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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마이어 암 파르플라츠'

봄날, 어떤 테마로 빈을 돌아볼까. 카페? 와인? 레스토랑? 아니다. 이 세 개를 버무리면 어떨까. 메인요리는 한국 편의점만큼이나 많다는 카페. 여기에 와인과 레스토랑 양념을 곁들이는 거다. 빈은 카페의 도시라고 불러도 될 만큼 수많은 카페들이 있다.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카페를 테마로 빈을 돌아봐도 충분할 정도다. 100년이 넘은 카페들은 수많은 예술인들이 모이는 장소로 빈의 문화를 풍성하게 만든 요람이다. 

■ 카페 

많은 관광객들이 빈을 오면 '빈 커피'부터 찾겠지만 사실 빈에는 '빈(비엔나) 커피'가 없다. 부드러운 우유 거품이 풍성하게 올라간 이 커피는 현지에선 '멜랑지(melange)'라고 불린다. 에스프레소 위에 휘핑크림을 가득 올린 '아인스페너(einspanner)'도 빈 사람들이 즐겨 마시는 커피이다. 참고로 빈 카페에서 커피를 주문하면 물이 꼭 함께 나온다. 커피의 본맛을 즐기기 위해 입안을 먼저 깨끗이 해주면서 동시에 커피가 뺏어가는 수분을 보충해주는 역할도 한다. 

또한 빈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와인이다. 빈 와인은 이 지역에서 생산되는 다양한 품종의 포도를 동시에 사용하기 때문에 풍부한 향미를 특징으로 하고 있다. 빈의 전통 음식들과 즐기기에 고급스럽다. 

딱 세 곳만 추천한다. 우선 카페 자허. '자허(Sacher)'는 빈 오페라하우스 바로 뒤에 자리 잡은 카페로 커피 뿐만 아니라 황제가 즐겨 먹었다는 '자허 토르테(Sacher Torte)' 초콜릿 케이크로도 유명하다. 매우 진한 초콜릿과 그 속에 들어있는 살구잼이 특징이다. 빈을 방문하는 관광객들은 이 케이크를 사기 위해 매일 아침부터 자허 호텔 입구에 마련된 팝업스토어에 줄을 서 있다. 빈의 커피 문화를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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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카페 '데멜' [사진출처 = 빈관광청]

카페 데멜도 머스트 시 포인트(must see point)다. 한때 자허와 초콜릿 케이크의 원조를 놓고 '달콤 살벌한' 논쟁이 일었던 곳이기도 하다. 그만큼 데멜의 초콜릿 케이크도 매우 사랑받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데멜은 예로부터 빈 왕궁에 커피를 납품해오던 상점으로도 유명하다 

빠뜨릴 수 없는 또 하나의 명품 카페가 스펠. '스펠(Sperl)'은 영화 '비포 선라이즈'의 배경지로 더욱 유명세를 탄 곳이다. 1880년에 세워진 이곳은 클림트와 에곤 실레 등 수많은 예술가들이 즐겨 찾던 곳이니 말 다했다. 지금도 19세기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여전히 종이 신문을 읽으며 커피를 마시는 빈 사람들의 모습을 흔하게 볼 수 있다. 이곳에 들어서는 순간 마치 100여 년 전으로 시간 여행을 온 듯한 느낌이 전해진다. 

■ 와인 

빈은 와이너리가 도심에 자리 잡은 곳으로 유명하다. 빈은 한 개 도시 기준으로 가장 많은 와인을 만드는 수도이다. 전통 와인 주점을 의미하는 '호이리게'는 수많은 카페 못지않게 빈 사람들이 사랑하는 공간이다. 호이리게는 또한 올해의 와인이라는 뜻도 갖고 있다. '마이어 암 파르플라츠(Mayer am pfarrplatz)'는 베토벤의 단골 와인집으로 베토벤이 살던 집에서도 가까운 거리에 있다. 이곳은 빈을 대표하는 호이리게 중 하나로 이곳을 방문하면 와인 저장고 등도 함께 둘러볼 수 있다. 빈의 고급 주택가가 몰려있는 제10구에 자리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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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카페 '스펠' [사진출처 = 빈관광청]

■ 레스토랑 

'글라시스 바이즐(Glacis Beisl)'은 빈 로컬들이 즐겨 찾는 레스토랑이다. 뮤지엄쿼터 인근에 있는 식당으로 마치 작은 숲속에 들어온 느낌이다. 이곳에서는 빈 전통 요리를 맛볼 수 있으며 대표 메뉴로는 소의 엉덩이 살을 삶은 타펠스피츠와 한국의 돈가스와 비슷한 슈니첼이 있다. 빈 응용미술관 내에 있는 '살롱 플라퐁(Salon Plafond)'은 최근에 문을 연 레스토랑으로 독일의 스타 셰프인 팀 멜저가 직접 요리를 지휘한다. 

메인 메뉴들도 맛이 뛰어나지만 오스트리아의 왕실 디저트로 유명한 카이저슈마렌도 꼭 먹어보길 권한다. 다뉴브 강이 한눈에 들어오는 전망을 자랑하는 '모토 암 플루스(Motto am Fluss)'는 지난해 미슐랭 가이드가 소개한 식당이다. 유기농 재료만을 사용하며 파이닝 레스토랑과 캐주얼 레스토랑 두 곳으로 나눠서 운영하고 있다. 파이닝 레스토랑에서 가볍게 즐길 수 있는 메뉴로는 무토 버거를 추천한다. 


기차를 타고 유럽을 달렸다

“어떻게 현실로 돌아가죠?” 레일유럽과 유레일, 쎄씨가 함께한 창간 22주년 기념 특별 이벤트 <소원을 말해봐>, 6박 8일간의 동유럽 3개국 기차 여행을 마치고 온 행운의 주인공 박수아 씨의 이 한마디에 모든 것이 담겨 있다.

22nd Anniversary Special Events 소원을 말해봐 레일유럽 유레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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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일유럽, 유레일, 쎄씨가 함께한 여행의 시작은 유레일 패스부터!

쎄씨와 함께 유럽 3개국 기차 여행을 떠날 독자 1명을 뽑는다는 소식이 지면, 모바일 쎄씨와 여러 SNS 플랫폼을 타고 공개되자 공식 이메일 계정의 메일 수신 알림이 카톡 메시지만큼이나 자주 울렸다.

한 달 동안 지원서를 받은 수백 명의 지원자 중 최종 결정된 쎄씨 독자는 27세 박수아 씨, 자동차 서비스 관련 IT 회사에서 3년째 근무 중인 그녀는 한 번도 유럽 여행을 가본 경험이 없다. 솔직하고 담담하게 여행에 대한 열의를 담은 지원서는 인생 첫 번째 유럽 여행을 쎄씨와 함께 떠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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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맞는 유레일 패스, 어떻게 고르죠?

유레일 패스는 50년 동안 전 세계 1천만 명이 넘는 여행자가 이용해온 철도 패스로 우리나라에서는 유럽 배낭여행을 떠날 때 대부분 처음 접한다. 기존에는 유럽의 여러 나라를 자유롭게 이용하는 유레일 글로벌 패스 한 종류만 있었지만 지금은 여행자의 편의를 위해 한 나라만 여행하는 ‘1개국 패스’부터 2개국, 3개국, 4개국을 선택해 원하는 대로 일정을 짤 수 있는 ‘셀렉트 패스’도 생겼다. 선택한 국가 수와 해당 국가에 따라 패스 가격이 다양해 합리적인 비용으로 각자 여행 스타일에 맞게 구입할 수 있다.

우리는 5월 넷째 주로 출발 날짜를 정하고 함께 구체적인 여행 계획을 세웠다. 그녀는 지원서를 통해 가장 가고 싶은 나라로 이탈리아를 꼽았지만 기간 대비 가장 효율적인 동선을 고려해 레일유럽 김남림 홍보실장의 조언을 바탕으로 국경이 접해 있는 3개 국가 체코 프라하 - 오스트리아 빈 & 잘츠부르크 - 헝가리 부다페스트로 결정했다.

부다페스트는 최근 유럽 여행자 사이에 인기 급상승 중인 도시로 로맨틱한 야경이 유명하다. 도심 한복판에 도착하는 기차의 장점을 200% 살려 각 이동 구간은 일반 지방 열차가 아닌 고속 열차를 선택하고, 짐 싸고 풀기의 번거로움을 줄이기 위해 가까운 도시는 당일 여행을 다녀오기로 했다.

“최종 당첨됐다는 전화를 받고 나서도 한동안 얼떨떨했는데 계획을 세우고 나니 진짜 실감 나요. 많은 걸 찾아보고 최고의 여행을 만들어볼래요.” 레일유럽 홈페이지를 둘러보며 그녀는 밝은 표정으로 말했다. 여행을 앞둔 사람에게서만 볼 수 있는 그 얼굴 말이다.

유레일 패스, 이렇게 구입하세요.

TIP 1셀렉트 패스를 위해 국가를 선택할 때 각 나라의 국경이 맞닿아 있거나 인접국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TIP 22015년부터 선택한 국가의 점수를 조합해 가격을 결정하는 방법으로 바뀐 유레일 셀렉트 패스의 경우, 오스트리아를 제외한 나머지 동유럽 국가의 가격 점수가 낮다는 사실. 동유럽 국가로 구성하면 굉장히 저렴한 가격으로 패스를 이용할 수 있다.

TIP 3본인에게 적합한 철도 패스를 구입하기 어려울 때, 레일 유럽 홈페이지()를 방문해 ‘철도패스 선택하기’ 기능을 활용한다. 여행하고자 하는 국가를 입력하면 이용 가능한 패스를 추천해준다.

TIP 4레일유럽 사이트에서 원하는 날짜에 맞춰 각 도시를 연결하는 기차 스케줄, 소요 시간, 좌석 상황을 확인해 실제로 탑승할 기차를 선택하고 계획을 세우는 것이 편리하다.

TIP 5고속열차의 경우 예약은 필수! 현지에서 막상 좌석이 없으면 곤란하므로 수아 씨도 레일유럽 홈페이지에서 미리 좌석 예약을 마치고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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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프라하 시내를 가로지르는 트램. 구형 모델과 최신식 모델이 함께 다닌다. 2 컬러풀한 프라하의 분리수거함. 3 배우 같은 포스를 풍기는 은발의 택시 드라이버. 4 성 비투스 대성당의 웅장함은 보는 이의 눈과 마음을 사로잡는다. 5 프라하 여행의 시작, 이른 아침에도 올드타운의 시민회관 앞에는 많은 관광객이 몰려 있다.1 Czech Prague첫 번째 유럽, 체코 프라하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프라하의 아름다움을 수아 씨도 한눈에 알아봤다. “프라하는 지도를 보지 말고 오래된 도로의 돌바닥과 건물을 천천히 감상하며 걸으면 좋겠어요.”

그녀는 아르누보 양식의 대표적 건축물로 꼽히는 시민회관 근처에서 열린 작은 마켓에서 치즈를 녹여 만든 감자요리 라클렛과 그릴드 치즈 샌드위치를 맛보았다. 고소한 치즈는 프라하의 맛으로 오래 기억에 남을 테다.

바츨라프 광장, 옛 시가와 프라하 성을 연결하는 카를교를 지나 프라하 성과 성 비투스 대성당에 도착했다. 성당의 웅장한 건축미와 알폰소 무하의 화려한 스테인드글라스에 압도당하는 곳. 소설가 프란츠 카프카의 흔적을 짚어볼 수 있는 황금소로까지 돌아보고 성을 빠져나올 때, 굵은 빗방울이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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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카를교 아래 화사한 꽃나무가 우리를 반겼다. 7 드라마, 영화 촬영지로도 유명한 프라하 올드타운 스퀘어에서 아이처럼 즐거워했다. 8 프라하는 오래된 길거리 건물 하나하나 동화 속 마을처럼 예뻐 걷기만 해도 좋다. 9 재즈 클럽에서 보낸 완벽한 첫날 밤. 10 아침에 들른 올드타운 노천시장의 꽃가게. 11 값싸고 신선한 딸기, 라클렛과 그릴드 치즈 샌드위치는 최고의 맛이었다.


첫날 밤은 미리 예약해둔 프라하 성 아래 재즈클럽, ‘U Maleho Glena’에서 마무리했다. 현지인에게도 인기 높은 명소로 일 년 3백65일 라이브 공연이 열린다. 흥이 폭발하는 연주에 부드러운 벨벳 맥주까지 곁들이니 프라하는 더 이상 낯선 도시가 아니었다.

흔히 프라하는 하루면 충분히 돌아볼 수 있다 하지만, 그건 틀린 말이다. 도시가 숨겨놓은 매력을 찾기에 충분한 시간이란 애초에 존재할 수 없다. 이것이 다시 여행을 떠나는 이유가 될 테고.기획_고현경 | 사진_이용신
쎄씨 2016.07월호
<저작권자ⓒ제이콘텐트리 M&B_쎄씨.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쇤브룬이나 벨베데레의 소장품 목록은 잠시 잊어도 좋다. 오늘날 유럽 현대미술의 젊은 피들이 빈으로 몰려드는 데는 모던 갤러리들의 활약이 크다.
 

21세기 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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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하우스
21세기 하우스
초행길이라면 ‘정말 미술관 가는 길이 맞는지’내내 걱정스러울 수도 있다. 빈의 남동쪽 구석, 철도 옆황무지를 끼고 잿빛 빌딩들이 듬성듬성 솟은 살풍경한거리 한복판에 강철과 유리로 쌓아 올린 모던한 건물한 채. 이곳이 바로 20~21세기 오스트리아 미술을다양한 기획으로 풀어내는 현대미술관, ‘21세기하우스21er Haus’다. 본래 빈 출신 건축가 칼 슈반처KarlSchwanzer가 1958년 브뤼셀에서 열린 ‘엑스포 58’ 당시오스트리안 파빌리온으로 지은 건물인데, 이후 빈으로옮겨지며 현대미술관 역할을 맡게 된 것. 참고로 21세기하우스란 이름을 얻은 건 2011년 잘츠부르크 출신 건축가아돌프 크리샤니츠Adolf Krischanitz에 의해 리모델링이완료된 이후부터다. 개인전이나 단체전을 통해 오늘날가장 주목 받는 오스트리아 현대미술가들을 소개하는것이 주요 목적이며, 벨베데레 궁전의 현대미술 컬렉션을전시하는 장소이기도 하다.

LOCATIONArsenalstraβe 1, 1030 Wien
WEBwww.21erhaus.at


배커슈트라세4
여자
여자
조형물
조형물
과거 제빵사들의 거리였던 슈테판스플라츠북쪽 배커슈트라세에는 거리 이름을 내건 갤러리가 하나있다. 짙은 감색 외벽과 창문 너머 노란 조명이 모던하게어우러진 이곳은 ‘배커슈트라세4Backerstraβe4’. 디렉터가브리엘레 쇼버Gabriele Schober가 컨템퍼러리아트를 위한 플랫폼 구축을 목적으로 2008년 설립한현대미술 갤러리다. 쇼버의 궁극적 목표는 최근아카데미를 졸업한 국내외 젊은 예술가들의 독립을최대한 지원하고 장려하는 것. 이를 위해 직접 엄선한작가들과 전시 및 협업 프로그램, 큐레이팅 프로젝트를꾸준히 진행해왔다. 파리, 워싱턴 DC, 런던, 자그레브,바르샤바 등 국제 도시들과의 협력도 활발하다. 현재오스트리아 현대미술가인 노르베르트 브루너와 마리안느랭을 비롯해 페루, 영국, 한국 등 다양한 국적의 작가들이갤러리에 소속되어 지원을 받고 있다.

LOCATIONBackerstraβe 4, 1010 Wien
WEBwww.baeckerstrasse4.at


안커브로트파브리크
건물
건물
미술
미술
빈 10구역에 들어서면 빛바랜 대형 벽돌건물이 세월의 흔적을 잔뜩 머금은 채 범상치 않은존재감을 뿜어낸다. ‘빈 현대미술의 고향’이라 불리는이곳은 1891년 설립되어 한때 유럽에서 가장 큰 제빵공장으로 군림했던 ‘안커브로트파브리크Ankerbrot-Fabrik’. 공장이 문을 닫은 뒤 여러 차례의 소유권 변경및 철거 위기 끝에 2009년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다시태어난 곳이다. 빵 굽는 냄새로 가득하던 건물 안팎으로스튜디오와 갤러리, 쇼룸 등이 자리를 잡기 시작하더니현재 빈에서 가장 중요한 예술기관 중 하나로 자리매김한상태. 내부에는 갤러리 힐더 넥스트, 안젠버거 갤러리,포톤 갤러리 등 주요 갤러리를 중심으로 다양한 규모의전시장과 작품을 만드는 공간, 카페와 레스토랑, 중고품 숍등이 들어서 있다. 아카데미와 스튜디오에서는각종 교육 프로그램도 활발하다.

LOCATIONAbsberggasse 27, 1100 Wien
WEBwww.brotfabrik.wien


갤러리 크린징어
눈
갤러리
갤러리
빈 화랑가의 역사는 1970년대 초반 도심1구역으로 모여든 소수의 갤러리스트들에 의해시작되었다. 그중 대표적인 인물이 바로 1960~70년대아방가르드 미술계를이끈 여성 아트 딜러 우르줄라크린징어Ursula Krinzinger. 자일러슈테터 거리에위치한 ‘갤러리 크린징어Galerie Krinzinger’는 그녀의첫 갤러리이자 1971년 설립된 이후 최소 400회의전시회가 열린 장소다. 급진적 퍼포먼스로 유명한 빈행동주의를 모토로 출발한 만큼 젊은 작가들의 퍼포먼스아트와 신체 관련 예술에 집중해온 것이 특징이다.네덜란드 출신 인테리어 디자이너인 유프 판 리스하우트,독일 퍼포먼스 아티스트 요나탄 메세, 독일 사진작가인프랑크 틸레, 영 브리티시 아티스트(yBa)의 일원인 개빈터크 등 함께한 작가들의 리스트만 봐도 갤러리의 지난역사와 명성을 짐작할 만하다.

LOCATIONSeilerstatte 16, 1010 Wien
WEBwww.galerie-krinzinger.at


게오르크 카르글 파인 아츠
게오르크
게오르크
전시
전시
빈 분리파 전시관과 나슈마르크트 시장 인근에자리한 슐라이프뮐가세는 최근 ‘오스트리아에서 가장뜨거운 갤러리 지구’를 거론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거리다. 주말이면 젊은 비어니즈들로 발 디딜 틈이 없는이 거리 한복판에 350제곱미터가 넘는 거대한 전시공간을 갖춘 ‘게오르크 카르글 파인 아츠Georg KarglFine Arts’가 위치한다. 1998년 문을 열었으니 비교적신생 갤러리에 속하지만, 이미 빈 화랑계에서의 영향력은상당하다. 베테랑 아트 딜러인 게오르크 카르글의 지휘아래 다양한 전시를 기획하는 것은 물론 젊고 영향력 있는컨템퍼러리 아티스트들을 발굴하는 데도 주요 역할을담당하는 중. 2005년에는 갤러리 건물 바로 옆에 또하나의 전시 공간인 ‘게오르크 카르글 박스Georg KarglBox’를 오픈해 독특한 콘셉트의 단기 프로젝트들도수시로 진행하고 있다.

LOCATIONSchleifmuhlgasse 5, 1040 Wien
WEBwww.georgkargl.com


루카스 페이츠너 갤러리
전시  그림
전시 그림
할아버지
할아버지
빈 분리파 전시관과 나슈마르크트 시장 인근에자리한 슐라이프뮐가세는 최근 ‘오스트리아에서 가장뜨거운 갤러리 지구’를 거론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거리다. 주말이면 젊은 비어니즈들로 발 디딜 틈이 없는이 거리 한복판에 350제곱미터가 넘는 거대한 전시공간을 갖춘 ‘게오르크 카르글 파인 아츠Georg KarglFine Arts’가 위치한다. 1998년 문을 열었으니 비교적신생 갤러리에 속하지만, 이미 빈 화랑계에서의 영향력은상당하다. 베테랑 아트 딜러인 게오르크 카르글의 지휘아래 다양한 전시를 기획하는 것은 물론 젊고 영향력 있는컨템퍼러리 아티스트들을 발굴하는 데도 주요 역할을담당하는 중. 2005년에는 갤러리 건물 바로 옆에 또하나의 전시 공간인 ‘게오르크 카르글 박스Georg KarglBox’를 오픈해 독특한 콘셉트의 단기 프로젝트들도수시로 진행하고 있다.

LOCATIONSchleifmuhlgasse 5, 1040 Wien
WEBwww.georgkargl.com


<2016년 6월호>
 

에디터류현경
취재 협조 비엔나관광청http://www.wien.info/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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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여름 개최되는 '뮤제움 콰르티어 여름축제'

누구나 한번쯤 꿈꿔봤을 야릇한(?) 상상. 우연히 만난 이성과의 로맨스가 아닐까요. 그 꿈을 아름답고 달달한 영상으로 만들어낸 작품 하면 역시나 영화 '비포 선 라이즈'를 빼놓을 수 없을 겁니다. 극중 기차에서 만난 두 남녀가 하루 동안 보낸 곳은 오스트리아 빈이었죠. 맑다 못해 투명한 듯한 거리 풍경과 곳곳에서 풍기는 예술적 감성은 '빈에 꼭 가고 싶다'란 바람을 갖게 했습니다. 

"눈으로 담아둘래요. 당신을 영원히 기억하게요." 영화 속 셀린의 말이 어쩌면 관객 마음을 대변한 것이란 생각마저 듭니다. 15년 만에 대대적인 개편을 한 '여행+'가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1년 중 가장 날씨가 좋을 때인 6월의 빈을 속속들이 공개합니다.다가오는 여름휴가를 빈으로 선택하신 분들에게는 예습을, 아직 마음을 정하지 못한 분들에게는 대리만족을 드릴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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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제움 콰르티어 여름축제'는 다채로운 볼거리와 문화예술 행사를 선보인다. 

 '예술의 수도' 빈의 초여름 

빈은 발을 내딛자마자 사람을 몽환적으로 만드는 묘한 매력이 있는 도시다. 시선이 머무는 곳마다 예술적 감성이 뚝뚝 묻어나 보고 듣는 것만으로 모차르트나 하이든이 된 기분이 들 정도다. 

비엔나(영어 명칭)라고도 부르는 빈은 오스트리아의 수도. 합스부르크 왕가와 함께 발전한 '예술의 수도'이기도 하다. 도시 중심에는 성 슈테판 대성당이 있고, 링 도로라는 뜻의 이름처럼 동그란 링슈트라세 길을 따라 빈 국립 오페라 극장, 빈 콘서트홀, 알베르티나 미술관, 문화복합단지인 뮤제움 콰르티어, 미술사 박물관, 자연사 박물관이 있다. 그 사이사이를 성당, 정원, 광장 등이 메우고 있는데, 눈을 감았다 뜨면 마치 중세 유럽을 걷는 듯한 착각에 빠진다. 

특히 여름을 코앞에 둔 6월은 연중 가장 화창한 날씨가 이어져 빈의 절경을 감상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다. 






 비에니즈따라 듣는 클래식 세레나데 

오스트리아 사람들(비에니즈·Viennese)은 빈 필하모닉의 '신년 음악회'로 한 해를 시작한다. 여름이면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이나 '쇤브룬 여름 콘서트'를 만끽한다. 모차르트 하이든 베토벤 등의 작곡가들이 거쳐간 빈에서 듣는 그들의 음악은 감동을 넘어 여행 중 최대 호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가족 여행 중이라면 모차르트가 빈에서 음악을 시작한 곳으로 알려진 쇤브룬 궁전을 찾기 바란다. 전 연령대가 관람할 수 있는 오페라 '요술피리'가 궁전 내 마리오네트 극장에서 매주 막을 올린다. 7월 말 빈을 찾는다면 클래식은 잠시 뒤로 미뤄두는 것도 좋다. 올해로 7회를 맞은 빈의 팝 음악 축제 '팝페스트 빈'이 7월 28일부터 나흘간 밤낮으로 펼쳐지기 때문. 바로크양식의 카를 성당과 카를 광장 일대를 무대로 실내외에서 진행하는데, 모든 공연이 공짜라 이 시기에 빈을 여행하는 이에게는 절호의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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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슈테판 대성당

 '시계를 돌린 듯' 중세 유럽 느낌 휴양 만끽 

중세 유럽의 아름다움을 여실히 오늘날 우리에게 전하고 있는 빈은 동시에 가장 이상적인 현대인의 일상 속 휴양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중에서도 비에니즈의 발길을 끄는 도심 속 휴양지 중 단연 으뜸은 뮤제움 콰르티어(MQ·Museums Quartier). 합스부르크 왕가의 마구간과 겨울 승마연습장이 미술관, 공연장, 어린이 박물관, 카페 등이 모여 문화예술 단지로 탈바꿈한 곳으로, 최근에는 젊은 예술가들의 문화 놀이 공간으로 부상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큰 문화 공간 중 하나로 꼽히는 MQ는 미술관과 박물관 10개 이상이 밀집해 있다. 

매년 여름 개최되는 '뮤제움 콰르티어 여름축제'는 다채로운 볼거리와 문화예술 행사를 선보인다. 9월 말까지 이어지는 이 축제 기간 중에는 플리마켓, 야외 DJ부스, 게임 부스 등이 마련된다. 오후 5시 이후에는 박물관과 미술관 등의 작품들도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니 꼭 기억해두시길. 








▶▶ 오스트리아 빈 100배 즐기는 Tip 

▶▶ 빈 가는 법 = 대한항공에서 인천~빈 구간 직항편을 운항 중이다. 매주 월·수·목·금·일요일 5회 출발하며, 비행 시간은 11시간 정도 걸린다. 이 밖에 루프트한자독일항공, 에어프랑스, KLM네덜란드항공 등이 프랑크푸르트나 뮌헨, 파리, 암스테르담 등을 경유해 가는 편도 있다. 소요 시간은 평균 14시간 정도. 

▶▶ 빈 음식 best3 = 오스트리아 하면 떠오르는 음식은 단연 슈니첼. 쇠고기나 돼지고기를 다진 후 튀김옷을 입혀 튀겨내 마치 비프가스나 돈가스 느낌이다. 바삭거림과 육즙의 조화가 일품이다. 우리나라 갈비찜 같은 느낌의 굴라시도 꼭 맛봐야 한다. 진한 쇠고기 스튜에 삶은 감자를 으깨 함께 먹는 굴라시는 고된 여행에 잠시 잃은 입맛을 찾아준다. 마지막으로 소시지도 빼놓을 수 없다. 마트에서 흔히 보는 줄줄이 모양 비엔나소시지가 아닌 바나나 모양의 길다란 소시지가 식욕을 돋운다. 이 모든 음식에 맥주를 곁들이면 더욱 풍미가 좋아진다. 

 빈 예술의 절정 담은 '엔지스' 서울에서 즐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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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사람들(비에니즈)의 예술적인 일상은 뮤제움 콰르티어(MQ) 광장의 상징물로 잘 알려진 '엔지스(Enzis)'를 보면 알 수 있다. 광장에는 야외에서 사용할 수 있는 현대적인 가구나 빈을 대표하는 전시물을 말하는 엔지스가 자리한다. 때문에 비에니즈들은 엔지스를 일컬어 만남의 광장으로 부르기도 한다. 엔지스는 빈의 유명 건축 그룹인 PPAG가 2002년 프로젝트를 진행해 만들었다. 이후 여러 디자인상을 휩쓸기도 했다. 

이런 엔지스를 국내에서도 만나볼 수 있다. 지난 9일 오스트리아 관광청이 아시아 최초로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 엔지스를 기증했다. DDP에서 만날 수 있는 엔지스는 푸른 계열 머메이드 색상으로, 서울에서도 빈의 여유로움과 MQ의 문화, 예술을 동일하게 느끼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장주영 여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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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나지 않는 냉전의 호텔 - 임페리얼 호텔

지난 2009년 12월, 빈 중심가 임페리얼 호텔의 객실에서 필드 케이르라는 남자가 죽은 채로 발견되었다. 그는 요르단 중앙정보부의 전직 지휘자이며 최근까지 국왕 압둘라 2세의 최측근이었던 자. 경찰은 심장 마비라고 발표했지만 여러 의문은 풀리지 않았다. 그해 초, 우마르 이스라일로프라는 남자가 빈 거리에서 대낮에 총격으로 살해당했다. 그는 러시아 군이 체첸 공화국에서 벌인 잔혹 행위의 주요한 목격자였다고 한다.


스파이 영화에서나 나올법한 일이 눈앞에 펼쳐져도 낯설지 않은 도시. 빈은 언제나 국제 정보전의 한가운데 있어 온 도시다. 냉전 시대 동서의 스파이들이 공공연히 정보전을 펼치던 곳이었고, 철의 장막이 해체된 지 20년이 지난 지금도 세계에서 외국인 정보 조직원의 비율이 가장 높은 스파이 허브(Spy Hub)다. 가장 위험한 나라의 정보원들조차 ‘전통에 따라’ 자유로운 활동을 벌이고, 국제원자력기구(IAEA)나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같은 국제기구가 곳곳에 있고, 무기 구매와 돈 세탁도 용이하다. 공교롭게도 케이르가 죽은 임페리얼 호텔은 냉전 시대 크렘린의 모든 정보가 집결되던 빈 적군(Red Army)의 수뇌부가 자리 잡았던 곳이다.

마리아 테레지아의 비밀 회담방 - 쉔부른 궁전

오스트리아가 대제국이었을 때부터 빈은 스파이들의 도시였다. 아니, 이 제국의 영광 자체가 첩보 활동의 도움이 없었으면 불가능했다. 1740년에 즉위한 여제 마리아 테레지아는 철의 정열로 이 제국을 다스렸다. 다산의 여제였던 그녀는 모두 16명의 아이를 낳았고, 이들을 통해 전 유럽과 사돈을 맺어 권력의 거미줄을 짰다. 루이 16세에 시집 보낸 마리 앙트와네트 역시 그 중 하나였는데, 여제는 다른 자식들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하녀들에게 스파이 임무를 맡겨 일거수일투족을 알리게 했다. 그런데 주요 보고 사항이란 것이 덜 떨어진 루이가 아무리 앙트와네트가 유혹해도 침소에 들지 않는다는 내용이었으니, 오죽 속이 탔을까?

여제가 프랑스의 베르사유 궁을 보고 경쟁심에 불타 화려하게 증축했다는 쉔부른 궁(Schloss Schönbrunn)에서 그녀는 반대의 입장에 처해 있었다. 궁 안에는 곳곳에서 밀파된 스파이들이 득실거렸기에, 시종과 시녀의 출입조차 통제한 비밀 회담방을 마련해 두어야 했다.


단두대에 오른 마리 앙트와네트의 주요 죄목은 쉔부른 궁에 편지를 보내 스
파이 활동을 했다는 것이었다

도시를 구하고 커피를 얻은 스파이 - 콜시츠키 거리

스카이 콜시츠키는 성안에 갇힌 시민들을 구한 덕분에 도시 최초의 카페를 열었다.


1683년 오스만 제국의 터키 군사들이 빈을 공격하자, 시민들은 성문을 걸어 잠그고 두 달 동안 적군과 대치하게 되었다. 점차 식량과 물자가 떨어지고 지쳐가던 시민들은 항복이 임박해왔다는 절망감에 빠져들었다. 이때 폴란드 출신의 장사꾼인 콜시츠키(Georg Franz Kolschitzky)라는 자가 나선다. 그는 아랍인 행세를 하며 오스만의 노래를 부르며 터키 군사 지역을 통과해, 폴란드를 중심으로 한 연합군이 곧 빈에 도착한다는 소식을 가지고 돌아온다. 빈 시민들은 머지않아 해방의 환호성을 지를 수 있었다.


이때 성 밖의 터키군이 남기고 간 포대 중에 이상한 곡식이 있었다. 아랍 문화에 익숙한 콜시츠키는 이것이 '커피'임을 알고 자신에게 넘겨달라고 한다. 그는 ‘푸른 병 아래의 집(Hof zur Blauen Flasche)’이라는 빈 최초의 카페를 열고 기독교인들을 커피에 중독되게 만들었다. 커피 가루를 걸러내고 우유를 더하는 빈 특유의 전통도 이때 생겨났다. 지금 빈의 남쪽에는 콜시츠키의 이름을 딴 거리(Kolschitzky-gasse)가 있어 아랍 복장을 하고 커피를 따르는 그의 조각상을 볼 수 있다.

[제3의 사나이]의 카페 - 카페 모차르트

빈을 세계인들에게 ‘스파이 도시’로 각인시킨 장본인은 뭐니뭐니해도 영화 [제3의 사나이]다. 이 작품은 제2차 세계 대전에서 오스트리아가 패한 뒤 빈이 네 열강에 의해 분할 통치되던 때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오랜 친구의 연락으로 빈에 도착한 미국의 소설가는 친구가 의문의 죽음을 당했음을 알게 되고, 사건을 뒤쫓다 무기 암시장과 같은 빈의 어두운 세계를 체험하게 된다. 느와르 영화의 대명사로 꼽히는 이 작품은 시종일관 어두운 톤으로 대관람차, 묘지, 하수로 등 빈의 여러 장소들을 화면 속에 담는다. 대관람차에서는 그 유명한 명대사가 펼쳐진다. “이탈리아는 체사레 보르자 밑의 40년 동안 전쟁과 테러와 유혈낭자한 참상을 당했지만 미켈란젤로와 다빈치와 르네상스를 만들었다. 스위스는 그들의 형제애로 5백 년 동안의 민주주의와 평화를 얻어 뭘 만들었나. 뻐꾸기시계다.” [제3의 사나이]의 무대가 되는 빈을 탐험한 뒤에는 알베르티나 광장 모서리의 ‘카페 모차르트’에 앉아 잠시 사색에 잠기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스릴러 작가 그래엄 그린이 시나리오를 썼던 장소이며 영화에도 등장한다.


냉전 시대,빈은 암시장의 어둠이 흘러넘치는 도시였다.

마타 하리가 되고 싶었던 사랑의 여간첩 - 요한 스트라우스 동상

치명적인 매력의 여자 스파이,마타 하리의 전설은 빈에서 귀엽게 부활했다.


마타 하리와 본드걸. 우리에겐 치명적인 매력의 여성 스파이들에 대한 판타지가 있지만, 실제 정보 세계에서 이런 실례를 찾기란 극히 어렵다고 한다. 그래도 빈이라면 사정은 다르다. 한때 마타 하리가 무희로 공연하기도 했던 이 도시에서 ‘마리나’라는 닉네임의 KGB의 여간첩을 만나보자.


마리나는 아리따운 금발의 여성으로 파리의 러시아 이민자 사회에서 태어났다. 1960년대 프랑스 정보조직에 섭외되어 모스크바 무역박람회에 참가한 것이 이쪽 세계에서의 첫 일이었다. 별것 아니었다. 러시아 혈통이고 예쁘니까 자연스럽게 사업가들과 친해졌고, 그들의 대화를 기록해 전달하면 되었다. 따분했다. 그녀는 이후 뮌헨에 있는 미국의 이념 방송국인 ‘라디오 리버티(Radio Liberty)’의 러시아어 방송에 참가하게 된다. 그리고 여기에서 올레그 투마노프라는 남자와 사랑에 빠진다. 카나리아 군도로 여행을 가서 그녀와 한 침대에 누운 투마노프는 자신이 KGB의 스파이라는 사실을 고백했다. 그녀는 처음에는 믿지 않았지만 곧 설레게 되었다. 비밀과 위험에 매혹되는 소녀의 마음으로. 마리나는 1974년부터 KGB 정보원이 되었다. 그녀는 이 일을 즐겼다. 비밀 편지를 작성한다든지 하는 일엔 낙제점이었지만, 방송국에서 술을 마시며 동료들의 비밀을 건네 듣는 일은 아주 잘했다. 그녀는 이 정보들을 모아 빈의 스파이들에게 전했다. 그녀의 빈 지도에는 주요 접선 장소가 표시되어 있었는데, 스타트 파크(Stadt Park)의 유명한 요한 스트라우스 동상도 그 중의 하나다. 나중에는 방송국에 설치할 폭탄을 배달하라는 임무를 받았는데 이는 거절했다고 한다. 소녀 스파이의 로맨틱한 감성에 맞지 않았나 보다.

제임스 본드의 놀이동산 - 대관람차

명품 중독의 바람둥이 스파이, 제임스 본드에게도 빈은 지나칠 수 없는 도시다. 역대 007 중에서 제일 인기 없는 티모시 달튼이 주연을 맡는 바람에 빛이 바랬지만, [007 리빙 데이라이트]는 이 도시를 배경으로 화려한 스파이 전쟁을 보여준다. 본드는 슬로바키아에서 암살범으로 의심되는 본드 걸 밀로비와 그녀의 스트라디바리우스 첼로 ‘레이디 로즈’를 빈으로 데리고 온다.

쉔부른 궁전, 놀이동산(Wurstelprater), 그리고 유명한 대관람차((Wiener Riesenrad)를 지나는 액션 활극이 펼쳐진다.


제임스 본드도 당연히 이 첩보 도시를 피해갈 수 없었다.(영화이미지)

비엔나 커피는 없어도 비엔나 땅굴은 있다 - 슈베하트

1940년대 후반 빈을 분할 통치한 여러 나라들은 적국의 정보를 캐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었다. 이때 영국 측이 임페리얼 호텔의 소련 측 본부에서 크렘린으로 정보를 전달하는 경로를 알아내게 된다. 영국군은 빈 남동쪽 슈베하트(Schwechat) 지역의 고속도로 밑에 땅굴을 파고 전화선을 따낸 뒤, 근처에 정보를 수집하기 위한 위장 가게를 연다. 영국제 남성복과 잡화 같은 걸 팔았는데, 의외로 인기를 끌었다고 한다. 오퍼레이션 실버(Operation Silver)라 불린 이 작전은 훗날 베를린에서 보다 큰 규모로 진행된 오퍼레이션 골드로 발전했다. 오스트리아는 국토의 3/4이 산악 지역인지라 터널 굴착에 있어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자랑한다. 한반도 휴전선 지역에서 발견된 북한 땅굴에 장비와 기술력을 제공한 것도 바로 그들. 그런데 이들은 장비를 제공한 사실을 남한 측에 슬며시 알려주었다고 한다. 역시나 스파이 정신이 투철한 나라.

“빈은 카페에 둘러싸인 도시다.” 독일의 극작가 베르톨트 브레히트는 말했다. 빈은 유럽의 대도시 중에서 가장 먼저 커피 문화를 받아들인 곳이며, 19세기 말의 고풍스러운 문학 카페의 전통이 아직까지 남아 있는 도시다. 카페 센트럴(Café Central), 카페 데멜(Café Demel), 호텔 자허(Hotel Sacher) 등 전통의 커피하우스들을 돌아보는 것만으로도 빈의 매력을 한껏 맛볼 수 있다. 물론 [비포 선라이즈]에서 하룻밤 풋사랑의 무대가 되는 레코드 가게, 다리, 공원, 묘지들을 둘러보는 것도 멋진 일이다. 모차르트, 왈츠, 오페라로 대표되는 클래식 음악의 세계에 한껏 빠지는 것도 훌륭한 선택. 11월부터 시작되는 유럽 최대 규모의 크리스마스 마켓도 놓치기 아깝다. 길거리 곳곳에서 파는 핫 와인 한 잔으로 몸을 덮여보라.

600년이 넘는 길고 긴 세월 동안 유럽 전역을 지배했던 '합스부르크 왕가'의 찬란했던 역사를 보여주는 화려한 건축물과 예술이 살아 숨쉬는 오스트리아 '빈'. 발길 닿는 곳마다 아름다운 건축물과 예술의 정취가 가득한 이 곳을 여행하는 방법은 황제 프란츠 요세프가 만든 환상도로 '링'을 따라 둘러보는 것이다.

전체 길이가 5km에 달하는 '링'을 따라 대부분 관광명소가 밀집해 있다. 링 안쪽으로 슈테판대성당과 광장, 호프부르크(왕궁)이 있고, 링을 따라 공원, 국립오페라극장, 미술사 박물관, 국회의사당, 시청사 등 중세 건물들이 들어서 있다. 또 링(구시가) 밖으로 쇤브룬 궁전, 벨베데레 궁전 등 왕가의 별궁과 귀족의 성관이 자리하고 있다.

링 따라 둘러보는 관광 명소

* 국립오페라 하우스

국립오페라 하우스는 성 슈테판 대성당과 함께 빈의 상징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오페라하우스'는 파리 오페라하우스, 밀라노 '오스칼라극장'과 더불어 세계 3대 오페라하우스로 꼽힌다.

총 1642석과 567개의 입석을 갖춘 유럽 최대 규모의 극장인 이 곳은 1869년에 문을 열면서 모차르트의'돈 조반니'가 개관 기념으로 공연됐다. 이후 세계 유수의 오페라와 발레 공연이 이 곳 무대에서 펼쳐지고 있다. 매년 5~6월에는 예술 음악제, 2월에는 무도회, 7~8월 제외한 달에는 매일 오페라가 공연된다.



▲국립오페라하우스

로비 정면에서 2층으로 이어지는 대계단과 샹들리에가 화려하게 빛나며, 황금빛으로 장식한 흰색 발코니 등이 무척 호화롭다. 오페라 팬을 위한 박물관도 운영하고 있다.

오페라하우스에서 오페라 공연을 직접 보려면 인터넷으로 예약하거나 관광안내소에서 음악회 스케줄 등의 정보를 얻은 뒤 표를 구입할 수 있다. 홈페이지www.wiener-staatsoper.at

* 미술사 박물관(Kunsthistorisches Museum)


마리아테레지아 광장에 있는 미술사박물관은 합스부르크 왕가가 수집한 7천여 점의 예술품을 소장하고 있는 곳으로, 런던의 내셔널갤러리,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과 함께 유럽 최대의 미술관이다.

미술사박물관은 프란츠 요제프 황제에 의해 1871~1891년에 자연사박물관과 함께 르네상스 양식으로 지어졌다. 박물관은 G,1,2층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G층에서는 고대 그리스, 로마, 이집트 등의 유물과 르네상스 시대의 조각을 만나볼 수 있다. 1층에서는 회화, 2층에는 메달과 동전이 전시돼 있다.



▲미술사박물관

미술관으로 들어서면 원형홀이 나타나는데 정면으로 보이는 중앙계단에는 테세우스상이 있고, 둥근 지붕을 올려다보면 프레스코화가 보인다.

박물관에서는 피터르 브뤼헐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농가의 결혼잔치'와 '바벨탑'을 비롯해 루벤스의'모피', '비너스의 경배', '일데폰소 제단화', '성모마리아의 승천' 등을 감상할 수 있다. 1층 중앙에 박물관 카페가 있어 잠시 휴식을 취하기에 좋다. 홈페이지www.khm.at

* 자연사 박물관(Naturhistorisches Museum)


마리아 테레지아 광장을 사이에 두고 미술사 박물관과 마주보고 있다. 자연사박물관은 1827년에 지어진 르네상스 양식의 건물로, 공룡화석, 유전자 수집물, 선사, 청동기시대의 유물, 멸종된 동물의 박제, 광물 등을 다수 소장하고 있다. 특히 무려 100㎏이 넘는 토파즈 원석과 마리아 테레지아의 '보석의 부케'등이 볼거리. 홈페이지www.nhm-wien.ac.at

링 밖의 주요 볼거리 쇤브룬 궁전 & 벨베데레 궁

* 쇤브룬 궁전(Schloss Schonbrunn)


'아름다운 우물'이란 뜻을 지닌 쇤브룬 궁전은 베르사유 궁전과 함께 유럽에서 가장 아름다운 궁전으로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궁전과 정원이 합스부르크 왕가의 품격과 취향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쇤브룬궁전

1569년 막시밀리안 2세에 의해 처음으로 지어졌고, 궁전 내부에는 1,400여 개 방이 있다. 내부로 들어가면 로코코 양식으로 화려하게 장식돼 있고, 당시 왕궁에서 사용했던 가구와 장식품 등이 그대로 전시돼 있다.

궁전 뒤로는 1.7㎢ 달하는 광대한 프랑스식 정원이 펼쳐진다. 화단과 분수, 신화를 주제로 한 44개의 정교한 대리석상들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정원은 궁전과 함께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이외에도 그리스 신전 양식의 글로리에테, 궁정마차 박물관, 온실 등이 있다.



▲쇤브룬궁전



▲쇤브룬궁전

* 베레데레(Belvedere) 궁전


화려한 바로크양식의 베레데레 궁전은 1683년 오스트리아를 침략한 오스만 투르크군을 무찌른 전쟁 영웅 오이겐 왕자의 여름 별장으로 1721~1723년에 지은 것이다.

'좋은(Bel) 전망(Bedere)의 옥상 테라스'라는 이탈리아 건축 용어에서 유래한 벨레데레는 그 이름에 걸맞게 아름다운 경치를 자랑한다.

궁전은 '상궁', '하궁', '오랑게리'로 이루어져 있는데, 연회장이었던 '상궁'은 1723년에, 왕가의 거처였던 '하궁'은 1714년에 지어졌다. 언덕 위에 있는 상궁과 하궁 사이에는 정원과 분수가 이어진다.

지금은 상궁은 19~20세기 회화관, 하궁은 바로크 미술관인 오스트리아 미술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특히 상궁은 구스타프 클림트의 컬렉션으로 유명하다. 클림트의 '키스', 에곤 실레의 '죽음과 소녀' 등이 전시돼 있다.



▲케른트너 거리

세계적인 예술가 흔적 따라 떠나는 여행


세계 음악의 수도'빈'은 모차르트, 베토벤, 슈베르트, 슈트라우스, 브람스 등 세기의 음악가들이 활동했던 무대였던 곳이다. 덕분에 빈에는 음악가와 관련된 곳이 많다. 그들이 살았던 곳, 예술적 영감을 불태웠던 곳을 찾아 음악 산책에 나서보다.



▲모차르트가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을 작곡한 모차르트 하우스(피가로하우스)

모차르트가 3년간 살았던 '모차르트 하우스 빈'은 '피가로의 결혼'을 작곡했던 곳으로, 악보와 편지 등이 전시돼 있다. 기념관은 1~4층으로 돼 있으며 오디오 해설을 들으며 각 층을 둘러볼 수 있다.

또 빈에서는 오페라, 오페레타, 발레, 음악회, 뮤지컬, 연극 등 크고 작은 다양한 공연이 열리는 만큼 이를 감상할 기회를 잡아보자.

특히 빈의 최대 여흥거리는 오페라. 웅장한 무대와 화려한 의상, 호화스런 분위기 속에서 오페라 노래와 연주에 흠뻑 빠져보자. 왕궁 예배당 미사에 참여하면 빈소년 합창단의 노래도 들을 수 있다.



▲모차르트 기념품점

여행 TIP


가는 길= 인천~빈 직항편은 대한항공이 화·목·토요일 주 3회 운항한다. 비행시간 약 12시간 소요. 빈의 주요 관광명소를 둘러보려면 '트램'을 이용하는 게 유용하다. 트램 1일권을 구입하면 둘러보고 싶은 명소마다 내렸타 타며 빈 관광을 즐길 수 있다.

오스트리아 '빈'

오스트리아 빈을 대표하는 작곡가 겸 왈츠의 대가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강’이 바로 이곳이다. 여름 도나우(다뉴브)강엔 뜨거운 날씨를 피해 수영을 하고 요트를 타는 주민들로 가득하다. 그래도 여유롭다. 이게 자유다.
오스트리아 빈을 대표하는 작곡가 겸 왈츠의 대가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강’이 바로 이곳이다. 여름 도나우(다뉴브)강엔 뜨거운 날씨를 피해 수영을 하고 요트를 타는 주민들로 가득하다. 그래도 여유롭다. 이게 자유다.
지금 유럽에서 가장 '뜨는' 지역을 꼽으라면 단연코 독일 베를린이다. 싼 집값, 개방된 문화에 매료된 세계 각지의 젊은 예술가들이 모여들면서 베를린은 곧 자유로운 영혼들의 아지트가 됐다. 1990년대 '힙스터(hipster·비주류 대안 문화를 일구는 개성 넘치는 젊은 층)' 문화를 이끌던, 여전히 가장 '힙'한 동네로 불리는 영국 런던 쇼디치(shoreditch)의 예술가 상당수가 최근 베를린으로 활동 무대를 옮긴 것만 봐도 그렇다.

그러나 세상의 모든 중심은 한 곳에 머물지 않는다. '넥스트 베를린'이 뜬다. 옛 합스부르크 왕가의 영광을 간직한 도시, 오스트리아 빈(Wien)이다. 베를린을 쥐락펴락하던 젊은 예술가들이 하나둘씩 빈으로 주거지를 옮기고 있다는 얘기가 들린다. 예술에 '포화'란 단어를 들이미는 것 자체가 무리이겠으나 새로운 영감을 받고자 하는 이들의 발길이 잦아지고 있다. 하기야 예술이란 단어를 도시로 바꿔 말한다면 빈 아닐까. 이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모차르트가 기거했던 방이고, 저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프로이트가 상담했던 공간이며, 또다시 몇 발짝 옮기면 에곤 실레와 오스카 코코슈카의 세기말적 미학이 펼쳐졌던 이곳에서 예술을 떼어놓는 것이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왕조는 패망했지만 문화는 영원하다. 1차 세계대전을 목전에 두고 불온한 열기가 도전적인 창조와 파괴, 도발적인 반항과 거역의 힘으로 만개했던 세기말 빈 예술은 한 세기가 지난 지금도 여전히 유효하며, 본능을 자극한다. 전통 화풍에 반기를 든 화가 구스타프 클림트와 실레의 정신은 영국 출신 설치미술가 트레이시 에민 등에 영향을 주며 현대성을 강화하고 있다. 틀에 박힌 조성(調性)을 파괴한 혁명적 음악가 쇤베르크는 "평범한 사람이 언젠간 내 음악을 흥얼거릴 것"이라 했다. 구스타프 말러도 "나의 시대는 올 것"이라 했다. 그들은 예언대로 자신의 시대를 열었다. 요즘 가장 화제가 되는 심리학의 거장 알프레드 아들러가 나고 자란 동네이기도 하다. 너무나 찬란해서 애잔한, 그 빈을 걷고 있다.

빈의 카페 문화. 빈(비엔나)엔 ‘비엔나 커피’가 없다. 우유가 들어간 멜랑쥐와 생크림이 들어간 아인슈페너가 있을 뿐.
빈의 카페 문화. 빈(비엔나)엔 ‘비엔나 커피’가 없다. 우유가 들어간 멜랑쥐와 생크림이 들어간 아인슈페너가 있을 뿐.
모든 것은 카페에서 시작한다

빈에서 카페에 들어간다는 건 단순히 커피를 마시기 위함이 아니다. 문화를 만나러 가는 길이다. '빈 3대 카페'라 불리는 카페 첸트랄(café Central)로 향했다. 이렇게 '3대' '5대' 등으로 숫자를 매겨 무리짓고 서열을 세우는 건 전 세계에 우리나라밖에 존재하지 않는다고는 하지만. 카페 첸트랄은 1876년 문을 연 뒤 카페와 살롱 문화의 상징이 됐다. 빈을 대표하는 지식인 알텐부르크가 자주 찾았다고 해서 입구에 그가 앉아있는 동상이 있다. 클림트도 애인과 함께 자주 찾았다고 한다. 히틀러와 트로츠키도 단골이었다.

클래식한 분위기도 그렇지만 무엇보다 낯선 풍경은 카페 한가운데 놓인 피아노였다. 슈트 차림에 어깨를 들썩이며 건반을 두드리는 피아니스트는 손님에게 눈을 찡긋해주는 매너도 잊지 않는다. 열정적인 연주에 박수로 화답한다. 고급 레스토랑처럼 검은 앞치마를 한 종업원이 주문을 받는다. 입구 앞쪽에는 도서관에서 보던 나무 봉으로 된 신문철이 있다. 서걱서걱, 차르르 하며 신문 넘기는 소리가 반갑다. 피아노와 연주자, 신문, 앞치마에 제복을 차려입은 종업원은 첸트랄 같이 전통적인 카페의 구성 요소란다. 100년 전 이곳에선 정신의학자 겸 작가 슈니츨러, 과거 양식으로부터의 탈피를 주장하는 제체시온(Sezession·分離) 운동을 일으킨 건축가 요제프 호프만, '젊은 빈'의 중심인물인 문예비평가 바르 등 많은 예술가가 모여 토론하고 신문을 보고 정치인의 연설을 들었다. 이렇게 한 시대를 풍미한 천재들이 묶음 다발로 쏟아지기도 어려워 보인다. 절망적이고 암울했던 세기말에 영감과 상상력이 가득한 빛의 도시로 만든 바탕엔 카페 문화가 있었다. 창조와 지식은 유기적인 얽힘과 나눔에서 시작한다. 몇 시간을 앉아 있어도 나가란 소리는 없다. 햇살을 등받이 삼아 책장을 넘긴다.

빈 관광청에서 꼭 가보라고 추천해준 카페 스펄(Sperl)도 찾았다. 1880년 문을 연 카페로 영화 '비포 선라이즈'의 두 주인공이 마음을 고백했던 그 장소다. 바로크풍의 실내장식을 여전히 간직하고 있다. '장식은 죄악이다'라는 말을 남긴 19세기 건축가 아돌프 로스가 디자인한 카페 무제움(Museum), 프로이트가 빈에 살 때 애용했던 카페 란트만(Landtmann)을 비롯해 빈엔 2000개가 넘는 카페가 있는데 지금도 이처럼 유서 깊은 카페가 150여곳에 달한다고 한다. 고풍스러운 커피하우스 문화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레오폴드 뮤지엄 등이 있는 미술관 밀집지역 MQ.
레오폴드 뮤지엄 등이 있는 미술관 밀집지역 MQ.
압도적인 황금빛, 욕망의 적극적 출현… 클림트와 에곤 실레

크지 않은 도시라 생각했는데, 예상 외였다. 볼 게 너무 많아 대체 어디서부터 봐야 할지 동선 짜기가 어려울 지경. 그나마 다행인 건 600년 역사의 합스부르크 왕조의 프란츠 요제프 황제가 방어 성벽을 허물고 건설한 환상(環狀) 도로(링슈트라세·Ringstrasse)를 따라 대형 볼거리들이 줄지어 늘어서 있다는 것이다. 빈은 23개 구역으로 나뉘어 있는데 링슈트라세로 둘러싸인 곳이 1구역으로 그 중심이다. 1865년 완공돼 올해로 150주년을 맞았다. 5㎞의 도로를 따라 90여개의 거리와 광장, 500여개의 건물이 들어서 있다. 빈 관광의 출발점이라 하는 케른트너 거리를 지나다 보면 13세기부터 300년간에 걸쳐 완공된 성 슈테판 성당을 비롯해 미술사 박물관과 자연사 박물관이 대칭으로 서서 위용을 뽐낸다. 시청과 빈 국립대학의 르네상스 풍 건물을 지나면 세계적인 수준의 오페라 극장에 도달한다. 시민의 숲이라는 정원을 비롯해 곳곳에 숨통을 틔우는 쉼터가 있다.

베토벤이 살았던 집과 레스토랑, 햇 와인인 호이리겐 등을 갖춘 레스토랑 호이리거(heuriger), '없는 게 없다'는 재래시장 나쉬마크트, 뉴욕 센트럴파크 두 배 크기의 놀이터 겸 숲인 프라터(prater) 등 발걸음을 재촉했는데도, 주어진 사흘이란 시간은 부족하기 짝이 없었다. 한정된 시간에 최대한 보려면 우선순위를 정할 수밖에 없었다. 72시간 동안 지하철·버스 등을 마음껏 이용할 수 있는 빈 카드(21.9유로)를 구입했다. 미술관 등도 일부는 할인이 된다. 클림트의 '키스'가 있는 벨베데레 궁전과 최근엔 뮤지컬 '엘리자베스'로도 잘 알려진 엘리자베스 왕비(일명 시시·Sisi)의 여름 별궁이었던 쉔부른 궁전 등을 모두 지하철로 갈 수 있다. 쉔부른은 마리 앙투아네트도 어린 시절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1400여개 방 중 일반인에게 40개 방이 개방되는데 1시간 코스인 그랜드 투어(15.9유로)가 가장 인기다. 작은 베르사유궁전이라 불리듯 1.7㎞에 달하는 정원이 볼거리다.

훈데르트바서의 쿤스트하우스가 있는 레스토랑.
훈데르트바서의 쿤스트하우스가 있는 레스토랑.

클림트의 '키스'는, 단단히 싸맨 마음의 봇짐이 한 번에 팍 소리 내며 터지는 느낌이었다. 동시에 온몸을 누가 붕대로 꽁꽁 두르는 듯했다. '그럴 것'이라고 상상했던 것 그 이상이었다. 감탄사는 온몸에서 튀어나오는데, 압도되는 기운에 발걸음을 떼기 힘든 느낌. 몰락과 쇠퇴의 순간을 황금빛으로 승화했던 그의 머릿속이 더 궁금해지던 시간이었다. 전날 뮤지엄 카르티에(Museum Quartier·MQ)로 불리는 박물관 밀집지역 내의 레오폴드 미술관에서 마주한 에곤 실레 작품이 송곳처럼 마음 구석구석을 쪼았다면 벨베데레의 클림트 작품은 거대한 망치로 한 대 맞는 기분이었다. 어느 것이 더 좋았냐고 묻는 건 작품에 대한 예의가 아니게 느껴질 만큼.

건축가이자 화가인 프리덴스라이히 훈데르트바서(1928~2000)의 집합 주택 '훈데르트바서 하우스'는 창작 공간으로서 빈의 미래를 엿볼 수 있는 곳이다. 곡선을 사랑하고 색채에 능했던 그의 손에서 탄생한 주택은 마치 고정된 시멘트가 아닌 꿀렁꿀렁한 유기체 같은 느낌을 준다. 52개 주택 어느 하나 같은 게 없다.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전시관 겸 레스토랑인 쿤스트하우스는 스페인 가우디의 작품을 연상시키면서도 투명한 색채감이 한결 청량하다.

1 최근 바뀐 빈의 신호등. 남남 커플이 걷는 모습이다. 남녀·여여 커플도 있다. 개방적 사고를 엿볼 수 있다. 2 성 슈테판 성당. 3 비엔나식 아이스커피.
1 최근 바뀐 빈의 신호등. 남남 커플이 걷는 모습이다. 남녀·여여 커플도 있다. 개방적 사고를 엿볼 수 있다. 2 성 슈테판 성당. 3 비엔나식 아이스커피.
빈 관광청 추천 맛집·볼거리

쇼콜라트(Xocolat)
 400종이 넘는 다양한 초콜릿이 있는 곳. 프라이융(Freyung) 2, 1010 Wien, www.xocolat.at

랍스텔(Labstelle) 빈 음식 전문 식당. Lugeck 6, www.labstelle.at

팔멘하우스(Palmenhaus) 프랑스 식당. Burggarten 1, www.palmenhaus.at

카페 스펄 비포 선라이즈 촬영소. Gumpendorfer Str. 11, 1060 Wien, www.cafesperl.at

마이어(Mayer) 베토벤이 기거했던 곳. 현재 와인&레스토랑. Pfarrplatz 2, 1190 Wien, www.pfarrplatz.at

벨베데레궁전 Prinz-Eugen-Str. 27, 1030 Wien, www.belvedere.at

쉔부른 궁전 Schönbrunner Schloßstraße 47, 1130 Wien, www.schoenbrunn.at

빈 3대 카페

카페 자허
 초콜릿 케이크인 자허토르테(Sacher Torte)의 원조. 필하모니커르슈트라세(Philharmonikerstrasse) 4, 1010 Wien.

카페 데멜 왕실에 납품하던 베이커리. 콜마르크트(Kohlmarkt)거리 14, 1010 Wien.

카페 첸트랄 지식인들의 집합소. 헤렌가세(Herrengasse) 14, 1010 Wien.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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