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렌체 두오모는 연인들의 성지래. 영원히 사랑을 맹세하는 곳. 내 서른 번째 생일날 나와 함께 올라가주겠니?"

다들 눈치 채셨나요?

그렇습니다. 영화와 책으로 유명한 < 냉정과 열정사이 > 에 나오는 말입니다. 책 속으로 빨려 들어가 도서관에 앉아 수업도 땡땡이치면서 두 권의 책을 연달아 읽어 내렸던 기억이 납니다.





◇ ⓒ Get About 트래블웹진

사실 저는 이 책이 나오기 전에 이미 피렌체를 다녀왔거든요. 하지만 당시 피렌체에서는 커다란 감흥이 없었습니다. 왜냐고요? 전날 베네치아에서 5시간을 떨며 기다린 끝에(아시죠? 유럽의 툭하면 터지는 교통 파업) 겨우 수백 명에 틈을 뚫고 올라 탄 기차에서 내려 힘들게 찾은 호텔에 갔지만 난방이 전혀 안 되어 추웠고 직원은 끝내 이불을 가져다주지 않았기에 밤새 오들오들 떨었어요. 게다가 샤워할 때의 물이 미지근해서 몸살기운까지 겹쳐 이미 너무 피곤했거든요.

어쨌든 당시에도 제 친구는 두오모만은 언젠과 연인과 함께 와서 오르겠다는 선포를 했고 저 역시 이미 파리 에펠탑에서 나름 기분이 상한 뒤여서 '뭐 그럼 나도 담에 연인과 함께' 정도로 생각하고 말았지요. 그러고 10년도 넘는 세월이 흐를 줄은 그때는 꿈에도 몰랐겠지요.

게다가 당시에 친구와 저의 피렌체에서의 가장 큰 미션은 우피치 미술관을 관람하는 것이었거든요. 이번에도 '물론' 연인 따위는 제 곁에 없었지만…. 만약 이번에도 못 올라간다면 대체 언제 다시 이곳에 올라올 수 있을 것인지 알 수 없으므로 타비오(Tabio) 여정에서 피렌체란 이름을 발견한 순간 반드시 두오모에 오르자고 결심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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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눈 뜨자마자 밥 먹고 달려간 곳도 바로 두오모였습니다. 이미 이 유명한 성당을 보기 위해 전 세계에서 몰려든 사람들이 많더군요.

다행이도 아직 이른 시간이라 그랬는지 쿠폴라에 오르는 줄은 그리 길지 않았어요. 표를 끊고 올라가기까지 일사천리로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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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도 많은 사람들이 계단을 오르다보면 내가 뭐하는 짓인가 생각하게 된다기에 꽤 커다란 각오를 하고 오르기 시작했습니다만….

올라가는 길에 조각상들과 하부의 '마지막 심판'으로 유명한 장대한 돔의 그림을 감상할 수 있고, 한적한 덕분에 마음대로 멈추고 싶을 땐 멈춰 숨을 고르며 올라갈 수 있는 덕분이었는지는 몰라도 생각보다 힘들지 않게 꼭대기에 도착했습니다.

"우와~~~!!!"

도착한 쿠폴라에서는 저도 모르게 저렇게 탄성을 내지를 수밖에 없었는데요. 그야말로 반짝이는 아침의 햇살이 드리워진 피렌체가 제 발 밑으로 펼쳐졌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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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아름다웠습니다.

멀리 보이는 낮은 산들의 모습도 붉은 지붕들도 정말 사랑하는 사람과 이 위에 올라 영원한 사랑을 맹세한다면 지키지 않을 수 없겠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나더군요.

한동안 넋을 놓고 벤치에 앉아 풍경을 보다가 정신을 차리고 주위를 둘러보니 벌써 사람들이 북적이기 시작하더군요.

이곳이 사람들로 더 미어터지기 전에 얼른 둘러보자 생각하고 연신 셔터를 누르며 한 바퀴 돌았습니다. 물론 그 사이 수많은 연인들의 사진을 찍어줘야 했던 솔로의 설움은….

원하는 만큼 충분한 시간을 가진 뒤 계속 꾸역꾸역 올라오는 사람들의 힘든 표정을 보며 저는 경쾌한 발걸음으로 계단을 내려갔습니다.

두오모 : 산타 마리아 델 피오레 성당

- 오픈 시간 -

성당 (오전 10시 ~ 오후 5시 / 토요일은 오후 4시 45분까지)

쿠폴라 (오전 8시 30분 ~ 오후 7시 / 토요일은 오후 5시 40분까지)

- 휴 일 -

성당 (일요일, 부활절, 성탄절, 1월1일)

쿠폴라 (6/24, 8/15, 9/8, 11/1, 12/26에 추가로 문 닫음)

- 요 금 -

성당은 무료, 지하 3유로, 쿠폴라 8유로

(아침 일찍 서둘러서 가면 여유롭게 쿠폴라에 오르고 둘러볼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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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간 친구들과 젤라토를 하나씩 입에 물고 마구 깔깔 까르르 웃으며 피렌체 거리를 쏘다녔지요. 예쁜 물건들이 가득해 우리를 유혹하는 숍들이 가득한 거리를 지나 광장과 가죽시장 거리를 지나 이름도 유명한 미켈란젤로의 다비드 상의 원본이 있다는 아카데미아 미술관 앞에 줄을 섰습니다.

그리고 다비드 상과의 감동적인 만남! 사진 찍는 것을 철저하게 금지해서 그 순간을 포착해올 수는 없었어요. 하지만 그 근사한 돌로 만들어진 청년과의 만남에서 오는 감동은 저렴하지만은 않은 입장료를 내며 느낀 정체를 알 수 없던 슬픔을 즉시 잊을 수 있게 해주었답니다.

역시 다비드 군을 가장 아름답게 잘 관찰할 수 있는 스폿에서 멍 때리며 세기를 초월한 아름다운 자태를 감상해주었습니다. 밖으로 나와 유유히 흐르는 아르노강을 가로지르는 우아한 베키오다리를 건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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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값비싼 보석과 미술품을 파는 상점들로 가득하지만 처음에 이 다리가 만들어진 중세에는 푸줏간들이 들어차 있었다고 하지요.

영화 < 향수 > 로 더 유명세를 타게 됐답니다. 하루를 홀딱 투자하지 않으면 제대로 된 감상을 하고 나왔다고 할 수 없을 만큼 명작으로 가득한 우피치 미술관을 지나는데 엄청 가고파졌어요.

걷다 보니 뭔지 모르게 근사하고 현대적인 분위기가 풍겨 나오는 레스토랑/카페 모요Moyo를 발견하고는 여기다 했습니다.

자리를 잡고 음식을 주문. 기다리면서 와이파이를 즐겨주시고…. 틈틈이 그곳을 드나드는 근사한 양복쟁이 회사원 아저씨들과 잠시 커피를 마시며, 신문을 보려고 이곳에 들른 기럭지 길고 스타일리시한 피렌체 오라버니들을 감상.

중후한 매력과 상큼한 매력을 들여다보는 것 자체가 즐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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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들도 깔끔하고 맛있었어요. 저는 카프리제를 먹었는데 역시 본토의 맛은 다르더군요.

잊을 수 없는 모짜렐라 치즈의 쫄깃하고 고소함! 함께 마셨던 이탈리아의 생맥주도 어찌나 시원하게 꿀꺽꿀꺽 잘 넘어 가던지요! 점심까지 배부르게 먹고 나니 다시 타비오(Tabio) 일행을 만나 다음 도시인 로마로 이동할 시간이 찾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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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 장소인 산타크로체 성당 앞으로 가서 얼른 성당 안에 들어가 이 도시로 돌아오게 해달라고 간절한 마음 한 조각을 떨어뜨리고 밖으로 나와 일행과 함께 이동, 버스에 오릅니다.

제 기도가 하늘에 닿았다면 언젠가 그곳으로 돌아갈 수 있겠지요? 그 날이 언제일지는 모르지만 오늘도 즐거운 마음으로 기다립니다.

< 냉정과 열정사이 > 에 나온 대사를 떠올리며 피렌체에게 아쉬운 작별의 인사를!

"약속은 미래야. 추억은 과거. 추억과 약속은 전혀 다르겠지…. 미래는 그 모습이 보이질 않아 우리를 늘 초조하게 해. 그렇지만 초초해하면 안 돼. 미래는 보이지 않지만 과거와는 달리 반드시 찾아오는 거니까."/


위대한 예술가의 숨결이 곳곳에… 르네상스로 돌아가는 시간 여행

두오모
두오모
이탈리아 북부의 중심 밀라노는 세계 각국에서 온 관광객과 비즈니스맨들로 언제나 활기가 넘친다. 오랜 역사를 간직한 고풍스러운 건축물 사이로는 예술적 분위기가 유유히 흐르고, 세계 패션의 흐름을 보여주듯 세련된 옷맵시를 자랑하는 현지인들의 모습은 여유롭고도 근사하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를 비롯해 수많은 예술가들의 예술작품을 엿볼 수 있는 것도 밀라노의 큰 매력. 밀라노를 찬찬히 들여다보면 잠들어 있던 예술적 감성이 깨어나기 시작하고, 르네상스 시대로 돌아간 듯한 기분에 빠져들게 된다.

두오모 광장
두오모 광장
밀라노 여행의 시작, 두오모 광장

밀라노의 중심에 자리한 두오모 광장에서는 고딕양식의 예스러운 풍치가 그대로 드러나 보이는 웅장한 건축물이 가장 먼저 눈길을 사로잡는다. 세계에서 네 번째로 큰 성당으로 손꼽히는 ‘두오모(Duomo)’는 도시를 상징하는 최고의 건축물로, 화려함과 장엄함의 극치를 보여준다. 1386년 착공되어 완벽한 모습을 갖추기까지는 약 500년의 세월이 필요했지만, 그 기나긴 인고의 세월만큼 깊은 아름다움과 예술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

두오모는 이탈리아에서 주교신부가 미사를 집전하는 성당을 의미하며, 밀라노와 피렌체의 두오모가 가장 유명하다. 두오모 근처에는 시청을 비롯한 주요 관청, 시민광장, 공공시설 등이 들어서 있어 단순한 종교적 장소를 넘어 도시를 대표하는 상징적인 명소로서 많은 여행객들의 발길을 모으고 있다.

흰 대리석으로 지어진 밀라노의 두오모는 높이 157미터, 너비 92미터의 거대한 규모를 자랑한다. 135개의 첨탑이 하늘 가득 숲을 이루고 있으며, 정교한 조각이 새겨진 청동문이 우아한 기품을 더한다. 성당 내부는 아름답게 조각된 52개의 기둥으로 이루어져 있고, 146개의 스테인드글라스가 고요한 어둠 속에서 화려한 빛을 발하고 있다. 성당 뒤편에 있는 계단과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두오모 상층부에 오르면 밀라노 시내를 한눈에 감상할 수 있으며, 맑은 날에는 저 멀리 알프스까지 조망할 수 있다.

두오모 인근에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쇼핑거리로 알려진 ‘비토리오 에마누엘레 2세 갤러리아(Galleria Vittorio Emanuele II)’가 위치해 있다. 19세기 중반 유명 건축가 주세페 멘고니에 의해 건립된 이곳은 두오모 광장에서 스칼라 광장까지 이어진 200미터 길이의 대형 아케이드 쇼핑 공간이다. 글라스로 이루어진 드높은 천장 사이로 들어오는 빛은 이곳 거리를 더욱 아름답고 우아하게 가꾸고, 12궁도를 표현한 모자이크로 이루어진 바닥과 둥근 천장의 프레스코화는 갤러리를 연상케 할 만큼 예술적 감각을 드러낸다. 아케이드에는 수많은 부티크와 호텔, 레스토랑, 카페, 서점 등이 들어서 있으며, 현지 트렌드를 보여주는 멋진 사람들과 관광객들로 늘 북적인다. 이곳에서는 굳이 물건을 구입하지 않아도 쇼핑거리를 거닐며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눈이 즐겁고, 기분이 한껏 들뜬다.

비토리오 에마누엘레 2세 갤러리아/라 스칼라 극장
비토리오 에마누엘레 2세 갤러리아/라 스칼라 극장
세계적인 오페라의 전당, 라 스칼라 극장

밀라노 문화•예술의 중심에는 오페라와 오페라의 성지로 불리는 ‘라 스칼라 극장(Teatro alla Scala)’이 있다. 두오모 광장에서 비토리오 에마누엘레 2세 갤러리아를 지나면 마주하게 되는 이곳은 모든 음악가가 꿈꾸는 꿈의 무대이자, 세계에게 가장 유명한 오페라 극장 중 하나다. 안토니오 살리에리(Antonio Salieri)의 오페라를 비롯해 푸치니(Puccini), 베르디(Verdi), 로시니(Rossini) 등 최고의 작품들이 이곳 무대에 올랐으며, 아직도 유럽 최고의 성악가들이 이곳에서 공연하는 것을 영예롭게 여겨 ‘스칼라 공연’이라는 경력을 가장 먼저 내세울 정도로 권위가 높다.

극장의 외관은 비엔나와 파리의 대형 오페라 극장에 비하면 다소 소박한 인상을 줄 수 있으나, 그 어느 곳도 흉내 낼 수 없는 라 스칼라 극장만의 위용과 자부심이 느껴진다. 내부는 화려한 기품이 배어 있는 인테리어와 호화로운 샹들리에가 방문객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으며, 총 3천600석 규모의 객석에는 세계 최고의 음향시설은 물론 영어와 프랑스어, 이탈리아어로 오페라를 감상할 수 있도록 모니터가 설치돼 있다. 이 극장의 공연 시즌은 본격적으로 12월부터 시작된다. 이 시기에 밀라노를 방문할 계획이라면 꼭 한번 라 스칼라 극장의 오페라를 관람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생애 잊지 못할 최고의 감동이 여행의 깊이를 더해줄 것이다.

극장 옆에는 오페라 관련 역사자료와 저명 음악가의 물품들이 전시돼 있는 ‘라 스칼라 박물관(Museo Teatrale alla Scala)’이 있다. 음악 애호가라면 한번쯤 들러볼 만한 곳으로 베르디의 핸드 캐스트와 조각상, 친필사인, 악보, 악기를 비롯해 라 스칼라 극장 출신의 성악가 마리아 칼라스의 초상화 등 흥미로운 볼거리가 많다.

이탈리아 예술의 창고, 브레라 미술관

라 스칼라 극장 옆으로 이어지는 브레라 거리를 따라 걷다 보면 이탈리아 3대 미술관인 ‘브레라 미술관(Pina-cotecadi Brera)’을 만나게 된다. 나폴레옹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던 곳으로 바티칸 미술관, 피렌체 우피치 미술관과 더불어 이탈리아 예술의 창고로 알려져 있다. 브레라 궁전(Palazzo di Brera) 2층에 위치한 브레라 미술관에서는 북부 이탈리아 르네상스 회화의 걸작들을 포함한 500여 점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으며, 주요 소장품으로는 라파엘로의 ‘성모의 결혼’, 베르니니의 ‘피에타’, 피에로 델라 프란체스카의 ‘성모자’, 만테냐의 ‘죽은 그리스도’ 등이 있다. 이곳에는 국립 도서관과 나폴레옹 동상이 세워진 아름다운 정원이 있어 여행객뿐 아니라 현지인들도 즐겨 찾는다.

르네상스의 품격이 그대로, 스포르체스코 성

두오모 광장 북서쪽에는 밀라노의 대표적인 르네상스 건축물인 ‘스포르체스코 성(Castello Sforzesco)’이 위치해 있다. 이곳은 15세기 중엽 밀라노 대공 프란체스코 스포르차에 의해 세워졌으며, 브라만테와 레오나르도 다빈치 등이 건축에 관여한 것으로 유명하다. 근대 성채의 전형으로 일컬어졌으나 제2차 세계대전 중 폭격으로 파괴되었고, 그 후 개축되어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스포르체스코 성
스포르체스코 성
다갈색의 웅장한 건축물 중앙에는 필라레테 탑이 있으며 주위에는 회랑이 둘러싸고 있다. 성 안쪽으로는 잔디로 가꾸어진 중정이 있어 여행객과 현지인들에게 산책로로 사랑받고 있다.

스포르체스코 성 내부는 현재 고미술 박물관과 고고학 박물관, 악기 박물관 등 10여 개가 넘는 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그중 기원전 고미술품부터, 고대 로마, 중세, 르네상스 시대에 이르기까지 다수의 예술 작품을 소장하고 있는 ‘고미술 박물관(Civiche Raccolte d’Arte Antica)’이 가장 대표적이다. 전시된 작품 중 최고의 걸작은 미완의 대리석상인 미켈란젤로의 ‘론다니니의 피에타’. 
이것은 미켈란젤로가 임종하기 3일 전까지 매달린 조각상으로, 완벽주의자인 그가 남긴 여타의 피에타 상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나, 대리석 내부에는 저마다의 조각상을 간직하고 있다고 믿으며 그것의 참된 모습을 드러내기 위해 노력한 작가의 의지와 투혼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이외에도 성 내부에는 구석기 시대부터 철기 시대까지의 유물들을 전시하고 있는 역사 박물관과 640여 개의 악기를 소장하고 있는 악기 박물관, 이집트 박물관, 가구 박물관 등 다양한 박물관들이 들어서 있다. 성 뒤편으로는 밀라노의 대표적인 녹색공원 셈피오네 공원(Parco Sempione)이 조성되어 있어 여유롭게 산책하며 시간을 보내기에도 좋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숨결 속으로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Il Cenacolo)’이 있는 곳으로 잘 알려진 ‘산타마리아 델레 그라치에 성당(Chiesa di Santa Maria delle Grazie)’은 스포르체스코 성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해 있다. 15세기 후반에 세워진 이곳은 르네상스 양식으로 넘어가는 과도기를 대표하는 건축물로, 천재 건축가 브라만테가 증축과 개축에 참여했다.

고딕 양식의 본당은 단아하고 정숙한 아름다움을 겸비하고 있으며 르네상스 양식의 둥근 천장은 화려하면서도 신비로운 자태를 간직하고 있다. 아담한 정원이 있는 회랑을 지나면 나오는 성당의 대식당에는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3년에 걸쳐 그린 역작 ‘최후의 만찬’이 있다. 그리스도가 최후의 만찬 중 ‘너희 가운데 한 명이 나를 배신할 것이다’라고 예언하는 장면을 묘사한 작품으로, 전통 방식을 뛰어넘는 독창성과 정확한 형식미, 주제와 인물에 대한 표현력이 탁월해 르네상스 최고의 작품으로 평가 받고 있다. 이 세기의 걸작을 마주하는 순간, 전 세계 여행자들이 그토록 밀라노를 찾는 그 이유를 비로소 깨닫게 될 것이다.

레오나르도 다빈치 '최후의 만찬'/산타마리아 델레 그라치에 성당
레오나르도 다빈치 '최후의 만찬'/산타마리아 델레 그라치에 성당

[여행 Tip] 패션의 도시, 밀라노

밀라노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한 가지가 바로 패션이다. 몬테 나폴레오네(Monte Napoleone), 보르고스페소(Borgospesso), 델라 스피가(Della Spiga) 등이 이름난 패션 거리다. 특히 두오모 인근의 몬테 나폴레오네 거리는 쇼핑이나 명품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도 밀라노에 왔다면 한 번쯤 찾게 되는 명소다.

300미터정도의 2차선 골목에는 세계 최고의 브랜드 숍들이 늘어서 있고, 유명 디자이너들이 운영하는 매장의 본점 또한 즐비하다. 굳이 그런 매장들을 둘러보지 않더라도 이곳을 거니는 사람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밀라노가 세계 패션의 중심지임을 오롯이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몬테 나폴레오네 거리
몬테 나폴레오네 거리
* 기사제공 : 대한항공 스카이뉴스(www.skynews.co.kr)
* 이미지제공 : 이탈리아 관광청(E.N.I.T)

인천 - 밀라노

☞ 인천 - 밀라노
2월 25일부터 주 3회(수,금,일)운항
3월 29일부터 주 4회(월,수,금,일)운항, 비행시간은 약 12시간 25분 소요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여행은 그 순간순간 맛있는 음식, 아름다운 풍경, 재미있는 즐길 거리들이 모두 중요하다지만 그에 못지않게 소중한 추억은 여행길에 만나지는 뜻하지 않은 인연들이다. 때문에 우리는 '여행'이라는 단어가 뿜어내는 무의식적인 설렘에 기대를 하게 되는 것일지도 모른다. 조촐하게 하나의 접시만이 놓인 1인분 테이블이 될 뻔 했던 이번 여행을 더욱 풍성하고 다양하게 꾸며 준 길 위에서 만난 소중한 인연들의 배려와 관심에 지금에야 비로소 감사 인사를 전한다. "Grazie!"

이탈리아 중부 토스카나주의 심장 피렌체(Firenze)는 내게 영화 ‘냉정과 열정사이'의 준세이와 아오이의 만남과 헤어짐, 그리고 재회의 기나긴 시간동안, 그들의 설렘과 아픔, 환희와 안타까움이 묻어 있는 곳이었다. ‘당신이 잠든 사이에'의 루시가 그 당시에는 이루어질 수 없다 믿은 피터에게 눈 내리는 플로렌스 수정 구슬을 선물 받을 때의 안타까운 사랑의 감정이 오버랩 되는 그런 곳이었다. 이탈리아 여행을 계획하는 동안 가장 오랜 시간을 머물리라 다짐한 곳이 그래서 이곳, ‘꽃의 도시'라는 이름의 피렌체였다. ‘연인들의 성지'라 일컬어지는 두오모(Duomo)성당(정식 명칭은 ‘산타마리아 델 피오레')이 있는 도시로 유명한 피렌체는 그 유명세치고는 정말 작은 도시다. 지하철이 없다. 마음만 먹으면 걸어서 모든 곳을 구석구석 볼 수 있다. 하지만 나는 가장 오랜 시간을 이 도시에서 머물렀다. 작은 도시지만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토스카나 요리의 본거지이기에 맛 기행을 떠나온 나에게는 그만큼의 시간 투자가 필요했고, 여기에 더해 피렌체는 마음 둘 곳이 참 많은 곳이었다. 어린 시절 봤던 영화가 키운 한자락 동경과 엄지와 중지사이로 잡아 찰랑찰랑 흔들면 눈이 내리는 수정구슬에 대한 설렘으로 시작된 여행이었지만, 여행을 마친 지금 피렌체는 내게 ‘마음의 고향'같은 익숙한 타국이 되어버렸다.

414개의 계단을 걸어 두오모 종탑에서 바라본 피렌체 전경은 장난감 마을마냥 정가롭다.
프랑스 식문화의 어머니 도시 '피렌체'

피렌체의 시작과 끝을 책임지는 산타 마리아 노벨라 역(Stazione di Firenze S.M.N)은 조반니 미켈루치라는 건축가에 의해 모던 스타일로 설계된 피렌체의 중앙역이다. 어쩜 이 나라는 역 하나의 유래를 말하더라도 한 번은 들어봤음직한 유명건축가의 이름이 심심찮게 등장하는지. 정말 건축의 나라라는 말이 허튼소리가 아님을 실감케 한다. 피렌체는 다양한 분야에서 이탈리아를 빛낸 천재를 배출한 곳이기에 ‘천재들의 도시'라는 별칭도 가지고 있다. 르네상스시대 3대 화가인 다 빈치, 미켈란젤로, 라파엘로가 사랑한 도시이며, ‘신곡'으로 유명한 단테와 천재수학자 갈릴레이 갈릴레오의 고향인 피렌체는 시대의 선택을 받은 자들이 사랑한 선택받은 도시라 여겨진다. 피렌체의 식문화가 역사적으로 큰 의미를 지니는 이유는 바로 세계 최고 미식의 나라인 프랑스 식문화의 기원이기 때문이다. 150년간 피렌체의 정치, 예술, 학문 등 모든 분야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한 메디치 가문에서 프랑스의 왕비가 탄생하며 이탈리아의 식문화가 프랑스로 넘어가게 된 것. 이리 보면 결국 이탈리아의 식(食)이 프랑스 식(食)의 모태인 셈인데 향후 이탈리아 요리는 소박하고 정갈한 가정식 스타일로, 프랑스 요리는 진귀한 재료로 화려한 코스를 뽐내는 스타일로 발전하게 되어 참 닮지 않은 모자(母子)요리문화의 행보가 흥미로울 뿐이다.
미켈란젤로 광장에서 내려다 본 피렌체 야경을 말로 표현하기란 참 어렵다. 단지 아름답다 밖에는. 여기서는 누가, 무엇으로, 어떻게 찍어도 그림이 된다.
소소한 일상으로 물드는 피렌체의 거리

피렌체 여행은 매일 두오모 성당과 그 주변에 즐비하게 서 있는 가죽시장에 출퇴근 도장을 찍는 것으로 설명된다. 길을 잃어도 두오모만 찾으면 숙소를 찾을 수 있고, 시선을 잡아끄는 가죽시장에 빠져 다음 도시의 여행경비를 탕진하게 될 수도 있는 흥미로운 도시다.

피렌체의 상징 중 하나인 베키오 다리(Ponte Vecchio)는 단테와 베아트리체가 처음 만난 장소로 유명해 지금도 이곳에서는 연인들이 사랑을 맹세하고 자물쇠를 건 뒤 열쇠를 강물에 버리는 풍습이 이어져왔다. 지금은 아르노강 오염 1순위가 버려진 열쇠들의 부식이라는 꽤나 현실적인 이유로 인해 더 이상 자물쇠를 달수는 없지만 몰래한 사랑이 더 용감하다 했던가? 지금도 알게 모르게 자물쇠의 개수는 늘어가고 있다. 이 다리 위에서 사람들은 사랑을 속삭이고, 사진을 찍고, 언제나처럼 젤라토를 먹는다. (젤라토는 정말 이탈리아의 어느 지역에서도 빠질 수 없는 대단한 아이템이다. 때문에 각 지역별 물가를 비교하려면 젤라토 가격을 보면 된다는 말까지 존재한다. 물가가 비싼 밀라노, 베네치아의 젤라토는 로마보다 1~1.5유로 더 비싸다.

그러니 나와 같은 젤라토 신봉자들은 로마와 피렌체에서 원 없이 먹고 이동하기를 바랄뿐이다.) 베키오 다리를 건너 숨이 턱에 차오르게 언덕을 오르면 미켈란젤로의 ‘다비드상’ 모조품이 있는 미켈란젤로 광장(Piazzale Michelangelo)에서 피렌체의 야경을 볼 수 있다. 인터넷에 떠도는 정말 그림 같은 사진들이 찍힌 장소가 모두 이곳이다. 미켈란젤로 광장에서 바라 본 이 도시의 전경은 왜 피렌체를 아름다운 도시라고밖에 표현 할 수 없는지 단번에 알려주는 정답지 같다. 지금까지 눈이 호사를 부렸다면 이제 해야 할 일은 Eat, Play, Love!(먹고, 즐기고, 사랑하자). 이런 시·공간 틈새틈새 여행자들은 끊임없이 맛집을 탐색하고 지친 기운을 맛있는 음식으로 회복하며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피렌체에 조금씩 물들어가게 된다.

1.베키오 다리에서 바라본 아르노강. 청명한 하늘이 반갑다. 2.사랑의 증표 자물쇠들 곁에 시들어있는 꽃 한 송이가 사랑의 허무함을 나타내는 듯하다. 3.거리의 악사는 내게 어디서 왔느냐 물었고 나는 "From Korea"라 답했다. 씩씩하게 대답한 내게 그는 노래 한 곡을 선물로 불러주었다. 'Such a beautiful day(참 아름다운 날이구나!)'
섬세한 도시 풍경과 터프한 육류 요리의 하모니

피렌체는 '꽃의 도시'라고 묘사되는 이름과는 다르게 육류가 발달한 식문화를 지녔다. 쇠고기, 새끼돼지고기, 비둘기고기 등 지역적 특성상 해산물보다는 육류요리가 발달했고, 누구나 여행자에게는 육류요리만을 권할 정도다. 비스테카 알라 피오렌티나(Bistecca alla Fiorentina, 1kg, 35~45유로)는 4cm는 족히 넘는 두툼한 피렌체풍 스테이크로 고기의 겉은 시어링(searing, 매우 높은 온도에서 식육의 표면을 갈색으로 익히는 조리 과정)으로 빠삭하게, 안은 육즙을 가득 머금은 미디엄-레어(medium-rare) 상태로 구워내는 피렌체를 대표하는 전통음식이다.

피렌체산 쇠고기에 소금, 후추, 올리브오일만으로 구워내는 얼핏 보면 굉장히 단순한 요리인 듯싶지만 T-bone을 제대로 살린 모양과 크기에 한 번 압도되고, 타다끼처럼 익힌 고기를 한 점 먹으면 그 풍미에 또 한 번 놀라게 되는 음식이다. 이 음식을 먹은 사람들의 공통된 궁금증은, ‘고기를 먹은 뒤 그릇에 묻어있어야 할 육즙은 다 어디로 갔을까?’라는 것이다. 이것의 해답은 바로 건조숙성(Dry-aging). 마지막 뒷모습까지도 아름다울 수 있는 건 3주정도 고뇌의 시간을 버텨낸 쇠고기만이 누릴 수 있는 영광스러운 자태이다. 두께가 무색하게 부드럽게 씹히는 육질, 씹을수록 드러나는 육즙, 그리고 먹고 먹어도 줄지 않는 양까지, 정말 오랜 여행길 중 가장 고단백 식사로 영양을 보충한 소중한 한 끼였다. 비스테카 알라 피오렌티나는 곁들여지는 소스가 없다.

아무리 소금, 후추 간을 해서 구웠다 해도 왠지 한국 여행자들은 무의식적으로 찍어먹을 그 무언가를 바란다. 나 역시 그런 마음 중에 시도한 발사믹 식초가 섞인 올리브오일. 동물성 기름과 식물성 기름의 만남에 소화 작용을 돕는 식초까지. 올리브오일을 찍은 비스테카는 조금 더 부드러웠고 조금 더 촉촉했다. 역시 요리는 창조다. 요리는 언제나 무한성을 지니고 있는 재미있는 영역이라 생각한다. 그건 만드는 사람에게도 먹는 사람에게도 필요한 자세다.

다만, 피렌체의 명물 중 하나인 소내장버거(Panino con il Lampredotto, 3유로)를 먹어보지 못함은 조금의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러나 한국에서 양, 대창, 곱창을 못 먹는 내가 이탈리아라고 해서 저것들을 먹을 수 있는 건 아니지 않겠는가. 이 음식은 소의 내장을 부드러우면서 쫄깃하게 삶는 것이 포인트. 처음에는 가난한 노동자들이 먹던 음식이었지만 그 맛이 좋아 모든 계층이 먹는 음식으로 승진한 길거리음식의 명물이다. 이 버거를 먹어 본 여행자들은 하나를 다 먹기에는 다소 노력이 필요한 맛이라 평하지만 유럽에서 소 내장을 먹는 곳은 피렌체뿐이라는 영광스러운 유일함을 봤을 때 꽤나 의미가 있는 음식임에는 틀림없는 듯 보인다


여행은 그 순간순간 맛있는 음식, 아름다운 풍경, 재미있는 즐길 거리들이 모두 중요하다지만 그에 못지않게 소중한 추억은 여행길에 만나지는 뜻하지 않은 인연들이다. 때문에 우리는 '여행'이라는 단어가 뿜어내는 무의식적인 설렘에 기대를 하게 되는 것일지도 모른다. 조촐하게 하나의 접시만이 놓인 1인분 테이블이 될 뻔 했던 이번 여행을 더욱 풍성하고 다양하게 꾸며 준 길 위에서 만난 소중한 인연들의 배려와 관심에 지금에야 비로소 감사 인사를 전한다. "Grazie!"

1. 라는 유명 레스토랑의 식전 빵. 마치 피자의 꽁지부분을 잘라 놓은 듯 고소하고 쫄깃하다. 이 레스토랑에서 직접 발효시키는 발사믹식초를 넣은 올리브오일과 식전 빵은 하나의 메뉴로 손색없으리만치 맛있다. 2. 프로슈토라는 이탈리아 정통 생햄이 올려 진 루꼴라 피자(8유로)는 생햄의 정말 말 그대로 ‘생’한 냄새와 맛 때문에 한 조각도 힘들다. 3. 다시 봐도 군침 도는 비스테카 알라 피오렌티나의 위풍당당한 자태. 맛도 생긴 것 만큼이나 풍부하다. 4. 피렌체는 식재료가 곧 인테리어다. 오가는 여행객을 호객하고 있는 쇼윈도에서 숙성 중인 쇠고기. 5,6. 피렌체 가죽시장 옆에 위치 한 재래시장 파스타 매장에서 시금치가 들어간 라비올리(우리나라 만두와 비슷한 파스타의 한 종류)를 만들고 있다. 7. 유럽 사람들 중에 유일하게 소의 내장을 먹는다는 피렌체 사람들은 여성스러운 도시와는 다른 면모를 참 많이 보인다. 8. 1kg에 3만 원정도의 피렌체산 쇠고기. 이것이 바로 비스테카 알라 피오렌티나가 되기 전 숙성 중인 모습이다.

누구에게나 사랑받는 완.소.파(완전소중한파스타) '볼로네제 파스타'

피렌체에 머무는 동안 근교 도시 여행은 당연한 선택이다. 이탈리아에서 가장 역사가 깊은 볼로냐 대학이 있는 볼로냐(Bologna),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친퀘테레(Cinque Terre), 가장 아름다운 성당 중 하나로 꼽히는 대성당이 있는 시에나(Siena) 등 피렌체에서는 근교 도시로의 여행 역시 추억의 한 켠을 장식한다.

붉은 벽돌로 지어진 건물이 많아 '붉은 도시'로 불리는 볼로냐는 파스타를 모른다는 사람도 이름만 들으면 알 수 있는 '볼로네제 파스타'가 기원한 곳이다. 돼지고기와 토마토소스로 만든 '볼로네제 소스(Bolognese sauce)'는 도시를 닮은 붉은 색을 띄며 그 맛은 진하고 깊은 풍미가 담겨있다. 2시간을 홀로 바삐 걸으며 볼로냐를 탐색하던 내가 마음에 이끌려 들어 간 레스토랑에서 맛 본 '볼로네제 라자냐(Bolognese alla Lasagne, 8.2유로)'는 이탈리아에 머무는 동안 먹어 본 음식 중 TOP 3에 드는 굉장히 맛있는 요리였다. 그 음식에는 볼로냐를 나타내는 모든 설명이 함축되어 있었다.

'빨강, 부유함, 아름다움'  '5개의 마을'이라는 뜻의 친퀘테레는 이탈리아 현지인들조차 사랑하는 관광지로, 아름답다기보다는 이채롭다는 말이 더 어울리겠다. 해안 절벽을 따라 따닥따닥 붙어있는 집들을 보고 있노라면 그 때서야 정말 내가 낯선 땅에 홀로 와 있구나를 실감하게 된다. 친퀘테레를 방문한 날 그곳은 축제가 한창이었다. 신나게 흘러나오는 음악과 타인의 시선 따위 아랑곳 않고 자유로운 사람들. 덩달아 우리도 흥겨울 수 있었던 시간. 재미있던 것은 꼬부랑말로 된 음악들 뒤로 요즘 자신들이 예쁘지 않다(Ugly)고 노래를 불러대는 여성그룹의 음악이 흘러나온 것이다. 열심히 따라 부르던 우리에게 한 이탈리아 할아버지는 한국인이냐며 맛있는 딸기파이를 선물로 주셨다. 우리는 또 한 번 따뜻한 이탈리아의 기억을 선물 받은 것이다. 피렌체로 돌아오는 길에 생각했다. "가끔 이곳이 그리울 때면 '한국의 친퀘테레'라 불리는 동피랑 마을에서 추억을 곱씹어 보자"고.

친퀘테레의 다섯 번째 마을 '몬테로소(Monterosso)'는 다섯 개의 마을 중 규모가 가장 크며 다양한 축제가 열리는 활기 넘치는 마을이다.

와인 잔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라. 그게 바로 '장밋빛 인생'

검은 수탉이 기세등등하게 병목을 장식하고 있는 키안티 클라시코 와인(Chianti Classico Wine)은 토스카나 지방 피렌체 근교에 있는 와인 산지의 이름을 딴 이탈리아 최고의 와인 중 하나다. 술과 친하지 않은 나라고 할지라도, 키안티 와인의 명성은 익히 들어 알고 있는 터. 그래서 이탈리아 맛 기행 중 와이너리(Winery, 포도주를 만드는 양조장)투어를 하게 된 건 정말이지 최고의 행운이었다. 키안티 지역 중에서도 토양과 기후 조건이 좋은 곳을 '키안티 클라시코'라고 따로 분류하는데 그 지역에 위치 한 와이너리 '라 살라(La Sala)’는 최근 그 명성이 높아져가는 곳이다.

이곳의 매니저인 일라리아는 레드와인을 닮았다. 화사하게 웃으며 우리를 맞이한 그녀는 열정적으로 와인에 대한 설명을 이어가며 키안티 클라시코에 대한 자부심과 이탈리아에 대한 사랑을 내비쳤다. 이곳에서 생산하는 와인에 대해 공부하고, 시음하며 와인은 술이라는 단순한 한 단어로 설명할 수는 없다는 걸 새삼 깨달았다.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했듯이 오크통에서 오랜 기간 숙성할수록 와인은 성숙하면서도 겸손한 맛을 지닌다. 음식이 지닌 맛을 넘보지 않으며 곁에서 그 음식의 맛을 최고로 끌어주는 와인이야말로 명품조연이라고 표현할 수밖에는 없으리라. 구름 위를 걷는 듯 알딸딸해진 나는 "가격이 비싸다고 해서 꼭 좋은 와인인 것만은 아니다. 함께 먹는 음식과의 궁합에 따라 와인의 가치는 결정된다."는 일라리아의 마지막 말을 곱씹어 보았다. 결국은 화합과 균형(Harmony&Balance). 이 두 단어는 항상 완벽하고 싶어 몸부림치고 좌절하는 못난 내게 꼭 필요한 마음의 여유였다.

때가 이른 3~4월 이탈리아의 봄은 앙상한 가지뿐인 포도밭만이 나를 맞았지만 아마 지금은 그 포도나무가 싱그러운 연두 빛을 내며 몰라보게 여물어 있을 것이다. 그렇게 그들도 때로는 따사로운 햇살을, 때로는 거친 비바람을 맞으며 성숙하기 위한 한 단계를 시작하고 있을 것이다. 우리내 인생처럼 말이다. 영화배우 오드리 헵번은 말했다. "와인 잔을 눈앞에 대고 세상을 바라보라. 그게 바로 장밋빛 인생이다."

때로는 소박하게 때로는 화려하게 이탈리아 맛 기행의 다음 테이블은 물의 도시 베네치아와 패션의 도시 밀라노에서 마지막 만찬이 차려진다.

1.키안티 클라시코 지역의 '라 살라' 와이너리. 2.'라 살라'를 총괄하는 매니저는 견학 내내 우리가 '벨라(Bella:'아름답다'라는 이탈리아어)'를 외치기 바쁘게 아름답고 지적인 레드와인이 참 잘 어울리는 사람이었다. 3.'라 살라'에서 생산하는 와인모음. 이 중 우측에서 두 번째에 있는 금빛 와인은 1년에 1,000병만 생산된다는 '빈산토'라는 고급 디저트와인이다. 포도를 건조시켜 와인을 만들기 때문에 당도가 높다. 내가 선물용으로 1000병 중 2병을 구입했으니 꽤 만족스러운 구매품목이다.

해외여행 유럽 이탈리아
가슴이 벅차오르는 감동을 주는… 천의 얼굴을 가진 도시, 밀라노

밀라노에서 패션 사진을 찍는 박미나
Hello, 미나 Hello, Milano

패션의 도시 밀라노. 웅장한 두오모가 있는 도시. 이탈리아의 어느 도시보다 화려하고, 산업화된 도시.

내가 밀라노로 유학을 결정했던 것은 친구들의 권유 때문도, 패션의 도시 밀라노에 반해서도 아니었다. 베네치아의 산타루치아 역에서 본 새벽 풍경 때문이었다.

베네치아의 새벽 4시. 깜깜해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고, 오직 파도 소리만 들려왔다. 한참이 지나서야 날이 밝았고, 밖으로 나갔다. 그때 내 눈앞에 지금도 잊지 못하는 그 풍경이 펼쳐졌다. 여행객들이 웅성웅성 수다를 떠는 소리도, 사람들의 발걸음 소리도 순식간에 사라지게 만들었던 그 풍경. 빨간 태양이 찰랑찰랑 물결치는 바닷물을 오렌지 빛으로 물들이며 떠오르고 있었다. 바다 곳곳에는 가로등 불빛이 피어오르고, 곤돌라와 수상버스 정류장은 파도와 함께 출렁이고 있었다. 그리고 아침 일찍 일어나 하루를 준비하는 베네치아 사람들의 생생한 손놀림. 이 모든 것이 나에게는 감동이었다.

밀라노 곳곳에 숨어 있는 많은 보물창고들과 유럽 아티스트들의 전시회, 다양한 페스티벌 등 이렇게 여러 가지 얼굴을 가진 밀라노의 면면을 나는 좋아하게 되었다.


건축 여행자들의 천국, 이탈리아 밀라노 MILANO

<냉정과 열정 사이>에서 츠지 히토나리는 피렌체를 ‘과거를 지키기 위해 미래를 희생한 도시’라고 표현했다. 밀라노도 피렌체와 크게 다르지 않다.

현대 건축 양식으로 지어진 건물보다 몇 세기 전에 지어진 건물이 더 많다. 새로 건물을 짓는 것도, 이미 있는 건물을 리모델링하는 일도 법률적으로 무척 까다롭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덕분에 건축에 관심이 있는 여행자들에게 밀라노는 매우 풍부한 영감을 준다.

세계 최대 규모의 고딕 양식 성당인 두오모, 산타 마리아 프레소 산 산티에로santa maria presso san santiero, 토레 벨라스카&피렐리 타워Torre Velasca&Pirelli Tower 등의 아름다운 건축물이 밀라노에 밀집되어 있기 때문이다.

duomo 두오모
duomo 웅장한 고딕 양식의 성당, 두오모

‘두오모’는 원래 대성당을 뜻하는 이탈리아어로, 그 도시를 대표하는 대성당을 가리키는 말이다. 도시마다 그 도시를 대표하는 성당이 있는데, 피렌체의 두오모가 삼색 대리색으로 지어져 예쁘다면, 밀라노의 두오모는 뾰족한 회색 첨탑이 거대하고 웅장하다.

길이 157m, 너비 92m, 높이 108.5m의 세계 최대 규모의 고딕 양식 교회인 밀라노 두오모는 이탈리아에서는 보기 드문 고딕 양식 건축물이다. 유럽의 다른 대성당들에 견주어도 뒤지지 않을 정도의 교회를 만들기 위해 독일과 프랑스의 건축가들을 참여시켜 완성했는데, 건축 기간만도 450년이나 걸렸다.

두오모 위에서 내려다본 광경
두오모 위에서 내려다본 광경
유럽에서 바티칸의 성 피에트로, 영국 런던의 세인트 폴, 독일의 쾰른 대성당에 이어 네 번째로 큰 규모이다. 성당 내부를 화려하게 장식한 기둥과 15~16세기에 제작된 아름다운 빛의 스테인드글라스는 건축예술을 향한 이탈리아인의 의지와 집념을 그대로 느끼게 한다. 놀랍도록 정교하고 섬세한 135개의 조각과 성 암브로지오의 일화를 기록한 청동문도 볼거리이며, 두오모의 옥상에 올라가면 밀라노 시내도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날씨가 맑은 날에는 멀리 알프스 산맥도 보이는데, 날이 흐리다 해도 가장 높은 첨탑에 위치한, 일명 ‘마돈니아madonnia’라고 불리는 성모마리아상을 가까이 볼 수 있다.

santa maria presso san santiero
santa maria presso san santiero 산타 마리아 프레소 산 산티에로

밀라노에서 가장 아름다운 르네상스 건축 양식의 건축물로 꼽히는 교회. 로마의 성 베드로 성당을 건축한 브라만테가 설계한 이 교회의 내부에는 설계의 비밀이 있다. 8각형의 평면 위에 지어진 이 교회의 내부를 정면에서 보면 맞은편에 있는 성기실만이 유독 깊숙이 들어가 보이는 것. 교회를 지을 때는 대부분 십자가 모양으로 설계하는데, 이 교회는 공간이 좁아서 T자 모양으로 설계해 착시현상을 불러일으켰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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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a speronari 3 
Station
Tube 1,3 Duomo

santa maria delle grazie 산타 마리아 델레 그라치에
cenacolo vinciano 체나콜로 빈치아노


영화 <냉정과 열정 사이>에서 아오이가 편지를 읽으며 앉아 있던 개구리분수가 바로 산타 마리아 델레 그라치에의 작은 뒤뜰이다. 고딕과 르네상스 양식이 조화롭게 이루어진 이 수도원에는 레오나르도 다 빈치가 3년에 걸쳐 완성한 <최후의 만찬>이 교회의 식당 벽에 그려져 있다. 관람은 25명씩 15분간만 이루어지며, 줄서서 들어가는 것도 가능하지만, 미리 예약을 하면 오랫동안 기다리지 않고 들어갈 수 있다. 예약비는 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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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azza santa maria delle grazie, 2 Station Tube 1, 2 cadorna
cenacolo vinciano : 화요일~일요일  08:15-18:45 월요일 휴무
Tel 39 02 8942 1146
santa maria delle grazie : 월요일~토요일 07:00-12:00, 15:00-19:00 일요일 07:15-12:15, 15:30-21:00 tel 39 02 4801 4248 Station Tube 1, 2 cadorna

GALLERIA VITTORIA EMMA
GALLERIA VITTORIA EMMA

galleria vittoria emanuele II  갈레리아 비토리아 엠마누엘레 2세

두오모와 라 스칼라 극장을 잇는 건축물. ‘밀라노의 응접실’이라고 불리는 이 아케이드는 1865년에 건축가 주세페 멘고니가 설계, 1877년에 완성됐다. 금속과 유리를 사용한 돔 형태의 천장이 인상적인 이 건축물에는 부티크 상점과 바, 레스토랑, 서점이 입점되어 있다. 라틴십자가 모양으로 설계되었는데, 십자가의 팔각 중심부는 4대륙의 예술, 농업, 산업을 상징하는 모자이크로 장식됐다. 건축물의 바닥에는 12궁도가 그려져 있는데, 특히 황소의 생식기를 밟으면 행운을 가져다준다는 전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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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lleria Vittorio Emanuele ll Milan
tel 39 02 7252 4301
Station Tube 1, 3 Duom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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