을 향해 달려가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Merci, 뉴칼레도니아! Au revoir, 누메아!!”




가는 길
2008년부터 에어칼린 항공이 인천과 누메아를 잇는 직항노선을 현재 주 2회(월/토요일) 운항하고 있다. 한국어 통역원이 탑승하며 한국어 자막 영화도 볼 수 있다. 비행시간은 9시간 30분 정도 소요.




여행팁
남태평양 중심에 위치한 뉴칼레도니아는 1774년 제임스 쿡 선장의 의해 발견됐으며, 현재 프랑스 해외 자치령 섬이다. 연평균 20~28도의 봄 날씨로, 언제든 쾌적한 여행을 즐길 수 있다. 공용어는 프랑스어를 쓰지만 각기 다른 멜라네시안 언어가 30여 개가 된다. 시차는 한국보다 2시간 빠르다.

 

따뜻한 나라로 떠나는 여행

노캉위 섬에 발을 내딛는 순간, ‘천국에서 가장 가깝다’는 뜻을 실감할 것이라고 장담한다. 풍화된 나목(?木) 앞에서 한국에서 온 신혼부부가 멋진 포즈를 취했다. 뉴칼레도니아는 이렇게 비현실적인 아름다움을 마음에 담아 가는 곳이다. / 사진작가 강근호씨 제공

추위가 몰아닥쳤다. 몸뿐 아니라 마음까지 움츠러드는 듯하다. 이번 주 '주말매거진+2'는 '피한(避寒)여행 특집'으로 꾸몄다. 따뜻한 기후, 뛰어난 풍광으로 우리의 얼어붙은 심신을 어루만져줄 만한 해외 여행지들이다. 겨울휴가철 가볼 만한 국내 여행지 편도 곧 마련할 계획이다.

뉴칼레도니아의 풍광에 대해 일본 작가 모리무라 가쓰라는 '천국에서 가장 가까운 섬'이란 찬사를 헌정했다. 이 말은 뉴칼레도니아 얘기가 나올 때마다 인용되기 때문에 사실 식상하기까지 하다. 그러나 어쩌랴, 이것 이상 적합한 표현을 찾을 수 없는 것을. 현실로 느껴지지 않을 만큼 아름답다고 해서 내가 아는 여행 저널리스트는 '비현실적인 아름다움'이라고 썼다. 나도 동의한다. 그러니 아무리 식상해도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시작하자. 뉴칼레도니아는 분명 지구 상에서 천국에 가장 가까운 곳 맞다.

다만 '친절하진 않은' 천국이다. 사람들이 불친절하다는 얘기가 아니다. 그 섬에서 만나는 사람들의 선한 미소와 상냥함, 남을 배려하는 매너를 접하면 매료되지 않을 도리가 없다. 친절하지 않다는 것은 관광 개발에 대한 말이다. 곳곳에 널려 있는 그 수많은 관광자원을 이 나라는 아마 10%도 활용하지 못하는 것 같다. 조금만 개발하고 마케팅하면 세계적 명소가 될 곳을 그냥 내버려둔다. 개발보다는 자연 그 상태로 보존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는 것이다.

각국의 관광지를 여행하다 보면 숱한 과장과 허풍을 만나곤 한다. 별것도 아닌 곳에 요란한 선전문구를 달고 스토리를 얹어 대단한 것처럼 포장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뉴칼레도니아는 그 반대다. 이 섬나라를 여행하면서 아깝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았다. 교통편과 편의시설을 더 만들고 적극적으로 홍보한다면 '대박'날 수 있을 텐데 그렇게 하지 않는 것이다. 과장은커녕, 별 기대도 않고 찾아갔는데 입이 벌어진 경우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럴 이유가 있다. 뉴칼레도니아는 관광에 목매는 나라가 아니다. 이 나라의 1인당 국민소득은 3만5000달러에 달한다. 니켈·망간·텅스텐 등 값비싼 지하자원이 널려 있어 이것만 갖고도 웬만한 선진국만큼 잘산다. 굳이 관광객을 끌려고 아등바등 애쓸 필요가 없다. 무리하게 개발할 필요도, 과장을 섞어 선전할 필요도 없다.

그러니까 뉴칼레도니아의 불친절함은 '상업적인 불친절'인 셈이다. 돈을 더 벌려고 요모조모 친절하게 설명해주거나 편의시설을 잔뜩 만들지 않는다는 뜻이다. 덕분에 뉴칼레도니아의 관광 명소는 어디를 가도 한적하다. 그리고 상업적으로 가공하지 않은 소박한 원시성을 간직하고 있다.

◇'천사의 놀이터' 오로 풀장

수도 누메아에서 비행기를 타고 동남쪽으로 25분쯤 날아간 곳에 일데팽(Ile des Pins)섬이 있다. 프랑스어로 '소나무섬'이다. 태고의 시간이 그대로 멈춘 듯 한없이 푸른 하늘과 바다와 송림(松林)이 끝없이 펼쳐졌다. 이 자그만 섬에 오로(Oro) 천연 풀장이 있다.

오로 풀장은 바다가 육지 안쪽으로 파고들어 호수처럼 가둬진 곳이다. 주위 사방을 뉴칼레도니아 특유의 아로카리아 소나무 숲이 병풍처럼 둘러쌌다. 수면은 잔물결 하나 없이 고요해 심산유곡 속의 거대한 옹달샘을 연상케 한다. 그래서 풀장이란 이름이 붙었지만 물맛은 분명 짜디짠 바닷물이다. 바닥은 산호초군(群)으로 덮여 있고 형형색색의 열대어들이 군무(群舞)를 춘다. 스노클링에 더할 나위 없는 조건이다.

그러나 오로 풀장은 처음 온 관광객들에게 결코 친절하지 않다. 우선 입구부터 찾기가 쉽지 않다. 보일 듯 말 듯한 안내판이 하나 붙어 있을 뿐이다. 입구로 들어선 뒤에도 숲길과 얕은 물길을 15분은 걸어야 한다. 다른 나라였다면 도로를 내고 온갖 시설을 다 지었을 터다. 그렇게 한참을 걸어 숲길이 끝나는 순간 갑자기 천국이 눈앞에 펼쳐지고, 불편했던 기억은 한순간에 다 사라진다.

오로 풀장엔 음식점도 카페·편의점도, 화장실이나 샤워장도 없다. 주의를 당부하는 어떤 안내문도 붙어 있지 않고, 안전요원도 없다. 산호초 바닥이니 맨발로 들어가선 안 된다는 경고도 없다. 깊은 곳도 수심 2m 정도니 큰 사고야 없겠다. 하지만 관광지의 과잉친절에 익숙해져 있는 아마추어 관광객이라면 약간의 시행착오를 겪을지도 모르겠다. 원래 천국으로 가는 길은 험난한 법이다.

◇비현실적인 절대 미감(美感) 노캉위섬

일데팽에서 다시 보트로 30분쯤 달리면 노캉위(Nokanhui)라는 무인도가 나온다. 숨이 턱 막힐 만큼 아름다워 지구 상의 섬이 맞는가 하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곳이다. 설탕가루를 뿌린 듯한 백사장과 시리도록 맑은 연초록빛 바다라고 하면 역시 식상하지만 달리 표현할 방법이 없다. 새하얗게 풍화된 나목(裸木)들은 세상과 괴리된 비현실감을 더해준다.

이곳 역시 상업적으로 친절하지는 않다. 교통편이라고는 20명 남짓 태우는 소형 보트 몇 편뿐이다. 허용된 체류시간 역시 30여분에 불과하다. 축구장 2~3개 크기만한 섬에 인공적인 요소라고는 단 하나도 없다. 자연이 그려내는 단순명료한 절대 미감(美感)만 존재할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천국이다.

이 무인도에 내릴 때는 신발부터 벗을 것을 권한다. 맨발로 고운 모래의 질감을 즐기면서 카메라 셔터를 아낌없이 눌러대라. 당신이 들렀던 어떤 관광지보다 추억의 사진첩을 아름답게 장식해줄 것임을 장담한다. 이 섬만은 아니다. 뉴칼레도니아 어디를 가도 청명한 태양빛과 코발트빛 바다를 만날 수 있으니 셔터를 누르면 그게 바로 작품 사진이다.

여행 수첩

에어칼린 항공사가 인천공항~뉴칼레도니아 직항편을 매주 월·토요일 두 차례 운행한다. www.aircalin.co.kr (02)3708-8581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찬바람 불 때 떠나는 따뜻한 섬 여행] 남태평양의 열대섬 뉴칼레도니아

일본 여성 작가 모리무라 가쓰라(森村桂·1940~2004)는 호주와 뉴질랜드 사이에 있는 남태평양의 열대 섬 뉴칼레도니아를 여행한 뒤 1965년 책을 냈다. '천국에 가장 가까운 섬'이라는 제목이다. 200만부가 팔리면서 이후 일본에 뉴칼레도니아 열풍이 불었다. 50년이 지났지만 지금도 뉴칼레도니아 관광객의 20%를 차지할 만큼 일본인이 많이 찾는 이유 중 하나다.

그는 책에 이렇게 썼다. "아버지는 생전에 늘 말씀하셨다. '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가지가 휘도록 열매 맺는 꿈의 섬, 언제든 신(神)을 만날 수 있는 섬. 일하지 않아도 좋고, 맹수나 독충도 없는, 그런 천국에 가장 가까운 섬이 지구 남쪽에 있단다.' 그 섬이 뉴칼레도니아라고 생각했다. 그곳에 가기로 맹세했다. 돌아가신 아버지를 만날 수 있을지도 몰라."

일데팽 해변에서 스피드 보트를 타고 30분쯤 달리니 신기루처럼 섬 하나가 떠올랐다.
일데팽 해변에서 스피드 보트를 타고 30분쯤 달리니 신기루처럼 섬 하나가 떠올랐다. 모래섬 ‘노캉위’였다. 신발을 벗고 흰 모래를 밟았다. 죽은 산호가 만들어냈다는 곱고 흰 모래와 맞닿는 느낌이 부드러웠다. 흰 구름과 파란 하늘, 잔잔한 에메랄드빛 바다로 둘러싸인 하얀 섬에선 어디를 찍어도 화보가 될 것 같았다. / 최원석 기자
모리무라는 작가인 아버지와 가수 어머니 사이에서 유복하게 자랐지만 열아홉 살 때 아버지가 갑자기 돌아가시면서 가세가 기울고 어렵게 대학 생활을 보냈다. 졸업 후 직장 몇곳을 전전했지만 적응하지 못했다. 삶이 괴로웠다. 아버지를 원망하며 한편으로 갈구했다. 그러던 때 뉴칼레도니아를 발견했다. 2015년 한국인들의 여행 키워드 '힐링'과 연결해도 어색하지 않다.

따뜻한 바닷가에서 신나게 놀다 오는 것만 원한다면 굳이 뉴칼레도니아까지 가지 않아도 된다. 쉽게 떠나기엔 상당히 멀다. 현지 물가는 유럽 수준. 서비스도 그리 싹싹하지 않다. 하지만 그곳에서 만나는 에메랄드빛 바다와 울창한 원시림, 느릿느릿한 시간들, 아무것도 하지 않을 자유가 다른 곳에서 얻기 힘든 치유의 힘을 준다. 혹시 모리무라처럼 누군가 또는 그 무엇과 만나기 위해 가는 것도 좋을 것이다.

◇누메아

오전 9시 인천공항을 출발해 도쿄로 간 뒤 도쿄 나리타공항에서 낮 12시 반 뉴칼레도니아로 출발했다. 밤 11시 조금 넘어 프랑스령인 뉴칼레도니아의 주도(州都)인 누메아에 도착했다. 뉴칼레도니아는 호주에서 동쪽으로 1200km, 뉴질랜드에서 북서쪽으로 1500km 떨어져 있다. 바게트 빵처럼 기다랗게 생겼다. 누메아는 본 섬의 맨 아래쪽에 있다. 공용어는 프랑스어지만 33개에 달하는 멜라네시아·폴리네시아 언어 등이 사용된다. 원주민이 44%, 유럽인 34%이며, 2차대전 이전 니켈 광산 노동자로 온 일본계도 1만여명 살고 있다. 1860년대 니켈이 발견됐는데 매장·생산량 모두 세계 5위다. 니켈 광업이 GDP의 20%, 수출의 90%를 차지한다. 부속 섬을 합치면 제주도 면적의 10배쯤 되는데, 인구는 제주의 절반도 안 되는 26만명 수준이다. 최대 도시 누메아에는 9만명이 산다.

다음 날 누메아에서 유일한 아침 시장을 찾았다. 열대 과일, 생선, 빵부터 원주민이 만든 나뭇조각, 조개 공예품까지 시장을 가득 메운다. 가격은 싸지 않다. 작은 기념품 한 개도 1만~2만원, 괜찮다 싶으면 5만원 이상이다. 기념품을 사고 싶다면 카지노(Casino) 같은 시내 대형 마트를 이용하는 것이 실용적이다. 뉴칼레도니아의 대표 허브 니아울리(niaouli)로 만든 에센스·오일·스프레이 등을 개당 4000~7000원이면 살 수 있다. 두통, 우울증, 알레르기 천식 완화에 효과적이다. 뉴칼레도니아 특산의 원두커피도 있다. 생산량이 적어 수출은 못 한다고 하니 커피 애호가라면 꼭 맛봐야 할 듯싶다. 통화는 퍼시픽프랑을 쓴다. 코코티에 광장은 시내 최대 중심가로 쇼핑센터, 관광 안내소, 분수대 등이 자리 잡고 있다.

누메아 전경을 보기 위해 광장을 나와 우엔토로 언덕에 올랐다. 누메아에서도 가장 남쪽 해발 128m에 있다. 전망대엔 2차대전 때 일본군 침략에 대비해 만든 커다란 대포가 있다. 일본군이 오지 않아 실제로 사용되지 않았지만 당시 일본의 위협이 이곳까지 미쳤다는 것이 놀랍다.

원주민 문화를 알고 싶다면 치바우 문화센터에 가면 된다. 독립운동에 앞장섰다가 1989년 암살된 민족 지도자 장 마리 치바우를 기리기 위해 1998년 만들어졌다. 뉴칼레도니아 원주민인 '카낙'의 거주 문화와 예술품이 전시돼 있다. 

건축가 렌조 피아노가 소나무와 원주민의 전통 가옥을 모티브로 만들었다. 대부분 나무로 돼 있는데도 금속으로 만들어진 것처럼 날카롭고 현대적인 느낌을 준다.

일데팽 해변의 전경. 일데팽은 뉴칼레도니아의 주도 누메아에서 비행기로 20분쯤 가면 닿는 길이 18km, 너비 14km의 작은 휴양섬이다.
일데팽 해변의 전경. 일데팽은 뉴칼레도니아의 주도 누메아에서 비행기로 20분쯤 가면 닿는 길이 18km, 너비 14km의 작은 휴양섬이다. 해변의 모래가 곱고 부드러워 걷기에 좋다. 하얀 모래에 가까운 쪽의 바다는 수심이 낮아 연한 푸른 빛인데, 해변에서 점점 멀어질수록 바다가 진한 빛으로 변해가는 모습이 근사하다. / 최원석 기자
◇일데팽

'남태평양의 보석'이라는 별명을 가진 일데팽(Il des Pins)은 신혼부부, 연인들에게 특히 인기지만 실제로 가보니 가족 단위 유럽인들도 눈에 많이 띄었다. 프랑스어로 소나무 섬이라는 뜻이다. 누메아에서 일데팽까지는 비행기로 20분, 배로 2시간 반 걸린다. 누메아 국내선 공항에서 프로펠러 비행기를 타고 일데팽까지 갔는데, 내리는 순간 누메와와는 또 다른 원시림의 향기가 강렬했다. 제주도의 10분의 1 면적에 고작 3000명이 모여 산다.

일데팽을 대표하는 볼거리는 오로만(灣) 천연 풀(pool)이다. 바다와 만이 만나는 입구의 바위들이 바닷물을 막아 풀 안은 수심이 1~2m에 불과하다. 투명한 바닷물 안으로 팔뚝만 한 열대 물고기들이 떼 지어 돌아다닌다. 바닷물은 딱 수영하기 적당한 온도다. 간단한 스노클링 장비를 갖추고 물 위를 떠다니다 보면 산호와 열대어들이 가득한 거대한 수족관 안을 헤엄치는 느낌이 든다.

온통 에메랄드 빛으로 잔잔하게 깔린 바다 주변의 열대 원시림은 다른 열대 지역의 비슷한 휴양지와 확실히 다른 경치를 보여준다. 천연 풀 근처는 수십 미터 키의 아로카리아 나무가 빽빽하게 들어서 있다. 고생대 식물로 공룡보다 더 오랜 역사를 지녔다. 트레킹 코스도 잘 돼 있다. 숲을 헤치고 바깥으로 나가면 영화 '쥬라기 공원'의 풍경이라도 펼쳐질 것만 같다.

바오 빌리지는 일데팽 최남단에 있는 원주민 마을이다. 1860년에 프랑스에서 온 죄수들에 의해 지어진 바오 성당도 볼거리다. 뉴칼레도니아의 종교는 가톨릭이 60%, 개신교가 30%, 기타 10%라고 한다. 쿠토 해변은 하얀 모래가 4km 해안에 길게 펼쳐진 곳인데, 한국 백사장 모래보다 훨씬 고와 맨발로 밟으면 밀가루 같은 감촉이다. 석양과 해안 풍경이 어우러진 풍경이 로맨틱하기 그지없다.

◇노캉위섬과 무인도에서의 점심

일데팽 해변에서 모터보트를 타고 30분쯤 달리면 바다 위 하얀 섬이 나온다. 산호모래가 퇴적돼 만들어진 무인도 노캉위다. 가는 도중에 모터보트를 모는 관광 가이드가 바다거북과 만나게 해주는 이벤트도 보여준다. 섬 주변이 전부 완만하게 이뤄진 산호모래층이어서 모터보트가 섬에서 30~40m쯤 떨어진 곳에 정박하면 거기서부터 내려 철벙 철벙 물을 헤치며 걸어 들어가야 한다. 섬 주변은 온통 바다. 섬은 끝에서 끝까지 걸어도 5~6분이면 충분하다. 샌들을 내던지고 맨발로 걸으면 발끝으로 느껴지는 감촉이 꽤 근사하다.

노캉위섬에서의 한가로운 산책이 끝나면 근처 다른 무인도에 들러 점심을 먹고 느긋한 오후 한때를 보낼 수도 있다. 근해에서 잡은 생선과 바닷가재 등을 구워 준다. 사방이 눈부신 푸른 바다로 둘러싸인 작은 섬에서 먹는 식사가 맛없을 리 없다. 무인도 투어는 점심을 포함해 1인당 15만~18만원 정도. 묵고 있는 호텔에서도 예약할 수 있다.

뉴칼레도니니아 위치도
여행수첩

한국에서 뉴칼레도니아까지의 직항편은 없다. 뉴칼레도니아의 국적 항공사인 에어 칼린(Air Calin)이 도쿄와 오사카에서 뉴칼레도니아의 주도 누메아로 가는 직항편을 운항하고 있다. 도쿄 나리타공항에서 주 5회(화·수·목·토·일) 출발한다. 오사카 간사이공항에서는 주 2회(월·금) 출발이다. 비행시간은 8시간30분. 인천공항에서 시드니를 들러 누메아로 간 뒤 일본을 통해 귀국하는 일정도 가능하다. 한국의 겨울에 해당하는 12~2월이 최성수기다. 프랑스 호텔 체인인 르메르디앙은 관광객이 가장 많은 누메아와 일데팽에서 가장 인기 있는 리조트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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