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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뱅크사이드 밀레니엄브리지에서 바라본 세인트폴 대성당 모습. 

런던은 전 세계 여행자들의 눈을 매료시킨다. 축복받았다고는 할 수 없는 우울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전통과 첨단이 한곳에 버무려져 콧대 높은 여행객의 욕심을 다 채워줄 수 있는 도시다. 

하지만 런던이라는 도시는 영국이 낳은 세계 최고의 극작가 셰익스피어를 빼놓고는 이야기할 수 없다. 그가 남긴 위대한 유산은 아직도 런던 곳곳에 그대로 살아 있다. 특히 주목해야 할 곳은 런던 템스강 남쪽 뱅크사이드(Bankside)다. 그가 고향인 스트랫퍼드어폰에이번(Stratford-upon-avon)을 떠나 런던으로 온 뒤 연기자이자 극작가로서 삶을 시작한 의미 있는 곳이다. 올해는 셰익스피어 서거 400주년을 맞아 이곳에서 셰익스피어를 전 세계인들에게 알리기 위한 다채로운 시도들이 진행되고 있다. 뱅크사이드 지역 최초 극장인 '로즈 플레이하우스(The Rose Playhouse)'를 비롯해 셰익스피어가 소유했던 '글로브 극장(The Globe Theater)' 두 곳은 꼭 방문해보자. 

타워브리지나 빅벤, 세인트폴대성당 등 관광객 '단골 메뉴'였던 명소뿐 아니라 셰익스피어의 숨결을 느껴보는 여행을 떠나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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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즈 플레이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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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 셰익스피어의 흉상. 

셰익스피어가 런던으로 삶의 무대를 옮겼을 당시 뱅크사이드 지역은 매춘과 도박, 투우 등 향략이 들끓는 곳으로, 고상한 예술과는 거리가 멀었다. 하지만 이곳에 로즈 플레이하우스가 생기면서 뱅크사이드도 변모하기 시작했다. 유명한 글로브 극장도 로즈의 성공을 목격한 뒤 1599년에 세워졌을 정도. 템스강변에서 안쪽으로 조금 들어간 뒷골목으로 가면 지금으로부터 까마득히 먼 1587년 처음으로 세워진 로즈 플레이하우스를 마주하게 된다. 런던에 들어선 극장으로는 다섯 번째, 뱅크사이드에 자리 잡은 극장으로는 최초인 만큼 역사적으로도 상당히 의미가 깊은 곳이다. 이 극장은 역사 속에 오랜 시간 잠들어 있었지만 주변 재개발 과정에서 1989년 처음 발견된 이후 보존돼 전 세계 셰익스피어 팬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재개발로 인해 역사의 뒤안길로 영원히 사라질 뻔했지만 배우 로런스 올리비에를 비롯한 학자들과 대중들이 펼친 '세이브 더 로즈(Save the Rose)' 프로젝트 덕에 지금의 모습으로 남게 됐다. 소극장 수준으로 협소한 공간이지만 극장의 3분의 2는 여전히 발굴 작업으로 일반인이 들어갈 수 없는 공간이라 연기자들의 숨소리까지 들릴 정도로 가까운 거리에서 생동감 넘치는 연극을 감상할 수 있으니 꼭 한 편 관람하는 것도 잊지 말자. 

 글로브 극장 

글로브 극장은 템스강변이 내다보이는 곳에 자리 잡고 있어 이곳을 스쳐 지나가는 여행객이라도 한번쯤 눈길을 줄 수밖에 없는 곳이다. 셰익스피어 극단의 주 공연장으로 유명해진 글로브 극장은 원래 로즈 플레이하우스에서 가까운 골목 한쪽에 1599년 세워졌지만 1613년 연극 도중 발생한 화재로 전소됐다. 두 번째 글로브가 같은 자리에 1614년 세워졌지만 1642년 청교도 정권의 압력으로 다시 문을 닫고 현재의 글로브가 지금 자리에 1997년 문을 열었다. 남아 있는 자료를 토대로 1599년과 1614년에 세워졌던 글로브의 디자인을 살려냈다. 

글로브 극장 내부 역시 옛 모습 그대로다. 원형경기장을 연상시키는 형태로, 무대 주변을 원형으로 둘러싸고 관객석이 1·2·3층에 자리 잡고 있다. 더 독특한 것은 무대 바로 앞에 마련된 공터 같은 공간인데 관객들은 이곳에 서서 마치 콘서트를 보듯 공연을 관람한다. 셰익스피어가 활동하던 당시 가난하지만 연극을 보려는 사람들이 1페니만 내면 서서 연극을 볼 수 있었는데 그 전통을 그대로 살린 것이다. 원형극장 천장은 뚫려 있어 무대와 하늘이 하나로 어우러지는 장관을 감상하는 것도 묘미 중 하나다. 글로브 극장에서는 햄릿, 맥베스, 베니스의 상인, 한여름밤의 꿈 등 셰익스피어의 다양한 작품을 선보이고 있으니 상영 시기를 확인한 뒤 본인이 원하는 연극을 감상하면 좋다. 셰익스피어와 글로브 극장에 대해 더 알고 싶은 여행객은 투어를 신청하면 숨겨진 이야기를 들으며 30분간 글로브 극장을 투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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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브극장 내부 모습. [사진 제공=존 트램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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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러마켓 

사우스뱅크는 셰익스피어만 만날 수 있는 곳이 아니다. 버러마켓(Borough Market)에 가면 런던 사람들의 입을 즐겁게 하는 싱싱한 식재료들을 눈과 입으로 즐길 수 있다. 버러마켓은 1276년 처음 생긴 재래식 시장으로 런던에서 가장 오래된 역사를 자랑하는 곳이다. 버러마켓 근처에는 런던에서 가장 오래된 펍(pub) 중 하나이자 셰익스피어도 자주 드나들었던 '조지 인(The George Inn)'도 있으니 어디서 끼니를 때워야 할지 고민이라면 한번 들러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셰익스피어 투어 즐기는 Tip〓영국항공을 이용하면 보잉787 드림라이너로 이동한다. 한국에서 출발하는 모든 항공편은 런던 히스로공항 터미널5로 도착한다. 영국항공을 이용하는 승객이라면 히스로공항에서 영국과 유럽 전역으로 뻗어 있는 연결편들을 통해 보다 쉽게 환승할 수 있다. 셰익스피어 서거 400주년을 맞아 힐튼 뱅크사이드 호텔과 세인트제임스코트 타지 호텔 등에서는 셰익스피어에서 영감을 얻은 칵테일도 선보이고 있다. 

※ 취재협조=영국관광청(www.visitbritain.com) 

[강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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